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귀 3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시대의 사람들이 모르는 현상이나 불가사의한 일이 발생하면 초자연적인 존재를 만들어 내거나 그런 존재를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아마도 자신들이 이해하는 범위를 넘어선 그 현상을 이렇게라도 믿고 싶은 의지의 결과이리라.그래서 나온것이 흡혈귀나 뱀파이어,혹은 늑대인간,강시와 같은 요즘에도 거론되는 존재들인데...사람들 마음속에는 지금도 그런 존재가 혹시 있었던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것 같다.지금처럼 의학이나 과학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기에 사람들 이해를 넘어서는 현상을 보이는 존재가 출현하면 그래서 부정한 존재로 낙인찍고 배척하거나 도륙해왔던것 같다.

웃기는 건 21세기를 사는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이러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인정하진 않겠지만..

이책 `시귀`에서도 불가사의한 존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의식에 대해 잘 표현하고 있다.

 

3권에서는 드디어 그들의 존재가 모습을 보인다.마을을 뒤덮었던 불순한 존재들의 정체가..

`시귀`..이른바 돌아온 자들..그들은 무덤에서 일어나 돌아와서 주변사람들을 자신과 같이 죽음으로 이끄는 부정한 존재이자 인간이 아니면서도 인간의 모습을 한 자들이다.세이신은 오자키의 추측에 반신반의 하지만 많은 환자를 지켜보고 조사했던 오자키는 확신한다.그들의 존재는 현대적인 관점에서는 절대로 있을수 없는 존재들이자 믿기 힘든 존재이기에 오자키의 확신에도 세이신은 확신할수가 없다.그렇지만 오자키의 설명에는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어 그의 의견을 완전 무시하기도 힘들고 이런 불확실한 세이신의 태도에 오자키는 실망하게 된다.그리고 마을 내에서도 이들의 존재를 무의식적으로 감지하고 그들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아이들조차 그들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마을에는 긴장감이 높아만 지는데...

 

여러가지 기담이나 무서운 이야기를 단편으로 한 연작형식의 소설은 많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주제로 5권씩이나..것도 여러가지 다른 주제를 섞은것이 아닌 그 하나의 이야기로 끌고간다는건 엄청 힘들거라는걸 안다.것도 중간쯤 되면 어느정도 늘어지거나 긴장감이 떨어지게 마련인데...솔직히 아주 잔인하거나 무서운 장면이 등장하지않으면서도 그 주변의 음산한 분위기나 마을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어린 괴리감만으로 읽는 사람이 내내 긴장하게 하는 소설은 흔치않기에..시귀에 대한 찬사에 공감가는 부분이다.그리고 `시귀`라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에도 차이가 있는데..

현대의학을 공부하고 무엇보다 과학적인 정신의 소유자인 오자키가 너무나 빨리 그들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점이 의외이자 항상 귀신이나 원한이 있는 악귀라는 존재에 대해 익숙해있을 스님인 세이신이 오히려 그들의 존재를 믿지못하는 부분이라든가,항상 현실적일것 같고 자신의 문제에만 골몰해 있는 아이들이 먼저 그들의 존재를 눈치채고 위화감없이 사실을 인정하는 점은 재미있기도 하고 그런 차이점이 앞으로의 이야기에 어떤 작용을 할지 알아보는것도 재미있을것 같다.

방대한 내용을 이끌어가면서도 지루할 틈이 없도록 끌어가는 작가의 역량을 다시한번 느끼게 한다.이제 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너무나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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