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빌런에게 고통받는 당신을 위한 처방전
박지훈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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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잘하자!!! 


지은이는 연구원이면서 작가다. 직장 13년 차 중간급 직장인이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빌런” 어느 날부터 숨이 막히는 증세가, 공황장애 진단까지,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 빌런 대처법을 이 책에 담았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결론은 내 탓이요. 나부터 잘하자고 한다. 자기성찰이자, 수신론(修身論), 내가 화(禍, 재앙)를 부른 것이니, 해결은 나로부터, 책제목<오피스 빌런에게 고통받는 당신을 위한 처방전>처럼 이 책은 해결법을 3부로 나누어 1~3단계라 이름 붙였다. 1부는 기본도 지키지 않는 빌런(1단계), 2부 일하면서 만나면 안 되는 빌런(2단계), 3부 회사 밖에서도 만나면 안 되는 빌런(3단계), 아마도 3단계가 제일 독한 듯 싶다.


우선은 빌런의 개념이다. “함께하기 힘든 사람”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특이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기도 한다. 사회언어로서 생명을 얻은 그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이 책은 직장을 무대로 한 것이지만, 이를 확장하면, 단체, 모임까지도 해당하니, 사회생활 속 인간관계에서라고 해두자. 


출근, 회의 시간 안 지키는 사람들


글쎄다, 이를 빌런이라 할 수 있나 싶기도 하지만, 우선은 지은이 처지를 역지사지하자. TV드라마 "미생"의 어느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피해를 봐야 할 사람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당사자다. 그들이 크든 작든 피해를 보게 하자.” (22쪽) 


코리안 타임, 30분 늦는 것은 예사요. 늘 늦은 것에 핑곗거리를 찾는 이들, 과연 그럴까 싶다. 일본사람이 약속 시간 10분 전에 나와서 자리를 지킨다. 진짜 그럴까, 이건 경향성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습관이 있기에 회사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생존본능에서 나온 것이지 결코 사회문화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과잉일반화. 프랑스, 독일 모두 시간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그렇게 칼같이 지키지는 않는다. 남의 떡이 커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은이는 남의 일에 사사건건 재미로 입방아를 뒷담화를 품평하는 일은 삼가자고 이런 빌런에게 배울 게 있다면,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는 관심을 두지 말자, 상대가 먼저 말하지 않는 한 굳이 사생활을 묻지 말자. 나 살기도 바쁜 세상에 괜한 오지랖을 부리지 말고 ‘나’ 스스로 잘하자고 한다. 


회사에 유일하게 존재하지 않는 것 단 한 가지 “비밀”


직장인들이 알아야 하는 회사의 절대 법칙이 있다. 회사에 유일하게 존재하지 않는 단 한 가지가 비밀이다. 벽에도 귀가 있고, 창에도 눈이 있다. 빌런의 언행을 내 체크 노트에 적어두자. 빌런 때문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서.


회사물건(社用)을 사용(私用)하지 말라


사용(社用)을 사용(私用)으로 사용(使用)하지 말라는 뜻이다. 회사에서 비싸지 않은 물건들을 챙겨가는 것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 이는 소확횡(소소하지만 확실하게 횡령)이다. 볼펜 한 자루, 커피믹스 한두 개를 가져가는 것으로 회사가 직원을 고소하거나 징계 처리는 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또 보자. 낮에는 놀고 밤에 일해서 수당 받아 가네? 글쎄다 보기 나름이 아닐까 싶다. 지은이도 이렇게 생각은 하지만.


빌런의 명언


“계산대 앞에서 10초만 뻘쭘하면, 10만 원을 아낄 수 있다.” 많이 들어 본 이야기다. 늘 100만 원짜리 수표(부도수표인지, 무늬만 수표인지 모르겠지만)를 내면서 자기가 밥값 계산하겠노라고, 커피값 내겠노라고, 식당이나 카페에서 당장에 큰돈을 받고 거슬러줄 돈이 있을까?. 이것도 다 옛날 전설이겠거니 싶었는데, 


주변의 선배 동기, 친구, 후배가 내 ATM기가 아니라는 사실, 누군가가 나에게 밥을 사주었다면 나는 커피라도 사고, 두세 번 얻어먹었다면 한 번쯤은 사야 한다고 생각하기가 어려운 걸까? 이도 사람 나름이지만, 내가 베풀기 싫으면, 다른 사람이 베풀기를 바라지도 말자는 말 또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것이 옳다 그르다고 할 것도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꼴불견도 있는 법. 


이 책 안에는 수많은 장면이 들어있다. 수긍이 가는 대목도 그 정반대인 곳도 있다. 빌런이라는 표현이 생소해서 그렇지 이렇게 얌체 같은 사람들, 민폐, 얌생이 등 눈살 찌푸리게 하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디를 가나 한둘은 있게 마련이다. 이를 빌런이라고 부르면 그렇다. 새로 사회생활 하는 사람에게 직장 초년생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말하면 너무 순진한 건가. 이미 우리 사회에서 이런 유형의 사람들과 어떤 식으로는 만나서 이런 저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자, 이런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이 사람들의 엇나간 가치관, 가치체계를 함께 노력해서 돌려세울 것인가. 이 책의 결론 부분에서는 나부터 잘하자고,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같이 지내는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위해서라고... 


이 대목은 읽기에 따라서는 역으로 “각자도생”을 강조하는 듯하다. 현대 직장인들의 초상이라고 해야할까, 지은이 역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치이고, 실망하고, 마음의 병까지 생길 정도로 깊이 경험했으니, 그의 처지에서는 당연한 아니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유형의 빌런들과 어떻게 관계 설정을 해야 좋을지에 관한 나름의 견해와  일터라는 공동체의 질서(직장관)를 피력하는 맥락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이 안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요소도 포함돼 있다. 


인간이란 동물은 무리생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즉,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게 본능이다. 어떤 공동체든 얌체 같은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 이를 배제하기 보다는 오히려 끌어 안아주기를 하는 건 어떨까 싶다. 지은이의 결론은 나부터 잘하자는 말인데, 나부터 바뀌자는 말로 들린다. 그러면 함께하는 동료들도 우리라는 의식을 갖지 않을까?, 인간 사회의 사람들 관계의 어려움을 잘 보여주고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기는 하지만...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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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 - 수학 중독자들이 빠지는 무한한 세계
이상엽 지음, 이솔 그림 / 해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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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들에게 희망을, 수학에 자신 있다는 사람에게 뒤통수를


지은이는 수학 강사다. 대중 수학을 지향하면서, 수학 뭐 별거 아니냐, 자,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라며, 지긋지긋한 통과의례 수학을 하나의 놀이로 받아들이게 하려는 노력이 바로 이 책이다. 적어도 내 읽기 수준에서는 그렇다는 말이다. “수포자(수학 포기자)들이여, 희망을 품어라” 이 책의 일러스트 역시, 특이한 이력의 약사인 이솔 작가.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지은이와 같다. 수포자의 늪에서 헤어나기 위한 첫걸음이라 생각하고 책장을 펼쳐보자. 


이 책은 수학 중독자들이 빠지는 무한의 세계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이 역시 이 책의 내용을 넌지시 알려주고 있다. 자, 그럼 이 책<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란 의미,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체적으로 실수는 무리하게 뭔가를 하다가 생긴다. 즉 무리수를 두다가 일어난 막을 수 있는 실수였던 것이라고... 암시하지 않는가?


이 책은 4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초등학생도 이해하는 수학 농담(이 아닌 진담), 2부는 질풍노도 같은, 3부 걷잡을 수 없는, 4부, 고난도의 각 수학 농담이 실려있다. 단계적으로 아는 문제, 모르는 문제를 구별해나가다 보면, 자신이 약한 수학적 개념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게 구성돼있다. 참 기발한 생각이라는 느낌이 든다.


수학자들은 수능 보면 100점 맞겠지요. 한국인이니까 그리고 TOPIC(한국어능력시험) 만점 맞겠죠. 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이런 게 농담이다. 허를 찌르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당연하지 않은 것, 이 책은 그런 내용을 담는다. 일러스트(삽화)속에 문제가 나오고, 그 답과 해설은 뒷면에 실려있다. 하나의 예를 보자. 이런 문제예가 자그만치 140개다. 수학이 건들고 가는 개념과 문제풀이가 그림 속 지문 안에 다 들어있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답들이 눈에 어른 거린다. 


허각이네 치킨


얼마 전, 청소년노동 인권단체 모임에 갔는데, 사회자가 내놓은 문제가 바로 이 문제였다니...허각이 차린 치킨집, 손님이 와서 7만 원어치 치킨을 먹고 10만 원짜리 수표를 내놓았다. 현금이 없던 주인장은 옆집에 가서 10만 원을 현금으로 바꿔와서 손님에게 거스름돈 3만 원 내주었다. 다음 날 옆집에서 부도수표라고 알려와 10만 원을 보냈다. 그럼 허각이네는 얼마를 손해 봤을까? 답을 찾는데 희한한 셈식이 나오기도 했다. 13만 원을 손해 봤다는 사람, 10만 원이라고 악을 쓰는 사람, 3만 원이라고 하는 사람도….


이 책 뒤쪽에 실린 해설은 간단하다. 허각이네는 7만 원어치 치킨을 그냥 주었고 거기에 현금 3만 원을 주었으니 10만 원을 가져간 셈, 옆집 사장님도 10만 원짜리 수표를 다시 내주고 10만 원을 받았으니 손해 없고, 그럼, 허각이네만, 10만 원을 날렸네, 부도수표의 액면가만큼... 이런데 왜 이렇게 답이 다르게 나올 걸까?, 생각이 달라서가 아니라 정확한 핵심이 부도수표 10만 원이다. 문제를 비틀면 이렇게 된다. 


허각이네 치킨, 주인장은 오지라퍼다. 가게 앞에 행색도 초라하고 돈도 없이 보이는 사람이 치킨을 보면서 하염없이 서 있다. 주인장은 측은지심이 발동하여, 그에게 치킨 7만 원어치와 현금 3만 원을 주었다. 이렇게 문제를 내면, 주인장은 10만 원을 썼다는 게 확실하다. 


허각이네 치킨처럼, 여러 번 생각하게 해서, 헷갈리게 만들어 답을 찾도록 하는 방법으로 1부에서 4부까지, 읽고 고민하고 답하고, 뒤로 넘겨 해설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이솔 작가 말처럼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바로 개념과 정의다. 명확하게 점, 선, 면 등의 정의를 알고 있으면, 여기에 실린 농담은 그야말로 혼란스럽지 않다. 혼란스럽다는 말은 개념을 정립이 제대로 안 되었다는 확인이다. 수포자에게는 내가 얼마나 수학에 개념이 없는지를 바로 알게 해주고, 수학을 나름 열심히 한다고는 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은 이유는 바로 개념 정립의 두서없음을. 운 좋으면 정확히 아는 문제가 많이 나올 때이고, 그렇지 않을 때는 그야말로 운이 안 좋은 것이라는 증명이다. 


이 책은 여러 번 읽다 보면, 수학적 사고라는 게 어떤 것인지, 손이 잡힐듯하다. 허각이네 치킨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면 곧바로 답이 나오는 것처럼. 꽤 흥미로운 책이다. 사고훈련에는 안성맞춤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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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 붙는 중국어 독학 첫걸음 - 발음부터 회화를 입에 착! HSK 시험까지 한 번에 착!, 개정판 착! 붙는 외국어 시리즈
허은진.츠징위 지음 / 시사중국어사(시사에듀케이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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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 말하기, 이해, 표현


지은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최근 외국어 학습은 “말하기”로 바뀌었다. 즉, 문법과 독해의 늪지대에서 벗어나, 커뮤니케이션의 즉, 소통의 수단으로서 언어라는 측면의 중요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머리말에서 이 책의 학습 방법이 다 나온 듯하다. 


학습 방법은 응용, 한어수평고시(HSK) 1급에 나오는 필수 어휘 150자 쓰기, 이렇게 구분해놓고 보면 이른바 골조와 자재. 집의 모양과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 실제로 기초적인 대화 형태의 문장 속에 숨어있는 어순을 다양하게 바꿔보는 것이다. 중국어 구사 능력은 구구단이 아니라, 기본 뼈대에 낱말을 바뀌면서….

첫걸음 떼고 점프 업, 한어수평고시 1, 2급 문제와 읽기가 권말부록(별책)으로, 


중국어는 고립어라 우리 어순과는 다르고 영어와 같다. 영어학습에도 도움이 될 듯, 실제 이 책을 보면서 간체자는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번자체(대만에서 사용)는 우리 한자와 비슷하여, 바로 의미 파악이 되는데, 간체자는 말 그대로 간단체라서, 눈에 바로 들어오지 않는다. 연습 부족이겠지만,


발음과 성조, 첫 장벽이자,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는다


다행히 이 책은 원어민의 발음을 들을 수 있어, 입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 나오는 학습서들이 보통은 원어민의 발음을 들을 수 있도록 해주지만, 교체 연습이 눈에 띈다. 주어+형용사+0, 주어+0+형용사, 부(不)사용, 주어+부+형용사, 주어+부/부태+형용사. 외국어 학습자들에는 교체 연습이 흥미롭다. 계속해서 문장이 만들어지니…. 이 책의 소개처럼, 발음부터 회화를 입체 착, 한어수평시험까지 한 번에 착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듯 싶다. 


커피숍은 멀어(카페이팅 위앤 부 위앤)/ 커피숍은 그다지 멀지 않아(카페이팅 부 타이 위앤), 부타이(그다지 ~않다).


중국어에 트라우마가 생긴 이유도 바로 이 대목이다. 발음은 성조와 함께, 4성, 성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니, 입을 떼기 어렵고, 또 상대방이 못 알아듣는다는 표정이 보이면, 바로 얼음.


이 책은 입체적으로 말하기 중심에 흥미로운 바꿔넣기가 상당한 분량이다. 꽤 오래전에 중국에서 사용하던 두꺼운 설명체의 어학 서적으로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말하기가 보다 문법과 눈으로 익히기 체제라서, 결국 입도 제대로 못 떼고, 중국 가서. 겨우겨우. 이 책을 보니, 우선 말하기 연습과 구문 늘리기 방법은 눈에 잡힌다. 어차피 계기가 중요하지만, 어학은 과학적인 교수법이 필수다. 입의 모양과 대조언어학을 통해서 한국어화자가 중국어를 배울 때, 곧 잘 나타나는 오류, 발음, 문법 등도 어렴풋이 기억난다. 아니, 여전히 미완의 학습형태도 남아있어 다행이다. 자, 이제부터 신 학습법에 따라, 읽기는 대충되니까, 이제는 발음(성조)...기억하기부터 시작하자.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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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유로운가 - 자유의지, 그 난제로의 초대
김남호 지음 / 이야기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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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에 관한 생각

이 책<당신은 자유로운가>은 ”자유의지“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묻는다. 서양철학을 비록 21세기 많은 철학 사상을 관통하는 주제가 자유의지이기 때문이다. 이는 법, 교육, 종교, 개인의 인생관과 가치관에 직, 간접으로 영향을 준다. 많이 사람이 자유의지의 정체는 과학발전으로 밝혀질 것이라고 낙관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이미 과학 즉 신경과학의 발달로 자유의지는 착각이며 실재하지 않음을 증명했다고 믿고 있다. 자유의지가 허상이든 실재하든 이 문제에 천착하여 수많은 천재가 매달려 왔지만, 아직도 정복하지 못한 문제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며, 이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검토되지 않은 믿음은 개인 자신은 물론 사회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사례들이 있기에 말이다.

이 책은 8장 체제이며, 1장에서는 자유의지 문제의 중요성을, 2장~3장에서는 역사적인 내용을 고대 그리스 호머부터 니체까지, 자유의지의 개념과 문제의식들을, 4장~6장은 결정론, 양립론, 자유론을 둘러싼 논쟁과 성과를, 7장, 과학과 철학의 협업 필요성, 8장 인간 두뇌의 커넥톰, 챗GPT등장이 자유의지 논쟁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무엇이 문제인가?

이 책에 실린 논의들, 혹은 이야기들의 핵심이 압축된 1장, 무엇이 문제인가는 자유의지를 이해하는 전제나 조건들을 살펴보는데, 핵심은 의지에 따른 결정과 행동은 책임을 질 수 있지만, 무의지인 상태는 단지 사고라는 것이다. 이렇게 답해도 좋을까?, 유다와 베드로를 예로 들어 배신과 동조, 이들이 이렇게 할 것을 예견한 예수로 시작되면서 미국의 유명한 몽유병 환자인 사위가 장인 내외를 죽인 피스크 사건, 재판 결과는 무죄다. 이유는 그가 몽유증상인 상태, 즉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의 행동은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자유의지에 관한 탐구는 결정론, 양립론, 자유론이라는 크게 세 견해의 등장과 충돌이다. 많은 이는 과학의 발전만으로 이 문제 중 어느 견해가 진리인지 알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자유의지의 문제는 철학, 물리학, 수학 등 다룬 분야와의 협업을 요구한다.

결정론과 양립론, 자유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각각 그렇게 보는 이유와 반박, 논증 등을 소개하면서 끊임없이 읽는 이로 하여금,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듯”하다. 의지 문제는 곧 영혼으로 이어지는데, 영혼은 피타고라스의 주장으로부터, 소크라테스는 윤회설을 내 영혼이 이어진다고, 철학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플라톤에서 아리스토텔레스로, 데카르트로, 그리고 니체에 이르러서는 의지의 자유라는 개념이 기독교인들의 발명품이라고까지 주장하게 했는데, 실은 니체의 이 같은 주장은 사상의 발전사를 살펴보면 옳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지은이는 이 대목에서 아무리 유명한 철학자의 논증이라도 비판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고, 그렇지 않다면 철학이 아니라 종교가 되며, 탐구가 아니라 맹신이 된다고 각주에서 밝힌다. 꽤 중요한 지적이다. 우리가 늘 오류의 함정에 빠지는 이유도, 권위 있는 누가라는 전제에서 명망 있는 사람의 이야기는 믿을 수 있다(이게 고정관념, 즉 지배자의 권력에 세뇌되고 길들여진 때문인지, 아니면 그렇게 믿어야 나도 그 부류에 속한다는 소속과 연대 뭐 그런 심리인가)는 오류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다루는 과학과 철학 협업의 필요성이 제기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책의 열쇳말은 “자유의지”, 당신은 자유롭냐는 물음이다.

자유의지, 마음대로 생각할 수 있는 것에 관한다고 말하기에 앞서 “자유”가 어떤 자유냐는 물음과 따짐을. 결정된 것이다. 아니다. 의지로 정할 수 있다. 양쪽 모두 가능한 논리라고 어느 한쪽으로의 결착 없이 공방이 이어져 내려왔다. 지은이는 과학과 협업을 통해 자유의지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뇌 신경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도, 거꾸로 만일 자유의지가 순전히 과학의 문제라면 왜 세계 최고의 신경과학자와 철학자가 협업하겠는가 하는 물음, <자유의지: 철학자와 신경과학자의 대화>의 철학자 암스트롱과 신경과학자 마오즈가 쓴 서문을 보자

“이제 양 분야에서 모두 상대 분야의 기여가 가치 있음을 알아가고 있다. 많은 뇌과학자는 의지와 의식과 같은 고차적 개념에 대한 개념적 명확성과 정밀성이 연구에 필요한 질문을 정의하고 경험적 결과를 해석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많은 철학자는 의지와 통제와 관련된 몇 가지 중요한 물음들이 경험적으로 다루기 쉽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202쪽)

AI, 자동화, 자율주행 등 4차 산업 물결의 상징인 인공지능의 행위 주체성, 의지가 있는지, 몽유병 상태에서 하는 행위인 무의지인지, 하지만, 이런 논의는 AGI(인공 일반지능),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 단지 인공물이란 이유로 의지와 행위의 주체가 아니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이제 논의는 새로운 영역으로 전개될 수 있다. 거꾸로 인간에게 영혼이란 무엇인지, 의지는, 이런 종류의 난해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공 일반지능단계에서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이야, 의지와는 전혀 다른 학습과 명령에 인간의 의지로 움직이니.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옥에 티, 25쪽 살인마 박춘풍과 테트 번디 사건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가운데 ”불법체류자”라는 꽤 문제 있는 표현을 썼다. 물론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지은이가 철학자며 어떤 현상 등에 관한 개념과 정의 등에 민감할 것이라는 생각을 의심한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인권시민단체, 한국 인권위원회도 불법체류는 ‘미등록 체류 상태’이거나 ‘체류 기간 경과 상태’인 이주민에게 편견과 혐오 등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사용하지 말라고 한다. 체류 기간을 초과했다는 단순 위반 사실만으로 인간을 불법행위자로 규정할 수 없음을 강조하는 견해도 있다. 아무튼. 옥에 티라면 티고, 인식의 문제라면 꽤 심각하다.

아무튼 자유의지, 그 난제로의 초-대는 읽는 이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정신 못차리게... 하지만, 무엇이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은 자유로운가,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운가, 그 자유는 뭔가, 자유롭지 못하다면 왜 인가를 생각해보라는 나에 관한 내 의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아무 생각없이 그렇다면 어디서 받은 영향때문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내 안의 무의식적인 존재인 또 다른 나?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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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학교에는 교무실이 없다 - 조매꾸 꿈런쌤의 해외 파견 교사의 모든 것
김병수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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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일상, 안정이냐 변화냐


이 책<프랑스 학교에는 교무실이 없다>은 중학교 교사로 외국 파견(단기 베트남, 장기 프랑스)을 두 번씩 경험한 김병수 선생이 한국에서의 교사 일상 속에서 안정이냐, 변화냐를 고민하는 교사들에게 교직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선택지가 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외국 파견교사를 경험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듯하다. 파견교사가 되려면, 보통 7년 이상의 근속경력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어학능력시험이 있는 경우에는 취득 점수가 6할 이상, 한국사 능력검정 3급 이상 등이 기본이다. 


책 구성은 3장이며, 1장에서는 프랑스 교육 소개로 학교 수업과 풍경이다. 한국의 그것과 비교하기도 한다. 2장은 지은이가 경험한 프랑스 문화 소개, 3장은 해외파견 교사 준비과정 A to Z로 여기에는 “해외파견 교사 면접 예상 질문 184문제”와 “파견대상 국가” 등의 정보가 있다. 부록으로 지은이가 경험했던 필리핀 단기파견에 관한 내용이 실려있다. 


국내 최초 프랑스파견 교사가 느낀 프랑스 학교, 자유로움? 


한국에서 교사는 수업은 물론 동아리 활동, 스포츠 클럽 활동, 담임, 교무행정 등 많은 업무를 해야 한다. 가장 중심은 수업이겠지만, 때때로 삶의 리듬을 바꾸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 교사 일을 계속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외국 파견교사제다. 


자, 프랑스 학교로 들어가 보자. 제목처럼 행정업무가 없는 프랑스 교사, 당연히 교무실이 없지 않을까, 어떤 구조인지? , 프랑스는 교사가 행정업무가 아닌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도록 돼 있다. 법정 근무시간은 주 35시간인데도 가끔씩 업무시간 문제로 충돌이 생긴다고 한다. 우리 교육 현장과 비교하면 일하는 시간이 길지도 않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국의 노동시간은 연 1910시간이고 프랑스는 1490시간이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한국교사보다 급여수준은 낮은 편이라고, 아무튼 교사의 역할은 “수업”이니 여기에 집중하라는 체제. 방학은 1년에 다섯 번, 여름, 겨울 방학도 길다. 한국 학생들은 보충수업, 학원으로 돌아다니느라 제대로 놀지도 쉬지 못하는데, 프랑스의 학생들은 한달 씩, 주변국으로 놀러가거나 시골로 친적집에 가기도..참으로 여유롭다는 생각이다. 


이중언어사용자 배려도, 국제인재양성 프로그램-국제섹션


바칼로레아 정책 유지와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국제 섹션운영으로 프랑스에 거주하는 내국인, 외국인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이중 언어로 교육을 받는다. 학생들의 취향에 맞게 선택,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면, 외국어(출신국의 공용어)와 프랑스어로 문학,수학, 과학, 역사, 지리 등 각 해당 나라에서 지정한 과목들을 배운다. 일반교실이 다문화교실처럼, 출석부르는데 10개국 나라에서 온 학생들의 이름 발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당황한 적이 있다는 지은이의 소감이 인상적이다. 아마도 이 대목은 한국 교육이 고민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프랑스 문화, 싸데뻥과 개인주의


그때그때 다르다. 일 처리 할 때도 통용되는 방식이다. 느긋함이랄까?, 약속 시간에 늦는 것은 기본, 회의할 때도 모두 자리에 앉는 게 아니라 서서 다과를 즐기고, 일부는 회의에 참석하고, 운전면허증을 받는 데 1년이나 걸린다(?). 학교일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나, 모두 제 할 일 하기 바빠,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나 몰라 바빠하며, 눈길도 주지 않는데. 다행히 폴란드 출신의 선생님이 도움을 주었는데, 실은 이 선생님의 중학생 아들이 한국어를 독학 중이어서 호의적이었다고 말한다.


파견교사 A to Z에서는 핵심, 단기파견과 장기, 해외파견 등으로 구분되고, 각기 신청접수처가 다르다는 점을 비롯하여 실무적인 내용이 담겼다. 오래전 오사카의 한국학교(건국, 백두)에 파견 나온 교사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국어와 사회, 역사 이렇게 3과목으로 기억한다. 물론 오래전 일이라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중국 광저우의 한국학교는 초빙교사(한국에서 교사 휴직하고 초청에 응하는 형태)도 만난 적이 있다. 

아무튼 한국 교사들이 외국에 나가 교육제도와 학교 행정과 문화 등을 경험하는 등 시야를 넓히는 것도 좋겠다. 아울러 몇 개월만 나가 있으면 그냥 애국자가 된다. 한국 사회와 현지의 어떤 것을 비교하면서 말이다. 좋은 건 좋고, 고칠 건 고치고. 이런 맥락에서는 효과가 클 듯하다. 아무튼 한국보다 노동시간은 짧고, 임금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이들 사회는 “여유”다. 바캉스(노동자들의 장기연속 휴가보장법이 있을 정도다) 문화가 이를 말하듯…..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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