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원조의 정치경제 정치연구총서 10
김동훈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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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과 원조의 정치경제


이 책의 관심 주제는 저개발의 원인과 국제사회 대응이다. 산업화 이후 적어도 200년 전부터 시작된 개발, 이른바 산업혁명 전후의 세계, 지은이가 인용하는 토머스 홉스의 말이 촌철살인이다. 17세 이전의 사람들의 삶은 “거칠었으며, 잔인했고 짧았다” 그러나 17세 이후의 그들의 삶은 “더 거칠었으며, 더 잔인했고, 더 짧았다”라고, 맞는 말이다. 급격한 환경의 변화 열쇳말은 “개발”이다. 경제성장의 혜택을 받지 못한 개인과 국가가 이 책의 주요 관심사다. 20세기의 국제적 수준의 불평등과 국제사회의 대응, AI와 자율주행 등으로 상징화된 제4차 산업의 물결이 이는 지금의 모습이 19세기 상황과 유사하다(직업의 몇 명과 전환, 없어지는 일자리와 새로 생기는 그것, 노동의 세계와 시장의 혼란) 


이 책은 2017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던 연구과제로 고려대 정치연구소 “정치연구총서 10”이다. 구성은 3장 체재다. 1장에서는 “개발”에 관한 일반론, 우리는 왜 저개발국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하는 논쟁 소개, 2장에서는 정치적 측면에서 왜 가난한 나라는 가난한지를, 민주주의와 다양성에 관한 소개가 실려있다. 3장에서는 저개발국가에 대한 선진국의 국제개발협력과 공적 개발원조에 관한 분석을 싣는다. 정부 당파성의 논의와 국제개발에 관한 우리 사회 인식 등도 실려있어 흥미롭다. 


개발?, 그리고 국제개발 협력의 윤리적 기반


개발이란, 20세기 모든 국가를 “일반적인 척도로 평가할 것이 있다”라는 가정 아래 사용, 미국 트루먼 대통령 취임사에서 저개발국가에 대한 원조계획을 발표하면서 저개발국가의 ‘개발’을 산업화의 과정으로 인식, 19세기에 사용하던 후진사회(차별적이라 사용하지 않게 됐지만), 제3세계(냉전 시대 프랑스의 제3계급이란 용어를 차용, 미소 진영에 속하지 않는 나라들이 가난했기에), 글로벌 사우스(남북문제, 북은 선진국, 남은 저개발국, 지리적 개념이기에 가치 중립적), 개발은 산업화시대의 경제 성장문제만으로 취급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져, 개발의 문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빈곤한지, 경제성장의 혜택을 받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했기에, 소득의 분배(불평등)문제가 핵심적인 논쟁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소득의 증가는 개발에 대한 역량 접근이 가능한지가 문제(아마티아 센의 이론), 즉 인간개발지수는 경제성장의 수준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소득증가”가 개발의 중요한 측면이다. 


왜 저개발국가에 관심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가? 에 관한 물음에 경제적, 안보적 이유(이른바 진영론)를 들고 있지만, 저개발국을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그 실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국제개발 협력의 철학적, 윤리적 정당성이 중요하다. 국제적 혹은 세계적 분배적 정의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첫째는 후생극대화를 위해 빈곤국에 대한 개발 협력 및 원조를 정당화하는 방법이다. 둘째, 빈곤국의 권리로서 인식하는 것, 세 번째는 보상 혹은 자격의 관점에서 빈곤국에 대한 원조를 정당화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왜 가난한 나라는 가난한가? 저개발의 원인은


지은이는 가난한 나라의 악순환 즉, 뫼비우스 띠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섯 가지 즉, 자원의 저주, 부패, 이익집단, 정치제도와 민주주의 다양성을 눈여겨본다. 이 다섯 가지가 한데 묶여서 나타나거나 혹은 부분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자원의 저주 현상은 자원 부족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자원이 넘쳐나도 수출의 급격한 증거는 경제침체 늪에 빠지는 것이다. 부패 역시, 지극히 비밀스럽게 이루어지기에 국제적인 조사는 부패에 관한 인식조사라는 점에서, 주관적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이익집단 또한. 그러하다. 결국, 부패와 이익집단 그리고 정치제도는 한 틀로 묶이면서, 분배의 왜곡이 생긴다는 논리다. 세외수입의 증가로 정실주의가 강화되어 독립적인 시민사회가 형성되는 것이 억제될 가능성 크다. 그리고 권위주의 정권의 지배계층은 천연자원의 수익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지출에 사용함으로써 권위주의 정권의 방어막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와 다양성은 어떤 의미에서 저개발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긍정적 환경으로 만들 수 있냐 하는 것도 중요한 쟁점 중 하나다. 개발이 사회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면서 삶의 질을 높여가는 것이라 한다면 개방되고 세계화된 우리의 현실에서 사회의 문제해결 능력에 있어 다양성이 미치는 영향을 이해해야 한다. 다양성과 무능한 민주주의에 관한 설명과 관련된 논쟁은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결론적으로 개발과 성장을 위해서는 “포용적인 민주주의 강화”가 필수적임을 지적한다. 


국제사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정부(공적)개발원조)는 저개발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를 의미하며, 저개발국 정부, 지역, 또는 국제기구에 제공되는 자금이나 기술 협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한국의 ODA 현황에서는 저개발국을 개발도상국으로 표기하고 있다. 우리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은 협력대상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를 증진, 우리 기업과 전문가들이 국제 원조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는 기반조성. 즉, 우리 법은 한국의 대외이미지 제고, 한국기업의 상업적 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도주의적 관점보다는 외교 정책적 방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국내복지정책, 정부 당파성, 관료제·시민사회, 이민의 현실, 내전 등과 국제개발 협력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어, 단순히 개발, 빈곤에서 탈출하도록 저개발국을 지원하는 데도 지원국 내의 다양한 환경과 여건에 따라 그 내용과 방향성을 달리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개발과 국제개발 협력에 관한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꽤 눈여겨봐야 할 곳이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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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장자에게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묻다 -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ESG, ESH 관계자 필독서
최병철 지음 / 대경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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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엄을 지표로 말 할 수 있는가?


지은이 최병철의 참신한 발상, 2,500년 전의 고전 속에서 안전경영을 배운다는 발상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다. 날로 새롭고 또 새로워진다는 말이다. 산업현장에서 재해제로라는 간판을 붙여놓고, 환경, 보건, 안전(EHS)을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실제로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 듯하다. 날마다 산업현장에서 2.7명이 사고로 사망하는데, 이를 만인율(전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중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가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할 때 사용하는 지표), 재해율(전체 노동자 중 재해노동자의 비중, 천인율 등)등으로 하지만, 중상이든 경상이든 재해 1건임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산업안전보건법 4조는 정부책무를, 그리고 제4조의2에 지자체의 책무를, 제4조의3에 지자체의 산재 예방 활동을 하고 이에 필요한 사항을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도 2024.1.27.부터, 실제 5인 미만의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중대 재해 예방은 리스크 회피 등 소극적인 대응으로는 기업의 안전경영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ESG 경영 또한 그렇다.


이 책은 이런 산업현장의 환경, 보건, 안전에 관한 생각은 춘추전국시대의 영토분쟁과 현대 기업의 경쟁과 그게 다를 바 없다고, 여기에 등장하는 제자백가나 지금의 각종 전문가, 사람들이 정신적, 물리적으로 안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공자, 노자, 장자 등의 성인들은 EHS관련 안전경영책임자이기도 했다고 지은이는 생각한다. 산업재해를 기능적으로 접근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이제는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안전경영은 인간 존엄의 개념에서 평가되고 실행되어야! 


EHS경영(안전경영)을 제대로 하고 있나? 라는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할 개인이나 기업은 별로 없다. 경영지표가 성과 측정, 평가가 반영되지 않거나 반영하기 어려운 점은 위에서 말한 재해율이 재해 강도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안전경영은 인문학에서 말하는 인간 존엄의 개념에서 평가되고 실행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세상이 돈, 물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여기서 발상 전환을 해보자는 말이다. 이른바 안전의 문화화, 산재 예방 교육을 의무로 여기면 여전히 의무일 뿐, 일하는 사람 생활 속에 문화로 자리해야만 산재 예방도 안전경영도 근본적으로 가능하다. 


ESH가치와 기업 생존의 관계, “생존전략”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더불어 소극적 ESH를 넘어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경쟁력으로 여겨야 한다. 당연한 질서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사고 예방을 위한 태도는 “겸손”이다. 우리가 말하는 “안전 불감증”은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 감각이 무뎌졌다는 의미다. 맹자는 우리가 교만해졌을 때, 무감각해진다고, 그 무감각은 화려한 불빛이나 소음 혹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감각이 위험에 둔해졌기 때문이라고, 늘 긴장하고 지속적인 자극은 유가 사상에서 자기성찰, 늘 되돌아보라는 말과도 같은 맥락이기에 그렇다. 


지은이는 공맹과 노장사상에서 환경, 보건, 안전은 밑바탕에 깔려있다고, 즉, 인간 세상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들이라는 보편적 사고라는 점을 강조한다. 


인간 중심적 사고로, 온고지신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말 그대로 “리스크”와 “매니지먼트”를 어떻게 보는 가에 달려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무엇이 위험인가, 산업현장의 구조물, 작업 진행 매뉴얼, TBM(생산공정별 툴박스미팅, 소모임), 형식은 갖춰져 있고, 산업안전 예방 교육도 정해진 시간을 채우지만, 정작, 산업현장의 “위험”은 바로 사고방식과 인식, 인문학적 접근 속에 바로 안전문화화라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과제다. 이 책은 산업현장에서 기계적인 환경, 보건, 안전 지키기 운동만으로는 안전경영전략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릴 수 없고, 안전문화라는 질을 달리하는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산업현장에서는 그저 보여주기식으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냐는 말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들릴 것이다. 일하는데 위험이 따르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 일하는데 애초부터 위험이 존재할 여지를 없애면 되지라는 생각, 지은이 말처럼 잘못된 질문에 잘못된 답을 하기보다는, 잘못된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해야 한다. 


만약, 2500년 전의 현자, 성인이 우리 사회, 당대에서 한참 미래로 와서 CSO(전략), CSV(기업의 사회적 가치) 제고를 담당하게 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다만,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새롭게 현대적 감각으로 해석하는 유연성이, 이 유연성은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이 책에는 고전 속 문장과 현대적 맥락에서 EHS의 가치와 연결하는 흥미로운 접근이 특징이다. 그저, 그런 경영학 영역의 “안전경영전략”과는 결이 다름을, 어차피 안전경영이란 화두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이 책의 접근 방법 또한 그런 맥락에서 이해를 전제로 하지만, “인간중심”적 사고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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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의 비밀, 이준 열사 사망 미스터리
김철 지음 / 열세번째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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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의 시공간을 초월한 정의를 찾는 여정


정의의 여신 “디케의 꿈”이라는 부제가 붙은 소설<헤이그의 비밀>-이준 열사 사망 미스터리-, 작가 김철, 여러 나라에서 생활한 덕에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키웠던 상상력은 그리스신화 속 신들과 인간 세상의 판타지 “반지의 제왕”처럼, 반신반인도, 전쟁의 신 “아레스”, 헤이그 밀사 사건의 3인, 이준, 이상설, 이위종, 이준은 정의의 여신 디케의 상징인 비늘 문신이, 이위종은 질서의 여신 에우노미아의 예언자였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일본의 조선 지배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3명의 사절단은 식민지를 가진 제국들이 참여한 그들이 처지에서 한 평화회의임을.


이준 검사는 1907.7.14. 며칠 전 얼굴에 난 농양 제거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 이준은 만국평화회의장에 참석할 수 없게 돼 비분강개한 끝에 자살한 것이라는 추측도, 시신 부검서에도 사망원인이 분명하지 않고.


이 소설은 1907년 헤이그에 온 이준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네덜란드 경찰과 일본, 미국 등이 자국 이익을 우선으로 하고 있음을, 여기에 등장하는 신탁받은 인간들이 이준 열사의 사망 미스터리를 풀고자 시공을 넘나들면서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역사 판타지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정의의 여신 디케와 아레스의 손녀이면서 이위종의 아내였던 엘리사는 이준의 부검 결과서를 찾으려 한다. 이 부검서와 관련된 인물은 이예빈의 할아버지 이준호 변호사인데, 그가 사라져 버렸다. 디케의 신탁을 받은 이준호는 아레스에게 붙잡힌 것인가, 아레스는 끊임없이 인간 세상에 모든 전쟁을 일으키는 저주를 받은 신, 그리스 신의 세계에서 쫓겨난 신이었다. 미국이든, 일본, 독일이든 그가 관여하지 않은 전쟁은 없었으니, 실제 이준은 일본군 장교가 죽였다. 이를 쫓아 1945년 2차 대전의 싸움터로, 일본군 장교를 찾아.

시공을 넘나드는 가운데, 주인공 또래의 젊었던 할아버지 이준호를 감옥에서 만나게 된다. 서로 갇혀있었으니 얼굴을 직접 볼 수 없는 환경이라 그다음의 궁금증과 상상은 여기까지.


호라이, 자연 질서의 화신, 우주의 제 기능 유지하고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겼던 여신들의 모임으로 정의의 여신 디케, 평화의 여신 아이린, 질서의 여신 에우노미아 세 자매 신이 있었다는 전제에서 대한제국의 세 명의 이준, 이상설, 이위종과 평화의 여신 아이린과 연결된 안나, 그리고 그의 아버지인 행크형사가 각각 이준의 죽음에 일본이 개입됐다고…. 행크는 누군가의 손에 죽고.


이 소설의 끝은 엘리사가 이준호의 손자 이예빈에게 전하는 편지로, 다시 시간을 거슬러 이예빈 앞에 나타난 정의의 여신 디케는 1960년대 미국에서 일을 맡아줄 것을. 아마도 케네디 대통령의 죽음 미스터리를 풀어보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의 다음을 암시한다. 


100여 년의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정의수호를 하는 디케, 아직 예언자가 없는 상태다. 혹시, 이예빈에게 예언자가 돼 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일까.


이 소설은 헤이그 밀사 혹은 특사 중 이준 검사 죽음의 미스터리는 당대의 세계 질서의 반영과 인간의 죽음에 대한 접근 태도와 생각, 20세기 초, 1907년의 법과 인권의식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작가는 소설 마지막 2022년 현재, 대검찰청 건물 내에 세워진 이준 검사의 흉상은 정의를 말한다. 모든 검사에게 “정의 수호”를. 한국 사회에서 유지하고자 하는 공정과 공평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상징적으로 만국평화회의는 대한제국의 독립도, 일본의 식민지배도 눈감았고, 이준은 일본군 손에 죽었다. 이런 이준이 대검찰청 안에 자리한 까닭은?, 이위종은 헤이그를 떠나 미국으로 가 루스벨트와 만난 자리에서 조미 통상조약이행을 촉구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이준 검사를 암살한 일본군 장교가 거기에 나타나 이상설과 이위종을 비웃는다. 


이상설은 만주로, 이위종은 러시아로 돌아가 군인이 된다. 신이, 정의의 여신 디케가 필요로 한 이준은 지금을 사는 정의감 강한 한국의 검사, 이예빈이다. 출세에 관심 없이 묵묵히 제 할 일하는 검사다. 꽤 독특한 시공간 설정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정의의 여신은 늘 시의적절하게 정의를 실현하지는 않는다. 누군가 인간세상에서 함께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굳은 신념을 가진 사람과 함께하지 않으면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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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9
안정애 지음 / 가람기획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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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보는 중국사 100장면


이 책 <중국사 다이제스트 100>은 출간된 지 한참 된 <한 권으로 보는 중국사 100>의 공저자 안정애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다시 손질해서 내놓은 책이다. 지은이는 중국사에 전기가 되었던 100개의 사건이라는 큰 틀은 그대로 가져가되, 각 사건을 서술함에 “인간”이 기본적 출발임을, 시대별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와 함께, 중국의 역사가 한국의 그것과 구별되고, 또 연관돼 이해할 수 있기를, 특히, 중국 현대사의 전개를 통해 북한에 관한 이해도 조금은 성숙해지기를 기대한다고 적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는 선사에서 현대까지 7개의 장으로 나누고, 중국의 선사를, 50만 년 전 북경원인의 출현과 중국 문명의 기원인 하강 문명과 홍산 문화, 그리고 계급사회가 출현했던 용산, 양저문화를, 고대시대는 하나라의 성립에서 황건적의 난에 이르기까지 20개의 사건, 여기에서는 갑골문의 상(商)나라, 제자백가, 진시황과 유명한 항우와 유방의 결전 한 제국의 출현, 흉노족, 사마천의 사기, 후한의 성립, 채윤의 종이 발명까지를 다룬다. 


3장 중세 편은 적벽대전, 삼국지연의의 무대인 삼국지, 도교, 고구려를 치다 망한 수나라, 당 태종의 정관의 치, 절도사 무인의 시대였던 안사의 난, 황소의 난에 이르기까지 14개의 사건을, 4장. 근세 전기에 일어난 15개의 사건, 5대 10국과 송의 건국에서 북송의 멸망, 몽골의 시대(원나라), 일본원정, 홍건적의 난까지를 다룬다. 5장, 근세 후기의 15개 사건, 한족의 부활, 주원장의 명 건국, 양명학, 임진왜란과 동아시아정세의 변동, 정성공의 대만 정복, 청나라건국, 만주족의 지배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의 융성기, 서구열강의 침입에 이르기까지, 


6장 아편전쟁과 함께 시작된 중국의 근대사회는 20개의 사건에 들어있다. 태평천국, 청일전쟁, 의화단, 신해혁명, 위안스카이의 중국통치, 군벌들의 시대, 5.4운동, 공산당 창당과 홍군, 만주사변, 국공합작, 중일전쟁과 남경대학살, 두 자매의 다른 길, 송경령과 송미령에 이르기까지 7장 현대, 대만의 중화민국(국민당), 중국 소수민족의 고난(티베트 침략), 중, 소 대립, 대약진 운동과 인민공사의 건설, 문화대혁명, 미, 중수교, 천안문 사건,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에 이르기까지 13개의 사건.


50만 년 역사를 그렇다치고 적어도 한국, 일본, 베트남, 인도 등과의 관련 속에서 5000여 년의 역사 흐름 전환기에 일어났던 작은 사건들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큰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100개의 이야기 주인공은 “인간”이다. 어떤 생각을 가졌던 삶이 주요했다. 선사에서 현대까지 “행복”을 찾아서 개인이든 집단이든 작은 권력이든 큰 권력이든, 특히 역사 속의 전환 계기는 종교다. 영국의 역사학자 E.H.카의 역사발전 법칙처럼 모순이 쌓이고 쌓여 폭발 직전의 신호는 종교다. 고대, 한나라의 혼란 속에 황건적, 홍건적의 난 또한 놓치고 지나갈 수 없는 역사다. 


중국의 역사 속에 두드러진 “대상인 집단의 출현과 사민평등”


1500년 전후에 일어난 양명학, 산업과 과학기술 모습을, 시대의 흐름은 절대적일 것 같은 성리학에 대립하는 양명학이, 인간이 선천적으로 지난 역량을 자연스럽게 발현하는 것이다. 효라는 것도 어버이를 공경하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원리가 실현되는 것으로 봤다.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양지(良知)에 도달할 수 있다는 도덕적 실천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으로 양명학은 시대의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하여 사민평등을 주장했다. 모든 사람은 선천적으로 도덕적 자각 능력인 양지를 가지고 태어났기에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백성을 다르게 본다. 사농공상의 신분 이동, 재물이나 색의 추구 등을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로 긍정하는 데까지 이르기도. 이러한 시대정신은 상인집단의 출현 밑바탕이 되기도, 중국의 변화 흐름의 한 축을 형성한다. 


톈안먼(천안문)사건과 사태


1976년과 1989년 중국 톈안먼(천안문)에서 발생한 중국 정부의 시민 무력 진압 사건을 말한다. 1976년 발생한 사건은 당시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중국 정권에 항거하여 시위를 전개한 시민들을 중국 당국이 무력 진압한 사건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톈안먼 사태는 1989년 사건을 가리키는데, 이는 중국 정부가 1989년 민주화를 요구하며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던 학생·노동자·시민들을 무력 진압하면서 사상자를 발생시킨 사건을 가리킨다. 


후자는 중국 체제 비판, 중국 덩샤오핑의 개방정책과 경제개혁의 열매가 소수의 당 간부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가고, 자본주의 요소 도입으로 시장경제가 발달한 중국의 양극화 현상, 사회적 지위와 중요 보직의 독점화 등, 공산당통치의 부작용에 대한 불만들이 후야오방 죽음을 계기로 분출된 것이다. 시위대는 정부의 강경 진압 앞에 무너지고, 엄청난 희생자들 낸 채 비극적인 종말, 하지만, 여전히 천안문 사건은 진행 중이다. 5?18 진실규명처럼, 중국은 여전히 톈안먼(천안문)사건과 사태를 통해서 아무런 교훈도 없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애써 무시한 것인지, 


중국이 처한 여러 문제


쑨원의 삼민주의(민족, 민주, 민생)와 4대 민족의 통합 등으로 하나의 중국, 통일된 중국을 위해, 현재 중국은 황제가 되려는 시진핑, 국내경제(양극화, 인플레이션, 일자리, 지역 간 경제 차) 와 민족문제(티베트, 신장웨이우얼 지역 등, 소수민족), 파룬궁(종교문제)과 타이완과의 갈등, 대외군비 확장(인도양 영유권 등) 중국과 러시아, 중국과 북한, 중국과 미국, 중국과 한국, 특히 이전 정부까지의 대중외교의 기본전략인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이라는 기본 틀이 깨지는 등, 불안정한 대중 관계 속에서 한국호를 어디를 향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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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를 바꾼다는 것 - 트랜스젠더 모델 먼로 버그도프의 목소리
먼로 버그도프 지음, 송섬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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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 메이커 “변화를 부르는 사람”

이 책<젠더를 바꾼다는 것>의 지은이 먼로 버그도프는 트랜스젠더 모델이다. 흑인, 여성, 모델, 트랜스젠더가 열쇳말이다. 대기업 “로레알”을 어떻게 바꿔놓았는가, 그의 기나긴 투쟁의 이야기다.

여러 명의 트랜스젠더가 있다면 이들은 각자의 트래지션(전환)이 있다. 모든 트랜스젠더가 정체성을 깨닫는 순간인 유레카가 있는 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여자아이 인형이나 로봇에만 선택적으로 애착을 갖지 않는다. 이런 이분법, 확정적 설명이 대중에게 트랜스젠더의 존재를 쉽게 이해시킬 수 있겠지만, 단순한 접근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바로 이 대목에서 이 책은 트래지션이 우리 모두에게서 일어나는 보편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성별 정체성뿐만 아니라 지금 생활 속에서 모호함을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무한한 변화 가능성을 억제할 필요는 없다. 자신과의 진실한 교감을 계속하라. 그 속에서 자기 발견을.

이 책은 먼로의 자전적 서사다. 사춘기와 섹스, 젠더, 사랑, 인종 그리고 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먼로는 “그 시절 내가 진짜 나를 찾아 나서지 않았더라면, 지금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라고 스스로 자기에게 묻는다. 답은 지금 그 앞에 펼쳐진 현실이겠지만, 그에게 트래지션이라는 결정은 삶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잡는 것이었다. “전환”은 보이지 않는 것과 실체적인 것을 일치하도록 만드는 일이고,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일이다.

비자발적 정체성 극복과정 “트래지션”

우리는 모두 태어남과 동시에 여러 요소에서 비롯된 비자발적 정체성을 지닌다. 인종, 계급, 젠더, 섹슈얼리티(불평등한 권력관계의 산물인 성에 관련된 행위, 태도, 감정, 욕망, 실천, 정체성 따위를 포괄하여 나타내는 말), 종교나 정치 같은 부모나 보호자들의 특정한 요구가 그 요소들이다. 또, 우리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에 대한 다른 사람의 추측과 기대(전통성-남성 중심의-을 바탕으로)로 이루어지는 정체성이기도 하다. 흔히 TV 드라마에서 나오는 게이, 동성애를 혐오하거나 전통에 어긋난다. 정상이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배척, 소외되는 경향을 드러내 보인다. 물론 그렇지 않은 때도 있지만 말이다.

먼로는 어째서 사회가 여성성을 약점이라고, 종속적이며 교묘한 조종에 능한 특성이라고 여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그에게 여성성이란 인간성의 전형이자 우리 모두가 가진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남성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이로써 자기를 정의하는 남성들은 다른 사람이 지닌 강력한 여성성을 위협적이라 여기는데 그것이 비하의 대상이던 자기 안의 여성성을 떠오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참으로 역설적이지만,

역할 모델에서 벗어나기 위해 체조를, 먼로는 어른이 된 뒤, 청소년기에 갖게 된 수치심과 죄책감이라는 두 가지 감정을 지워버리려고 애를 썼다. 청소년기에 그는 그를 닮은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었다. 하지만, 퀴어,흑인, 트랜스젠더, 다문화 가정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는 이는 없었다.

섹스의 경험, 불편했던 기억과 좋았던 기억 끝에 기다리는 건, 권력관계로의 전환, 지배당하고 불법, 그리고 여학생 친구와의 만남 또한...

사랑에 관하여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를 의식하는 가운데 사랑과 관계를 배워간다. 사랑이라는 개념은 종종 성별화되며, 무엇이 우리를 충분하게 하는지를 알게 되기 전부터 사랑은 충족감을 주는 만능열쇠처럼. 사랑은 일반적으로 사회화의 한 형식으로 제시된다. 사랑 또한 모방을 통해 배워가는데, 그 기준은 이성애다. 동성애는 설 자리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집에서 부모의 감시를 이성애의 기준에서 진정한 모습으로 살기 전 먼로가 감당해야 할 장애는 나 자신이 되는 대가로 홀로 남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가부장제와 사랑, 여성들은 모두 외모로 평가받는 사회, 여성들은 다른 눈으로 바라본다. 그는 청소년기 시절, 안전해지려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받으려면, 사랑받으려면, 자기를 사랑하려면 매력적인 외모를 가져야 한다고 믿었다(외모지상주의)

이제 트래지션, 끊임없는 "전환" 의 노력

사회구성원으로서 우리는 권력과 특권이라는 뿌리 깊은 체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작은 목소리를 중요하게 보는 사람으로, 적어도 이런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전환해야 한다. 먼로의 개인적 성공, 영국 역사상 패션과 미용업계에서 로레알과 일한 최초의 트랜스젠더 모델, 영국판<보그> 최초의 흑인 영국인 트랜스 여성 표지 모델, 영국판<코스모폴리탄> 표지에 실린 최초의 트랜스 젠더 여성 모델 등의 화려한 개인 이력은 오히려 그에게 이중 압박으로 다가왔다. 현실의 트랜스젠더의 삶을 대변하는가, 뭔가를 잘못하면 나를 닮은 다른 사람들을 고용하지 않을 구실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그들의 편견을 정당화할지 모른다고 느꼈다. 완전 고용의 특권 속에서 그는 여전히 그의 길을 가려 애쓴다. 자칫 한순간에 그는 천연기념물처럼 대상화되거나, 박제된 그로 남을 수도 있는 엄혹한 환경 아래 놓여있음을 자각하고 있다. 고용주에게 건네는 말조차 내가 이 말을 하면 어떻게 보일까 하는 자기검열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치열하게 진정한 자기 모습을 찾아 사회적 편견과 평판에 주눅 들지 않고, 트라우마에 잡이 먹히지 않기 위해 꿋꿋하게 버텨온 트랜스젠더 모델의 삶 이야기다. 먼로가 이 책을 쓴 목적은 그와 같은 트랜스젠더들이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그런 세상, 더는 싸우지 않는 평화를 염원한다. 그를 비방하는 개개인을 상대로 다투기보다는, 현실의 벽이 높고 두터움을 받아들이고, 이런 해악이 일어나게 만든 사회구조에 다시금 집중하는 것이 에너지와 목적의식을 더욱 잘 쓰는 방법이라는 자신에게 들려주면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되새기자는 것이다.

아직도 먼로의 청소년기처럼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가는 트랜스젠더들이 많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기를 응원하면서, 자신을 향해서도 흔들림 없이 이들과 함께 늘 전환을 생각하면서 전진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그는 <코스모폴리탄>어워드에서 2018년 올해의 체인지 메이커로 선정되기도 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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