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의 역습 - 당신이 몰랐던 우유에 관한 거짓말 그리고 선전
티에리 수카르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우선 우리집은 우유 소비량이 정말 높다. 일주일 기준으로 1리터 짜리 10개를 정기적으로 배달받고 그것도 부족해서 마트에서 가장 용량이 큰 사이즈를 추가로 구입할 정도이니 말이다. 친정 부모님과 남편, 나까지 이렇게 어른들은 하루 한 컵 정도를 마시는데 실제로 우유를 가장 많이 마시는 사람은 초등 1학년인 내 아이다. 보통 우유 400밀리 정도를 입 한번 떼지 않고 들이키는데 학교 다녀와서, 저녁에 잠들기 전에, 밥 먹다가 목이 말라도 우유를 마신다. 그러니 학교 단체 급식으로 받는 200밀리 포함하면 하루 1리터 이상을 마시는 샘이다. ^^; 

 

 아이한테 처음 우유를 먹이게 된 것은 특별한 이유를 들 것도 없이 당연히 먹이는 줄 알고 시작했다. 돌 정도만 지나면 생우유를 먹일 수 있기 때문에 분유를 끊으면서 자연스럽게 우유를 먹였고 어린이집 보내면서 단체 우유 급식 시스템에 길들여진 이유도 있다. 본격적으로 우유 섭취량을 늘리게 된 이유는 또래 아이들이 과자의 독특한 맛을 좋아하고 사탕, 초콜릿 등 달콤한 맛에 끌리는 반면 내 아이는 군것질을 전혀 하지 않는다. 아빠쪽 식성을 닮았다는데 독특하다는 소리 정말 많이 듣는다. 어쨌거나 군것질을 하지 않으니 간식 삼아 한 잔씩 챙기게 된 것이고, 채식주의자인 친정엄마의 영향을 받아 된장, 김치, 나물 종류가 밥상을 점령하다 보니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부족할 것 같은 걱정에 더 열심히 챙기게 된 이유도 있다.   

  

 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만 판단할 때는 솔직히 아무 문제가 없었다. 가끔씩 '우유에 대한 오해' 라는 주제로 우유가 완전식품이 아니다, 라든지 우유와 골다공증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단편적인 글을 읽은 적은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맘 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뭐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현재의 상황에서는 그나마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생각을 바꾸지는 않았다. 오히려 아이가 또래들 보다 월등하게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것, 운동을 잘하고 사고가 성숙한 것에 대해 우유가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믿는다. 심지어는 아이들 키가 작아서, 면역이 약해서 고민하는 엄마들이 뭐 먹이냐고 물으면 우유를 강추해 왔다. 그렇게 수년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우유에 대한 신뢰가 쌓이다 보니 어느새 우유 예찬론자가 되어있었다.    

 

 <우유의 역습>이라는 이 책을 책을 읽기 전까지는 잘만 살았는데... ^^;; 아뉘~ 책 한 권 때문에 지금 좀 흔들린다. 이 책대로라면 우유는 절대 먹어서는 안되는 음식이 아닌가. 송아지가 먹고 빨리 자라라고 성장인자가 많이 들어있다보니 우유를 먹는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것은 맞지만 결코 많이 먹어서 좋은 음식은 아니다. 우유를 많이 먹는 나라의 사람들이 오히려 골다공증이나 골절이 더 많고, 전립선과 관련된 암 발병율도 높단다. 그리고 이 책이 '사회문제'로 분류된 점이 의아했는데 낙농업 관계자들이 얼마나 치밀하게 정치권에 로비해 왔고 국민들을 상대로 마케팅 해왔는지 알게되니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너무나 오랜 시간동안 진실이라고 믿어왔던 일에 대해 거짓임을 주장하는 말을 듣게 된다면, 그리고 막연하게 우유를 과신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것보다 이렇게 세부적인 수치로 설명하니 뿌리치지도 못하겠고 얼떨떨할 수 밖에 없다. 유전자 변형 제품, 환경호르몬, 발암물질과 관련된 제품을 일일이 가리다보면 정말 먹을 것 없다, 라고 반박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우유는 주식인 밥과 달리 선택이 가능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우유 안 먹겠다는데 우유 밖에 없다면서 억지로 먹일 필요는 없다. 다만 우유를 잘 소화하는 성인일 때, 하루 한 잔 정도는 섭취해도 좋을 것 같고 내 아이 처럼 엄청난 양을 먹을 경우 지금보다는 확실히 줄일 필요가 있겠다. 그렇다고 끊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런 고집불통~~) 어떤 것이든 과한 것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사실, 음식에 있어서 만큼은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고 과하게 먹는 것 보다는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참, 저자도 인정하는 것 중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우유 섭취량과 키가 비례한다는 사실. 그래도 키가 크는 것은 확실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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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02 0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