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네이버 - 네이버는 어떻게 우리를 지배해 왔는가
김인성 지음, 김빛내리 그림 / 에코포인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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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올 것이 왔다. 한국의 구글이라 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이면을 보자. 물론 나 역시 네이버 이용자이고, 서비스에 만족하지만 그 뒷면에 무엇이 있는지 아직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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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책이 너무나 많다.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책들,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책들, 우리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책들....... 사실 나는 어떤 책이든 출판되어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 자체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새로나온 책을 보며 읽고 싶고, 맛보고 싶고, 씹고 싶은 책을 본다. 그 중에서 내가 정말 원하고,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건져내 본다.

 

 

 우선 관심 가는 고전 먼저 적어본다.

 

 칸트의 『형이상학 서설』, 칸트 하면 항상 '비판' 3부작만 봐서 그런지 '서설'이 낯설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그다지 꺼리는 내용이 아니다. 이 서설은 칸트가 『순수 이성 비판』을 어려워 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기 때문이다. 저자 스스로가 쓴 해설서라고 할까. 이 책을 출판함으로써 가지는 『순수 이성 비판』의 의미는 무엇일까? 첫째는 칸트가, '비판 3부작'에 노력을 가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그는 많은 사람들이 그 어려운 이야기를 맛보게 하도록 이런 해설서를 저술한 것이다. 두 번째는, 스스로 그 비판서가 어렵다고 인정한 것이다. 쉽고 정복하기 쉬운 산에 대한 해설서는 없으니까. 오직 오르기 어려운 산만이 가이드가 있는 법이다. 이 충실한 가이드는 칸트의 복잡한 세계에서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펄 벅은 다작의 작가다. 수많은 소설, 수많은 지침서, 수많은 한국 이야기. 예전에 나는 펄 벅의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라는 책을 보며, '역시 펄벅이다'라는 생각을 품었다. 그런데 그녀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내가 전에 읽었던 책이 부모와 자녀를 위한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여자' 모두에게 바치는 자기계발서다. 그리고 그녀는 남성이 있으면 여성이 있고, 여성이 있으면 남성이 있듯, 여자에 대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펄 벅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타르튀프』와 『두 도시 이야기』는 이미 다른 글에서 올렸으니, 자세한 말은 하지 않겠다. 다만, 『두 도시 이야기』의 출간은 정말 기쁘지 않을 수 없다. 읽고 싶어도 제대로 된 완역본이 없어(있었는데 절판됨) 답답했는데, 때마침 이렇게 내 앞에 나타난 것이 정말 감격스럽다.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은 책이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든. 책의 출판은, 독자를 설레게 한다.

 

 

 이 세상은 순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간 순간의 판단과 행동과 말이 그 이후의 순간들을 결정한다. 그래서 '결정적 순간'이 지나면 그 전의 일들, 그리고 미래의 일들이 완전히 뒤바뀌어버린다(마찬가지로 소설은 '장면'이 존재한다). 소설은 사람이 쓴 것이고, 위대한 소설들이나 평범한 소설들이나 모두 순간의 영감으로부터 시작되는 법이다. 『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는 그 순간을 포착하고, 그러한 영감이 탄생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더불어 고전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까지.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폭력은 언제부터 존재했던 걸까? 그 기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서로 다른 사상을 가지고 있으며, 반대되는 사상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면 반드시 싸움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나는 폭력이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존재한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존 도커는 『고전으로 읽는 폭력의 기원』을 통해 폭력의 출발점을 옛 고전에서 찾는다. 제노사이드와 홀로코스트와 같은 비극은 어쩌면 저자가 설명한 그리스 고전들과 로마의 고전 이야기로부터 시작된 게 아닐까? 나는 이런 두려운 의심을 품어본다.

 

 왜 과학자들의 삶은 주목받는가? 많은 저술가들이 수학자, 철학자, 소설가, 발명가 등의 삶에 대해 써 왔다. 그렇지만 과학자들에 관한 저서를 따라갈 수 없다. 왜 그들의 삶이 주목받는가? 그 이유는, 앞에서 말한 수학자, 발명가, 철학자들의 범위 안에 과학자들 역시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수학자이거나 철학자인 사람들은 동시에 과학자인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다. 대표적으로 프랜시스 베이컨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의 삶 자체가 하나의 실험이자 업적이기 때문이다. 갈릴레이의 용감함과 뉴턴의 사고방식 등은 그들의 업적이 무엇이던 간에, 우리에게 교훈을 전해준다.『위대한 과학자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43명의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주목한다. 어쩌면 흔해빠진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과학자들을 위한 찬사에 그 발을 올려놓았다는 점에 나는 의의를 두겠다.

 

 『범죄소설』은 얼마 전에 출간된 『블러디 머더』를 떠오르게 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 책은 국내 작가라는 사실. 그래서 우리와 더 친숙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범죄소설, 탐정소설, 공포소설, 추리소설, 판타지소설은 오래 전부터 우리의 정서를 일깨우는 흥미로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소설을 분석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제 2차 세계대전을 내가 겪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그 6년간의 전쟁에는 많은 전환점이 있었을 것이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히틀러의 러시아 침공 실패, 진주만과 미국의 참전, 원자폭탄 등의 전환점이 분명히 존재하리라. 그리고 내가 모르는 8가지의 '순간'을 확인하고 싶다. 그리고 연관지어서, 제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자,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불리는 맥아더에 대한 재평가까지. 『12전환점으로 읽는 제 2차 세계대전』과 『맥아더와 한국전쟁』을 꼭 읽어보고 싶다. 니미츠의 라이벌로 여겨지는 맥아더의 진실은 더욱.

 

 이야기는 중세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상과 인간의 권리가 신과 종교라는 이름 앞에 탄압받던 중세, 그 시절의 뒷골목 사랑 이야기가 우리 앞에 펼쳐진다. 중세 시대에는 어떻게 사랑하고, 결혼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사랑한다는 것은 어느 시대나 다름없겠지만. 이번에는 한 도시로 초점을 맞춰보자. 중세 시대에, 갈라진 이탈리아에서 잘 나가던 도시 베네치아를 들여다보자. 이탈리아의 시인들이 항상 노래한 도시, 베네치아의 실태를 맛보고 싶다. 제목에 걸맞게, 베네치아는 부의 도시이자, 무역대국, 동과 서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했다. 하지만 분명히 중세의 뒷골목 사랑처럼, 뒷이야기가 있으리라 믿는다.

 

 『플라톤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언뜻 보면 일반적인 서양 철학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철학의 시작은 적어도 플라톤이 아니며, 현대 철학의 끝도 비트겐슈타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인식론의 역사'인 것이다. 플라톤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인식론은 비트겐슈타인에서 빛을 발한다. 이런 내용이다.

 

 서사시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가는 지금, 『그리스 로마 서사시』를 읽어보고 싶다. 다시 한 번 그리스로. 그리고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으로 가짜 고독에 빠져있는 우리를 진짜 함께 함에 참여할 수 있게. 고독을 잃어버렸다. 다시 찾을 시간이다.

.......

 

 

 

 

 

 

 

 

 

 

 

 

 

 

 마지막까지 힘내어 소설 네 편만 더 올린다. 다섯 명의 SF 작가가 그린 미래 도시 이야기 『메타트로폴리스』는 제목이나 표지나 내용이나 무척 관심이 간다. 한편, 괴테가 아닌 투르게네프가 쓴 『파우스트』와 고대 서사시 중 하나인 『베오울프』 역시 무척 섭취하고 싶다.

 

 로맹 가리의 『흰 개』는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물론 이 작품이 위대한 소설로 남게 된 이유는 키플링처럼 인종차별적인 태도가 아닌 양쪽을 똑같이 바라보는 태도일 것이다. 그리고 흑인들을 차별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까지. 로맹 가리, 왠지 모르게 친숙한 이 작가를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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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이 벌써 지나가버렸다. 남은 달도 얼마 없다. 멘붕, 그리고 씁쓸한 마음으로(지금 내 심정은 공허하다) 이 글을 쓴다.

 

 

 지난 달에 『별을 스치는 바람』을 읽었는데, 또 윤동주 시인에 관한 소설이 나왔구나. 그를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일제의 생체 실험과 폭력에 희생되어야 했던 한 젊은 시인의 이야기가 또 다른 작가에 의해 다시 한 번 재탄생되려 하고 있도다. 『윤동주』는 '바람' 같지는 않겠지만, 그만의 또 다른 이야기가 숨겨져 있으리라 나는 믿어. 900페이지나 되니까 나를 실망시키지는 않을 거야. 개의 힘처럼.

 

 

 

 

 

 

 

 김연수의 소설이다. 어떤 감동적인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듣자 하니 카밀라 포트만이라는 미국 작가가 출생의 비밀을 찾기 위해 한국을 찾아오는 내용이라던데....... 내가 몰랐던 나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면, 얼마나 흥분되면서 두려울까. 그렇지만 난 그녀가 꼭 그 비밀을 찾길 바래. 한국에서. 희망을 찾길.

 

 

 

 

 

 

 

 

 

 

 출간된지 한참이 지났고, 250쪽밖에 안되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독일 문학의 전환점으로 칭송받는다니, 이 책은 정체가 뭘까? 그리고 이 소설을 쓴 크리스티안 크라흐트는 어떤 작가일까? 위대한 현대 작가들은 대부분 초기작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마련이다. 카뮈가 그랬듯이. 난 이 작가의 모습에서 카뮈가 연상되었다. 어찌된 일인가? 『파저란트』의 내용은 그저 여행하고, 만나고, 깨달을 뿐인데. 이런 점에서 이 소설 자체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떠올리게 한다. 내가 이 작품을 여러 문호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의미이다.

 

 

 

 

 

 

 

 

 

 몰리에르. 왜 이리 오랜만인가? 돈 쥐앙 이야기로 나를 사로잡은 이 유쾌한 희극작가가 다시 돌아왔다. 타르튀프, 즉 협잡꾼이라는 내용의 극과 다른 제목을 지닌 시나리오들이 날 어떻게 사로잡을 계획일까? 그저 기대할 뿐. 그리고 기다릴 뿐. 몰리에르의 희곡이 읽고 싶어질 때이다.

 

 

 

 

 

 

 

 

 

 

 

 

 이 글을 『두 도시 이야기』에 바치노라.

 찰스 디킨스, 정말 고맙습니다. 이런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켜줘서. 덕분에 <다크 나이트> 신화는 더 발전될 수 있었으며, 다른 수많은 작가들이 당신의 이 작품을 본받아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위대한 이야기가 우리 앞에 다가왔군요.

 

 파리와 런던. 혁명. 사랑. 마침내 쟁취하다. 승리를, 사랑을, 미래를.

 난 준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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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미츠 - 별들을 이끈 최고의 리더 KODEF 안보총서 54
브레이턴 해리스 지음, 김홍래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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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미츠, 그는 누구인가?

 니미츠. 낯선 이름이다. 더글라스 맥아더는 많이 들어봤는데 체스터 니미츠라니. 많은 사람들은 그를 모르고 있다. 기껏해야 제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 해군을 이끌어 태평양전쟁을 승리로 이끈 해군함모총장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다(이 사실을 아는 사람도 극소수다). 니미츠, 그는 어떤 사람인가? 대체 누구이길래 '별들을 이끈 최고의 리더'라는 평을 받는 것일까? 국내에 존재하는 유일한 '니미츠' 평전인 『니미츠』만이 그 답을 말해주고 있다.

 

 사실 니미츠라 불리는 이 해군제독은 위인이라 할 수 없다. 1885년에 텍사스주의 프레더릭스버그에서 태어난 체스터 윌리엄 니미츠는 어떤 특별한 계기로 해군의 길을 걷지 않았다. 그저 가문의 전통을 따랐을 뿐. 그리고 그의 삶은 매우 평범했다. 해군사관학교에 다니고, 열심히 공부하며 승진의 길을 걷고, 마침내 해군을 이끄는 총독이 되었다. 어쩌면 그가 잊혀진 것은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니미츠』의 저자 브라이언 해리스는 그를 특별한 사람으로 묘사했을까? 아니, 니미츠는 왜 특별한가?

 

 그것은 바로 니미츠가 젊었을 때 깨달았던 많은 가르침들 때문이었다. 그는 해군사관학교에 다닐지 말지 고민하던 중, 할아버지인 찰스 헨리로부터 이런 격려를 듣는다.

 바다는-삶 자체가 그렇듯이-엄격한 선생님이란다. 바다에서든 삶에서는 잘 지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운 다음 '최선을 다하고 걱정 따위는 하지 않는 거'란다. 네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특히 더.

 그리고 훗날, 진주만이 일본의 폭격을 당했을 당시, 니미츠는 자신이 한 짧은 연설에서 이렇게 말한다.

 Hoomanawanui(인내하라). (…) 때를 기다리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라. 그리고 때까 되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마라.

 니미츠는 이러한 지혜를 평생 간직하는 사람이었고, 그 특별함 때문에 우리는 그를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그의 삶을 본받기 어렵다면, 적어도 이 노장이 가졌던 지혜와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반대 입장: 니미츠는 전쟁 영웅일 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반대 입장 역시 존재한다. 이 평전의 대부분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니미츠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뒤, 니미츠의 삶은 평범하기 그지없다. 비록 해군참모총장이라는 영예로운 지위는 얻었지만, 전쟁에서 활약한 용사일 뿐이지, 현실에서는 늙은 인간이었다. 게다가 니미츠의 결단은 때론 미국을 잘못된 길로 이끌기도 했다. 일본과의 전쟁 동안, 그의 판단이 항상 옳지는 않았다. 그래서 맥아더에게 명예를 뺏기고, 노르망디 상륙 작전 이후 해군의 활약상은 사실상 무시되었다.

 

 무엇보다 니미츠는 원자력잠수함이라는 위험한 무기를 개발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이 연구를 통해 미국의 군사 기술은 더욱 진보되었지만, 인류의 불안은 더해졌다. 오히려 이 무기의 개발은 냉전 상태였던 소련의 감정을 악화시켜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쟁 영웅 니미츠는 그것을 서슴치 않고 만들었다. 체스터 니미츠는 미국을 승리로 이끌어 준 고마운 인물이지만, 전쟁 이후에는 아무 필요 없는 인간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것이 반대 의견의 입장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그는 별들의 리더였다

 그렇다. 반대 입장의 말대로, 니미츠는 그저 전장에서만 빛났던 거짓 영웅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리더십과 신념만큼은 전쟁이 끝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인생의 대부분을 바다 위에서 보내고, 자신에게 행복과 삶의 만족감을 준 해군을 사랑했다. 니미츠는 부하들을 믿고 임무와 책임을 맡긴 후 뒤로 물러가 지켜보았지만, 만약 그들이 실수를 할 경우에도 관대하게 포용해주고 그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며, 자기 편이 아닌 사람도 끌어안아주었다. 이러한 리더십과 현명함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뒤에도, 그는 해군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않았다. 해군참모총장이 된 니미츠는 육군지상주의자들의 공격으로 해군과 해병대가 폐지될 위기에 처하자, 미래의 해군력 활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소신껏 말함으로써 해군과 해병대를 지켜냈다.

 

 전쟁 영웅은 그저 잘 싸우는 영웅이지만, 니미츠는 그 후에도 현세의 진보를 위해 자신의 재능을 바친 인물이었다. 그는 단순히 '자체 유도 핵미사일'을 적재한 원자력잠수함을 개발한 것뿐만이 아니라, 잠수함의 디젤엔진 도입 및 해상유류공수급, 해군학군단, 원형진, 항공모함의 함대 편입, 실용적인 상륙정의 채택, 혁신적인 장교 훈련 프로그램 등을 추진했다. 이로써 그는 폐지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난 해군의 기술적·체계적 진보를 이루어냈다. 이러한 공 덕에, 그의 딸 케이트 레이는 원자력항공모함에 'USS 니미츠'라는 이름을 붙인다. 해군제독 니미츠로서는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을 것이다.

 

 또한, 그는 전쟁이 끝난 뒤 여기저기에서 보수가 두둑한 일자리를 제의받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화려한 군 경력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지 않았다. 이것이 니미츠가 맥아더, 킹, 홀랜드 스미스 등 다른 전쟁 영웅들보다 우리에게 덜 알려져 있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조용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당시 니미츠의 뒤를 따르던 인물들 중에는 앞에서 말했던 맥아더 등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들이 있었다. 니미츠는 분명 이 별들의 리더였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를 세상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제 할 일을 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것이 브라이언 해리스가 쓴 국내 유일의 니미츠 전기가, 나에게 의미 있는 이유다.

 

  태평양에는 문제가 있네. 우리는 전쟁의 막바지에 와 있어. 우리는 언제 우리가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 알고 있네. 그리고 맥아더가 전쟁에서 승리하겠지. 이 전쟁이 끝났을 때, 누구도 해군이 참전했다는 사실을 모르게 될 걸세. 이번 전쟁은 언제나 해군의 전쟁이었지.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알아주지 않을 거야.

 

 

절제의 기도

 

 주여, 당신은 제가 나이를 먹고 있으며 언젠가는 늙게 된다는 사실을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십니다.

제가 수다스러운 사람이 되지 않게 해주시고, 아무 때나 어떠한 일에든 반드시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습관을 갖지 않게 해주소서.

모든 사람의 잘못을 고쳐주고 싶은 갈망에서 벗어나게 해주소서.

사려 깊지만 침울하지 않게 하시고, 도움을 주지만 거만해지지 않도록 해주소서.

많은 지혜를 갖고 있으면서 그것을 전부 사용할 수 없음은 애석한 일입니다만, 당신은 아십니다. 결국에는 제가 몇 사람의 친구를 원하게 될 것임을.

제가 끊임없는 지엽적인 문제에 연연해하지 않고 바로 핵심으로 날아갈 수 있도록 날개를 주소서.

제가 느끼는 많은 아픔과 고통을 입 밖에 내지 않도록 해주소서.

세월이 흐를수록 고통은 커져만 가고 그것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도 점점 더 간절해집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자비를 주소서. 그들의 고통을 참고 들어줄 수 있도록 힘을 주소서.

남이 저에게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것처럼 저 또한 남에게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명쾌한 교훈을 가르쳐주소서.

언제나 제가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게 하소서. 저는 결코 성자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 어떤 성자들은 주위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합니다.

삶이 줄 수 있는 모든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소서.

우리 주변에는 즐거운 일들이 많으며 저는 그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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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스치는 바람 1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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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단어는, 한 문장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나는 그것을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글쓰는 사람의 역할이라고 본다. 한 문장으로 타인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것, 이것이 작가의 임무다. 그리고 그 임무는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포기할 수 없다. 설령 폭행과 고문이 가득한 형무소 안이라고 할지라도 그 속에서도 시인이 쓴 문장은 살아 숨쉰다.

 

 윤동주. <별 헤는 밤>, <서시> 등은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았을 시이다. 그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들을 창조해 낸 인물이 바로 일제강점기 시대에 살았던 하나의 별, 윤동주이다. 『별을 스치는 바람』 속에서 동주는 '히라누마 도주'라는 일본식 이름을 가진, 죄수번호 645번을 소유한 죄수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가 갇혀 있는 곳은 악명 높은 후쿠오카 형무소이다. 이 형무소 안에는 동주 말고도 최치수나 최칠구와 같은 흉악한 살인범들이 머물고 있다. 그만큼 간수장들도 억센데, 특히 스기야마 도잔이라는 간수는 폭력 간수로 죄수들을 폭행하기도 유명하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형무소에서 간수 노릇을 하게 된 '유이치(나)'가 있다. 유이치는 징집되기 전까지 시인들과 고전 작가들을 좋아하는 순수한 청년이었다. 그러나 전쟁은 그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이렇게 유이치는 운명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다.

 

 

 

(윤동주)

 

 이 소설은 누구를 위한 이야기일까? 우선, '윤동주'가 주인공이라는 가정을 세워보자. 그렇다면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별'이었던 윤동주 시인의 삶 말기를 극적으로 구성한 평전이 될 것이다. 물론 『별을 스치는 바람』은 동주의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와 비밀들을 하나씩 털어놓는 책이다. 하지만 나는 그에 앞서 화자인 '유이치'가 주인공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더 섞자면 '스기야마 도잔' 정도. 이 두 간수의 공통점은 문장과 시에 감동되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인물이라는 것이다. 유이치는 동주를 만나기 전부터 글 읽는 것을 좋아한 문학 소년이었지만, 스기야마는 다르다. 스스로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 강한 척 하지만 속으로 무척 괴로워하고 있는 스기야마는 동주의 시를 접한 이후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깨닫기 시작한다. 이 시인은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도잔은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되고 그 이후 윤동주의 육신 역시 약해져 간다. 유이치는 소장으로부터 이 살인 사건을 해결해달라는 청탁을 받았으며, 이 때부터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시인의 비밀과 만나게 된다. 참으로 놀라운 이야기가 아닌가?

 

 『별을 스치는 바람』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우리의 가슴을 전율케 하는 수많은 고전들과 시들이었다. 유이치의 사상을 만든 것도, 스기야마 도잔의 인생을 바꾼 것도, 윤동주의 이야기를 가능하게 한 것도 모두 그들 덕분이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이 작품은 그저 음모와 비밀로 가득찬 흔한 역사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까지 감동시키게 하는 문장들과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라는 음악의 감동까지 동시에 선사하니, 독자인 나 역시 이 책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설 속의 영상들은 작품 안의 등장인물과 작가만 체험할 수 있지만, 문장은 보는 이들 모두가 똑같은 것을 보게 하면서 창의적인 생각을 품게 한다. 그렇기에 시인은 일제의 탄압과 검열 속에서도 그 뿌리깊은 나무를 베지 않았다. 일제가 약물을 투여하면서 그의 정신으로부터 뿌리깊은 나무를 뽑으려고 했지만, 죽을 때까지 그들은 그 작은 가지만 벨 뿐이었다. 그들은 몰랐던 것이다. 그 나무가, 윤동주 자체라는 걸. 그 나무는 별이라서 닿을 수 없고, 수억년 후까지 우리 미래를 밝히리라는 사실을.

 

 별이 스치는 밤, 문장들이 바람처럼 내 가슴을 스쳐갔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오늘도 나는 문장들을 섭취했다. 그 중에 나의 관심을 끄는 문장들은 얼마 없다. 그러나 한 번 지목하면 기어코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그 문장들은 더욱 값지다. 이 세상에 똑같은 작품과 똑같은 감동을 주는 책은 없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기계의 위대함은 경이할 만하다. 나사들, 태엽들, 톱니바퀴와 작은 쇠붙이들……. 잘 만들어진 기계는 인간의 영혼에 봉사한다. 정교한 스위스 시계는 시간을 구획함으로써 삶에 개입한다. 굉음을 내는 방적기가 쏟아 낸 직물들로 영혼은 사치를 누린다. 나침반, 화약, 증기기관차, 자동차, 비행기……. 기계들은 인간의 의지를 북돋우고 용기를 자극하고 삶을 바꾸어 놓았다. 그 시는 스위스 시계처럼 완벽한 기계였다. 쇠붙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기계, 나사와 태엽과 톱니바퀴와 크랭크와 밸브와 변속기 대신 어휘와 음절과 구문, 동사와 명사와 형용사와 수많은 구두점으로 조립된 기계. 그 기계는 놀랄 만큼 정교하게 작동하며 시계가, 자동차가, 방적기가, 기관차가 제공하는 편리함과 안락함 이상의 충만감을 주었다. -『별을 스치는 바람』 1권 중

 

  『죄와 벌』의 한 페이지는 도스토옙스키가 아니라 내가 쓴 문장 같았다. 물론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 열정적이면서도 깊은 통찰로 삶의 진실을 성찰하는 글을 쓸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문장을 읽은 그 순간만큼은 언젠가 내 영혼이 도스토옙스키와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니, 나는 그 때 확신할 수 있었다. 나의 영혼이 도스토옙스키의 영혼과 균질하다는 것을. 비록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 다른 모습과 다른 이름으로 존재하지만 그와 나는 같은 꿈을 꾸며 같은 진실을 인식한 같은 인간이었다. - 『별을 스치는 바람』 2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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