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구 트렌드 2022-2027 - 인구 절벽 위기를 기회로 맞바꿀 새로운 미래 지도
전영수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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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구 트렌드

 

맬서스의 ‘인구학’을 주제로 한 강의를 수십 년 전에 들은 듯한데,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인구는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즉, 시장에서 수요는 곧 인구라는 말이다. 

 

벌써 10년도 넘은 일인데,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가 저출산고령사회의 절박함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제 여러분 주위에서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을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여기까지는 뭐 그럴 수도 있지, 일본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나라이니까, 그는 살짝 비틀어 말하기에 앞서 이렇게 운을 뗐다. 

 

젊은이들은 3K(3D) 업종을 기피하고, 니트를 지향하니, 산업현장에서 일할 사람이 없다. 그래서 노동력을 수입해야겠다고…. 여러분 주변에 낯선 외국인이 무섭게 왔다 갔다 하면 어떨까요…. 물론 여기까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뉘앙스가 그랬다. 그래서 출산해달라, 아이만 낳아주면 국가가 키우겠다고, 이 말을 곧이듣는 사람은 이제는 없다. 한참 일본이 고도성장을 구가할 때, 토끼장 같은 집에서 묵묵히 참고 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일해준 산업일꾼들이 은퇴 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국가 책임지겠다더니, 슬그머니, 개호(고령자 돌봄)보험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빠져나간 산업현장은 하나둘씩 외국인노동자로 대체해나간다. 산업연수생이란 명목으로…. 또 고도전문인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으로, 

 

또 하나 2050문제라는 게 있다. 인구출생률이 이대로 나가다가는 2050년이 되면, 인구절벽에 맞닿게 되고, 그러면 떨어지는 수밖에, 결국 1억 2천의 인구가 서서히 감소 7천만 대까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맬서스가 말한 인구론 그대로…. 인구가 감소하면 수요도 감소하고, 학교는 물론 모든 사회체제의 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거기에 새로 태어난 아이들 즉 미래의 일꾼(노동력제공자)은 줄고, 나라에서 먹여 살려야 하는 고령인구만 늘어나는데…. 이를 어찌할 꼬…. 머리를 싸매는 것이 바로 2050문제다. 

 

일본의 일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는 더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달려가고 있으니

 

이 책 <대한민국 인구트렌드>는 인구의 변화의 트렌드를 보자는 게 아니고, 인구라는 키워드로 대한민국의 미래 전망을 보는 것이다. 대단히 귀중한 서책, 자료라 해두자. 

표지에서 적힌 카피? “전 세계 출산율(출생률-가치중립적인 표현) 꼴찌,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한국 사회…. 미래의 해답은?”이라는 촌철살인의 문장, 이 책의 핵심이다. 거기에 더해, 단순히 인구론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개인, 기업, 정부 모두 이 책에서 제안하는 내용을 읽고 생각 좀 해보라는 절절함이 담겨있다. 그래서 부제 또한 “인구절벽 위기를 기회로 맞바꿀 새로운 미래 지도”라고 썼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 안에는 꽤 많은 아이디어가 들어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로마는 하루아침에 망했다. 바로 인구 감소로…. 풍선에서 바람 빠지듯…. 로마의 멸망의 유력한 근거 중 하나가 경기침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전성기에는 0에 가까운 저비용으로 노예를 공급해 단위 노동당 생산성을 극대화했는데, 차차로 이 구조가 약해지며 불황에 빠지게 된다. 재정도 문제다. 복지수혜를 독점한 로마 시민의 부양 부담은 커지고, 끝내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노예 수입은 줄어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기왕의 노동력을 대던 유입 민족의 불만으로 로마 사회는 내분에 한술 더 떠서 로마인의 출산 기피 현상(저출산 신드롬)이 더해진다. 

 

60년대 파리가, 90년대 일본이 외국인노동자를 대량으로 받아들이면서 곤란을 겪었던 경험, 이게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 1천 년도 넘은 로마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는 말이다. 아무튼 우리 사회도 이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노동력을 수입, 사람을 들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과 문화를 받아들여야 하는데 즉 이민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우선 노동력만….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이주노동자들이 정착하게 되고, 사회는 다문화화 돼가는데, 그저 나 몰라라 한다. 즉, 기계가 아닌 사람은 쓸모가 없어졌다고 내다 버릴 수 없다. 

 

아무튼 이 책에서는 또 중요한 걸 지적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 인구충격을 인구 혁명으로-

 

1983년 40년 전 인구 유지선(2.1명)이 무너졌다. 그 이후로 줄 곳 내리막길이다. 그런데 시장과 기업은 달랐다. 인구변화는 고객 변화로, 다시 시장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이에 맞는 사업으로 변모한다. 아마존의 사례가 그렇다. 

새로운 고객과 시장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런 시좌는 홍춘욱의 <인구변화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원앤원북스, 2006)에서도 볼 수 있다. 위기는 기회라 말한다. 인구 감소가 꼭 비관론만 있는 게 아니라는 논지로 지은이가 말하는 5070세대를 거대한 소비권력이라고 했는데, 같은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또 정현숙의 <인구위기국가 일본>-저출산고령사회 극복-(에피스테메, 2021)도 볼만하다. 일본의 인구정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한국 사회는 여성을 주목해야 한다- 청년 여성에 길을 물어라, 인구정책=여성정책

 

인구변화, 성별 구분이 없는 문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여성인가? 천만에…. 아이를 낳고 기르는 문제는 여성 홀로 해내기는 불가능한 사회다. 정부의 인식과 통계는 한마디로 시대에 뒤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진 전 근대사고가 지배한다. 젊은 여성에게 올가미를 씌운다. 일본은 20~29세 가임기 여성을 ‘인구 재생산력’이라는 명칭까지 만들었다. 낮은 출산율의 원인을 찾고자 유배우자 출산율까지 끄집어낸다. 여기에 미혼여성을 더하면…. 그런데 결혼이 여성 혼자 결정할 일인가, 저출산이 문제라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장기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비혼여성에게 출산율 저조의 책임을 묻는 것은 매우 웃기는 짓이다. 오히려 정책을 여성에게 맞춰야 한다. 

 

이민정책은 해결의 대안인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와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노동력 유입 또는 수입을 위한 이민정책은 어떤가, 북미는 단순노동자 유입은 거의 없다. 투자이민이거나 기술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일본 역시도 기술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렇다고 ‘이민’이란 말을 입 밖에도 꺼내지 않는다. 민족주의 정서가 워낙 강해서, 그래서 ‘재류 자격연장’ 혹은 재류 자격 신설로 장기체류를 허가한다. 세금도 내고, 일도 하니,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새로운 노동력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독일 같은 나라들은 우선 북미, 일본, 한국과는 비자 체계가 달라서, 선비자 후입국이 아니다. 선입국 후비자 제도를 가진 곳이 유럽이다. 난민이 많이 몰리는 이유도 이에 영향을 미치지만….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학력만 골라서 받아들이는 정책을 썼다. 

 

한국은? 일본과 비슷하다. 제주도로 들어왔던 난민들을 두고 우리 사회가 한동안 시끌벅적했다. 

 

일자리를 쥔 기업이 인구 해결사로 등판?- 지은이의 생각-

 

이제는 기업이 인구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태도로 나서야 한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인구 감소=사회 쇠락, 인구증가=경제성장의 등식 아무튼 이런 기본공식을 놓고 보더라도 인구 감소=고객감소=기업침체가 될 것이라는 점을 주의 깊게 봤다. 

 

그간 기업은 일자리를 통한 고용 제공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자본시장이 ESG(아직 진짜 그러냐는 의문도 들지만)를 기업평가의 핵심 잣대로 보려는 변화, 기업은 내부, 주주당사자 이해를 넘어 외부, 장기적 이해관계자에게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보자, 노동력 공급은 가계가 맡지만, 그 가계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기업 책임진다. 출산휴가 등 복지 책임을 다함으로써, 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 

 

신케인스적인 사고일까?, 아무튼 신자유주의를 등에 업고, 칼과 방패 삼아 종횡무진 기업의 수익 올리기만 급급했던 사회는 자연스레 인구 감소로 갈 수밖에 없다. 인구라는 게 하루아침에 팍 줄지는 않으니, 그 영향을 느끼기는 어렵겠지만, 이미 IMF 이후 20년이 넘었다.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노동시장의 변화가, 단기간에는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줄 줄 모른다(적어도 사모펀드니 뭐니 하는 사냥꾼들에게는) 하지만, 로마멸망처럼, 머지않아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면, 그래서 지은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만 다해주더라도 인구 감소는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여러 각도에서 인구 감소는 기회일 수 있고, 왜 인구 감소가 됐는지를 생각하고 반성하지 않고, 무조건 낳아라. 낳으라 하는 식의 무식한 정치나 정책은 아무런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지적한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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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2024-05-06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구 감소의 문제를 정부가 제도로만 밀어붙이는 것은 원시적 정책이죠.
부모가 회사에서 일에 집중하라고 어린이집 학교의 돌봄이나 늘봄 등의 정책으로
사랑스런 각 가정의 자녀를 기관이 떠안게 만들면서
가정이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제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은 아이 옷 갈아입히고 잠이나 재우는 곳으로 전락했지요.
엄마와 아이 사이의 애착도 점점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집이 행복하고 편안한 보금자리 기능을 잃는데 정부가 나서서 주도하고 있습니다.

가정이 행복할 수 있도록,
엄마 아빠가 자녀 기르는 즐거움을 맛보며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도록 기업이 나서야 합니다.
기업의 육아를 위한 제도가 변해야 합니다.
정부가 할 일은 육아를 정부 기관이 하도록 쉽고 편하게 밀어붙이지 말고
육아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기업과 사회 전체가 함께 하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주면 많은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