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1 - 사랑과 권력을 가슴에 품은 최초의 여왕
한소진 지음 / 해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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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불황일수록 자극적인 것을 원하게 된다.'는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극장에서는 배우들의 파격적인 노출신이, TV에서는 막장드라마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때이른 더위에 과감한 패션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들이 그 사실을 증명해 주는듯 하다. 불황일수록 인기를 끈다는 또 한가지를 꼽자면 바로 '사극(팩션) 열풍'이다. 난세에 영웅을 원하는 간절함이 이유이든, 전쟁신을 통해 맛보는 짜릿함이 이유이든 분석은 잠시 미루어 두자. 여기 대박을 꿈꾸는 한 편의 사극이 있고 뚜껑을 열기도 전에 소설로 먼저 만났다는 사실이 너무나 반가울 뿐이다. 
 
<선덕여왕 1,2> 이 책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역사에서 '최초'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으리라. ) 선덕여왕은 신라 26대 왕인 진평왕의 둘째 딸로 태어나 여왕으로 등극하기전까지 덕만공주로 불렸다. 언니 천명공주가 심약했던 마야왕후 곁을 지키는 동안 덕만은 보다 자유롭게 궁궐 안밖을 누비며 일찌기 세상 이치에 눈을 뜨게 된다. 백성을 아끼고 사랑하는 진심이 통했던 까닭인지 덕만의 주위에는 두풍과 지귀, 화랑들을 비롯하여 평생의 사랑인 김용춘이 함께하면서 힘이 되어준다. 

초반부에는 24대 진흥왕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복잡하게 얽힌 왕실의 가계도와 왕위 계승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성골이니 진골이니 도대체 혈통이 무엇이길래... 덕만이 혼인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는 성골인 왕족이 손에 꼽힐 정도로 줄어든 상황인지라 왕실의 순수한 혈통을 유지하기위해 숙부와 혼인을 하는 경우도 있고 결혼하여 잘 살고 있는 사람을 데려다가 재혼시키는 경우도 있고 하여튼 복잡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왕족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 그리고 왕족이기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것들, 덕만은 여왕이 된 후에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그 두가지로 인해 고민해야만 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선덕여왕이 진평왕의 맏딸이었고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알고 있었다. 신라시대에 관해 씌여진 삼국유사와 화랑세기 필사본에서는 선덕여왕에 관한 몇가지 부분에 대해 다르게 서술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보다 극적인 효과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가져다 쓴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 낯익은 에피소드도 등장하는데 향기없는 모란, 옥문곡에서 백제군을 물리친 일, 여왕이 자신의 죽음에 관해 예지력을 발휘한 것이나 김유신이 말을 벤 사건, 문희와 김춘추의 만남 등 이미 알려진 내용들이 전체적인 스토리 속에 잘 녹아있다. 

책을 읽다보면 주인공 선덕여왕 만큼이나 매력적인(?) 인물이 있으니 바로 미실이라는 여인이다. 왕실을 번창하게 할 목적으로 색공이 되었으나 진흥왕의 신임을 얻는데 성공함으로써 부와 권력을 원없이 휘두른 여인이다. 제24대 진흥왕, 제25대 진지왕, 제26대 진평왕에 이르기까지 세 명의 왕을 모셨을 뿐만 아니라 남편도 따로 있고, 화랑의 우두머리와도 대놓고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우리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다. 천하의 미실이 결국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세월'이라는 장사를 만나면서다. 왕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잠깐이나마 안스럽긴 했지만 갑자기 모든 것을 초월한듯 선한 모습으로 돌변하여 생을 마감하는 설정은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죽는 순간까지 약사발을 걷어 차며 저항했던 장희빈의 당찬 모습을 기대했건만... ;;

 모든 것을 다 잊더라도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선덕여왕이 골품제의 혜택으로 손쉽게 왕위에 오른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선덕여왕은 어려서부터 총명함이 남달랐을 뿐만 아니라 공주로 있었던 오랜기간 동안 아버지 진평왕을 보필하면서 왕이 되기위한 검증을 거쳤다는 점을 지나쳐서는 안된다. 왕이 된 후에도 외적으로 주변국들의 침략을 막아내고 내부적으로 귀족들과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힘썼으며 김춘추, 김유신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삼국 통일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은 높게 인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선덕여왕에 대해 왕으로서의 재질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비록 소설이긴 하지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팩션(faction)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이 합쳐진 말이다.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것. 한동안 팩션이 좋아서 열심히 읽곤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개인적으로는 팩션의 판타지적인 면에 상당히 끌리는 것 같다. 과거에 있었던 사실이 뼈대를 이루고 있는 만큼 '말도 안되는' 내용은 아니면서도 '말이 되나?' 싶은 스토리에 빠져드는 것이다. 다시말해 논픽션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과 드라마틱한 흐름이 팩션의 강점이다. 어쩜 불황일수록 팩션이 뜬다는 말도 맞는 것 같다. 암울한 현실이 아닌, 불확실한 미래도 아닌 차라리 과거로의 판타지에 살짝 발을 담그고 싶은 간절함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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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해부
로렌스 골드스톤 지음, 임옥희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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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죽음의 해부>라는 제목에 걸맞게 표지가 매우 사실적이다. 토마스 에이킨스의 '그로스 박사의 임상강의'라는 작품인데 수술에 몰두한 사람들, 거즈를 든 사람과 수술도구를 전달하는 사람 그리고 그로스 박사로 보이는 사람이 피 묻은 메스를 들고 강의하듯 다른 곳을 응시한 표정이 매우 진지하다. 책의 내용에서도 이 그림에 관해 언급되는데 그림이 그려진 시기와 소설의 배경이 모두 19세기로 일치한다. 

 그림을 통해 당시의 의료 환경에 대해 살펴보자면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나 보조하는 사람 모두 양복을 차려입었다. 당시는 여성들의 사회 활동에 제약이 따르던 시대인지라 간호사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양복의 특성상 움직임이 불편해 보이는 것이 그림으로도 느껴지는데 수술실의 상황이 얼마나 리얼한지 피가 와이셔츠에 튄 것까지 보인다. 중요한 것은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 없고 모두 맨손이다. 오늘날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수술이 이루어 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림을 통해서는 확인되지 않지만 책의 내용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을 몇가지 보태자면 당시는 마취나 통증완화에 대한 의료기술이 미흡해서 수술도중 환자가 깨어나거나 혹은 쇼크사로 죽는 경우도 많았으며 수술후 2차 감염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흔했다. 한마디로 "수술은 잘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유아사망율도 높았고, 여성들이 출산을 하다위해 떠안아야 할 위험부담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었다.

다른 과학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은 아날로그 곡선을 그리기보다 계단식인 경우가 많다. 다시말해 특정 분야에 획기적인 발견이나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면 그로인해 그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징검다리' 역할을 한 사람은 인류에게 있어서 '위대한 영웅'일 수 밖에 없다. 

이쯤에서 이 책의 주제를 끄집어내 본다. 어느날 우연한 기회에 위대한 영웅을 사적으로 만나게 되고 그가 심각한 범법행위를 저지른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내 손에 들어온 증거를 폭로하게 되면 영웅은 하루 아침에 악인이 되는 것이고 의료 기술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반대로 진실을 덮어 버리면 영웅의 옆에 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부와 명예를 누리게 된다. 참으로 잔인한 선택의 순간이다.

'셜록홈즈와 CSI의 절묘한 조화!' 셜록홈즈를 좋아하고 CSI 미드에 빠져 본 사람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문구가 아닐 수 없다. 주인공 캐롤은 탐정은 아니지만 의사로서의 의학적 지식과 뛰어난 추리력으로 사건을 파헤쳐 나간다. 과학 기술의 발전 속도와 함께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윤리문제는 너무나 민감한 부분이라서 차라리 덮어 두고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다. 다만 이 책에서는 의료행위와 환자간의 문제라기 보다는 홀스테드라는 인물의 개인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이든 수만명이든 사람의 생명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의 사리사욕만 채우려는 의사나 기관들이 더 문제라는 것이다. 일말의 양심도 없고 실력도 없는 의사가 계속 집도하도록 방치하는 병원과 마약류를 빼돌리거나 불법 의료 시술을 하는 의사에 비하면 차라리 홀스테드에게는 동정표를 던지고 싶다. 그는 자신에게 직접 인체실험을 하다가 약물에 중독되었고 그로인해 충분히 고통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사람의 목숨에 무게를 달 수 있을까? 수만명의 목숨을 위해서는 몇 사람의 억울한 희생따윈 무시되어도 좋은가. 책을 읽는 내내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지만 결국은 포기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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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전윤호 지음, 부지영 원작 / 함께읽는책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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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있다는 것은 소리를 내는 일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소리를 낸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소리를 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은 내가 지금 여기에 살아 있으니 기억해달라고 소리 지른다. 지금 잊히면 영원이 죽기라도 하는 것처럼. p.9 "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한시도 잊어본적이 없다는 말과 같다. 누군가가 너무나도 증오스럽다는 것은 그 사람이 나를 기억해주고 나를 만나러 와주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말과 같다. 만나서 얼싸안고 울음을 터뜨리든 서로를 할퀴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 기억속에서 도저히 지울 수 없는 그 사람, 나를 기억해 주기를 바랬던 그 사람이 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보다 상처가 되는 것은 없다.      

명은을 외적으로 강하게 만들었던 것은 흉터때문이었다.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사실과 그러면서도 그리움을 떨치지 못한 자신과의 갈등, 친구들에게 사생아라도 놀림받으며 입은 상처, 명은과는 아버지가 다른 언니 명주가 결혼도 하지 않고 덜컥 승아를 낳아 키우기로 한 것도 괴로운데 어느날 불쑥 나타나서는 이모라 불러달라며 동거를 하게 된 현아라는 여인도 이유없이 싫었다. 명은이 악착같이 공부를 하면서 성공을 꿈꿨던 것은 고향을 떠나 가족에게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컸던 것이다.

명은을 다시 고향 제주도로 불러들인 것은 어머니였다. 그녀가 떠나온 고향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명은은 단지 떠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고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면서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엄마 소식이 궁금하진 않아도 나에 대해선 궁금해 해야 하는 거 아냐? 난 안 달라지지만 그 인간은 달라지게 해 줄 거야. p.53" 명은은 소리를 내기로 한 것이다. 다시 돌아오겠다던 약속을 저버리고 자신을 버린 그 아버지를 찾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는 명주에게 동행해 줄 것을 요구한다.

명주에게 명은은 어려우면서도 서먹한 사이랄까 동생이면서도 거리감이 느껴진다. 명주가 아무리 자유분방하고 털털한 성격이라지만 깊은 상처로 껍질을 만들어 그 속에 숨어버린 명은과 소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명주는 명은의 아버지를 찾기위해 꼭 동행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어쩜 명은은 자신도 모르는 아버지의 얼굴을 기억하는 명주를 질투해왔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여행 초반 사사건건 부딪히는 가운데 두 자매 사이의 어색함은 더해지기만 한다. 

명주와 명은이 자매가 아니었다면 두 사람 사이에서 느껴지는 어색함이 이렇게 낯설지는 않을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서른이 넘은 현재의 시점에서 둘은 너무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인 위치나 경제력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인다. 자매가 아니라면 둘이 함께 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가족이란 서로 미워하고 불평하면서도 힘이 들때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들이 아닌가. 명주와 명은은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마침내 그 시기를 맞이한 것 뿐이다.  

'사랑은 타이밍이다.' 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너무 일찍 와버린 사랑 혹은 너무 늦게 만난 사랑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기 쉽다. '타이밍'은 결코 남녀간의 사랑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인 성공이나 돈을 버는데는 물론이고 사소하게는 쇼핑을 할때나 여행을 하는데도 필요하다. 그리고 진실을 말할때도 타이밍이 필요하다. 그 시기를 놓치면 얼마나 오래 시간이 걸릴지 알수가 없다. 어쩜 영원히 덮어 둘 수 밖에 없을지도...  충격적인 반전이 있다기에 나름 기대하면서 추측도 해가면서 읽었다. 생각과는 많이 다른 방향이어서 놀랐지만 "우리는, 좀 더 많은 것을 껴안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p.169" 라는 말을 생각하며 생소한 가족의 모습을 이해하려 애써 본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먼저 소설로 출간되어 영화화 된 작품은 많이 들어봤지만 영화가 개봉하면서 소설로 나온 경우는 드물지 않나 싶다. 영화 자체가 자매이야기다 보니 여성층을 고려한 영향인지 표지와 삽화에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 든다. 영상으로 그려낸 부분과 글로 표현되는 것의 차이일수도 있겠지만 섬세한 묘사보다는 장면 위주로, 목차에 scene 넘버가 붙어 시나리오를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공효진, 신민아 두 여배우의 연기력이 무척 기대되는, 흥행과는 별도로 작품성만큼은 인정되는 영화일거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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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 동물진화 편 - 어린이의 단위 개념 교육을 위한 학습 백과사전 부즈펌 비교 시리즈
예영 글, 강신광 그림 / 라이카미(부즈펌)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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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등 저학년인 아이에게 '진화'에 대해 설명해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 아이는 진화라는 단어 자연스럽게 깨치게 되었는데요.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를 둔 엄마들은 아마 대부분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러니까 브라키오 사우루스는 기린, 트리케라톱스는 코뿔소랑 닮았다는 것에서 시작해서 공룡 이전의 시대에는 어떤 생물이 살았고 인류는 지구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출현했는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예요.   

굳이 공룡이 아니더라도 우리 아이들의 엉뚱한 질문 중에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에 관한 질문 한번쯤은 듣게 마련이죠. 그렇게 조상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과연 누가 나올까요? 개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철학을 발달시켰던 것처럼 생물학적 뿌리를 찾아보려는 노력이 '진화론'을 발전시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올해는 다윈 200주년, <종의 기원> 1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다윈은 '종의 기원'을 통해 인간이 신에 의해 만들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원숭이로부터 진화된 동물이라고 주장함으로써 당시 사람들을 엄청난 충격에 빠뜨렸어요. 다윈은 '환경에 잘 적응한 동물이나 집단이 살아남는다.' 라고 주장하며 동물이 살아가는 서식지의 주변환경 다시말해 기후, 먹이, 천적 등의 관계에서 살아남기위해 점차 생김새나 습성이 변화해 왔다고 주장했어요. 

 <비교 동물진화 편>에서는 다윈의 주장을 바탕으로 동물의 동물의 서식지나 생김새, 생식, 먹이등을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어요. 비교는 '사물의 특성을 이해하는 가장 쉬운 학습법'이라는 소개처럼 비교해서 보여주니 유사점과 차이점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비주얼 하다는 것입니다. 모든 비교 대상을 그림으로 보여주니 사실상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것이죠. '적자생존', '용불용설'같이 어려운 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 동물들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진화론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답니다. 

 아쉬운 점은 큰 흐름만 짚다 보니 중간 중간에 연결 고리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요. 예를들면 최초의 생명체는 박테리아와 균류라고 했지만 정작 그들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는 설명이 없어요. '무'에서 '유'가 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데 말이죠. 그리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호모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진화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기대했었는데 그 부분도 아쉽구요. 무게감있는 내용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파우, 나오와 같은 캐릭터들도 여섯이나 되다보니 각각의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이 책이 동물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내용이라는 점입니다. 굳이 진화에 초점을 두지 않더라도 '비주얼한 동물 백과사전'으로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책입니다. 동물들의 생태나 진화에 관심있는 어린이라면 보다 깊이있는 접근을 하기에 앞서 꼭 거쳐야 할 책이라는 점만은 확실해요.  

 언젠가 미생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적이 있는데요. 숲을 산책할 때 우리가 밟고 지나간 자리에 무수히 많은 박테리아나 세균이 살고 있다고 가정하면 학자들에게 알려진 것들은 30%도 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네요. 학자들은 지구상에 10억종의 생명체가 살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는데 인간이 발견하여 기록한 동물의 종은 120만 여 종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견들이 보여주듯 미래 과학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를 둘러싼 지구 환경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할 무수한 생명체들...  정말 신비롭고 놀라운 존재들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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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플랜 - 세계사를 지배해 온 슈퍼파워의 숨겨진 계획
짐 마스 지음, 전미영 옮김 / 이른아침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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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 미리 말해두는 것이 좋겠다. 인류와 종교, 역사 그리고 세계에 관한 자신의 관점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그만 이 책을 덮길 바란다. " 책의 첫장에서 이런식의 강한 문구를 마주치게되면 솔직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이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와글와글 모여있는 곳을 힘겹게 비집고 들어갔는데 "애들은 가라~!"는 말과 함께 거부당했을 때의 기분이 이럴까? 아니 그보다는 내가 숨쉬고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공간 속에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는 느낌, 그리고 막연하게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을 때 살짝 두려워지는 느낌이라고 하는 것이 옳겠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인간은 태어나 자라면서 가정, 학교, 직장등 다양한 조직에 소속이 되고 조직에 동화되어 소속감을 느낄때 안정을 얻는다고 한다. 흔히들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원인중 혈연, 지연, 학연 등을 꼽지만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경우도 조직을 만들어 자신들의 권익을 확대하고 대의를 도모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조직 이라는 것이 한 나라를 좌지우지하고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혹은 그런 의도를 가진 조직이라면 이야기는 보다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그들은 누구 이길래 과연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조직을 비밀을 유지하면서 대중을 교묘히 움직일까?      

 '현대를 지배하는 비밀 조직의 계보'에서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줄줄이 거론되고 로스차일드 일가, 록펠러, J.P 모건등 정치와 경제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거물급 인물들이 끝도 없이 등장한다. 그들은 정치와 경제를 장악하고 미디어를 조정하면서 거대 제국을 이루었다. 현대 사회는 정보화 시대라고들 한다. 하지만 요즘 같아서는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무엇이 진짜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너무 많다. 너무 많아서 정작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상태. 결국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뇌되고,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내가 보기를 원하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을 아닐까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음모론'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와닿는 부분은 '전쟁이란 결국 돈에 관한 문제'라는 주장이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그들이 내세운 명분이 무엇이든 간에 결국은 돈이다. 미국의 경우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내세운 터무니 없는 주장때문에 속이 너무 들여다 보였을 뿐 역사적으로 전쟁은 결국 돈을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구촌 사람들의 소망인것처럼 부풀려진 세계화에 대해서도  나폴레옹이나 알렉산더 대왕이 세계의 황제가 되고자 했던 시대를 돌이켜 볼때 오늘날의 세계화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다크 플랜> 이 책은 한마디로 '비밀'에 관한 이야기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으면서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인물이나 조직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세계는 평범한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인물들이 지배한다. "라고 한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말처럼 역사는 흐르는 물과 같이 유유히 흘러온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어떤 목적에 의해 만들어져 왔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제부터는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더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기를 바래본다.     
 
"권력의 가장 중요한 도구는 비밀이다. 정부는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대도 어떤 식으로든 우리를 지배한다. 우리는 컴퓨터와 텔레비전의 노예, 혹은 자동차에 갇힌 죄수가 되어 점차 서로에게서 고립되고 있다. 현대인의 생활에는 단절이라는 좌절감이 존재한다. 음모 이론은 이런 조각들을 제 자리에 돌려 놓으려는 노력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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