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해태
조 메노스키 지음, 박산호 옮김 / 핏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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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깨비과 그리스 신들이 함께 세계를 지키다


해태(??), 해태관은 법관이 쓰는 모자다. 선악과 시비, 판단의 의미다. 상상의 영물로 불을 먹는다하여 소방관의 계급장 바탕은 해태문양이 깔려있다. 조선시대 대사헌의 흉배에 가식이기도 했다. 중국에서 유래, 사자와 비슷하고 기린의 뿔이 달려있다고 했지만, 한국에서는 장난기 어린 미소가 더 매력적이다. <스타트랙>시리즈의 작가 존 메노스키는 해태를 호랑이와 코뿔소가 반씩 섞인 듯한 얼굴에 해악적인 미소까지 머금고 있는 매력적인 존재로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불을 먹는 영물과 그리스 신화의 비극적 존재이자 인간에게 불을 전한 프로메테우스가 등장한다. 인류의 미래 판도를 바꿔놓을 마법의 기계를 손에 넣으려는 한국기업 타이타니스CEO 강인화는 만신 매화를 고용하여 오방[동청(靑), 남적(赤), 중앙황(黃), 서백(白), 북흑(黑)]불을 놓아 프로메테우스와의 접촉을 시도하려는데, 해태가 고른 사람들, 즉 숙주(윈디,범준, 민준, 동주, 일서, 양미)는 둔주상태(의식이 몽롱한 상태로)로 불이 일어날 곳을 감지하여 화재현장으로 쫓아가 불을 먹어치운다. 1998년 해태 숙주 중 가장 센 원디는 갓난아기로 불이난 아파트 10층에 엄마와 함께 있었다. 엄마는 죽고 윈디는 소방대장에게 구출되는데, 순간 엄청난 기세로 달려들던 화마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나중에 아기 입에서 연기가...(원디는 자신이 해태숙주인줄 모른다, 실제로 소방대장은 윈디가 구한 것이다). 함께 윈디를 구하러 갔던 소방관 종남은 건물더미에 깔려 하반신이 마비, 화재조사관으로 일하고, 


소설의 전반부는 해태 숙주들의 활약으로 프로메테우스와 접촉하려는 불지르기 의식을 차단하는데... 숙주 동주가 우주의 다른 차원에 있던 프로메테우스와 접촉에 성공한다. 그의 의식과 연결되어 마법의 기계를 넘겨받는데, 이 기계를 빼앗기 위해 아테네여신이 해태 숙주들을 추적하지만, 이 기계가 무엇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똑똑하다는 아폴로조차 몰랐다. 이 무렵 그리스 신들이 한국으로 속속 들어오고, 그 중 아프로디테는 딸을 잃고 힘들어하는 늙은 해녀 앞에 딸로 나타나 그를 달래준다. 헤르메스는 해태 숙주들에게서 마법의 물체를 훔쳐낸다. 한편 타이타니스의 음모는 좌절된 게 아니었다. 회사건물에 600미터나 되는 홀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뉴스보도, 이는 탈로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청동거인)가 만들어지는 중이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험들...


제우스는 한국에 와서 건달패들한테 얻어터지고, 동네 슈퍼에서 사귄 도깨비들과 씨름을 100판 씩이나 해도 이기지 못하고, 헤르메스는 윈드의 방어막에 막혀 탈로스(청동거인)을 어떻게 하지 못한채로 .... 멀리서 들리는 제우스, 아폴로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사라졌고 청동거인 즉 마법의 기계도 사라지는데...


그리스 신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는데, 마치, 우리 고대역사 역사에 등장하는 풍,우사처럼 제주바다에 포세이톤이... 한국(동양)의 영물과 그리스 신들의 만남은 여러 문화의 융합은 용광로와 같다. 이것저것 섞어 넣어도 함께 녹여버려는 그래서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만들어낸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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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Q - 도둑맞은 기록을 찾아서
이명훈 지음 / 들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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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끊임없는 질문과 상상, 


이명훈의 소설<Q : 도둑맞은 기록을 찾아서>은 한, 중, 일, 고대사의 진실에 접근하려는 독특한 방식의 소설이다. 이야기의 서막은 유튜브를 통해서, 일본 황실 궁내청에서 제사나 기록을 담당하는 서릉부의 연구원 미치코 아오미 박사의 내부고발에서 시작된다. 여러분 <화랑세기>가 불쑥 제 가슴을 헤집고 들어옵니다. 이 원본 외에도 다수가 서릉부에 비밀보관돼있고, 한국의 강단 사학, 제도권 사학계에서 위작이라고 했던 박창화의 <화랑세기> 필사본은 원본과 90%가 바르다고 말한다. 난리가 난 것이다. 일본이고, 한국이고, 중국이고.


그녀는 왜 이런 양심선언을 한 것일까? 그녀의 아들은 한국 유학 중이었는데, 한국 학생들과 한국 근대화론 논쟁을 하다가 싸움이 일어나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한국이 오늘날만큼 사는 것은 일본의 식민지였기에 가능했다는 게, 시빗거리가 된 것이다. 그녀는 의식불명의 아들을 일본으로 데려왔고, 일본의 역사 교육이 잘못됐음을. 아무튼, 이렇게 해서 세기의 폭로를 하고 난 다음 날 죽었다고, 자살인지, 타살인지. 그녀 죽음을 일본 미디어는 계속 보도하면서 그의 집 창고에서는 조선에서 사라졌던 <조대기>가 나오고,


주인공인 소설가 최현우는 남당 박창화 선생의 증손인 친구 정민과 기자인 선호, 이렇게 남당연구소를 꾸린다. 미치코 사건은 한국에 불똥을. 지금까지 남당 박창화의 주장이 신빙성을 얻게 된 것이다. 무령왕이 왕후에게 독살당했다고, 이런 사실을 감추고 오른 아들 성왕 때, 고구려가 갑자기 백제를 쳐들어온 이유가 뭔데?, 백제의 수도는 웅진, 지금의 공주가 아니었어?, 무령왕 무덤이 왜 이렇게 적었던 거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역사 이야기, 식민사관이니 민족사관이니 하는 사학자들의 역사연구의 접근 태도는 늘 논쟁이다. 이병도 사단이 우리 강역(영토)을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한정 지은 것은 식민사관이요. 고구려와 발해의 강역은 만주와 블라디보스토크까지 통일신라가 아닌 남북국시대라고 해야 한다는 등. 지금껏 논쟁이 돼왔던 주제들이 다 나온다. 


진짜 우리 상고사는 어떤 모습이었나? 


Q, 우리가 아는 역사란 진짜?, 아니면 조작된 것? 그렇다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조작한 것이고 언제부터 그렇게 된 것일까? 현우는 조선 시대라고 본다. 불씨잡변의 석가 씨라고 운운하면서 불교를 억압했던 시절, 유학을 국가통치이념으로 삼은 이상, 중국은 세계의 중심이어야 하며, 천자의 제후국이어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상고사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유학을 숭상하는 태도도 보이지 않고, 독자적으로 황제라 칭하고, 중국 땅을 고조선, 고구려 땅이라 하고 발해가 해동성국으로 불렸던 어쨌든 아무르강까지 영토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천자국 중국을 대하는 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기자조선이요. 위만조선으로 한사군과 평양성이 현재 한반도 땅 안으로 설정할 수밖에, 이런 논리에 반하는 모든 고서는 없애야 할 불편한 진실들이었다. 조선 세조 때 수거령이 떨어져 사라졌던 기록이 일본 황실 궁내청 서릉부에 잠들어 있다니….


역사는 힘의 논리요. 이긴 자의 기록이 역사로 남는 법, 현우는 남당이 썼다는 <고구려사 초략>과 <화랑세기>, <강역고>까지, 현우와 정민은 도쿄로 서릉부 관련자를 만나러, 하지만 만나지 못하고, 재야사학자의 안내로 중국으로 떠난다. 옛 고조선과 고구려의 땅을 찾아, 동북9성이 내몽고에 있다면... 마치 이덕일의 대고구려를 연상케 한다. 발해유물이 모두 중국 것으로 둔갑, 분명 독립국으로 해동성국이라는 중국이 붙여준 이름까지 있는데, 조선의 사대주의를 질타하며, 정약용의 <아방강역고>의 비정이 일제의 조선영토의 확정의 근거로 사용되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진퇴양난의 중국


미치코 사건의 배후이자 중국의 동북공정 책임자인 장리우의 양심선언과 프랑스 망명신청 또한 충격이다. 그는 한·중·일 동북아시아의 상고사는 지리학적 경계의 의미를 뛰어넘는 국제정치·경제적 의미가, 동북공정의 잘못을 잘 알고 있는 한국의 강단사학자들은 아무런 반응조차 보이지 않은 중국의 밥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한국의 주류강단사학자들의 스승이 바로 일본이었기에, 그들이 재단한 강역은 모두 짜 맞춰진 것이기에, 중국에 문제를 제기하게 되면, 역사 날조에 자가당착에 빠지기 때문에 진퇴양난이었다. 실증사학으로 신채호를 나무라며, 박창화를 무시하고, 환단고기를 전설이자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던 이들에게 사라졌던 옛 기록들이 돌아오고 또 그 내용이 밝혀진다면. 어떻게 될까? 


한편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비롯하여 서남공정, 서북공정 등 모든 것이 어그러질 때, 후폭풍, 부메랑이 되어 중국으로 돌아올 것을 장리우는 한국공정은 세계공정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진시황이 되고자 하는 시진핑은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탄 상태라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역사관에 대한 문제 제기, 어느 정권이든 마치 조선이 중국을 의식해서 제대로 뭔가를 하지 못했던 것처럼 지금의 대통령들 또한 역사에 관한 문제의식이 없다고.


우리의 역사는


소설은 작가의 세계관과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다. 문제의식 없이는 쓸 수도 없지만, 이 소설 Q는 SNS에서의 댓글까지, 가짜뉴스까지도 끌어들인다. 독특한 소설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왜 중국은 동북공정. 세계공정까지 하려 드는지…. 우리의 상고사를 속 시원히 밝혀줄 무엇은 없는지. 이 소설은 식민사관과 민족사관을 넘어 새로운 사관 정립을 희망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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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회복 -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을 위한 정의
주디스 루이스 허먼 지음, 김정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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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3부작 “진실과 회복” 


주디스 루이스 허먼의 트라우마 시리즈 3으로 이른바 3부작의 마지막으로 ‘폭력 피해자 프로그램’의 책임자로 30년 넘게 다룬 사례를 바탕으로 1)<근친 성폭력 감춰진 진실>(박은미, 김은영 옮김, 삼인, 2010)과 2)<트라우마-가정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최현정 옮김, 사람의 집, 2012)가 출판됐으며, 3)인 이 책<진실과 회복-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을 위한 정의>은 번역가 김정아가 옮겼고, 북하우스에서 나왔다. 편의상 1)2)는 심리학연구자, 현장활동가가 각각의 목적에 따라 한국어로 옮겼다. 앞의 두 권의 책을 읽어야만 이 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는데, 각 권을 따로따로 읽어도 크게 무리가 없을 듯하다. 이 책의 서문에서 2)<트라우마>의 1부 외상 장애와 2부 회복단계를 요약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 구성은 3부 9장 체제이며, 1부에서는 권력을, 여기에 독재와 평등의 규칙, 가부장제가, 2부에서는 정의의 비전으로 인정, 사회, 책임지기를 각 장으로 구분하여 다루고 있고, 3부 치유에서는 배상, 재활, 예방에 관하여 피해자들의 인터뷰와 학자들의 견해, 관련 사건의 소개와 분석까지 다양한 관점의 목소리까지를 망라한 스토리텔링으로 전체를 조망해볼 수 있도록 해둔 것 또한 이 책의 장점이다. 


트라우마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트라우마는 죽음, 심각한 부상, 성폭력 등과 같은 위험에 노출되어 나타나는 심리적 외상으로서 신체적, 심리적 안녕을 위협하는 충격적인 경험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 등도 포함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된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트라우마와 PTSD가 밀접한 관계이기에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예도 있지만, 트라우마는 원인, PTSD는 질병으로 구별할 수 있다. 


이 책은 20년부터 생각했던 것으로 아동기 성 학대, 성폭행, 성매매, 성희롱, 가정폭력 생존자 30명(여성 26명, 남성 4명)은 22세에서 60세까지 대부분은 3040으로 정리한 논문은 2005년 저널<바이얼런스 어게인스트 위민>의 “회복적 정의”특집호에 실었던 것을 기본으로 다시 작업한 것이다. 


지은이의 인터뷰는 무엇이 당신이 입은 피해를, 최소한 그 일부라도 보상해 줄 수 있을까? 당신은 가해자와 방관자가 어떤 식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피해자가 복수를 노리는 것으로 정형화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분노와 원한 감정 그리고 용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독재와 평등, 가부장제는 독재의 규칙과 흡사한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음습한 것까지 닮아있다. 권력과 정의의 버전, 치유 순으로 본다.


독재의 규칙, 힘의 지배와 방관자 문제


지은이는 주로 젠더 기반 폭력의 영역에서 예를 가져오지만, 어떤 예든 밑바닥을 흐르는 힘의 논리, 유전무죄의 원칙(?)이 통한다. 힘 있는 사람의 규칙은 늘 폭력과 협박을 통해 강제된다. 이는 독재국가에서도 똑같다. 법과 관행은 통치 집단의 지배를 뒷받침하고 통치 이데올로기는 평화와 사회적 조화라는 가식을 유지하기까지 한다. 폭력이 인정됐을 때, 피해자를 비난한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는 어떤 기본적 인권도 어떤 시정조치도 누릴 수도 기대할 수도 없다. 법전, 법정 모두 독재자나, 지배집단의 임의적 권력의 도구일 뿐이니 정의는 없다고 한다. 


방관자들은 권력 앞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독재의 규칙에 따라야만 하는 처지에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독재자의 공범 되기, 무언의 목격자가 되어 아무것도 못 본척하기 등 적극적으로 공범이 되거나, 침묵하거나 둘 중 하나다. 여기에서 용기를 논한다. 진상을 알리고, 주변의 냉소를 극복할 용기를 내고, 생존자들이 정의를 말할 때 이야기는 하는 것이 바로 이런 화해, 더 큰 공동체와 화해다. 


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가 사실은 당연하지 않은 현실이 너무 많아서다. 국가로 보든 지역으로 보든 간에,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멀게는 44년 전의 5.18이 그러하다. 독재의 규칙에 너무도 잘 따른다. 방관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를 양심 불량으로 몰면서 본질을 왜곡하면, 다들 편하니.


정의의 버전


인정이다. 피해 생존자들은 가해자의 진상 인정뿐만 아니라 적극적 또는 소극적 공모자인 방관자의 진사 인정 또한 필요하다고. 이런 인정은 가해자의 자백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공동체에 이런 사실을 알려지기를 바란다. 피해자의 잘못인 것처럼 개인적인 불행으로 여기는 풍토가 수십 년이 지나도록 정의를 세우지 못한 장애물이었다고.


많은 피해자는 놀랄 정도로 가해자의 처벌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죄의 인정과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에 더 관심을 둔다. 물론 국가 형사 사법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배경도 있다. 생득적 사회적 지위에 따른 처벌의 수위가 전혀 다르다. 즉, 젠더, 인종, 계급에 따라서 차별적이라는 말이다.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응보의 고통을 받기보다는 범행 인정하기, 세간의 질책에 시달리기, 자기 행동 반성, 재활에 임하기를 원한다. 


회복적 정의의 가능성과 한계


회복적 정의는 국제적 운동으로 몇십 년부터 바람직한 정의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근본원리가 가해가 처벌하기가 아닌 범죄 피해 바로잡기에 있으므로 불의는 상처이므로 정의는 치유여야 한다. 회복적 정의의 핵심가치는 장악하지 않기, 힘 실어주기, 존중하는 마음으로 경청하기다. 이른바 비폭력적인 해결수단으로 인과응보의 틀에서 선순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존자 의제”는 가능성이다. 가해자, 피해자 모두의 인간성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가해 행동을 어떻게 중지하게 할 것인지, 제도 안에 깊이 박혀있는 억압체제의 해체 등 가해자 처벌 대신 생존자를 위한 안전과 치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가능성과 한계를 없애는 데는 공동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 남성우월주의 문화의 해체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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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칼과 정치는 다름이 없다 - 전국시대를 방랑한 한 유학자의 삶과 꿈
유문상 지음 / 렛츠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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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왕도정치 “덕”의 정치 “도덕 정치” 


지은이는 춘추시대의 공자의 ‘논어’와 200여 후의 사람으로 공자의 유학을 계승 발전시킨 전국 시대 인물 맹자를 다룬다. 그의 언행을 기록한 것 중에 주희의 <맹자집주>를 저본으로 하고 정약용의 <맹자요의>를 참고했다. 이야기의 전개는 이른바 스토리텔링기법으로, 상대방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으로 한자로 원문 ’맹자‘를 풀어서 전한다는 말이다. 지은이는 유학을 철학으로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사상과 세계관으로 이해하자. 공맹 유학의 기본은 “덕(德)”이며 도덕 국가를 이상으로 여겼는데, 맹자는 이를 왕도 사상으로 발전시키면서, 민본사상, 천하의 귀한 것은 인민(민중임)을…. 표지에 실린 열쇳말 “인민이 귀중하다. 사직은 그다음이고, 군주는 가볍다”라는 것이다. 


이 책은 6장 체제이며, 1장에서는 선왕과 춘추오패를 다룬다. 맹자는 어떤 시대를 살았는가를 춘추시대와 오패, 봉건제가 무엇인지를 2장에서 맹자가 활약했던 전국 시대를 그린다. 3장 왕도정치란, 4장 인간의 본성과 심성론을, 5장, 인민은 귀중하다. 6장, 유학의 도를 누가 이을 것인가? 로 끝을 맺는다. 


조선의 정치에 영향을 준 “유학(유교)정치철학”


맹자가 말하는 “왕도정치”는 이상적인 정치형태다. 인간의 집단인 국가사회나 더 나아가 인류사회에 있어서 민생의 안정과 인간다운 삶의 성취를 목적으로 하며, 이의 실현 방법은 무력 강제적 해결보다는 통치자의 인격과 덕으로 평화적 순리적인 해결을 바람직하게 본다. 왕도정치 혹은 왕도 사상은 맹자가 유학의 정치 철학으로 완성하였지만, 요순 이래 하, 은, 주(夏, 殷, 周)의 지치를 계승한 것이기도 하다.


인민은 귀중하다.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해서는 경제적 안정을 통한 민생의 확립이 가장 기초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맹자는 민생안정을 위한 계책을 제시하면서, 정전법을 통한 토지제도의 정비와 무의미한 침략전쟁과 부역으로 백성이 농사지을 시간을 빼앗지 말며, 고의성이 없거나 무지에 의하여 저질러진 죄를 가볍게 처벌할 것을 말했다. 왕도정치의 구체적 실천방법은 민생의 안정을 통한 삶의 터전을 확고하게 다지고, 인간다운 삶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인간은 선하며, 인민은 하늘이라는 생각이 담겨있다. “인민은 귀하다.” 이들이 있어야 사직이고 군주고 존재할 수 있으니…. 현대 사회,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 절절하게 맹자의 이야기가 그의 가르침을 필요함을 느낄 것이다. 


벼슬하기를 원하는 자에게


아마도 한국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맹자의 가르침이 필요한 부문이 아닌가 싶다. 왕정체제가 공화체제로 봉건제에서 민주 공화제로 바뀌건 인민이 귀중하다는 원칙은 보편적이고 핵심이기에 벼슬하기를 원하는 자(벼슬은 현대적으로 선출직 공무원, 대통령이건, 국회의원, 시도지사든 사법의 판검사 등을 포함한 공무원이든)는, “벼슬은 가난을 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세상이 변해서 밥벌이로 공무원이라 직업을 선택한다. 크게 보면 공무원 세계라는 공통점이 그렇다. 얼마 전 공무원노조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나온 구호 우리는 더 공복 “공공의 종(노예)” 아니라는 했다. 


맹자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면 뭐라 했을까? 자, 재미있는 대목을 보자. 


“벼슬은 빈곤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다만, 일시적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할 때가 있을 수 있다. 아내를 취하는 것은 봉양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일시적으로 봉양을 받을 수 있다.”(431쪽) 


이 말의 의미는 벼슬을 빈곤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면(경제적 목적으로 하는 생업이라면) 그에 맞는 수준과 기능에서 그쳐야 하며, 국민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여 실행할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있다. 현대적 의미에서는 이른바 벼슬이란 고급공무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국민의 행복과 안녕에 관한 일을 하는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시군청이든 읍면동이든. 스펙트럼이 다양해진 공무원사회에서는 다소 헷갈릴 수도 있지만, 공무원, 공직자란 직업의 의미를…. 


아내를 취하는 것은 자손을 얻어 후사를 잇는 것이기 때문에(자손 번식의 본능, 최소한의 사회적 기능), 의복이나 음식으로 자신이 봉양 받기 위해서 아내를 맞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혼인의 의미는 남자를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대목은 페미니즘과 여성학 등 성 평등과 관련하여 다뤄져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맹자는 공직자의 청렴한 문화는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국가재정을 튼튼하게 하며, 백성에게 국가의 시혜가 합당하게 돌아가게 한다. 청렴은 공직자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선비가 갖춰야 할 덕목의 하나다. 최고 권력자의 얼굴을 살피고, 자신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관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자는 비루하다. 천민(天民)은 천명이나 천리를 행하려는 사람을 뜻하며, 이들은 벼슬을 하여 일국을 벗어나 천하에 도가 행해지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대인(맹자는 성인을 대신해서 이런 표현을 쓴다)은 억지로 하지 않아도 세상 사람이 그의 몸가짐을 본받아 자연스럽게 교화되는 자를 말한다. 천민이 유의적인 처신을 한다면 대인은 무의미적 처신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책은 민본, 인간, 인민, 민중, 어떤 표현을 쓰든 간에 국민은 곧 주인이고 하늘이며, 이들이 빈곤 등을 걱정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게, 정치의 목적이라고, 이런 맥락에서 보면 칼이든 정치든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여길듯하다. “말이나 글”을 칼 혹은 정치라는 표현하는 것과는 그 의미가 같은가 다른가,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행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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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 - 우리가 발견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맹성렬 지음 / 생능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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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에서 UAP


지은이 맹성렬 교수는 학부 시절 “과학과 종교”라는 과목을 수강하면서, 과학과 종교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분석심리학자 융이 쓴<비행접시>를 읽으면서,UFO(Unidentified Flying Object, 미확인 비행물체)가 종교의 기원과 관련이 있을까 하는 의문으로 시작된 연구는 1995년 발간한 그의 <UFO신드롬>에 담겼다. 그의 전공은 전기전자공학이지만, 35년 이상 UFO를 연구해오고 있다. 그는 단순히 미확인비행물체에 관한 신비감(정체를 모르면 두려움과 신비감이 생기게 마련) 차원이 아니다. 지금에야 일반적(?), 아니 SF영화나 인류 역사 속 외계와의 접촉(이집트 피라미드 건설과 관련하여) 등이 소개되기도, 


미국 TV 드라마 <X파일> 시리즈, 2012년 영화 <프로메테우스>는 인류기원설과도 이어진다. 외계인의 유전자조작으로 만들어 낸 것이 인간이고, 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가를 지켜보는 것이라는, 보기에 따라서는 꽤 설득력이 있다. 이집트 피라미드 또한 트랜스포머의 외계의 프랜스포머 등, UFO의 현상은 실제로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UFO의 출현, 사건·사고 등에 관한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책은 10장 체제이며, 1장 UFO신드롬을 시작으로 2장, 1995년 한국 상공의 UFO 웨이브, 3에서 8장까지는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들, 9장 UFO 초 매질(매개) 운행, 10장 SETI와 UFO에 관한 현대 연구, 오무아무아의 기원, 갈릴레오 프로젝트와 SETI 연구와 새로운 지평까지 실려있다. 3장에서 소개하는 1947년 로스웰사건은 비행접시가 떨어졌다. 승무원(외계인)이 전원 사망했다. 그중 하나를 해부했다고, 사진까지 공개됐는데 나중에 이 모든 것이 조작이었다고, 왜 조작했을까, 대중의 관심을 우주로, 외계인으로, 미확인비행물체로 관심을 돌려야 했을까, 사회적으로 두려움을 조장할 만한 뭔가가 있었나? 


UFO에 진심인 미국


한편 현실 세계에서 UFO에 관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미국, 다른 나라에서는 그저 미확인비행물체는 에피소드, 기현상, 괴현상목격 정도에 그치지만, 미국의 사정은 다르다. 2차 대전 독일이 연구했던 원반 비행체, 1947년 로스웰사건을 비롯하여 1952년 워싱턴DC는 백악관이 있어 항공방어망을 쳐져 있는 곳에 미확인비행물체가 떼로 출현, 그 시간대에 공군에서도 미확인물체를 확인했다. 레이더로도 육안으로도. 1994년 뉴멕시코 유인타 분지에서 벌어진 기현상, 목장 소들이 사라져, 2004년 니미츠 핵항모 사건까지 


UFO와 종교, 신앙현상


지은이는 UFO신드롬에서 UFO를 종교 발생과의 관련성에서 접근했다. 종교현상은 왜 생기고 어떻게 발전하는가 하는 문제는 적어도 지난 1세기 동안 인류학자, 종교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돼왔다. 19세기 초 학자들은 세계 여러 종교의 가장 위대한 상징들, 해, 달, 폭풍처럼 자연현상들의 인격화라고 주장, 종교가 애니미즘에서 비롯되거나, 원시 문화의 주술로부터 기원했다는 가설(주지주의적 종교기원가설)과 정서적 기원론자들의 견해, 즉 종교 감각이 체험자의 심성 상태, 초자연적인 것과 대면했을 때의 두려움, 외경 등으로 구성된 종교적 감각과 본능 같은 것에 의해 종교심이 일어난다고, 이는 UFO 체험자들에게서도 공통으로 나타난다고. 여호와 신앙, 성모마리아 상의 기적, 실제로 UFO와 교류했다고 주장한 사람이 수천 명에 이른다는 점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가 흥미롭다. 


UFO는 진짜?, UAP개념의 변화와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


지은이가 주목한 미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들은 무엇을 봤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되고, 그거 미확인 비행물체(UFO)가 무엇인지 그 정체를 알게 된 것일까? UAP(unidentified aerial phenomenon)미확인 항공우주현상, 비행체에서 현상에 주목한다. 그런데 미국의 시사전문지 “힐”은 2022년에 정보전문가 마릭 폰 레넨감프의 글을 싣는다. 


UFO에 의한 현상을 가리키는 UAP의 개념 변경, 즉 미확인 항공우주-해저 현상을 뜻하게 됐다고(2010.12에 국방부정보국(DIA)에 보고된 2004년 니미츠항모사건에서 UFO가 바닷속에서 핵 잠수함의 2배속인 70노트로 이동했다는 내용) 이는 미국 안보에 초점을 둔 상원 위원회 핵심 위원들이 우주와 대기 그리고 물속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첨단 기술력을 보여주는 미지의 물체가 진짜로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안보에 대한 초매질(매체)적 위험이 나날이 증폭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외계 생명체론의 주장


하버드 대학의 외계생명체를 연구하는 천문학자 아비 로브는 우리의 의미를 외계인과 관계에서 보려 한다. 그는 외계생명체의 발견 가능성을 두 가지로 제시했는데, 하나는 NASA(미항공우주국), ESA(유럽우주국)의 무인 탐사로봇을 이용한 화성 탐사(생명체 없음으로 확인됐고), 둘째는 우주 고고학을 통한 기술적 외계 문명이 보내는 신비로운 신호나 인공적인 시설물 확인이다. 영화<컨텍트>에서처럼 외계인이 타고 온 비행체와 신호를 해독하고 서로 소통하는 그런 장면을 상정한다. 


우리, 즉 인류기원에 관한 재미있는 가설 두 가지, 외계 문명인들이 우리를 지구에 입식했을 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지향적 범종설” 1971년에 DNA 공동발견자 프랜시스 크릭의 주장이다. 영화<프로테메우스>는 아마도 이런 발상에 기인하는 게 아닌가 싶다. 두 번째는 주류 학계가 지지하는 것인데, 우리 생명체가 고립된 원시 지구에서 독립적으로 유기물의 혼합 용액으로부터 무작위적 과정으로 발생, 진화해 왔다는 모델이다. 이런 상황에도 외계의 문명들과의 교신을 통해 우리 생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계획(SETI)연구의 새로운 지평


UFO, 단순한 미확인 비행물체에서 그 현상에 주목한 UAP로 또 그 개념의 확장에서 SETI로 UFO에 관한 진심은 종교적 기원과 인류 기원설, 외계생명체의 존재 여부 등 다양한 가지로 확장돼간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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