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처치 구급상자 : 산업현장 편 - 생명을 지키는 응급처치 가이드
이태양 지음 / 군자출판사(교재)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산업현장의 응급처치 구급상자


지은이 이 태양은 산업현장의 응급구조사로 활동하다 교육 강사를 거쳐 안전돌보미 회사 대표를 맡고 있다. 이른바 현장에서 발로 뛰며, 응급처치해 온 만큼, 그만의 노하우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것만 주의하라고 권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2024.1.27.부터 상시노동자 5인 이상 사업 또는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 개인사업자든 법인사업자든 구분하지 않는다)으로 산업현장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법적 책임 그 처벌 수위도 만만치 않다. 사망자가 나오면 1년 이상 징역, 10억 원 이하의 벌금(현실적으로 안전배려의무를 지키지 않은 경우, 즉 잠재적 상시적 발생 가능성과 그 위험성이 있는 환경을 그대로 내버려 두다 노동자가 죽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겠다는 것이 법취지다)


산재는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사망사고의 90%가 일어난다. 전체 재해 발생률로 보면 44.2%이다. 산업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안전점검을 해야 하고 안전보건 관리자 등도 늘 점검해야 하기에 빨리빨리 한 개라도 더 만들겠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이른바 안전을 게을리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말이다.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재해와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재해를 약간 다르지만, 후자는 신체형, 벌금형 등을 무겁게 하여 산업현장의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라는 취지다.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은 6장이며 1장에서는 산업재해와 중대재해처벌법에 관한 기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장~3장에서는 사고유형별로 응급조치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실제 현장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졌을 때, 독성가스를 마셨을 때, 산소 부족으로 질식했을 때, 화상, 날아오는 물체에 맞았을 때,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날카로운 물체에 베이는 등 지혜 발생 순위에 따라 13가지 유형과 쓰러졌을 때 의식 여부, 경련, 통증, 마비, 구토 설사, 호흡곤란 등 9가지 증상별 응급처치가 실려있다. 4장 사고 예방과 대처에서는 개인 보호구, 사고 발생 위험요소, 사고 초기 생명 유지에 필요한 주요조치법, 재난 상황에서 관리자가 해야 할 행동 가이드 등이 그리고 5장에서는 산업현장에 갖춰야 할 응급의료장비 15종을, 6장은 관리자가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팁, 부록으로 “사업장 응급처치 시안”으로 안전보건관리자, 노동자 교육용이 실려있다. 


TV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보다 더 험한 산업현장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에서 닥터헬기를 타고 응급구조에 나서는 모습부터 중동분쟁 지역 파견 한국군 장교를 구출하는 등 극적인 요소(흥미 진작을 위해)도 들어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결국, 그가 전국적으로 설치된 권역외상센터 시스템 구축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산업현장은 드라마 속 광경보다 더하다. 하인리히 법칙(1:29:300) 1건의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29건의 가슴을 쓸어내리는 아차 하는 순간이 있었고, 다시 300건의 경고성 징후가 있었다는 것이다. 


EHS경영(안전경영)은 인간 존엄의 개념에서 평가되고 실행돼야, “안전문화화”


안전불감증, 성과를 시간과 돈을 환산하는 문화는 한 사람을 죽을 때 회사가 입는 손해가 이익보다 더 크고, 사회적 지탄을 받고 기업 신뢰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면 기를 쓰고 재해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대목에서 홍성훈은 그의 책<안전경영의 시대가 온다>(라온북, 2024)에서 역발상 “안전과 경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대재해법은 회피 대상이 아니라 넘어서야 할 과제라고, 이 과정에서 “안전”이라는 열쇳말을 경영전략, 미래성장콘텐츠, 최소한의 기업생존보험으로서 인식해야 함을 강조한다. 안전 경영체제구축 등이 주된 내용이다. 


아울러 최병철은 <맹자, 장자에게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묻다>(대경북스, 2024)에서 인간 존엄을 지표로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기원전 춘추전국시대의 고전 속에서 안전경영을 배운다는 발상이다. EHS경영(안전경영)은 산재 예방 교육을 의무에서 문화로 자리매김해야 산재 예방도 안전경영도 근본적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산업현장의 “위험”은 바로 사고방식과 인식, 인문학적 접근 속에 바로 안전문화화라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과제다. 이 책은 산업현장에서 기계적인 환경, 보건, 안전 지키기 운동만으로는 안전경영전략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릴 수 없고, 안전문화라는 질을 달리하는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산업현장에서는 그저 보여주기식으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냐는 말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들릴 것이다. 일하는데 위험이 따르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 일하는데 애초부터 위험이 존재할 여지를 없애면 되지라는 생각, 지은이 말처럼 잘못된 질문에 잘못된 답을 하기보다는, 잘못된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해야 한다. 


“리스크”와 “매니지먼트”를 어떻게 보는 가에 달려있다


이 책의 저술 목적은 산재 예방의 최소한의 행동수칙이다. 위와 같은 철학적 배경의 것인지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산재 예방이라는 관점과 안전보건이라는 측면에서 최단 시간, 적절하게 응급조치를 함으로써 골든아워(이국종의 수필집 제목이기도 하다) 즉 죽음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위험성 평가”다. 물론 이 평가리스트는 고용노동부 누리집에 실려있지만, 문제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현장 경험을 담아 사고별, 증상별 응급조치 방법과 좁은 공간 등 실제 구조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처치법 등 매우 유용한 내용을 싣고 있다.


위험성 평가와 작업중지권


노사는 사업장에서 핵심위험요인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 위험성 평가는 TBM(생산공정별 툴박스미팅, 소모임)을 통해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공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험성 평가의 절차, 평가방법, 체크리스트 작성 등에 관한 주요 내용을 적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리스크와 매니지먼트를 어떻게 이해하는가가 관건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도요타자동차의 생산라인은 그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작업중지권이 주어진다. 정사원이든 파견사원이든 계약직이든 묻지 않는다. 문제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목적이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 두 번째 이야기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김정회 외 지음 / 디멘시아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이 책은 제8회 디멘시아 문학상 수기 부문 4개의 작품(김정회, 이종건, 김상문, 손윤희)이 실린 두 번째 이야기다. 치매(癡?=모두 어리석다는 의미다)라는 부정적 의미는 바뀌어야 할 용어다. “디멘시아”로 표기할 수도 있고 “인지 기능저하증” 혹은 “인지증”으로, 개호란 말은 이미 간병이나 돌봄으로 바뀌었는데. 아무튼, 치매란 용어는 여전히 쓰고 있다. 가치 중립적이라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인지, 한자어로 치매란 어리석다는 의미 가 아니라 낙인이다. 문화적으로 인사불성, 넋을 놓아버린 상태라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목숨만 부지한 그런 몹쓸병이라 인식하는게 사회통념이다. 


아무튼 “치매”라는 용어를 쓴다. 어머니와 32년째 함께 걸어온 김정회의 ‘거꾸로 걷는 그림자’, 이정건의 ‘사랑의 궁극’, 김상문의 ‘나만의 치매 대처 방법: 알면 걱정할 것 없다’ 그리고 손윤희의 ‘다정한 말 한마디’ 저마다 제각각의 사연으로 자신의 운명이거니 하면서 받아들이는 돌봄, 노노돌봄 시대, 돌봄의 극한, 자식들에게 그리고 늙고 힘없는 배우자에게 짐이 돼버린 사람들, 어느 날 갑자기 잃어가던 기억이 잠시 되돌아오곤 한다. 기억의 조각이, 그러다 다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그런 상태로. 그래서 이런 현상을 옛날에는 치매, 어리석게 변해버린다는 의미로, 백세 시대를 맞이하게 된 지금은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문학을 통해 치매를 앓고 있는 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이른바 치매 인식개선 차원에서 2021년부터 공모가 진행된 디멘시아 문학상의 수기 부문의 작품들, 우리는 작품의 행간에서 현실을 읽어야 할 듯하다. 지금까지는 이렇게라도 견뎌냈다. 이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실린 글들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는 이런 생각이 맴돈다. 


거꾸로 걷는 그림자에 드리워진 또 다른 그림자


김정회의 수기다. “삶은 마치 건널목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건너는 과정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황색 신호등에서 기다림과 인내를 배우고, 적색 신호등 앞에서 위험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초록 신호등의 건널목을 건너며 평화와 안전을 배운다. 나는 오늘도 빨간불이 켜진 건널목 앞에서 서성인다.” 우리의 인생 경로를 비유한 것이다. 


하얀 종이에 물감을 칠하니 사물과 경치로 변하네. 참 신기하다는 인지기능이 떨어진 어머니, 그림은 어머니의 잃어버린 기억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신체 기능이 퇴화하고 늙는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벌어지는 일들, “치매”라는 질병은 단순히 환자 한 사람만이 겪고 감당해나갈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이 병은 환자와 가족의 삶에 긴장과 어려움을. 가족의 사랑과 사회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말로 글을 맺는다. 이글 속에는 치매라는 질병의 성격과 돌봄이란 노동, 여성의 가내 노동으로서 당연시된 노동, 그와 겹치는 가족 사이의 정과 의리,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어버리는 순간을 치매라고 한다면 그럴 수 있겠다. 이종건의 사랑의 궁극은 작가의 아버지는 94세에 돌아가시기 전까지 누워만 계셨다고, 어머니는 88세로 거제 땅에 부모님을 모셔두고 아내와 아이들이, 그 자신은 다니던 회사를 정년퇴직하고서야 부모가 계신 곳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장남인 자신과 아내가 떠안아야 할 돌봄, 그 끝에 아내마저 정신을 놓을 때가 있다니, 이중, 삼중으로 동생이 어머니를 잠시 돌봐주겠다는 말에 해방감을 느낀다. 


수기는 치매 인식개선 차원이며, 치매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에 제각각 겪는 어려움, 나만 어려운 게 아니라고, 모두 그렇게 산다고, 시간이 지날수록 잃어가는 기억과 소중한 삶의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위로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문학의 세계에서 그려지는 추억, 현실 세계에서는 독박 육아처럼, 독박 돌봄도, 요양원에 입원할 수도 없는 치매 환자를 결국 가족 돌봄을 해야 하지만 이 역시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언제까지 국가가 노인복지를 넘어서 긴병 끝이 효자 없다는 말처럼, 치매는 양면성을 지닌다. 경로효친 사상 또한 엷어지고 가구와 가족구조 변화 속에서 가족 돌봄 또한 어려워진다. 결국, 국가의 책무로써 이를 감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또한 씁쓸하다. 24년부터 치매 관리센터가 자치단체별로 활동하기 시작했지만, 사회적 돌봄으로까지 확대되지 않고 있다. 문학의 세계는 문학으로, 현실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작품 행간에서 읽어야 할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잇적사고 - 세상을 이롭게 하는 연결의 힘
윤재연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초연결 사회의 리더십 “it” 적 사고


독특한 이력의 지은이 윤재연은 기업 경영인이다. 40대 후반에 CEO로서 활동하면서, 개량, 개선 활동을 거의 실험하듯이 해왔다. 재벌가 출신으로 레저분야 골프, 스포츠 등 주로 남성적인 영역이라는 부문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은이는 “유교적 연공서열 문화가 뿌리박힌 조직은 직원들의 눈이 ‘고객’이 아닌 ‘상사’에게 향한다.라는 촌철을 날리며... 이 책의 핵심, 조직의 혁신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변모, 조직의 성공은 혁신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이 책<잇적 사고>은 ”it“(그것)은 모두가 원하는 그것이다. ‘잇’은 우리 모두의 행복을 이어주는 일이다. ‘잇’은 세상을 이어주는 도구, IT 기술이자 세상에 없던 가치를 더하는 것이라 지은이는 설명한다. 


책은 5장 구성이다. 1장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에서는 일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라고 한다. 엔트로피, 몰입, 자리이타, 투명납세와 ESG 등을 우선 꼼수 부리지 말고 과감히 일하라는 것이다. 발상의 전환, 남의 가지 않은 제3의 길을, 2장에서는 자신을 이해하고 깨닫는다. 나를 아는 게 왜 중요한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3장에서는 실행을 다짐하고 행한다, 4장에서는 책임이 리더를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5장에서는 몰입이 성장을 낳는다.


잇적 사고의 본질


회사라는 영리법인은 성과, 효율성, 이윤추구, 마른 수건도 짜면 물이 나온다는 도요타 경영이념처럼, 하지만 모두 단편적이다. 회사는 법인격(사람은 자연인이지만, 회사는 법으로 인격을 부여한 것이니)을 가진 기업 시민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이른바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 ESG까지, 회사는 사람이 모인 곳이며, 이곳 사람들 모두가 원하는 그것 ”잇“을 향한 각자의 노력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연결의 힘을 낳는 것이다. 내용은 기업경영에 관한 것이지만, 비영리 기관이나 단체에도 통하는 보편적 원리를 담고 있다. 기업 대신에 기관이나 단체로 읽어도 무방할 듯하다. ‘경영’이란 영리건 비영리건 관계없다. 지은이는 경영쇄신에 이미 인간관계와 조직에 고전의 지혜로 숨을 불어넣고 있기에 그렇다. 지은이는 잇적 사고를 우리 모두의 행복을 연결하는 힘이라고, 경영이란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하고자 애쓰는 것이고 그 궁극적인 지향점은 자리이타(自利利他) 너도, 나도 모두 이로운 포지티브섬이다. 


일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라


일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일의 개념을 ‘돈 버는 일’로 규정할 때 우리 삶의 주인은 돈이 된다. 개인이나 비즈니스의 성공 여부는 ‘이타심’에 의해 결정된다. 지은이는 사치성 스포츠라 여겼던 골프의 문턱을 낮춰서 누구나 평생 즐겁게 공 때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라고 한다. 누구나 평등하며, 누구나 주인이고, 누구나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해야 한다. 마치 칸트의 말처럼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가슴 뛰는 일에 미쳐본 적이 있는가?


“지금 당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일에 몰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생이든 사업이든 즐기는 사람이 성공한다. 일에 몰입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34쪽) 미하일 칙센트 미하이가 말하는 몰입이란 무엇에 깊이 빠져 심취해 있는 개인의 심리상태다. 자신의 실력을 집중하여 온전히 쏟아붓는 것이자, 자신이 하는 일과 하나가 된 듯한 일체감을 느끼는 상태다. 


이를 행복으로 연관 지어 보면 대단히 철학적이다. 몰입이 가져다주는 심리적 안정감, 자존감과 자신감, 행복이란 쾌락이다. 성취할 때 얻는 기쁨을 뇌는 그렇게 해석한다. 번식과 생존이다. 인간은 행복과 관련된 세 가지 특질을 유전적으로 물려받았다. 첫째는 물질적인 만족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 둘째 현재의 만족이 아니라 현재보다 나아지는 상태를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셋째 앞으로 나아지리라는 기대다. 사람들은 부의 크기가 아니라 사용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여기며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경험은 확실한 행복이다. 승진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일을 하면 자연스레 찾아오는 것이다.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책임


자기 이해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는 ‘자기 점검’에서 시작된다. ‘내’가 아닌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며 사는 것은 아닌가?,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은 어떻게 다른가를 생각해보라.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첫걸음은 객관적으로 자신을 검증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더 나은 나를 위한 변화의 기술이다.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 ‘일’의 시작이며,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하는 일의 가치도 사라진다는 말은 꽤 의미심장하다. 잇적 사고의 새로운 시작,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잇적 사고의 핵심은 내가 누구인지 뭘 할 수 있는지, 자신의 인생 주인공의 자리를 남에게 넘겨주고 휘둘림을 당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책은 딱딱한 경영학의 이론을 논하는 게 아니라 철학적, 심리적 접근과 "행복"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꽤 흥미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불안한 인생에 해답을 주는 칸트의 루틴 철학
강지은 지음 / 북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칸트 철학 연구자가 톺아본 칸트 루틴 철학의 의미


이 책은 칸트 철학 연구자가 20여 년 동안 강단에서 칸트의 이야기를 “철학”이란 매개를 통해 전파해온 강지은이 보통 사람들과 함께 배우는 “불안한 인생에 해답을 주는 칸트의 루틴 철학”으로 묶어냈다.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할 수 있다!”,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그리될 수 있다는 생각이니 얼마나 긍정적이며 진취적인가, 이렇듯 언어표현에서조차 느껴지는 칸트다움. 


지은이는 이 책<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서 칸트의 루틴, 거기서 길어 올린 인생 설계법을 적고 있다. 아침형 인간, 1일 1식, 철저한 계획형 루틴 관리 일생, 철학자 칸트에게 배우는 인생 설계법을, 2024년 칸트 출생 300주년, 칸트는 세상일에 관심이 많았다. 뉴턴의 물리학에 관심을, 저작 또한 유명한 3대 비판서를. 칸트 철학은 “인간 존재의 모든 가능성에 관한 질문”이라 말로 압축된다. 부지런하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글을 쓰는 것이.


칸트의 삶은 루틴, 아주 모범적인 삶


칸트가 매일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시계의 시간(이를 쾨니히스베르크의 시계라고 한다)을 맞춘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규칙적이었던 삶이었던 모양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그의 태도 또한 전설이다.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예감한 칸트는 평소 좋아했던 와인을 제자에게 부탁해 한 모금 마시고는 “좋다”라는 말을 남기고 죽었단다.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저작물이 대세인 요즘, 현대인들은 왜 이들의 책을 찾고 이야기를 듣는가, 간단하다. 지금 느끼고 있는 불안과 고통에 대해 공감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칸트를 소환한 것인가, “규칙적인 삶”을 통해 불안한 세계를 이겨나갈 수 있기에 굳이 구도자가 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세울 수 있고 이를 수행함으로써 불안을 잠재울 수 있기에 그렇다. 


칸트가 지금 우리 앞에서 강의한다면 


지은이는 칸트가 우리 앞에서 강의한다면 18가지 주제를 말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즉, 규칙적인 삶이 불안을 없애 줄 것이라는 내용의 4부 18강이 될 것이다. 1부는 서론으로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1~3강), 루틴이 불안을 잠재운다, 일상을 혁명적으로 전환하라는 말로써 시작한다. 2부 ‘어떻게 나를 바로 세울 수 있을까?’ 우선 나를 이성적으로 바라보라. 그리고 내 방식대로 인생을 설계하라, 계획을 세웠다면 실천을, 겉으로 보이는 게 결국 나임을(4~8강), 3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도덕 법칙에 따라 행동하라, 용서보다 정의를 수호하고, 쾌락을 통제할 것이며, 주어진 일에 책임을 다하라, 도덕이 곧 행복이 되도록 노력하라고(9~13강), 여기서는 2,2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최고의 선이라 여겼던 “행복”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아왔던 철학의 흐름을 “도덕”으로 갈아 치운 칸트는 도덕을 위해서라면 행복도 제한할 수 있다고 했다. 4부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 그렇다면 인생의 목적인 “행복”에서 “도덕”으로, 아름다움을 내 안에서 찾아라, 사심을 버리고, 숭고함으로 향하라, 마음을 공유하고 타인을 사랑하라. 금욕주의 철학이다. 이런 내용의 강의가 이어진다면 어떨까, 


루틴은 불안을 잠재운다


루틴에 행복을 담아, 일상을 혁명적으로 전환하라. 남의 눈에 든 티끌은 잘도 찾아내지만, 내 눈에 들보는 모른다는 말과도 같다. 일상을 혁명적으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까, 칸트는 잘하기는 힘들어도 매일 할 수는 있다고 했다. 이것이 “루틴”이다. 습관이며, 규칙이다. 사람들은 언제 가장 불안을 느낄까? 내게 준비된 것이 없다고 생각될 때, 앞날이 막연하다는 느낌이 들면 불안해진다(너무 당연하지만 그렇기에 불안한 이유를 모르고 지나친다), 혼밥, 혼술은 외로움이요. 불행이다. 누군가와 연결됐다는 생각, 함께 한다는 생각은 안정감을 안심을.


나에게 아직 5분이 남아 있다


규칙적이고 정확하여 쾨니히스베르크의 시계라고 불렸던 칸트에게도 5분의 여유, 사람과 술이 있었다. 5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허둥지둥 바삐 움직일 필요는 없다. 아직도 5분 동안의 여유가 있으니, 같은 세상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여유 없는 5분과 여유 있는 5분은 질적으로 다르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니까, 하루 한 끼라 절제이기도 하지만 이는 어찌 보면 연회다.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밀알의 소리 함석헌 선생도 하루 한 끼만 먹었다. 아주 느긋하게 배불리 한 끼인 만큼 시간이 충분하다. 칸트의 한 끼는 모두와 함께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의미가 다르다. 이를 꾸준히 하는 데는 즐거움이 따라야 하니 그 즐거움은 필수다.


일상을 혁명적으로 전환


아마 이게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 발상의 전환, 즉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칸트는 과감히 알려고 하라고. 철학이란 정답이라 믿었던 것도 의심하고 다시 생각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칸트는 가지 않는 제3의 길을 생각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의심해보는 것, 그것이 발상의 전환이고 사상의 혁명은 여기에서 나온다. 한 가지만 봐서는 제3의 길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칸트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선험적 기준을 형이상학의 근본으로 봤고, 경험론과 합리론을 종합한 새로운 관념론을 탄생시켰다. 고정된 관념의 성공 신화, 남의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은 과감하게,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일상을 혁명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 중심의 도시, 2050 서울의 미래 공간 미래도시 보고서 2
김인희 외 지음 / 서울연구원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사람 중심의 도시 2050, 서울의 미래 공간


이 책은 서울연구원(변미리, 선임연구위원 외 7명)이 만든 미래도시 보고서 1권에 이은 2권으로 김인희 선임연구위원 외 8명이 집필했다. 보고서는 1과 2, 그리고 1의 자료 등 3권 체제다. “사람 중심의 도시, 2050 서울의 미래공간” 2050 그랜드 플랜은 불확실한 미래를 공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돼, 서울의 공간 구조를 재구조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미래 서울을 위한 현재의 답”이다. 


이 보고서의 문제의식은 디지털 혁신에 따른 생활양식 변화 대도시와 서울 도시 공간에 어떻게 반영되고 변화할까, 30년 후의 미래를 전망하는 것의 의미와 그 수준은, 관련 계획을 융복합하고 비전과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은 선언적 수준에 머물 수 있는데 어떻게 공간정책의 구체적인 실현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까? 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5장 구성이며, 내용은 1장 서론에 이어 2장에서는 서울의 여건 변화와 미래 분야별 변화를 전망했다. 연구보고서와 문헌 연구를 참고, 디지털 전환, 글로벌 팬데믹 등 사회 현상에 따른 생활양식 변화를 들여다본다. 3장에서는 서울의 공간계획 변화와 한계, 경험 사례를 통해 지난 50년간 변화와 발전을 반복한 서울 도시 공간계획과 시설, 중심지 등 도시 공간과 기반 시설현황을 검토, 공간 구조 변화를 일으킨 개별 사별을 분석하여 도시공간의 변화를 파악했다. 4장과 5장에서는 미래 서울의 공간 구조 개편 방향을 정립, 대상지 선정의 합리성과 수립된 계획의 타당성을 검증, 여섯 가지 유형은 도로 지상 구간 지하화, 철도 지상 구간 지하화, 도로, 철도 지상 구간 지하화 등 철도 입체 복합화다. 


서울, 그리고 세계 대도시와 한국


디지털 전환에 따른 뉴노멀 시대, 인구 감소에 따른 도시 사회의 변화 이는 지방의 공동화 현상에 겹쳐 수도권까지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인구 감소로 경향을 보인다. 4인 가구에서 1, 2인 가구로, 가구 모습이 바뀌는 등, 생활환경 전반에서 가치 체계(탈가족 지향, 성역할의 변화)변화, 초개인주의에 따른 격차 심화, 사회적 불평등 증가로 발생하는 갈등 심화 현상과 분리된 집단의 차별적 취향에 따른 가치 체계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꽤 객관적인 진단이다. 경제성장의 견인차를 했던 인구증가는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인구 감소라는 더블펀치, 즉 저성장 탈성장, 인구감소다. 따라서 산업과 일자리 역시 이에 따라 변화와 주거, 문화와 여가 변화, 교통체계의 변화 등을 포용하는 도시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미래 서울의 공간 구조 개편 방향


20세기 도시는 도시의 공간과 환경에 대한 고려가 다소 미흡한 채로 기반 시설을 설치해왔다. 특히, 교통시설은 주요 거점 간 이동성을 높이는 지역개발 전략의 하나로 연결과 이동만을 목적으로 하여 설치, 보급됐다. 이제 이런 교통시설은 노후화, 도시 혼잡, 공간 단절, 도시 경관과 미관 훼손, 소음, 환경오염 등 다양한 부작용을 발생 요인이 됐다. 사람 중심의 시설로 전환하고 도시 공간을 고려한 시설로 재구조화하는 것이다. 미래도시는 현재 공간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획과 시민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포용적인 계획”으로 기존 시설 기능을 유지, 고도화하며 도시의 자족성과 회복탄력성 회복을 전제로 한다. 글로벌 메가시티 서울의 광역대도시권을 형성하여 도시의 네트워크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시 기능과 서비스를 융복합해야 한다.


물길+철길+찻길의 재구성과 전환, 2050 서울 그랜드 플랜


지은이들은 물길을 재구성하여 한강 중심의 공간 재편을, 철길의 재생은 도시 재생지역과 낙후지역을 연결하는 지역통합으로, 찻길의 전환은 사람 중심의 보행 생활권 완성지역과 동네 지역 활성화다. 


상상해볼 수 있는 구도


한국 전쟁 후, 도시 복구와 경제성장 중심의 고속도로 물류 중심으로, 도심의 이동 역시, 시기 시기마다 필요에 따른 도로개설 등, 마스터 플랜 혹은 그랜드 디자인이 대도시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된 적이 없다. 거의 부분과 부분으로 이어져 왔기에, 2050년 서울은 교통지옥의 서울, 마스크를 벗고 제대로 숨 쉴 수 없을 만큼 심한 오염, 녹색지대와 재해 피난 공간 부족, 말 그대로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할 만큼의 재해나 재난을 맞이하면 서울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상황이란 인식에서 출발해보자. 물류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보행 생활권 내 차도나 철도 등은 지하화, 지상에는 푸른 공원과 맑은 공기,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생활권이란 일정 블록 안에 편의시설을 배치하는 것이다. 문화와 여가활동 또한 이 공간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적하고 넓은 공간, 산책하면서 쇼핑도, 자연스럽게 흐름이 강가나 도심 공간으로 이어지도록 구상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이런 이해가 맞다면, 한 세대 후의 서울은 "차" "교통"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도시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인가? 자못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