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날씨가 상당히 춥네요. 다들 감기조심하고계신지 모르겠네요^^

자주 글을 확인했어야 했는데, 이번달 추천도서가 내일인지 이제서야 알게 되어 올립니다ㅜㅜㅋ

이번달은 묘하게도 딱! 마음에 든다는 책을 찾기가 힘들었네요

 

클라우스 보셀만의 <법에 갇힌 자연 vs 정치에 갇힌 인간>

얼마 전에 핵 폐기물이 얼마나 우리에게 골칫덩어리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그것을 시청하면서 느꼈던 것은 아직 우리는 환경 문제를 절박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보통 환경 문제에 관한 서적이면 그에 대한 단면만을 다루겠지만, 이 책은 그 환경을 둘러싼 인간의 사회까지 분석하여 환경 문제를 매우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인식하고 있듯이 환경 문제 해결은 단순히 마음만 먹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힘이 되어 한 국가를 그리고 세계를 움직여야 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저자는 그 국가를 <생태법치국가>라고 말한다.

 

 

 

 

이희수의 <이희수 교수의 이슬람>

이 책은 보자마자 확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아랍이 현재 격동기를 맞이하고 있는 배경 탓인 듯 하다. 2011년 아랍을 들끓게 했던 아랍 혁명(혹은 민주화 운동). 이는 우리가 평소에 가지는 '이슬람은 테러나 하는 후진적인 국가들이야'라는 그릇된 편견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리라. 아랍 민주화가 꽃핀 2011년을 마감하기 전에, 한 번은 마주보아야 할 <이슬람>이라는 독특하고도 매력적인 문화에 대한 단상. 두꺼워서 걱정이 되긴 하지만 아랍에 대한 폭넓은 세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송호근의 <인민의 탄생>

위에 딱 끌리는 책이 없다고 말했지만, 지금 보니 그런것도 아닌 것 같다. 이 책도 상당히 강하게 끌린 책 중 하나. 인민민주주의를 말하면, 아니 <인민>이라는 말만 해도 이상한 눈빛을 받아야 하는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다. 혹자의 말에 따르면 사실 그 편견을 만들어낸 "모 국가"는 인민민주주의가 아닐 뿐더러, 인민은 그 이전에 이미 폭넓게 쓰이곤 했었던 좋은 말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 '인민'에게 씌워진 편견에 가까운 누명을 벗겨내고, 우리의 근대사를 되짚어가며 한국의 인민은 어디에서 왔는가를 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인민'들이 발언할 수 있는 '공론장'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조선 시대에 일어났던 여러 민중운동들이 공론장의 일환으로 보고 있는 견해가 흥미롭다. 꼭 읽어보고 싶은 책.

 

 

 

<권오길 교수의 갯벌에도 뭇 생명이...>

새만금 사업 이후 엄청 죽어나가던 해양 생물들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입을 벌리고 죽어 있던 조개들 수천마리들의 사진을 보면서 왜 우리는 갯벌이 가지고 있는 그 무궁무진한 생물학적 가치를 버려가면서 비가역적인 갯벌 파괴를 자행하고 있는지 스스로 곰곰히 생각해보기도 했다. 아직까지 과학 서적은 선정된 적이 없고, 과학 서적 중에서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좋은 메세지를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뽑아보았다.

 

 

 

 

 

 

 

이규봉의 <미안해요! 베트남>

작년 한국 근현대사를 학교에서 배우면서 베트남 전쟁에 대해 배운 적이 있었다. 베트남 전쟁이 우리나라 경제에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도움이 된만큼 한국이 베트남에 그어놓고 온 상처 또한 작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아무리 이념이 달랐다고 하지만 인간은 <인간>으로 살아가지 <이념>으로 살아가는 존재는 아니기에, 한국이 했던 잘못은 외면한다고 지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저자가 직접 자전거여행을 하며 되새긴 학살의 역사를 읽어보는 것은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바로세워진 역사를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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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8-25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 사랑과 자유를 찾아가는 유쾌한 사유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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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학에 관심이 많고 가끔 스스로 글을 쓰기도 하는 자칭 '글쟁이'지만, 부끄럽게도 시에 대하여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던 적이 없었다. 내심 소설보다 읽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여 '싫어하는' 쪽에 가까웠던 것도 같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이 선정되었다고 들었을 때 걱정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웬일. 철학적 시 읽기의 흥미로움을 알게 해 준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선다.  

 일단 책의 형식에 대해서 좋았던 점을 말해보고 싶다. 보통 인문과학서를 읽을 때 예쁘고 신기한 그림을 기대하기는 힘든데, 이 책은 문학이라는 일종의 '예술'에 대해 말하고 있어서 그런지 일러스트가 돋보였다. 추상적이어 보이지만 글의 내용과 묘하게 일치하는 것 같아서 심지어 회화 미술에는 문외한인 나일지라도 즐겁게 보았다. 그리고 한 챕터의 말미에는 꼭 주제와 관련된 참고도서에 대한 소개가 있어 더 확장된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친절한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내용적 측면도 좋았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에게는 마르크스 이외에는 이름조차 생소한 철학자가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철학에 대한 깊은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이해가 잘 될 정도로 저자는 철학적 내용을 쉽게 풀어내고 있다. 각종 어려운 인용구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한몫 했다고 생각했다. 생판 남 같아보이는 시와 철학 사이의 연결고리를 기막히게 만들어내는 저자의 철학적 깊이가 있는 인문학적 사유가 돋보였다(인문대생으로서 나는 아직 너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마술사 같다는 느낌까지. '인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아시겠지만~'이라는 하는 철학자도 죄다 모르고 있어서 가슴아팠던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이 책이 무작정 시와 특정 철학 담론을 연결시킨 것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인상깊게 읽히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 책에는 내용 전체를 관통하는 '사랑과 자유'라는 테마가 있다.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한국의 시인들과 서양의 철학자들이 '사랑과 자유의 철학'이라는 매개로 연결된다는 것을 관조하고 있는 것은 실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 이유는 시와 철학 안에 담겨 있는 인간 본연의 자유와 사랑은 그리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이럴 때면 '인간의 진정한 본질, 존엄함이란 없다'라는 뉘앙스의 푸코나 몇몇 위대한 철학자의 생각이 다 맞지는 않을거라는 소소한 반감을 가져본다.

다만 고정희와 시몬 베유 부분은 크리스찬적인 색채가 강해서 뿌리깊은 무신론자(?)인 나에겐 읽는 데 어색함이 있었다. 기존의 기독교에 대한 반감도 한몫 했다. 그렇지만 저자는 '해방신학'을 소개하면서 자유를 논하는데, 그 찬찬한 논의가 인상깊었고 기독교에 대한 편견을 약간이나마 없앨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즘 사랑에 대해서 이런저런 고민을 해보고 있는데, 이 책이 말하는 사랑에 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사랑을 논한 파트에서 인상깊었던 것이 김행숙과 바르친, 채호기와 맥루한 챕터였다. 각각의 챕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문구를 가져와본다. 

이제 포옹을 "침묵을 이루는 두 개의 입술"과도 같고, "곧 벌어질 시간의 아가리"와 같다고 한 시인에게 공감할수 있으신가요? (...) 영원히 하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가 되려는 희망을 버릴 수 없기에 침묵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 그러나 포옹으로 타자와 영원히 하나가 될 수 없으니까,(...) 포옹은 "곧 벌어질 시간의 아가리"를 함축하고 있는 겁니다. (p.123) 

엑스터시는 '바깥으로 나가 있는 상태'(...) 바깥이란 바로 타자가 있는 자리 (...) 결국 엑스터시를 목적으로 하는 섹스는 근본적으로 타자와 소통하겠다는 인간의 절절한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지요. (p.132. 이전에 친구에게 들었던 바타이유가 말한 성욕의 정의와 유사해서 놀랐다.) 

한편 자유에 대한 논의도 참 좋았다고 느낀 것이, 김수영과 신동엽의 자유... 그들의 시를 말하는 부분에서 내가 추구하고 싶다고 생각해왔던 문학(시는 아니고 소설이지만)에 대해 어느 정도 갈피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것을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몰랐는데, 김수영이나 신동엽이 말하는 자유의 문학, 문학의 자유가 딱 평소 생각에 맞는 것 같아서 놀랐다. 역시 인간의 본연적 사고를 향해 파고들면 비슷하게 생각하게 되는 특성이 있긴 한가보다. 인용을 좀 해본다.

"모든 실험적인 문학은 필연적으로 완전한 세계의 구현을 목표로 하는 진보의 편에 서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모든 전위문학은 불온하다. 그리고 모든 살아있는 문학은 불온한 것이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문학의 본질이 꿈을 추구하는 것이고 불가능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151) 

'자유로운 개인의 공동체'란 경제적 구조나 정치적 구조를 변혁시켜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남을 지배하거나 남에게 복종하려는 야만적 동물성을 원천적으로 극복할 때에만 가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p.168)

간만에 좋은 책을 읽은 것 같다. 이 저자의 전작인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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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신자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맹신자들 -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
에릭 호퍼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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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역사를 공부하려고 하는 사람이지만, 특히 그 중에서도 '혁명'에 대한 역사나 '독재'에 대한 역사에 관심이 많다.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는 '맹신자들'의 대중운동이 자주 출현하는 역사적 사건들에 해당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10월 추천에 넣지는 않았지만 사실 흥미롭게 보고 있던 책이었다. 혁명이나 독재의 역사적 흐름에 대해서 공부한 적은 있지만 그 원리에 대해서는 좋은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이 책에 별점 4개를 줬다. 내용 자체의 설득력에 대해서는 4.5에 가깝지만, 세상에 비친 대중운동의 특징을 전부 보여주고 있는지, 균형있게 보여주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니 4개를 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여겨졌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설득력'있다는 점, 균형있는 시각을 보여주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여러 대중운동이 공통점이 많다는 가정은 모든 운동이 똑같이 이롭다거나 똑같이 해롭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일절 시비를 가름하지 않으며 일절 호오를 밝히지 않는다. 다만 설명하고자 할 뿐이며...'(p14. 인용자 강조)

 보통 대중운동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좌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주로 생각하기 마련인데, 저자의 경우 대중운동이 성향을 막론하고 극좌에서 극우까지 아우른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예시도 한 쪽 성향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사건으로부터 논거를 제시한다. 특정 대중운동에 대한 판단 또한 유보함으로써 읽는 독자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대중운동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운동의 특징을 고찰하겠다는 요지가 돋보인 것 같다. 

 사실 나는 처음에 대중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맹신자들'(번역의 뉘앙스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라고 칭하는 것에서 약간 마음이 불편했었고 끝까지 책을 잘 읽을 수 있을지 걱정이었지만, 꽤나 설득력있게 전개되는 이 책의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며 불편함을 감수하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감탄했던 부분이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대중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가에 고찰하며 저자는 '빈민(가난한 사람)'을 이야기한다. 보통 '빈민은 대중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라는 결론에 그치는 데 비해, 저자는 빈민의 유형을 하나하나 나눠가면서 어떤 빈민은 보수성을 지니고 어떤 빈민은 급격한 변화를 지향하는지 고찰하는 세심함을 보이고 있다.  

'반향을 자극하는 것은 현실의 고통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의 경험이다.'(p.52) 

'공동체적 양식이 붕괴되고 부패한 곳에서는 대중운동이 파고들어가 수확을 거둘 수 있다.'(p.60) 

 이처럼 이 책은 꽤나 설득력있고 합리적으로 보이려는 맥락을 견지한다. 사실 상당히 그럴듯한 논리다. 허나 아이러니한 것은 이 책에서 그렇게 보여주려고 안간힘을 쓴 합리성 때문에 이 책의 아쉬운 점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일단 책의 형식상에 대한 아쉬움이다. 약간 주제넘은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조금 정제되지 않은 문체라는 느낌이 문득 들었다. 어쩌면 번역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읽는 도중 종종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는 문장이 있어서 그런 모양이었다. 전체적으로는 풍부한 예시를 들며 쉽게 이해할 수 있었기에 큰 흠은 아니다. 번호를 125개로 나눈 것도 그렇다. 굳이 그렇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소제목을 더 자세히 다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한다. 어떤 항은 3줄, 어떤 항은 열몇 페이지라니... 내용상의 체계성과 합리성을 형식적으로도 견지해 주면 좋지 않았을까?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과연 이것이 합리적인지 의문이 드는 내용도 있었다. 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보이려고 '쓰인'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이 책에서 처음부터 견지하고 있는 것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좌절한 사람들은 급진적 변화를 선호한다(p.21)' 

 이는 마치 이 사회에서 가장 안 좋은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변화를 시도하려고 하며, (그렇기에 대중운동은 약간 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처럼 들렸다. 물론, '좌절'의 의미를 '이 사회의 부당함을 느끼는 것' 정도로 확대해서 이야기한다면 또 모르지만, 이 저자가 말하고 있는 '좌절한 자들'의 정의는 그렇지 않은 듯했다. 쉽게 말해, 대중운동의 참여자의 범주를 정하고 일반화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그 과정 자체에 무언의 뉘앙스가 들어간다는 느낌이었다. 그 과정에서 삭제되는 것도 많고.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은 내 자신이 대중운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사람인데도 나는 저자가 말한 어느 유형에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좌절한 이들만 대중운동을 한다고 보는 관점은 좀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소위 '데모'를 깔보고 멸시했었고 지금도 그런 까닭 중에서 실제로 이런 말들을 한다. 열심히 노력하지는 않고 자기가 상황이 안 좋으니까 괜히 운동한다는 논지인데, 이 책은 (절대로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이런 논지에 충분히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의 변두리가 아니라 중간에 서 있더라도, 만약 사회에 문제의식을 느낀다면 충분히 대중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 동기가 항상 '자기부정을 향한 갈망'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란 말인가. 물론 이러한 아쉬움은 일반화와 법칙화를 중시하는 사회과학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으나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불편함'을 조금 더 강화시킨 것이 이 저자가 든 예시에서 언뜻 투영되는 뉘앙스 때문이었다. 저자는 p.71에서 강한 공동체와 대중운동 참여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하며 유대인을 이야기한다. 한참 잘 읽고 있는데 순간 이런 말이 눈에 띄었다. 

'유대인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에 시오니즘이 출현하여 공동체 안에 그들을 감싸 안으며 소외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은 신의 섭리나 다름없는 듯하다. 유대인에게 이스라엘은 고향과 가족, 회당과 민족, 국가와 혁명 정당, 이 모든 것이 하나로 된, 실로 귀중한 안식처이다.'(p.71) 

'일본의 눈부신 근대화는...(페이지를 못찾겠네요)'

 순간 갸우뚱하며 이 책의 저자가 유대인인가를 알아봤을 정도다. 나름 합리적으로 보이려 애썼다는 책에서 이런 문구를 보게 된 건 작고도 큰 오점으로 생각되었다. 만약 정말로 좌우 편향되지 않아 보이는 책을 쓰려고 했다면, 예시를 드는 것에도 조금 더 신경을 쓰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나름 마지막 파트에서 대중운동의 긍정성을 약간 다루려고 한 점은 어쨌거나 중요하지만, 이러한 앞의 파트에서 이미 편견이 생겨버렸는지 약간 꼬아서 읽게 된 면이 없잖아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 합리적인 일반화(한계도 있었지만)를 통해 대중운동의 특성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준 책이라 흥미롭게 읽은 것 같다. 앞으로 대중운동을 접하게 될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이 책에서 본 것들을 이것저것 적용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도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통해서 이 책에서 맞다고 생각한 것, 빠졌다고 생각한 것 등에 대해 더 심도 있는 생각이 가능할 것 같다. 그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뜻깊게 읽은 듯 싶다. 물론 저 사람들이 맹신자인지 아닌지 정도는 구분해서 보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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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드 러셀의 <과학의 미래> 

이 책의 소개에 '일상에 숨어 있는 과학 기술의 힘, 그것이 권력화될 때 민주주의는 사라진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 어느 때보다 과학이 첨단화된 요즘 같은 시대에, 이 말은 정말로 많은 고민을 던져준다. 러셀 이후 수십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사람들은 보통 '과학이 ~라더라'라고 과학을 내세우기만 해도 쉽게 믿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과학은 소수에 의해 독점되고 이용된다. 러셀은 이 책에서 '철학'을 통해 이러한 '과학의 권력화'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1984'나 '멋진 신세계'같은 디스토피아 소설을 참 좋아했었는데, 그 영감이 여기서부터 왔다니 더 구미가 당긴다.
 

 

 


로이크 쇼보의 <환경 위기 지도>

이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상처가 서서히 사람들에게 잊혀져 간다. 하지만 세계는 결코 잊지 못할 환경적 재앙으로 남을 것이다. 그런 만큼, 현대처럼 환경 문제로 이처럼 민감해진 적이 없다. 그렇지만 자본주의의 굴레 아래에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서 충실하게 살아가다 보면 환경 문제는 어느새 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대기, 바다 등 수자원, 부족한 식량 문제, 도시 문제를 다루며 친환경 사회에 대한 전망으로 끝맺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시대의 환경 문제를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승의 동아시아 평화기행>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동아시아는 사이가 좋았던 적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에서는 한국, 타이완, 오끼나와, 일본의 근현대사를 간략히 다루며 동아시아의 평화는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지 저자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땅에 사는 '한국'이라는 국적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는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들이 아닐까.

 

 

   
 

김용민의 <보수를 팝니다>  

요즘 <나는 꼼수다>가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나꼼수를 듣다가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 등 상당한 유머감각을 갖췄으면서도 현 세대의 보수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비판력을 가진 김용민 PD. 그가 책을 통하여 우리 시대의 보수를 해체하여 낱낱이 이야기한다. 나꼼수의 애청자로서 꼭 읽어보고 싶은 책.
 

  
 

  

우장균의 <다시 자유언론의 현장에서>
요즘 미디어는 권력화되었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그정도로 미디어의 힘은 거대해져 그것이 국민의 여론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언론'이라는 것은 중요하다. 자유언론을 외치다 해직당한 한 언론인이 <쇼생크 탈출>, <인생은 아름다워> 등 유명 영화를 통해 진정한 언론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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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10기 신간평가단 활동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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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다. 

우리는 보통 이슬람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인상부터 가지게 되곤 하는데 사실 이러한 이미지는 선진국 언론들의 프레임으로부터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슬람이라고 다 악당인가? 그런 법은 없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세계사에 관심이 많았고 실제 이슬람권의 문화에 대해 배우기도 했지만 내가 배웠던 것은 주류사적 관점이었다.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이 쓴 세계사는 어떨까 궁금하다.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이라고 하니 이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가 떠오른다. 

 

<사회생물학 대논쟁>이라는 책이다. 

요즘 대학에서 과학과 사회의 관계를 탐구하는 과학기술학(STS) 강의를 듣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회생물학 대논쟁'이라는 책이 유별나게 눈에 띈다. 과학이 사회를 움직인것인지 사회가 과학을 움직인것인지 등 사회생물학에서는 아주 고전적인 기술결정론으로부터 시작해서, 다윈의 진화론까지 접목시켜 풍부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인문학을 공부한 저자부터 시작해서 인문학과 과학의 중간에 있는 과학기술학(STS) 전공자와 생물학을 전공한 저자까지, 저자들의 스펙트럼만 봐도 기대가 많이 되는 책이다.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 특히나 인문/사회/과학이라는 카테고리에 무지 적절한 책이 아닌가 싶다. 기대 도서 중 1위.

 

 

<아이콘>.  

우리에게는 워낙 유명한 진중권 씨의 책이라 그리 길게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지만- 나는 진중권 씨의 책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기에 할 말이 없는 건 사실이다. 나는 역사 쪽에는 관심이 많지만 철학에는 형편없이 약해서 그런지 '철학 매뉴얼'이라는 부제가 눈에 띈다. 이 책을 읽으면 다른 철학서를 읽기가 조금 더 수월해질까? 라틴어라거나 철학 용어의 어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래서 책 이름이 아이콘인가. 

 

 

<칠레의 모든 기록> 

두번째로 제일 기대가 되는 책이다. 저자는 다름아닌 유명한 대문학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고등학교 때 스페인어를 잠깐이나마 공부했었고, 덕분에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좀 가지게 되었는데 칠레에 대해서는 아옌데의 이름만 어렴풋이 알 정도의 지식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꼭 한번 읽어보고 싶기도 하다. 이 책에서 마르케스가 증언하고 있는 칠레의 역사는 어떤 역사일까? 정말로 궁금해진다. 칠레의 역사 뿐만이 아니라 마르케스의 문학적 향기도 들어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또한 있다. 

 

<군대를 버린 나라> 

의무적으로 모든 남자가 군대에 2년씩 다녀와야 하는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군대를 버린 나라'라는 제목은 자극스럽기 그지없다. 이 책의 주인공은 코스타리카. 사실 이름 한 두번 정도밖에 들어보지 못한 작은 나라인데, 그 나라가 위치한 곳은 바로 중남미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정말 수많은 의문점이 떠오른다. 거칠고 험난한 중남미 국가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코스타리카는 어떻게 군대를 버릴 수 있었을까? 정말로 궁금해지는 책이다. 물론, 코스타리카가 지나치게 이상화되어 '낙원'처럼 비쳐지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군대를 버렸다'는 사실 하나 자체만으로 이 책은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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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꽃다리 2011-10-01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경우, 진중권의 아이콘을 읽고 다른 철학서 읽기가 수월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과 철학이 어떻게 만나는지, 현실에 작용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은 알것 같았습니다. 진중권 다운 책이라는 점에 한표.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네요.

메로나 2011-10-02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 뵈는 책들이다! 칠레라니! 코스타리카라니! 피노체트 쿠테타에 대한 멋진 책 한권을 더 찾아서 이거 올려달라고 할려 그랬는데 이미 올려버렸구나ㅜㅜ 나는 칠레의 모든 기록 말고 다른 책 올릴게요.. 마르케스가 쓴 칠레의 모든 기록 책은 중도에 가면 빌릴 수 있었던 거 같아ㅋㅋ 내가 사실 지난학기에 레폿쓰려고 빌렸다가 하나도 안 읽고 다시 반납했지만 분명 있었음 ..ㅜㅜ

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0-11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 완료했습니다! 첫 미션 수행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