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소년 2
이정명 지음 / 열림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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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익숙하지않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소년의 이야기

읽다보면 오래전에 본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생각난다.

일반적인 자폐증이라는것과 달리 아스퍼거 증후군은 언어 장애가 있는것도 아니고 오히려 말이 많은 편인데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지지않는 다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얼핏 한가지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인다는 점에서 서번트 증후군과 비교가 되기도 하는데 전문적인 분야라서 더 이상은 잘 모르겠다.

이 작가 이정명의 책은 읽어본적이 없는데 그가 쓴 소설을 드라마화한것은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천재화가 신윤복이 여성일지도 모른 다는 가정으로 출발한 `바람의 화원`이 그랬고 집현전의 연쇄살인과 한글창제의 뒷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려낸 `뿌리 깊은 나무`가 그랬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에다 작가적 상상력을 기발하게 엮어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끌고가는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은 확실히 탁월한것 같아서 이 작품에 대한 관심도 높았는데...천재이면서 바보의 틀에 갖힌 한 소년의 인생행로가 흥미로웠다.

미국 뉴욕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피살자의 곁에서 피범벅이 된 용의자를 검거한다.

그리고 범죄현장에 그려진 수수께기 같은 숫자와 `나는 거짓말쟁이다`라는 문구는 수사당국을 당혹케하지만 같이 발견된 용의자인 청년은 어떤 형식의 조사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런 청년에게 친절한 간호사인 안젤라는 그가 피살자의 주변에 남겨둔 숫자의 수수께기를 풀어 호감을 사게 되고 드디어 그의 입을 열게 하는데 성공한다.

그의 이름은 안길모이자 장가계,필립 한,마츠모트 요지등 9개가 넘고 인터폴에 수배가 내려진 범죄용의자

평양에서 태어난 그가 왜 머나먼 나라인 미국 뉴욕에까지 오게 되었는지..왜 각 나라에서 무시무시한 범죄용의자로 쫒기는 신세가 되었는지..그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고 있지만 수를 사랑하고 수에 대해 천재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다.

단지 그 아이가 태어난곳이 불행히도 모든 자유가 억압되어 있는 북한 이라는 설정은 그래서 오히려 이 아이의 수에 대한 천재성을 돋보이게 하는 설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별한 욕심도 갖고 싶은것도 없는 소년 길모가 남들이 일생을 통해 한번 겪어보기도 힘든 그 역경을 견뎌낼수 있었던 이유는 강씨 아저씨와 한 약속때문이다.그와 한 약속은 그에게 사명이었고 인생의 이정표와도 같았기에 그 약속의 주인공인 영애를 찾아 지구의 반을 도는 여행을 하게 되는데 이런 한가지 목표에 집중하는 것 역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특성이라고 한다.

바보라고 비웃는 그에게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주변에서 그를 바보라고 비웃어도 꿋꿋함을 보여주는데 요즘같이 약속을 가벼이 여기고 헌신짝 취급을 하는 세상에서 그의 이런 꿋꿋함은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이렇게 순수한 그와 대비되는 인물로 날치와 영애를 이야기할수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강한 동경과 열망은 그들을 움직이게 하지만 이빨을 감춘채 그들로 하여금 속절없이 빠져들게 하는 파리지옥과도 같기에 그들 역시 헤어나올수 없어 고통을 겪게 되는데 그래서 그녀가 혹은 그가 하는 선택에 어느정도 이해가 가기도 한다

이렇듯 여기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야기는 탈북자에 대한 처우와 환경이야기이다.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건너왔지만 그들을 기다리는건 배고픔보다 더 무서운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놈이었고 그 누구도 마음놓고 믿을수 없는 현실은 그들로부터 박탈감을 안겨줘 다시 재입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다시 목숨을 건 제 3국으로의 탈출을 도모한다는걸 길모의 행적으로 통해 그려내고 있는데 탈북자에 대해 많은 연구와 이해가 없으면 나오기 힘든 내용이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는 알면서도 모른척 외면하고 싶은 탈북자에 대한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뤄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처한 현실을 바로 볼수있도록

들이민다.그들이 그토록 갈구하던 자유라는 놈이 얼마나 무섭고 피도 눈몰도 없이 잔인한 놈인지도 알려주고...

천재이자 바보이고 탈북자이고 결국에는 승리자가 된 소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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