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국보 이야기>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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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국보 이야기
이정주 지음, 유성민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화재 뭐냐고 묻는다면... 예전 같으면 남대문, 불국사, 석굴암 이런 대답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부터 낙산사가 젤 먼저 생각난다. 우리나라 삼대 관음기도도량 중의 한곳이고 관동팔경의 하나로 유명한 곳 낙산사, 몇 년 전 유난히 산불이 많던 그 해 강원도 쪽에도 큰 불이 나서 낙산사를 휩쓸고 지나갔는데 절이 모두 타버리고 보물인 동종도 녹아 없어져 버렸다. 당시 암으로 투병중이시던 시어머니는 병상에 계시면서 낙산사에 시주를 하셨단다. 기와를 헌납한다고 하나? 하여간 울 아들 이름으로 시주를 하신 거다. 그 인연으로 언젠가 기회가 되면 낙산사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첫번째는 우리 문화재, 국보등 문화유산에 '감탄'이다. 우리 선조들은 풍류와 놀이를 즐길줄 아는 분들이기도 하였지만 기본적으로는 굉장히 '정'적인 성품을 가졌다. 문화재는 저마다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만들어진 후에도 이런저런 사연을 간직하였는데 그 사연들은 문화재 자체가 자지는 예술성과 어우려서 신비스러움을 뿜어낸다. 두번째는 '안타까움'이다. 먼저 나 자신부터 우리 문화재에 대해 너무나도 아는 것이 없었다는 반성이다. 물론 남대문, 부석사, 불국사, 선덕대왕 신종등 역사책에 등장하거나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문화재는 알고 있지만, 나머지 등장하는 대부분의 문화재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바가 없었다. ㅠ.ㅜ
<숨어 있는 국보 이야기> 이 책은 우리 문화재중 국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국보에 관련된 이야기나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등과 함께 국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나오는데 12가지 국보이야기가 너무 짧게 느껴져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금새 읽어버렸다. (이 책은 초등용이다 ^^) 그렇다면 국보란 무엇이고 누가 정하는 것일까? 국보는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훌륭한 솜씨로 만들어 졌는지, 얼마나 연구 가치가 있는지를 문화재 위원회에서 의논해 결정한다. 그리고, 국보에 매겨진 번호는 지정한 순서일 뿐 역사적 가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한다. 국보인 문화재의 종류는 건물, 탑, 불상, 석비, 금속제품(종 또는 장신구), 탈, 책과 그림, 그릇, 과학 기구등 아주 다양하다.
우리나라의 문화재는 거의 사찰 건물 자체이거나 절과 관련된 것이 많다. 다시말해 목조건축물이 많아서 화재에 너무나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유지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방치되어 소중한 문화재를 잃는 경우가 많다. 낙산사의 동종이 녹아 내렸을때도 책임자는 본 뜬 것이 있으니 다시 만들면 된다고 인터뷰를 하였던 기억이 있다.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는 책임자의 모습을 바랬던 나로서는 그런 담담한 말투가 몹시 서운했다. 그 후 약속대로 다시 만들어졌지만 과연 그 종이 그 종일까. 도굴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문화재 주변을 24시간 감시할 수도 없고... 하며 인력과 예산 부족을 말하는 담당 공무원들의 하소연에 더 이상 뭐라 말하겠는가. 우리의 문화재를 보존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과거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사실이 무척 가슴 아프다.
한 집안의 가보라 하여도 대대로 소중히 여기고 후손에 전하는데 하물며 나라의 보물들은 어떻게 여겨야 하랴. 결국은 정책탓으로 돌린듯 하여 씁쓸하지만 먼저는 나와 우리의 관심이다. 소중한 문화재가 무관심 속에 버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흔히... 환경 문제를 이야기할 때, '자연은 후손들에게 빌려쓰고 있는 것'이라는 표현을 쓴다. 깨끗하게 쓰고 물려주어야 한다는 뜻일게다. 문화재 또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을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 뿐이다. 그것만 기억하자.
* 이 책은 알라딘 서평단 도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