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의 비밀, 이준 열사 사망 미스터리
김철 지음 / 열세번째방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0여 년의 시공간을 초월한 정의를 찾는 여정


정의의 여신 “디케의 꿈”이라는 부제가 붙은 소설<헤이그의 비밀>-이준 열사 사망 미스터리-, 작가 김철, 여러 나라에서 생활한 덕에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키웠던 상상력은 그리스신화 속 신들과 인간 세상의 판타지 “반지의 제왕”처럼, 반신반인도, 전쟁의 신 “아레스”, 헤이그 밀사 사건의 3인, 이준, 이상설, 이위종, 이준은 정의의 여신 디케의 상징인 비늘 문신이, 이위종은 질서의 여신 에우노미아의 예언자였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일본의 조선 지배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3명의 사절단은 식민지를 가진 제국들이 참여한 그들이 처지에서 한 평화회의임을.


이준 검사는 1907.7.14. 며칠 전 얼굴에 난 농양 제거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 이준은 만국평화회의장에 참석할 수 없게 돼 비분강개한 끝에 자살한 것이라는 추측도, 시신 부검서에도 사망원인이 분명하지 않고.


이 소설은 1907년 헤이그에 온 이준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네덜란드 경찰과 일본, 미국 등이 자국 이익을 우선으로 하고 있음을, 여기에 등장하는 신탁받은 인간들이 이준 열사의 사망 미스터리를 풀고자 시공을 넘나들면서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역사 판타지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정의의 여신 디케와 아레스의 손녀이면서 이위종의 아내였던 엘리사는 이준의 부검 결과서를 찾으려 한다. 이 부검서와 관련된 인물은 이예빈의 할아버지 이준호 변호사인데, 그가 사라져 버렸다. 디케의 신탁을 받은 이준호는 아레스에게 붙잡힌 것인가, 아레스는 끊임없이 인간 세상에 모든 전쟁을 일으키는 저주를 받은 신, 그리스 신의 세계에서 쫓겨난 신이었다. 미국이든, 일본, 독일이든 그가 관여하지 않은 전쟁은 없었으니, 실제 이준은 일본군 장교가 죽였다. 이를 쫓아 1945년 2차 대전의 싸움터로, 일본군 장교를 찾아.

시공을 넘나드는 가운데, 주인공 또래의 젊었던 할아버지 이준호를 감옥에서 만나게 된다. 서로 갇혀있었으니 얼굴을 직접 볼 수 없는 환경이라 그다음의 궁금증과 상상은 여기까지.


호라이, 자연 질서의 화신, 우주의 제 기능 유지하고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겼던 여신들의 모임으로 정의의 여신 디케, 평화의 여신 아이린, 질서의 여신 에우노미아 세 자매 신이 있었다는 전제에서 대한제국의 세 명의 이준, 이상설, 이위종과 평화의 여신 아이린과 연결된 안나, 그리고 그의 아버지인 행크형사가 각각 이준의 죽음에 일본이 개입됐다고…. 행크는 누군가의 손에 죽고.


이 소설의 끝은 엘리사가 이준호의 손자 이예빈에게 전하는 편지로, 다시 시간을 거슬러 이예빈 앞에 나타난 정의의 여신 디케는 1960년대 미국에서 일을 맡아줄 것을. 아마도 케네디 대통령의 죽음 미스터리를 풀어보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의 다음을 암시한다. 


100여 년의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정의수호를 하는 디케, 아직 예언자가 없는 상태다. 혹시, 이예빈에게 예언자가 돼 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일까.


이 소설은 헤이그 밀사 혹은 특사 중 이준 검사 죽음의 미스터리는 당대의 세계 질서의 반영과 인간의 죽음에 대한 접근 태도와 생각, 20세기 초, 1907년의 법과 인권의식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작가는 소설 마지막 2022년 현재, 대검찰청 건물 내에 세워진 이준 검사의 흉상은 정의를 말한다. 모든 검사에게 “정의 수호”를. 한국 사회에서 유지하고자 하는 공정과 공평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상징적으로 만국평화회의는 대한제국의 독립도, 일본의 식민지배도 눈감았고, 이준은 일본군 손에 죽었다. 이런 이준이 대검찰청 안에 자리한 까닭은?, 이위종은 헤이그를 떠나 미국으로 가 루스벨트와 만난 자리에서 조미 통상조약이행을 촉구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이준 검사를 암살한 일본군 장교가 거기에 나타나 이상설과 이위종을 비웃는다. 


이상설은 만주로, 이위종은 러시아로 돌아가 군인이 된다. 신이, 정의의 여신 디케가 필요로 한 이준은 지금을 사는 정의감 강한 한국의 검사, 이예빈이다. 출세에 관심 없이 묵묵히 제 할 일하는 검사다. 꽤 독특한 시공간 설정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정의의 여신은 늘 시의적절하게 정의를 실현하지는 않는다. 누군가 인간세상에서 함께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굳은 신념을 가진 사람과 함께하지 않으면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