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캣
알렉스 레이크 지음, 민지현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서 개인 정보라는 건 워낙 쉽게 털리는지라 개인 정보 유출에 어느 정도 면역이 된 상황이긴 한데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내 계정을 훔쳐서 마치 자신이 나인 것처럼 당당하게 행세한다면 솔직히 겁날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인 세라 역시 그런 경우다.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놨는데 거기에는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사진과 아이들의 사진, 남편과의 데이트 장면이 담긴 사진을 버젓이 올려놓고 자신이 쓴 것처럼 그날 그날의 기분을 써놓았는데 그건 불과 며칠 전 자신 가족의 일상이기도 했다.
오래전 친구인 레이첼이 말하지 않았다면 이런 쌍둥이 계정이 존재하는지조차 몰랐을 세라는 찜찜함을 느끼지만 당장 주변에 말하는 것외엔 특별히 손쓸 방법이 없는 상태다.
그냥 누군가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일상을 엿보며 스토킹하는 것 정도일 뿐 특별히 해를 끼치는 게 아니어서 신고를 해도 특별한 조치를 취할수 없어 점점 더 그 누군가의 장난이 세라를 불안하게 한다.
자신이 하지도 않은 메일을 보내 아이들 부모를 초대하기도 하고 자신의 산 적도 없는 물건이 자신의 이름으로 발송되기도 하면서 세라는 점점 더 불안해하지만 처음에 그녀의 곁에서 그녀에게 동조해주던 남편 벤도 이제는 슬슬 그녀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인터넷 쇼핑몰의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이 그녀 외에 또 누가 있을 것이며 그녀의 이름으로 보낸 편지는 분명히 그녀의 필적이었기에 남편 벤의 의심은 타당하게 보인다.
세라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의사로 남들이 볼 땐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이지만 사소한 일에도 겁을 내며 걱정이 많은 소심한 성격인데다 불안발작과 공황 증세를 겪은 적이 있어 이런 불안하고 긴장되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는 걸 견디기 어려워한다.
그 누군가는 그녀의 이런 증상을 잘 아는 사람인 듯 주변부터 서서히 그녀를 조여오지만 세라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모르는 데다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진 나머지 감정의 기복이 심해져 누가 봐도 신경증 환자처럼 보인다.
이럴 때 누구보다 의지하고 믿어줘야 하는 부부 사이의 신뢰를 깨는 일이 발생한다.
그녀 자신의 이름으로 남편 벤에게 몇 년 전의 불륜을 고백한 것
이제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남편 반부터 그녀와의 관계에 틈이 생기기 시작하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남편 벤의 주변에서 자주 눈에 띄는 레이첼의 존재는 세라로 하여금 그녀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의심을 심게 하기 충분하다.
사방이 온통 그녀를 짓누르고 믿을 곳 하나 없이 홀로 남은 세라
과연 그녀를 모두로부터 고립시키고 남편조차 그녀의 정신을 의심하도록 한 사람은 누구일까?
이 모돈 것이 진짜 세라의 우울증과 신경증이 낳은 병증인 걸까?
별다른 기대 없이 읽은 책이라 그런지 만족도가 제법 높은 책이었다.
점점 더 심해지는 세라의 불안감이 잘 묘사되어 있고 그녀에게 점점 더 조여오는 압박감으로 인해 변해가는 그녀와 남편 벤의 관계 묘사가 현실감 있게 묘사되어 흥미를 높였다.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면서도 그런 것이 모여 자신의 신상정보나 가족의 신상이 노출될 위험이 있는 것을 간과하거나 가볍게 여기는 현대인들에게 한 번쯤 경고하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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