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의 노래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8-1 프로파일러 토니 힐 시리즈 1
발 맥더미드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게이바와 술집이 있는 게이 거리에서 연달아 잔인하게 훼손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지만 어디에서나 그렇듯이 자신의 판단이 틀릴 수도 있음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경찰은 이 살인이 연쇄살인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당연하게 각각의 사건을 따로 수사하지만 너무나 용의주도한 이 범인은 어떤 단서도 남겨 놓지 않았다.

덕분에 수사는 제자리를 맴돌고 지지부진한 가운데 연달아 3번째 4번째 피해자가 나오고서야 연쇄살인임을 인정하고 이 사건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외부 전문가를 부른다.

그의 이름은 토니 힐

그는 내무부 소속의 심리학자이자 범죄 프로 파일링을 맡고 있으며 본인 스스로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성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독신 남자이다.이제까지 나온 캐릭터들이 대부분 애정전선에 문제가 있어도 남성성에 이상이 있는 일은 없었던 것에 비하면 사뭇 다른 접근이라 흥미로운데 그가 이 문제를 앞으로 어떤식으로 해결해나갈지도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그가 경찰 수사에 참가하면서부터 이제까지의 수사와는 다른 관점에서 모든 사건을 새롭게 조사하고 그럼으로써 경찰 내부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지만 당연하게도 이런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도 있었다.

남성우월주의의 마초맨이자 스스로의 능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톰 크로스는 범인의 지능과 능력을 높이 사는 토니의 의견에 거부감을 가질 뿐 아니라 이 네 건의 사건들이 한 사람에 의한 연쇄살인이라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그의 이런 태도는 경찰 내부의 결속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언제나 자신과 비슷한 태도를 보이는 경찰들을 주위에 포진하고 있음으로써 영리하고 경찰로 재능이 있는 캐롤 같은 여자들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경찰 내부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일의 특성상 남자들의 결속에 들어가지 못한 채 겉돌고 있었던 캐롤 조던 경위는 토니가 들어와 사건 수사를 돕는 과정에서 이제껏 구태의연한 수사 방법에만 머물던 방법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관점이 필요할 때에야 비로소 그녀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하는 계기가 된다.

연이어 훼손된 시신이 발견되고 중간중간 범인이 쓴 기록이 마치 일기처럼 첨가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범인의 윤곽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아 어떤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낙점해서 접근한 건지 정확하게 범인의 목적은 뭔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범인을 추정할 수 없도록 만들고 그런 범인을 특정 짓기 위해선 토니의 프로 파일링에만 의존해야만 되도록 만들어놓았기에 경찰과 토니가 수색 범위를 얼마나 좁혔는지 범인에게 얼마나 근접했는지 가늠할 수 없어 점차로 범인에게 다가간다고 느낄 때의 그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떨어지고 전체적으로 다소 느슨하다는 게 아쉬웠다.

아마도 마지막의 반전을 위해 이런 포석을 깔아 놓은 것 같은데 그렇게 보면 작가의 작전은 성공한 듯...

이 책이 시리즈의 첫 번째라는 걸 감안한다면 아무래도 주인공 캐릭터의 성격이나 특징을 특성 짓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범죄 그 자체보다 범인에게 접근하는 토니의 작업 방식에 더 중점을 두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음 편은 좀 더 긴장감 있고 스피디하길 기대하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