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의 하루 한 장
정호승 지음 /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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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짧은 글들을 모은 책들은 많았었다.
한때는 그런 종류의 책을 좋아해서 즐겨 읽곤 했는데 책을 읽을 땐 마치 내게 들려주는 말처럼 깊은 감동을 주고 울림을 줘서 오래오래 곁에 두고 봐야지 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신간이며 그 외에도 나의 주의를 끄는 여러 가지 것들에 밀려 어느새 그 책들은 내 기억에서 사라지고 또다시 비슷한 종류의 책을 보면 사서 읽고는 읽을 당시엔 깊은 감동을 받곤 했지만 다른 책과 비슷한 경로로 내 기억에서 사라지곤 했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정호승 시인의 색다른 이 책 `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겐 딱인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루하루 넘기게 되어 있는 일력의 형태에 길지 않은 짧은 글을 실어 놓은 이 책은 일단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점수를 주고 싶다.
물론 책을 내용이 아닌 다른 걸로 평가하는 건 좀 그렇지만 요즘처럼 책을 즐겨 읽지 않는 현대인들에겐 그야말로 안성맞춤의 형식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고 좋은 글귀라면 굳이 두껍고 책장을 넘기는 형태가 아니어도 괜찮지 않나 생각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예전엔 절대로 종이책이 아니면 싫다던 내 의식은 조금 변한 건지도 모르겠다.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기 불편한 요즘 이북 형태도 혹은 오디오북 형식도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면 이렇게 일력 형식은 오히려 참신한 방법이라 생각한다.최소한 1년은 곁에 둔다는 점에서도 특히...
거기다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주고 외로운 마음을 보듬어 주며 긴 인생의 험난한 길을 걷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글들은 더욱 와닿았다.
모두가 다 어떤 식으로든 위기가 있으며 상처를 받기도 한다는 글은 가족이 있음에도 때론 허허벌판에 홀로 서있는 듯 느껴질 때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는 위안을 받게 된다.
8월 10일의 글-사람마다 누구나 넘지 않으면 안 되는 에베레스트가 있다면, 그것이 비록 상처의 에베레스트라 할지라도 스스로 자기 발로 걸어서 넘어야 한다는 글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글귀인듯한데 어느 정도 인생을 살아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10월 22일의 글- 결국 상처가 아물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하듯 분노를 치료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글은 당연한 말이지만 행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분노가 강인함의 표현이 아닌 나약함의 또 다른 표현이란 글에 깊은 공감을 한다.
결국 미움과 분노를 통해서 얻는 건 또 다른 상처일 뿐이라는 글은 지금 현재 상처 입고 분노하는 사람에겐 확 와닿지 않을지 몰라도 지나고 생각해보면 용서하는 게 쉽지 않더라도 그게 바로 나를 위한 것이라는 걸 이제는 알기에 작가의 글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된다.
2월 19일의 글- 내일을 위하여 오늘을 저축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오늘이라는 지금 이 시간을 충실히 사용하지 않으면 내일은 주어지지 않는다는 글귀를 보면서 무조건 내일이라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즐기는데 죄책감을 갖거나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모든 걸 내일로 미루는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준다.
글귀들을 하나씩 넘겨가며 읽다 보면 지금 현재 좌절하고 용기를 잃고 있는 사람에겐 실패해도 괜찮다는 위로와 용기를 주고 상처받은 사람에겐 시간이 지나면 절대로 없어질 것 같지 않은 상처라도 아문다는 말로써 위안을 주고 있다.
책상 위에 올려두고 하루에 한 장씩 달력을 넘기듯 넘기며 그곳에 쓰인 글귀들을 하나하나 곱씹어 가며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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