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은 충분해야 한다
아브람 알퍼트 지음, 조민호 옮김 / 안타레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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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삶


지은이 아브람 알퍼트는 <모든 삶은 충분해야 한다>에서 “충분한 삶”이란 무엇인지를 말한다. 그는 어렸을 때 위대함을 열망했다. 위대함은 ‘부’였고, 부자가 될 방법을 찾고 싶었단다. 청년이 돼서는 ‘부’보다는 ‘명성’을 한때 소설가를 꿈꾸기도, 하지만 이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대학원으로 잘못된 생각이라(지금 느끼지만)…. 세계를 누비는 저명한 교수가, 지금은 그렇게 됐지만, 지금은 특별히 만족스럽거나 행복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이런 꿈과 미래의 경로는 누구에게는 한때의 것이었고,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되기도, 하지만 공통되게 내 손에 쥔 떡보다 남의 손에 쥔 떡이 더 커 보이고 맛이 있어 보인다. 지은이는 “우리의 욕망을 유도하는 것들이 잘못됐다”라고 지적한다. 즉, 뭔가를 잘하려는 욕심이 잘못된 게 아니라 우리가 가진 재능과 역량이 늘 모자란다고 여기게 만든 끊임없이 경쟁하고 최고를 지향하도록 만드는 사회구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충분한 삶”이란 화두, 모든 삶은 충분해야 한다. 모든 삶은 생명의 다양성을, 충분해야 함은 제각각의 삶이 위해 없이 서로 배려하고 돌보는 그런 세계를 말한다. 지은이는 자신이 나름 위대해 졌지만, 만족스럽지도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대목이 이 책의 핵심이다. 위대해졌지만,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위대함과 충분함은 같은 의미가 아니라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말이다. 위대함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충분함을 지향하는 삶을 찾아야 함께하는 세상, 생물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세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무엇이 충분한 삶인지를 찾기 위한 지은이의 이야기는 5장으로 이뤄졌는데, 1장에서는 위대함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이유를 찾는다. 충분함의 철학적 기원과 위대함을 넘어서려는 오랜 역사, 기회조차 얻지 못한 사람들, 모두를 위한 충분한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2장 우리 자신을 위하여 에서는 보장되지 않는 만족, 능력주의 위대함이란 이데올로기 마주하기, 3장에서는 우리 관계를 위하여 충분한 관계의 정치를, 4장에서는 우리 세계를 위하여, 5장 우리 지구를 위하여, 나를 개인에서 출발하여 우리를 둘러싼 경제와 정치, 그리고 환경을 넘어 세계를, 지구를 위하여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까? 


능력주의, 위대함 이데올로기


지은이의 견해, 위대함이 충분함이라는 착각은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지적하는 능력주의가 본연의 사명과 정의의 차원에서 실패하는 이유와도 같다. 공정하다는 착각은 능력주의는 불평등을 치유하는 개념이 아닌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개념으로 이용한다고. 모두에게 자신의 재능을 보여줄 공정한 기회가 있다면 그 재능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상받는 것도 당연히 공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나, 공정한 불평등이 과연 정당한지, 불평등한 부와 권력 체계를 유지하려는 사회를 정당하다고 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지은이는 마이클 샌델이 진보적 공동체주의자이지만, 위대한 부와 명망 있는 지위를 가진 사람들과 공동선과의 관계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그가 오늘날의 잘못된 성공 윤리를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능력주의와 위대함과는 또 다른 인식이 깔려있다. 표층에서는 비슷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심층으로 들어갈수록 또 다른 의미로서의 위대함과 충분함의 결이 달라짐을 엿볼 수 있다.


위대함과 충분함


위대함을 추구하는 세계관은 우리에게 스트레스, 불안, 불평등, 생태적 훼손 등의 질병을 안겨주었다. 인류가 자연보다 위대하다고, 너보다는 내가 더 위대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우월주의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왜? 많은 사람이 위대한 소수에 기대고 그들의 건투를 비는 것이 모두의 충분함을 성취할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위대함이 충분함이라고 여기는 사고의 결과가 기후위기, 인간세, 양극화, 물질경제와 사회적 지위 등, 눈앞에 펼치진 모든 것들의 바탕에는 위대함과 충분함이 한데 섞여 있는 생각의 결과이며 그 현상이다. 지은이는 위대함과 충분함은 구분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이 책 전반에 걸쳐, 위대함이 충분함이라는 착각을 질타한다. 아마도 공맹의 사상과 노장사상과의 대립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모두에게 충분한 삶이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과유불급, 중용의 도와도 같은 맥락으로 읽히기도 한다.


지은이는 장자와 혜자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친구와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논한다. 장자는 혜자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혜자의 논리를 깨는 내용인데, 기실 이들은 친구였다. 장자는 친구인 혜자의 오만한 태도를 질타한 것은, 그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친구로서 혜자가 깊은 통찰뿐 아니라 스스로 의심하는 겸손의 기쁨을 경험하기를 바랐다기 때문이라고 적고 있다.


이 책에 실린 내용, 신자유주의 질서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같은 계급 내에서도 각자도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능력주의 이데올로기, 물질경제가 위대함으로 ‘부’로 ‘명성’으로, 정작 이런 경지나 위치에 올라선 이들은 만족할까, 행복할까. 우리에게 묻는 말이다. 모든 삶은 충분해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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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콘텐츠가 되는 순간 - 평범한 내 일상이 누군가에겐 ‘인생 콘텐츠’가 된다
한혜진 지음 / 경이로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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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범한 일상이 “인생 콘텐츠”가 된다면

 

자신의 글을 쓴다는 것은 누구에게 공개하지 않고, 나만의 기억과 추억, 혹은 하루 동안 일어난 것들에 관해 생각하고, 잘잘못을 반성하고 나은 내일을 맞이하는 글(사적 글쓰기)과,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 이른바 공적인 글쓰기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SNS를 통한 글쓰기는 공, 사의 영역 구분을 넘어 새로운 영역 출현과 그 확장으로 정보 “콘텐츠” 발신이 누군가의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 사회적 영향은 별론으로 하고, 이런 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의 지지를 얻고, 경제적 이익을 얻는 하나의 직업이 된다. 전업 작가, 혹은 인플루언서가 말이다. 

 

지은이는 방송작가로 일한 경험을 살려, 평범한 내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인생 콘텐츠’가 된다는 생각을 한다. 필요성이라고 할까,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의 글쓰기와는 다른 출발점, 즉,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시작한 글쓰기와 유튜브 등이 사회적인 공감을 얻고, 확장, 확산해가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글을 쓰고, 정보를 발산해서 돈을 번다는 개념과는 아예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일상이 ‘인생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지은이는 지금은 꽤 유명해진 콘텐츠의 시작을 짚어준다. 수학을 잘하지 못하는 딸을 위해, 수학자인 아버지가 만든 수학교육교재가 입소문을 타고, 딸은 물론 자신에게도 경제적 소득을 얻게 됐다는 사례, 사소한 일상, 외국에 사는 손자와 영어로 말하고 싶다는 소망에서 출발한 영어교육 콘텐츠. 뭐 이런 스토리텔링의 그저 예일 뿐이지만, 여기에 진실이 담겨있다. 적어도 누군가를 위한 배려가 담긴 콘텐츠, 아마도 보편성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6장으로 구성됐다. 첫 장은 좋은 콘텐츠는 단 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출발해야 한다고 점을 강조하고, 2장~4장에서는 나만의 콘텐츠 만들기 3단계를, 우선 나를 취재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정하고, 실천하기, 5장은 지은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방송작가처럼 구성하기의 팁을 알려준다. 6장에서는 디지털 노마드의 환상을 가지면 위험함을 지적한다. 역시 명암이 있으니, 이 또한 눈여겨 봐둬야 할 대목이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그래도 우리는 생산자가 되어야 할까? 된다면 왜?, 좋은 콘텐츠란 무엇일까?, 잘 팔리는 콘텐츠의 비밀은, 우리는 어떤 태도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까?

 

막연히 만들어보고 싶다. 히트하면 일확천금까지는 아니더라도 직업으로 삼을 수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를 품은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듯이, 호랑이가 토끼 한 마리를 얻을 때도 전력 질주를 한다. 온 힘을 다 쏟는다는 말이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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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 정해 - 중용의 깊은 뜻 쉽게 알기
윤서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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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中庸)의 깊은 뜻 쉽게 알기- 중용의 정해-0


중용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쓴 것으로 알려져 있고, 사서(四書)의 하나이며 동양사상의 중요한 개념을 담고 있다. 오늘날 전하는 것은 오경의 하나인 <예기(禮記)>에 실린 <중용편(中庸篇)>이 중국 송대 무렵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라 한다. 


여기서 중(中)이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 용(庸)이란 평상(平常)을 뜻한다. 인간의 본성은 천부적이며 인간은 그 본성을 따라야 한다고, 본성을 좇아 행동하는 것이 인간의 도(道)이며, 도를 닦기 위해서는 궁리(窮理)가 필요하다. 이 궁리를 교(敎)라 한다. 이것이 일반적으로 중용을 설명하는 문장이며, 본성, 도, 궁리, 교(敎), 성(誠)을 궁구하는 것이라. 이를 해설하는 수많은 책이 나왔다.


지은이는 이 책<중용의 정해>을 주희(1130-1200)가 33장으로 펴낸 “중용장구”와 조선의 성호 이익(1681-1763)이 중용장구의 난해한 곳을 해석한 “중용질서”를 바탕 삼아 읽는 사람의 처지에서 풀이한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중용을 유가철학의 근본정신을 가장 함축성 있게 표현하면서도 조리(條理)가 정연하여 앞뒤가 하나로 관통하는 책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중용장구 각 장 앞에 개관을 두고, 그 요점을 적은 후에 원문과 해석 그리고 장구대전을 덧붙여 놓았다. 여기에 이어 중용질서를 적고 있다. 


성인의 경지, 중용의 도


중용이 왜 중요할까?, 실천원칙을 담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이 한두 번으로 되는 일도 사람에 따라(개인차) 수십 번, 혹은 수백 번의 시도와 노력이 필요할 수 있는 일이 세상에 한 두 가지가 있는 게 아니라 널리고도 널렸다. 핵심은 끈기와 지성이다. 이 과정에서 터득하는 지혜가 바로 도(道)인 듯하다. 실천원칙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거나 기울어짐이 없도록 지나침과 미치지 못함의 잘못을 늘 경계하라는 것이다. 참으로 어렵고 힘든 평상(平常)유지다. 


긴장의 끈을 놓치는 순간, 자신의 위치에서 손에 닿기 쉬운 떨쳐내기 어려운 유혹을 어떻게 밀어낼 것인가, 교수신문이 23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 즉, 눈앞에 이익에 의(옮음과 정의로움)를 잃어버린다는 뜻이다. 그 반대는 견리사의(見利思義)다. 이로움이 있더라도 바른 것을 택하는 자세다. 전자는 장자가 조릉(雕陵)의 정원에 갔다가 얻은 깨달음에서, 그리고 후자는 논어의 헌문편에 나오는 말이다. 밑바탕에 흐르는 사상의 맥락은 중용의 도로 이어진다. 


인의예지(仁義禮智) 이른바 네(싸)가지는 큰 기둥이라 “경륜”


시쳇말로 싸가지, 싹아지, 싹수가 있다고 하기도 하고 인간 세상, 천하의 근본인 인의예지를 모른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떻게 쓰이든, 우리 사회에서 싸가지 없는(싹수없는). 이란 표현은 여기에서 유래, 전성된 듯하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 박힌 유가 사상의 흔적이라 할까. 중용장구와 중용질서 32장에 나오는 경륜(經綸)은 기억해두고 가자는 의미에서 확인해본다. 


경륜(經綸)은 모두 실(絲)을 다루는 일이다. 경은 그 실마리를 다루어 나누는 것이요. 륜은 그 비슷한 것들을 나란히 하여서 합하는 것이다. 경은 평상적이다. 대경은(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 다섯 가지 인륜이요. 대본은 본성(인의예지)의 전체이다. 오직 성인의 덕(德)만이 지극히 진실하고 거짓이 없다. 그러므로 인륜에 대하여 각각 그 당연하고 진실한 도리를 다하여 모두 천하 후세에 본보기가 되니 이른바 경륜한다고 하는 것이다. 대본이 ‘중’이요. 대경이 ‘용’이라. 사람이 싸가지가 있음은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울어짐이 없으며, 이를 바탕으로 ‘용’ 늘 관계(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의 바운더리를 잘 지켜내는 지혜를 갖추는 궁리, 사유, 실천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경륜이다. 


경륜이 있어야 조직을, 정치를, 인간관계를 이상적으로 즉 성인처럼 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성인을 알아보는 것은 성인의 덕에 도달한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다고 한 대목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바로 세상의 질서는 인의예지라는 것이 큰 본을 즉 기둥이 되며, 군신, 부모, 부부의 도, 어른과 아이, 친우, 이는 상징적인 인간관계라 세기면 현대적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 군신은 민주와 시민(공화국의 질서, 헌법상 국민의 권리)이며, 부모와 아이(인격존중과 돌봄, 사회적 돌봄과의 관계), 부부의 도(상호 존중의 질서와 젠더) 등이 그러하다. 


이 책의 전반에서 지은이가 읽는 사람을 앞에 두고 말하듯이 글을 쓰려는 노력과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다소 문해력과 배경 지식에 따라 이해의 정도는 어쩔 수 없을 듯하다. 이 책은 고전을 읽어야 할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준다. 오늘의 현상은 과거에 연유하는 바가 적지 않고, 오늘에 연유되어 미래의 모습이 발현되기에…. 천부적 인권에 관한 해석 또한 중용의 도에서 충분히 읽어 낼 여지가 있고, 동서고금의 발전 역사 속에서 정의해오던 인권개념의 변화처럼, 중용의 해석 또한 당해 시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보편적 질서의 의미 변화처럼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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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중국의 경제를 어떻게 발전시켰나 정치연구총서 8
지은주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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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관계, 중국 경제발전의 견인차 대만 


세계2차 대전은 종전으로 치닫고 중국대륙에서는 국민당군이 중국인민해방군에게 밀려 타이완으로 쫓겨나게 되고, 이후, 국민당의 3불 정책은 중국과 단절유지와 지속의 바탕이 됐다. 1992년 국민당 정부는 중국공산당과의 교류를 허용했고, 대만 상인(타이상)의 대륙진출, 대만 정치권의 양갈래, 70~80년대의 민주화운동으로 정권창출을 했던 민진당(대만인 정당으로 ‘대만’정체성이 뚜렷, 대만독립파), 국민당은 중국과 대만의 통일파다. 최근 미국으로 기울어진 대만 외교, G2로서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할 위치에 선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대만과의 통일에 관한 압박 등의 환경변화는 마치 한반도정세와 비슷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통일정책은 일관성 없이 변하기 일쑤인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점에서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은 대만의 중국과의 공식적 교류를 한지 30년 동안 타이상들은 중국에 무엇알 어떻게 전해주었을까를 규명하고 있다. 3장 체재이며 1장은 중국의 경제성장과 대만, 2장은 타이상은 중국을 어떻게 발전시켰나, 3장 중국 경제의 성장과 타이상, 그리고 관련 문제들을 다룬다. 고려대 정치연구소에서 발행(출판 버니온더문)하는 정치연구총서08로 지은이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2017년 연구기금을 받아 수행한 연구결과다. 


대만 상인(타이상)이 중국 경제 성장에 기여


이 책의 핵심부분이다. 중국은 1992년부터 2022년까지 30년 동안 42배의 경제성장을, 1990년대 초, 경쟁성장의 의지와 목표뿐이었던 중국, 이 시기에 타이상은 진출하는데, 자본투자와 기술제공으로 중국의 제조업을 발전시켰다. 중국은 타이상에게 저렴한 토지, 공장, 노동력 제공을, 타이상은 설비, 원재료, 견본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생산된 물건의 판매를 맡는 제조업의 효율적인 분업은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 타이상의 확장기에는 중국과 대만이 WTO에 가입하면서 양안협력이 세계 시장으로 확대됐다. 


경제성장한 중국의 타이상 다루기


타이상과의 협업으로 세계 시장진출과 WTO가입 등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힘과 경험이 쌓이자 타이상을 중국의 방식대로 활동하도록 유도한다. 과거와 같은 타이상에 대한 특혜 철회, 타이상을 상하이 증권시장에 투자하도록 하고, 중국사업을 할 경우 중국에만 법인 등록을 하도록 하여, 결국 중국의 입맛대로 타이상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살아남은 타이상은 중국 내에서 입지강화하는 한편으로 대만 내에서도 경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으로 바뀐다. 


결국, 원 차이나 정책의 범위 내로 포섭돼가는 타이상과 일로일대 프로젝트체제 안으로 편입되는 여러 나라와의 경제교류 속에서 타이상의 생존전략들....


우리에게 익숙치 않았던 중국과 대만, 즉 양안관계와 경제교류의 모습은 한반도 내에서의 경제교류의 미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꼭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북한의 경제성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고, 현재 무력통일로 전환된 남북관계 등을 볼 때, 아무튼 한반도의 미래를 연구하는 데 양안관계와 타이상의 경제활동 과정 등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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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왜 기권하는가 - 투표 참여와 기권의 정치경제학 정치연구총서 6
강우진.권혁용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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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왜 기권하는가- 투표 참여와 기권의 정치학 


민주주의 위기와도 깊은 관련성이 있는 주제다. 대의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시민이 대표자를 선출하여 자신의 주권을 그들에게 맡기는 형태로 정치에 참여하는데 선출(선거)과정에서 딜레마가 존재한다. 대표자 선출은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다. 라는 자조 섞인 말들. 이른바 주인과 대리인 문제다. 첫째, 대표자를 선출할 때, 주권자의 이해관계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는지, 둘째, 선거에서 선출된 대표자가 임기(4년) 내에 주권자의 요구를 잘 실현했는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대의 민주주의에서의 정보 비대칭 문제), 셋째, 대표자의 기회주의적 행동과 대표자의 실적에 대한 평가의 어려움 등 적지 않은 제약이 존재한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직접 참여민주주의론까지 대두되며, 주민소환제의 실현을 쉽게 하는 제도 정비요구도 있다. 


이 책은 2장 체재이며 1장은 강우진의 “누가 왜 기권하는가?”로 누가 선거에 기권하는지, 무엇이 투표 기권에 영향을 미치는지, 한국 민주화 이후 대선에서 투표 기권자의 사회경제적 배경의 영향을 분석을 통해서, 투표 효능감과 만족감, 정당일체감, 정책적 차이 등을 살펴보고, 투표 기권의 결정 요인과 정책적 함의를 다룬다. 


2장은 권혁용의 “투표 참여의 정치 경제학”으로 투표 참여와 민주주의, 투표 참여의 합리적 이론, 투표 참여의 소득편향과 소득 불평등과 투표 참여의 관계에 관한 비교정치학적 이론을 소개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선거에서 나타나는 소득과 소득 불평등에 따른 투표율의 변화를 추적한다. 서구의 경험과 달리 한국의 저소득층의 상당수가 노년층이며 노년층 유권자의 상당수가 저소득층, 노년층 대부분이 보수적 정치성향을 갖고 있다는 점 등 중요한 맥락제시와 한국 민주주의 등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거대양당구도 아래에서 누가 우리를 대변해주나, 어쩔 수 없이 차악을 선택하는 현상에 원인이 그리고 투표 참여로 이끄는 답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버니온더문의 정치연구총서 06으로 강우진, 권혁용 공저이며,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2017년 연구기금을 받아 수행한 연구결과다. 


투표 기권의 결정 요인과 정책적 함의


이는 미국의 트럼프 현상 너머로 보이는 한국 정치의 대통령선거는 물론 총선에서도 대표자 선출에 따른 제약 해소의 구체적 방안이 나와야 할 듯하다. 촛불시위 혹은 항쟁은 한국 민주주의 제도적 안정성과 광장의 정치가 결합한 독특한 사례다.


무엇이 투표 기권에 영향을 미치는가는 투표자와 기권자 사이에 투표 효능감과 민주주의 만족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선거 기권자는 투표 효능감에 관한 불신과 민주주의 체제 작동방식에 불만을 가진 집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달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인구 회자한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16대 대선~20대 대선에서 유권자의 투표 기권 결정 요인에 대한 통계분석에서 사회경제적 배경으로는 나이, 학력, 가구 소득, 직업, 혼인 여부, 성별 변수와 정치적 변수로는 투표 효능감과 정치효능감, 정치이념, 무당파, 이전 선거 기권 여부가 분석에 포함됐다. 기권의 중요한 이유는 “먹고 살기 어려워서”다. 두 번째로는 투표 효능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무당파 여부 또한 중요하다. 정치참여에서 정당 동원 요인의 중요성과 한국 정치의 높은 정당 불신 등이다. 나이보다는 다른 정치 변수들과 상호작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결혼 여부 또한 영향을 미쳤고, 세금을 더 내더라도 복지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문항에 공감할수록 투표에 기권할 확률이 높음(18대 대선에서), 어떤 방안으로 습관적 기권자를 투표장으로 향하게 할 것인가?


투표 참여와 한국 민주주의


많은 사람이 투표장에 나와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나타내는 것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될까?, 그렇다면 어떤 이유에서 그럴까? 소득이 낮을수록 기권자가 많다는 점. 소득 불평등이 커질수록 저소득층의 정치소외 및 정치과정으로부터의 기권을 유도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소득 불평등이 높을수록 불평등한 정치참여가 심화한다는 악순환 즉 뫼비우스 고리로 올라타게 된다. 


한국의 선거 민주주의 지수와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유사한 추이를 보인다


박정희와 전두환 권위주의 체제에서 매우 낮은 수치를 보였고, 1987년 민주화 이후에 급격하게 상승,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높은 수치를, 이명박, 박근혜 정부시기에 감소, 문재인 상향, 윤석열 하향.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선거 민주주의 지수보다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결론은 우리 사회에서 떠도는 이야기들이 통계적으로도 입증됐다는 점이다. 한국 선거 민주주의 지수도 자유민주주의 지수도 어떤 정부냐에 따라 높아지거나 낮아진다는 점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해결되지 않은 딜레마다. 정치참여의 불평등,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정치참여 격차가 심해지면 투표장에서 고소득층이 과다대표되는 현상, 이 역시 우리 사회의 현실적인 과제다. 이런 현상은 22대 총선에서도 여실히 증명된 바 있듯이…. 기권의 정치경제학은 말 그래도 소득불평등의 심화, 경제는 정치참여 의지를 해도 안 된다는 생각 이른바 학습된 무기력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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