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 대디
제임스 굴드-본 지음, 정지현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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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족을 잃는 슬픔 앞에 선 담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슬픔의 시기를 예상외의 순간에 남보다 빨리 겪는 이도 있을 것이고 좀 더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약간의 행운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결론은 같다.

늦든 빠르든 이별은 슬프고 아프지만 견뎌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 그것이 남은 자의 의무다.

이 책 댄싱 대디는 느닷없이 엄마이자 아내를 잃은 슬픔을 극복해나가는 父子의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대니는 1년 전 자동차 사고로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홀로 아들 윌을 키우며 고군분투하지만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이 시원치 않다.

월세가 밀려 무서운 집주인으로부터 신체 상해의 위협까지 받고 있지만 특별한 기술도 학력도 변변치않은 그는 오늘도 자신의 일자리인 공사판에서 막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곳에서마저도 잘려 당장 먹고 살 일이 깜깜하지만 사실 그에겐 이것보다 더한 걱정거리가 있다.

아내의 사고 당시 같은 차에 타고 있었던 아들이 사고의 충격으로 말문을 닫아버리고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은 지 1년이 넘어가고 있었던 것

금방 회복되리라던 모두의 희망을 저버린 채 말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빠인 대니와는 제대로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윌이 왜 그런 선택을 한 건지 그 이유조차 몰라 더 답답하다.

이렇게 한 집안에서 서로가 원하는 걸 몰라 낯선 타인 같았던 두 사람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돈을 벌어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이유로 바쁘게 살다 보면 자식들이 자라는 걸 제대로 지켜보지도 못할 뿐 아니라 제대로 된 대화조차 하기 어려워하다 결국은 서로가 뭘 원하는지 같은 집에 살면서도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깨닫게 되면 이미 자식은 성장해 부모의 손길이 필요치 않는다.

대니와 윌 또한 다르지 않았다.

서로를 연결해 주던 아내 로즈의 부재는 그래서 더더욱 두드러졌다.

한집에 살면서 서로 대화할 수조차 없었던 부자가 서로 대화를 하고 이해하게 된 데에는 엄마이자 아내였던 리즈가 사랑했던 댄스가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직장을 잃고 더 이상 어찌해볼 수 없었던 대니가 선택한 게 바로 거리에서 팬더의 탈을 쓰고 춤을 추는 것이었던 것

하지만 세상에 둘 도 없는 몸치였던 그가 춤을... 그것도 남들 보는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탈을 쓰고 춤을 춘다는 게 쉽지 않았고 이런 그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그는 그냥 낙오자처럼 좌절해버리고 모든 것을 놔버릴 수도 있었을 거지만 그의 노력과 주위의 도움은 그에게 새로 인생을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준다.

윌 역시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마크 또한 자신처럼 슬픔을 견뎌내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아픔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갈등은 사라진다.

사랑하는 반려자를 잃은 슬픔에도 가장으로서의 무거운 무게를 견뎌내기 위해 세상의 시선 따위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가는 대니의 모습도... 세상과 벽을 쌓고 혼자서만 묵묵히 슬픔을 견뎌내던 윌이 차츰차츰 세상과 소통하고 아빠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도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그려낸 댄싱 대디

한편의 가족 드라마 같은 내용이었다.

복잡하게 얽힌 관계나 심각한 내용이 없어 단숨에 읽으면서 미소를 짓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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