독도고래
장석주 지음, 이두식 그림 / 문학의문학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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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로만 듣던 『독도 고래』를 다 읽었다. 감각적으로 읽었다. 눈에 띄는 문장에는 밑줄 치고 이야기는 해류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따라갔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계속 안도현의 『연어』와 비교하려고 했는데, 그럴 수 없겠다. 고래의 이야기와 물고기의 이야기는 엄연히 다르다. 어디에 기원을 두는지도 모르는 연어의 이야기에 비해서는 우리의 땅 독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독도 고래가 더 친숙하고 가깝게 여겨진다. 연어의 이야기가 한 편의 아름다운 비유였다면, 고래의 이야기는 꿈을 이루는 법을 가르쳐주는 감동적인 동화이다. 결론은, 더 이상은 비교할 수 없다는 것.

 

 『독도 고래』는 '꿈'과 '기원'을 찾기 위한 '여정'이 주 내용이다. 우선 주인공인 '외뿔이'가 소개된다. 그는 고래 사회에서도 유독 특별하다. 그는 그 사회에서 누구도 하지 않았던 질문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왜 고래일까?"라고. 바꿔 말하면, 우리는 왜 인간인가? 우리는 인간이면서도 자신이 '왜' 인간인지 묻는다. 하지만 고래 외뿔이는 계속 묻는다. 왜, 왜, 왜. 만나는 이들에게 항상 물어본다. 그러면서 그는 배운다. 그가 여정을 시작한 이유도, 꿈을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질문 때문이었다.

 

 외뿔이가 여정을 시작하기 전의 이야기도 주목해야 한다. 그의 아버지는 고래 사회에서 추방되었으나 아주 지혜롭고 위대한 고래였다. 그의 어머니는 외뿔이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주며 함께 살다가 상어떼에게 먹히고 말았다. 홀로 남은 외뿔이는 자신의 일곱 친구들과 우연히 만난 갈매기에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며, 점점 성장한다. 하지만 고래 사회에서 강자로 여겨지는 불량배 고래들을 용감하게 무찌르다가 외뿔이는 퇴학 조치를 당하고 만다. 결국 고래 사회에서는 매장될 운명이었던 외뿔이는 갈매기마저 죽자, 여정을 떠나기 시작한다. 꿈을 찾기 위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은 외뿔이의 스승들 중 한 명인 흑범고래가 가르쳐준 여섯 가지 '꿈법칙'이었다. 여기에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이 글을 읽고 『독도 고래』를 아직 접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꿈법칙을 적어 본다.

 

 

 네가 그것을 생각할 때 행복해지는 것, 그게 바로 네 꿈이란다. 네가 그것을 바라는 것만큼 그 꿈도 네가 다른 꿈이 아니라 자신에게 오도록 간절하게 갈망한단다. 혼자만 바라는 것은 진짜 꿈이 아니란다.

 

 꿈들을 가슴에 품고, 진정으로 갈망해야 한다! 그래야 꿈이 너를 알아볼 수 있단다.

 꿈을 기다리지 말고 네가 먼저 꿈 앞에 나가라! 이게 꿈법칙의 두 번째 단계란다.

 꿈법칙의 세 번째 단계는 꿈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집중!"

 꿈법칙의 네 번째 단계는 꿈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사랑!"

 꿈을 위해 향상하는 것이다. 향상이란 진정성을 가지고 삶의 정수를 바닥까지 다 마시는 것이야. 항상이란 모든 존재의 목적이야.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진 존재가 되어야 한단다.

 꿈에 도전하고 그 꿈을 함께 실현할 도반을 찾으라는 것이다. 도반이란 벗이며 스승과 같은 존재지. 누구나 꿈을 좇다 보면 반드시 시련과 위기를 만나게 되지. 그래서 좌절하고 꿈을 포기하려고 할 때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한 거야.

 

 그리고 이후 외뿔이는 누구도 만나지 못한 '바다 속 바다'를 찾게 된다. 이 아름다운 결말은 무엇을 뜻하는가. 책을 덮었을 때 이미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과 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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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날개
장정욱 지음 / 문학수첩 리틀북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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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소영에 이어 장정욱까지. 청소년 작가들의 작품이 돌아왔다. 인간의 상상력은 무한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천국의 종말을 다루다니, 무시무시하면서도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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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힘 2 밀리언셀러 클럽 125
돈 윈슬로 지음, 김경숙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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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의 힘. 돈 윈슬로라는 저자를 나의 기억에 각인시킨 작품. 그의 첫 작품이었던 『지하에 부는 서늘한 바람』은 단순한 관심 정도에 그쳤으나 이 소설은 다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밀리언셀러 클럽에서 출간되니 관심도도 높아졌고, 두 권의 분량이니 어떤 대단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The Power of the Dog'라는 제목 역시 나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과연 이 미스터리 작가는 무려 30년 동안 길게 끌었던, 베트남 전쟁처럼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나락 같은 멕시코 마약 전쟁을 어떻게 독자에게 흥미진진하게 보여줄 것인가? 하지만 이 책은 전쟁사가 아니다. 전쟁과 폭력, 그리고 인간의 타락을 통해 그들의 내면 속에 잠들어 있는 '악'이 어떻게 깨어나고 그 악이 인간의 역사를 어떻게 바꿔놓는지 보여주는 추악한 역사다.

 

 개의 힘. 그것은 어디에서 왔는가? 그리고 그것은 무슨 의미인가? 그 기원은 구약 성서에서 찾을 수 있다. 시편 22편 20장, 이 구절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내 영혼을 칼에서 건지시며

 내 유일한 것을 개의 힘에서 구하소서.

 여기서 '개의 힘'이란 인간이 아무리 애를 써도 몰아낼 수 없는 악과 모두에게 내재된 악의 가능성을 뜻한다. 이 '모두'는 소설 속에서는 100명에 달하는 등장인물 전부를, 현실에서는 인류 전체를 뜻한다. 즉, 『개의 힘』은 '모든 인간은 악하다'라는 전제를 두고 시작하는 것이다. '국경의 왕'이라 불리는 마약 단속반 아트 켈러, 일명 '하늘의 군주'로 일컬어지는 마약 조직 보스 아단 바레라, 고급 매춘부로서 아름다운 외모로 모든 남자들을 매혹시키는 노라 헤이든, 그리고 아일랜드계 킬러 칼란, 그리고 그들 주위를 이루는 수많은 인물들의 끊임없는 악의 회전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때로는 아트가, 때로는 아단이, 때로는 노라가, 때로는 칼란이, 때로는 그 밖의 다른 인물들이 각 장면마다 주인공처럼 움직이고 생각한다. 그것이 이 소설의 매력이다. 저자는 단 한 사람의 개의 힘도 무시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사람들을 악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주인공이라 불리는 그들은 선하지 않다. 심지어 '정의'를 상징하는 경찰인 아트 켈러 역시 서서히 개의 힘에 굴복하고 만다. 그러니, 누굴 탓할 것인가? 그 힘은 누구의 책임도 아닌 것을.

 

 개의 힘. 나는 처음에 노라라는 인물 때문에, 그리고 마약 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에 소설이 뻔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불안해 했다. 노라 때문에 소설이 선정적인 싸구려 소설로 변질될 까봐 두려웠고 마약 전쟁이라는 배경에 너무 얽매여 이야기의 흥미와 긴장을 쏙 빼버릴까 불안했다. 하지만 돈 윈슬로는 이러한 불안과 두려움을 모두 깨버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가히 거장이라 할 만하다. 누구도 생명이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는 섬뜩한 게임을 보는 것 같았다. 과연 실제로도 이랬을까? 멕시코 마약 전쟁은 실제로 존재했고 책 속에 등장하는 일부 사건 역시 현실 속에서 듣고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무섭다. 이 게임이 너무나 리얼한 까닭이었을까? 만약 이 대작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망작이 될 것이리라. 3부작으로 만들지 않는 한. 이 엄청난 이야기를 어떻게 2시간 만에 요약할 수 있단 말인가?

 

 개의 힘. 많고 많은 인물이 있었고 또 세월이 흐르면서 많고 많은 인물들이 죽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후안 신부'였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개의 힘』 중에서 유일하게 이 자만 그 거부할 수 없는 힘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선했으며 억울하게 죽은 성인이었다. 노라와 사랑에 빠졌으나 그것은 저급한 사랑이 아니었으며 외모로 인한 사랑도 아니었다. 늙은 후안 신부의 죽음을 누구보다 슬퍼한 사람은 매춘부 노라였다. 그 둘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노라는 그 전까지(그리고 그 이후) 다른 남자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수없이 겪었으나 자신이 그 노인을 사랑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개의 힘이 비록 절대적인 것이지만 그 속에서도 인간은 희망을 품고 있으며 사랑을 하고 있다.

 

 개의 힘. 그리고 그 두 사람을 만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거대한 사건이었다. 그 사랑을 싹트게 한 것은 개의 힘 때문이 아니었다. 아마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기억할 수 있는 장면, '멕시코 지진 장면'이다. 나 역시 다른 것은 다 잊어도 이 지진 장면만은 오래 갈 것이다. 정말 박진감 있으면서 고요하게 흘러갔다. 노라와 후안 신부는 똑같은 지진을, 똑같은 붕괴를, 똑같은 죽음을 보았다. 그리고 그 '공감'으로 인해 두 사람은 만났고, 이내 사랑에 빠진 것이다. 지진은 절망스럽지만 그 속에서 개의 힘도 어떻게 할 수 없는 희망이 싹트고, 다시 세상은 개의 힘에 맞서 움직이고 있다.

 

 마지막 개의 힘. 이제 끝이다. 누가 살고 누가 죽는지 아무도 모르는 이 게임 속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누굴까? 『개의 힘』의 결말이 궁금한가? 직접 읽어보라. 1000쪽이라는 분량이 부담된다고? 걱정하지 마라. 일단 읽기 시작하면 그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느라 정신 없을 테니까.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는 소설을 만나서 좋았다. 『끌림』이 그랬듯이, 『개의 힘』도 부정할 수 없이,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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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역』이 나온지도 벌써 3년 전이다. 'Rebellion'이라는 간단한 제목의, 600쪽 분량의 영문소설은 중학교 2학년이 쓴 책이라고 하기에는 구성의 짜임이 매우 치밀했고 내용의 전개도 숨 돌릴 틈 없이 빨랐다. 그 소설은 잠시 세상에 등장했다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하지만 나는 이소영이라는 저자에 끌렸고, 『반역』이라는 소설에 끌렸다. 600쪽의 소설을 모두 음미한 뒤 번역(물론 어설프기 짝이 없지만)도 해 보았다. 그러나 그걸로 배부르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새로운 소설을 원했다. 하지만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그녀는 아직 어리고, 게다가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생 아닌가? 아직 이 어린 저자는 세상에 나올 시기가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을 기다려 준 사람들을 위해 보답을 했다. 열심히 학업에 몰두하면서도 틈틈이 영어 원서를 읽고, 틈틈이 'along the burning fields'라는 작품을 집필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를 세상에 알린 작품이 나온지 약 3년 만에 다시 한 번 저자의 놀라움을 과시하기 위해 새로운 소설이 출간되었다.

 

 이번에는 조금 객관적으로 이 책을 바라보자. 우선 제목부터 다르다. 전작 『Rebellion』은 '반역' 또는 '반란'이라는 제목으로 일관할 수 있지만, 이번에 출간된 작품 같은 경우, 'along'과 'fields'의 중의적 의미 때문에 제목 번역에도 약간의 혼란이 일 수 있다. 하지만 보편적으로는 '불타는 들판(평야)를 따라'라는 제목으로 옮길 수 있다. 이번엔 좀 더 깊이 들어가 보자. 3년 전의 책이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을 다루었다면, 이번 작품은 로마 내전을 배경으로 하여 카이사르의 편에 속해 있던 퀸투스의 내적, 외적 갈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두 시기를 나누는 기준은 카이사르가 정치권에 참여하느냐에 여부였다. 스파르타쿠스가 반란을 일으켰던 시기에 카이사르는 비교적 평온하게 지냈다. 하지만 『Along The Burning Fields』에서 카이사르는 정적 폼페이우스와 치열하게 맞붙는다. 그래서 카이사르의 활약상을 기대할 수도 있는 책이다. 분량으로 따지자면, 『반역』의 절반쯤 된다. 하지만 분량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나에겐 고등학생이 된 이소영 저자의 더 발전된 실력과 더 깊은 이야기를 보고 싶다. 무척 기대가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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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수정
조너선 프랜즌 지음, 김시현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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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두께만큼이나 엄청난 작품이 될 것 같다.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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