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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ㅣ Dear 그림책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08년 6월
평점 :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은
함께여서 더 쉽고
함께여서 더 어렵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연결고리만큼 복잡하고도 단순한 관계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학창시절에도 공부잘하는 친구보다는 성격좋은 친구가, 직장에서도 능력있는 사원보다는 대인관계가 좋은 직원이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을 생각할 때, 사회생활의 성공은 결국 타인에 대한 '배려'를 기본으로 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타인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서 배우고, 시작하는가. 결국은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내용중에 두 사람을 바다 위 두 개의 섬으로 비유하여 잔잔한 날이나 태풍이 몰아치는 날에도 함께 하지만 자기만의 화산과 폭포, 계곡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과 두 사람을 나란히 한 쪽으로 난 두 창문에 비유하여 둘이 같은 것을 볼수도 있만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는 설명은 두 사람 각자의 정체성이나 주장등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서로 다름'에 대한 이해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원한다고 해도 가까이 할 수 없는 지붕을 받치는 두 벽, 서로 엇갈리는 낮과 밤이라고 표현한 것은 상대적으로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말하는듯 하다.
두 사람을 두 개의 시계에 빗대어 하나는 시간이 빠르거나 느리고, 다른 하나는 시간은 정확하지만 가끔씩 배터리가 떨어진다는 표현이나, 모래시계의 두 그릇, 혹은 돛과 돛대, 꽃과 줄기 등으로 설명한 부분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존재, 없어서는 안될 존재임을 말하고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노란색과 푸른색이 만나 들판의 색을 만들어내고, 두 사람이 세 번째 사람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것인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두 사람의 관계가 결국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확대되어 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파란 막대, 파란 상자', '발가락'으로 잘 알려진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미술분야에서 활동한 경력이 말해주듯 삽화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솔직히 7세 아들이 이 책의 표지를 보고 처음 보고 한 말은 "무서워~!!" 라는 한 마디였는데 평범하거나 단순하지 않은, 감상하면 할수록 기발한 상상력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내용 또한 상당히 철학적이면서 깊이가 있다. 스토리로 이어가는 내용이 아니라 '두 사람' 즉, '사람과 사람'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가지 비유를 통해 자연스럽게 풀어나간 간 점이 돋보인다.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은
함께여서 더 어렵고
함께여서 더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