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우미노 아오 지음, 김주영 옮김 / 멜론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왠지 킬러가 떠올랐는데...

책을 읽어보니 킬러완 좀 다른 일종의...플래너와 비슷하다.

일련의 행동을 함으로써 피해자 스스로 자발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게 하는...

예를 들면 원한관계에 있거나 혹은 앙심을 품은 사람이 해결사에게 사건을 의뢰하면 해결사들은 그 대상을 몇날며칠 면밀히 관찰하여 그의 행동을 예측해서 어떤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그 다음엔 운에 맡긴다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항상 같은 패턴의 행동양식을 보이기에 이들의 작전은 실패가 없다.

예컨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고와 같은걸 끌어내는 사람들이라고도 볼수 있겠다.

이 책이 제10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대상 신인상에 빛나고 심사위원 만장일치를 이끌어 낸 작품이라고 하는데..확실히 신인이 썻다고 보기엔 대담한 작품인것 같다.

 

인구수도 얼마되지않은 작은 호숫가의 외딴집에서 자신의 여자와 단둘이 살던 조용한 정비공인 스토무는 얼핏보면 평범해보이지만 늘상 주변을 조용히 수색하고 항상 퇴로를 생각하는..어딘지 비밀이 있는 듯한 남자다

그런 그가 3년간 동거했던 여자 나쓰를 자동차사고로 잃은지 불과 6개월

조용하던 그의 주변에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만 그가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그의 집을 방문한 자들이 있었는데 그가 오래전에 몸담았던 이른바 해결사라고 불리던 팀들이었고 그들은 오래전 그들이 잘나가던 해결사일을 그만두게 한 마지막 일감인 그 일을 해결하지않으면 그들이 위험하다는 경고를 해온다.

슬슬 목가적인 이 생활이 지루하기도 했고 또한 그가 사랑했다고 생각했던 여인 나쓰의 죽음이 그를 대신한 죽음이라는 말에 그 역시 핫토리건을 해결하고자 한다.

이제 몇년만에 일터로 돌아와 해결사로서의 본능을 날카롭게 세우고 작전에 들어가는데...

 

얼핏 평범해보이던 남자의 독백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몇장만 읽으면 마치 자신은 평범한 남자인듯 말하지만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단박에 알수있다.그런데 웃기는 건 자신이 평범한듯 읎조리는 그의 일상은 전혀 평범하지 않다는것인데...

문체도 그렇고 그가 사용하던 단어에서도 알수 있듯이 여성독자를 겨냥하고 쓴 글은 아닌것 같다.혼자서 풍족하게 쓰고 남을 정도의 돈이 있지만 돈에 연연하지않고 오는 여자 막지않고 가는 여자 잡지않지만 늘 여자가 따르며 우월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특별히 갖고 싶은것도 없이 오로지 자신이 좋아하는 차를 타고서 자유롭고 조용하게 사는것이 낙 인 남자

남자들의 로망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주고 마초적인 기질을 만족시켜주는 주인공 스토무...일명 벤은 처음 설명을 들으면 어디선가 사고를 치고 숨어있는 킬러와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그는 절대로 스스로 사람을 죽이지않는다.충분히 죽일수 있지만...

단지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작전만을 짤뿐

키도 크고 체격도 좋으면서 운동도 늘 하는 그가...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일것 같은 그가 플래너라는 것도 재밌는 설정이다.

그럼에도 늘 주변지형을 탐색하고 퇴로를 생각하고 최악의 경우의 수를 생각해두는 철두철미한 킬러본색을 지닌 남자가 단지 작전만 짠다기에 의아하게 생각되지만 조금만 읽어보면 이 남자가 평탄치않은 길을 걸어오면서 생존본능을 터득한 조용하지만 무서운 남자임을 알수 있다.앞길을 가로막는 사람에게 아무런 감정없이 처리할수도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무감하고 애완견을 귀찮아 하고 여자 역시 단지 욕구해결의 대상일뿐이라고 생각하며 모든걸을 계산하고 계획하던 그이기에 여러남자에게 속임을 당하고 이용만 당하지만 마음이 때묻지않은 순수한 그녀 나쓰는 어쩌면 구원과도 같은 존재였으리라...

이상하게 이 남자 벤을 보면서 모든 세상일에 관심이 없고 돈에 욕심이 없고 어딘지 고독한듯 느껴져 아주 오래전에 본 서부 영화속의 주인공 `셰인`이 오버랩된다.

그래서일까..이 남자 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남자가 주인공이 하드보일드 소설이 시리즈로 나오면 좋을텐데...

작전을 짜서 사건을 해결하러 다니지만 누구도 그를 막을수도 잡을수도 없는 바람같은 남자 벤시리즈...어딘지 끌리지않나?

조용한 호수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총격전과 추격전 그리고 서바이벌 게임같은 내용이 안어울리듯 멋지게 어울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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