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만난 경영지혜 - 리더는 나무에서 배운다
김종운 지음 / 예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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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배우는 경영지혜

 

<나무에서 배우는 경영지혜>는 아주 독특한 발상의 책이다.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대학 전공을 살려 산림치유지도사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만난 나무들 속에서 기업세계를 접목시킨다. 나무의 생태에서 리더십을 읽어내고,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또 사유를…. 리더는 나무에서 배운다. 이를 조금 더 넓힌다면  리더는 자연에서 배운다고 해야할 듯하다. 

 

이 책은 5장 체재이며, 1장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존재감이라는 제목 아래, 소나무에서 리더십을, 느티나무에서 미션을, 구상나무와 비전을, 정렬된 아름다움과 메타세콰이어, 그리고 오리나무를 통해서 경영의 로드맵을. 2장에서 모든 것은 땅속에서 시작된다. 칡과 밤나무, 인재는 아카시아처럼 뿌리내려야, 대나무를, 3장에서는 줄기가 강해야 튼튼한 경영을, 닥나무, 대추나무, 4장에서는 버림으로써 지속 가능함을 얻는 것과 맞닿아 있는 은행나무, 단풍나무처럼 경영에도 스토리가 필요함을, 5장 꽃과 열매는 경영의 과실, 참나무의 이익경영, 벚나무, 진달래, 감나무 등, 우리 주변의 산과 들로 눈길을 돌리면 볼 수 있는 그런 나무들 제각각 특징 속에서는 엿보는 “경영”의 요소들, 

 

리더십과 배려의 덕, “소나무” 

 

아마도 책의 초입에서 만나게 되는 소나무 소개에서 지은이의 풍부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소나무(松)에 관한 설명이 꽤 독특하다. 본디 사전 속의 소나무는 송(松)이고, 이를 파자하면, 나무목(木), 공평할 공(公)이다, 나무목 변에 공평할 공 혹은 공변될 공을 붙인 것으로 공은 그저 소리를 내는 데 쓴다. 형성문자로서 여유가 있다. 긴장이 풀린다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지은이는 나무(木)+공경(公卿)의 공으로, 나무 세계의 공경처럼 지위가 높다고 새긴다. 아마도 소나무의 리더십을 강조하기 위한 풀이로 보인다. 아무튼,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솔나무, 혹은 솔(率)로 새겨 거느린다는 의미로도 풀이한다. 생태적으로 소나무는 어릴 때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양수(陽樹, 양지에서 잘 자라는 나무)라서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음수(陰樹)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척박한 땅에 잘 자라는 소나무는 음수에게 그 땅을 내어주는 솔선수범, 희생정신을 가진 ‘리더’로서 모습이 찾는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의 속성과 특질을 기업경영과 연계지어 경영 또한 살아있는 생물과 다를 바 없음을.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경영, 환경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경영 또한 과학이 될 터이니, 

 

역사의 씨줄과 날줄, 그리고 나무의 성질을 함께 묶어내는 스토리텔링이 몰입도를 높여준다. 

딱딱한 경영, 경제이론보다는 나무의 성상과 성질, 그리고 환경 변화 속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남는지를 보여준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 이해까지는 사유가 필요하다. 고정된 소나무에 관한 관념, 소나무 송(松)을 그저 소나무로 읽기보다는 살아있는 해석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어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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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근육 튼튼한 내가 되는 법 - 개정판
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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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근육 튼튼한 내가 되기


상담심리학자, 문화심리학자인 지은이 박상미는 독일에서 빅터 프랭클의 “로고 테라피”(의미치료“효과를 체험한 후, 의미치료 교육에 나서고 있다. 지은이의 책 안 표지에 쓴 문장 ”당신의 마음이 지닌 치유능력을 믿으세요. 당신의 마음은 거대한 우주예요. 아픔을 이겨낸 당신의 마음이 가족과 친구들의 마음까지 살려낼 수 있을 거예요”라고, 아마도 이 책의 열쇳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이미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 당신, 뭘 해도 안 된다. 세상은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착각이다. 나를 믿어라. 내 안에 거대한 우주를, 사실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7장 체재이다. 1장 인간관계에서는 맨 먼저 등장하는 것이 누군가로부터 ”비난당했을 때 대처법, 피하고 싶은 사람의 대처법, 관계를 살리는 ‘거절의 기술’ 과거를 사는 사람과 현재를 사는 사람‘ 심리학 관련 서적에 많이 등장하는 내용이다. 비난당하는 순간, 치솟는 울분, 이를 어떻게 통제해야 하나, 2장은 생각과 감정이다. 나를 지키고 관계를 살리는 마음 사용법을, 3장에서는 사랑과 이별, 사랑이 곪아서 이별이 되지 않으려면, 세상에 어려운 결심, ’결혼할 결심‘ 4장. 상처, 쉽게 상처받는 나, 울고 있는 내면 아이 돌보기, 5장 치유, 6장, 나, 7장 성장,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 내면 아이가 상처를 입지 않도록…. 독일의 소설가 카르스텐 두세의 <명상 살인> 시리즈 2편에 나오는 내 안의 살인 파트너처럼, 명상을 통해 내면아이를 만나 그와 함께 살인을 계획한다. 아마도 지은이가 내 안의 거대한 우주나, 내면아이라는 표현은 바로 명상 살인의 내면아이와 만나는 장면일 것이다. 잠들어 있는 내 안의 또 다른 능력을 찾는 것이 마음 근육 튼튼한 내가 되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원하는 나로 살아야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요즘 젊은이든 나이 든 노인이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살아온 내 삶은 이제 그만, 나는 내가 원하는 나로 살겠다. 아마도 이런 흐름이 나를 잃어버리기 쉬운 환경 속에서 살아왔음을 자각한 사람들이 늘었다는 말이기도 하고, 헬조선을 힘겹게 살아내면서 얻은 지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여러 심리이론이 들어있다. 지은이가 일관되게 힘주어 말하는 대목이 있다. “나”다. 나를 찾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런 걸 의미있는 삶이라고 한다. 힘과 자신감은 밖에서 주어진 게 아니라 나로부터다. 학벌도, 집안 환경과 물려받은 유산이 없더라도 금수저가 아니라도 나를 잃지 않고 나대로의 삶, 넓은 집과 고급승용차가 타고 다닌다한 들, 그 안에 내가 없다면... 나를 잃고 그 누군가가 원하는 그런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건, 유혹이지만, 그 뒤에 찾아오는 허탈과 허망, 무상


왜 우리는 나도 모르게 잘난척을 할까


인정욕구다. 인간은 본디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기에 본능적으로 무리 속에서 빼어나기를,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다른 이름 없는 사람으로 살다가 죽기보다는, 이름을 남기고 싶은 충동, 이 모든 것을 허명과 허상이라면 쉬이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우선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삶을 살고 있는가에서 출발해본다면 글쎄다 아마도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이 책에서 실린 내용들 인간관계, 생각과 감정, 사랑과 이별, 상처와 치유, 나 그리고 성장, 이런 열쇳말의 결은 빅터 프랭클과 닮아있다. 트라우마, 학대받았던 경험과 기억이 있는 아이는 성장해서 그의 자녀에게 그가 어린 시절 당했던 그 장면과 똑같이 자녀를 학대한다. 그렇게 싫어했던 부모를 어느 순간 닮아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트라우마의 유전이요. 학대의 대물림이다. 지은이는 과거의 상처받은 감정의 뿌리를 정면으로 마주하라고 한다. 애써 피할 필요가 없다고, 그게 “나”이니까, 


나와 내면아이와의 만남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어디선가 어느 책에선가 봤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나”에게로 돌아오는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어서일 것이다. “결”과 “맥락”이 그러다는 것이다. 





어른으로 사는 법- 다르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노인이 될수록 고집이 세진다고들 말한다. 나이의 향기를 풍기 못한 인생을 살아 오지 못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탐하는 것은 ’나이의 권력‘이다. 꼰대로 태어나서 늙어가는 사람은 없듯이, 혹시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훈장질‘하는 건 아닐까? 나이가 든다고 다 어른이 되는 건 아니듯, 어른 되기도 쉽지 않다. 열린 마음을... 젊은이들은 미래의 공기를 마시기에 나이든 사람들이 보기에는 과격, 무모해 보이기까지도 한다. 코드를 맞추기 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잘 녹여내는 나름의 삶을, 나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즉 나이의 권력을 탐하는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책을 읽고 사유를 하는 방법 밖에, 인터넷, 너튜뷰에서 얇고 넓은 상식만으로는 젊은이들과 대화하기 쉽지않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날마다 세상은 변하고, 배워야 할 게 늘 넘쳐난다는 생각을 한다면, 젊은이들에게도 배울게 있다고, 열린 마음과 열린 사고법이... 지은이는 고전 문장을 빌려 이런 저런 말을 하지만, 역시 해답은 “당신” 즉 “나”에게 있다는 점만 기억해두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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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를 깨우치는 영문법 - 딱 한 권으로 암기 없이 영문법 완성하기
이동현 지음 / 넥서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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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를 깨우치는 영문법


영포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줄까? 라는 물음으로 이 책을 펼쳐봤다. 품사에서 문장 구조까지 원어민의 사고법으로 접근하는 기초 영문법이다. “암기 없이 영문법 완성하기”라... 


지은이 이동현의 머리말의 한 문장이 아주 중요하다. 옛날, 성문종합영어라는 책이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 이를 쉽게 풀어 설명한다는 “맨투맨 영어”시리즈, 이 책에서 저 책으로 옮겨 다녔던 경험이 있었던 사람들도 꽤 있다. 이 문장인데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to 부정사에서 to가 어떤 의미인지, 현재 완료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3인칭 단수 일반동사에는 왜 s가 붙는지 따위의 근본 개념을 파고든다. 시간 없다고 이 정도는 안다고. 아마도 영포자들은 바로 이런 기초에 천착하지 못하고 시간에 쫓긴다고, 모래 위에 성을 짓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게 아닌지, 외국어 공부에 왕도는 없다. 낱말을 많이 알면 매우 유리하다는 것쯤은 다 아는데, 어려운 문법 용어에 현혹되어 정작 가장 중요한 기초를 놓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자, 백지상태에서 시작해보자. 우선 이 책의 구성과 특징을 보자, 알기 쉬운 문법 용어와 예문, 한 줄로 핵심 정리, 복습, 여느 책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듯 보인다. 실린 내용 역시 문장구성원리, 전치사, to 부정사, 동명사, 과거분사와 현재분사, be와 do, 의문문, 진행형, 현재 완료와 과거완료, 조동사, 수동태, 간접의문문 등이다. 물론 관계대명사도 나온다. 이 정도면 머릿속 기억창고 어딘가에 깊이 간직됐던 그 옛날 영어 공부에 열심이던 시절의 감각을 깨워줄 수 있을 듯하다. 접속사 that도. 우리말을 쓸 때, 무의식적으로 작동되는 원리가 영어에서도 똑같이 작동될 수 있도록 머리를 리셋해야 한다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사물을 묘사하는 방법, 영어로 사고하는 법


미드(미국드라마)로 영어 공부하기, 귀가 뚫려야 하지만, 아무튼 들린다. 아, 저런 장면에서 자주 반복되는 정형구의 나열. 상황을 저렇게 설명한다고 하지만, 이는 창고에 물건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빼내오는데, 빼 오는 순서가 맨 나중에 넣은 것이 빼낼 때는 맨 앞에 있게 되니 아무 생각이 없이 그걸 빼 온다. 그러면 뒤에 이미 오래전에 넣어놓은 건, 언제쯤 빼 오게 될까,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영영 빼낼 수 없게 된다. 선입선출, 후입선출 방식 중 전자에 해당하는 말이다.

지은이는 영어로 사물을 묘사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른바 원어민 사고법에 따라 어순 익히기, 중국어처럼 주어+동사+목적어(S+V+O)= 나는 가다 학교에, I go to school 그런데 to는 왜 들어가지?, (어디로) 가다=go to, 가라는 어디로 즉 방향이고 목적이니, 




이 책의 내용 중 가장 중요한 우리말과 영어의 시각 차이에 관한 설명이다. 사물을 묘사할 때 어떤 사고를 하는지, 

테이블 위에 있는 내 핸드폰, 먼저 핸드폰이 보이고 그것이 놓인 곳 즉 테이블이 눈에 들어온다. 휴대폰과 테이블은 접촉해 있으니, 접촉을 나타내는 전치사 ”on”을 

My cell phone on the table ? Did you see(이건 무조건 정형구다 세트로) 너 봤어, My cell phone on the table (테이블에 있는 (위에 있는 이라고 해도 좋다) 내 핸드폰, 그리고 마지막에 너 봤어로. 우리말로 쓰면 앞의 Did you see는 맨 뒤로 이지만, 그냥 Did you see My cell phone이라고 하면 너 내 핸드폰 봤니? 라는 말이고, 어디에 있는 이런 걸 가져다 붙이면 된다는 건데.


그럼 거리에 있는 많은 사람(많은 사람들이란 문법에 맞지 않으니)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고 뒤에 펼쳐지는 거리로 눈길을 거리에 사람들이 접촉해 있으니 "on" 

Many People on the street ? there are many people on the street 


일본어 문장 중에 수동태가 마치 영어의 수동태와 닮아 보이는 구석이 있다. (내가 이루었다를 나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우리는 후자를 전자로 고쳐 쓰거나 읽는다. 우리말은 능동표현이 중심이자 기본이다. 그래서 나(너)에 의해 서명되어진 문서라는 문장은 아주 어색하다. 서명의 주체가 주어이니 내(네)가 서명한 문서, 그런데 문서를 강조하여 여기에 중심을 둔다면, 문서에 중점을 두고, 넓히면 서명이 보이고, 더 범위를 넓히면 서명을 한 사람까지 보인다는 전제에서 보면 여기에 당신에 의해서 서명된 문서가 있습니다. ?Here is the document signed by you

사물에 관한 표현을 익히는 게, 표현의 사고법, 이 역시 습관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해서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올 수 있도록. 마치 아이가 "엄마"라는 말을 할 때까지 입속에서 500번 이상을 반복하면서 연습을 한다. 


여기에 실린 학습법이 모두에게 들어맞는 것은 아니기에 맞춤형이라 할 수 없다. 만능은 없으니까, 다만, 일반적으로 영어를 제1 언어로 하는 화자들의 이런 사고가 발화의 기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르든 따르지 않든 제각각의 선택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한때 유명했던 개그맨 김병조가 당시 개그맨이 영어를 해라는 수준보다는 그의 학습방법이 흥미를 끌었다. 영어를 쓰는 나라에 가본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고급영어도 아닌 듯한데 꽤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중학교 영어를 통달했다고. 그 과정에서 아마도 지은이가 설명하는 영어를 쓰는 이들의 사고법을 자연스럽게 익힌 듯했다. 



아, 납득. 이라는 말로 끝나는 이말, 이해는 읽는 사람이 아 그렇구나라는 의미다. 혼자서 문장을 적어놓고 영어로 바꾸기 연습을 해보니 이 또한 게임처럼 흥미롭다. 그저 그런 것이라는 생각으로 읽었던 문장이 이 책을 보니 새삼스럽게 여겨진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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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주인을 찾습니다 - 세상을 지배하기도 바꾸기도 하는 약속의 세계
김진한 지음 / 지와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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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누구를 위하여 존재해야 하는가?


이 책<법의 주인을 찾습니다>은 법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묻는다. 너무 당연하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므로 “민”이 “주인” 즉, 시민이 법의 주인이다. 그런데 왜 법의 주인을 찾는다는 제목을 붙인 것일까, 지은이 김진한은 헌법학자이면서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재판 실무를 익힌 이론과 실무와의 거리 제대로 파악한 드문 경험자이면서, 성문과 불문법의 세계에 대한 이해 또한. 그런 그가, 법의 주인을 찾는다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법은 상식과 윤리의 최소한, 국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법, 이른바 “리걸 마인드”를 키우기 위해 이 책을 내놓았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자조 섞인 비아냥에 머물고 만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법 현실이다. 법의 주인이 마치 있는 자인 것처럼 말이다. 법은 세상을 지배하기도 바꾸기도 하는 약속의 세계다. 


이 책은 5장으로 체재다. 1장에서 눈에 눈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을 비롯하여 동서고금의 법은 어떻게 생겨났고, 당대 사람들에게 법은 무엇이었나? 그리고 어떻게 발전했는가를 본다. 현대 법은 로마에서 시작됐다는 서양, 한비자에서 비롯된 통치를 위한 법가사상, 그리고 2장에서는 법을 아는 법, 읽는 법, “법이 내는 네 가지 목소리”를 비롯하여 내가 범죄자가 된다면, 변명할 기회는 운명을 바꾼다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3장은 법을 내 편으로 만들기에서는 “법의 주인은 누구인가”를 되새겨본다. 4장. 좋은 법으로 좋은 나라 만들기, 5장. 법은 상상력이 세다. 마지막에 지은이가 생각하는 헌법 개정에 관한 여섯 가지 제안이 실려있다.


만일 내가 범죄자가 됐다면, 그래서 법을 알아야!


이 책은 우리가 상식이라고 여겼던 것이 실제 나에게 닥쳤을 때, 법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이해하고, 법률 조문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하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제갈량과 관련된 고사 “읍참마속” 엄격한 법률의 이른바 군율의 적용이다. 그가 법가사상을 가졌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적어도 나와 친소관계를 떠나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보여준다. 이른 원칙이 깨어지면 군율은 어지러워지고, 당장에 눈앞에 적들에게서 내 몸을 지키기 위해 도망가는 이들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법은 복수에서 태어나, 회복적 정의 실현으로 발전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법은 복수에서 태어났다” 즉, 복수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과제가 된 순간, 법이 태어났다. 원시사회에서는 생존을 위해 복수를, 내가 사냥한 동물들을 누군가 와서 힘으로 빼앗아간다면 빼앗긴 이들이 힘을 합쳐, 강탈한 사람들에게 복수한다. 이렇게 개인에서 가족으로 부족, 국가로 이를 바꿔말하면 복수를 위해 가족이 부족으로 뭉치고, 국가로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법의 원형은 “금지와 처벌”이다. 함무라비법에서는 국가 권력이 재판권을 독점하고 옳은 자와 그른 자를 가려내 범죄자를 처벌한다. 복수의 종류는 두 가지, 민사와 형사다. 그리고 가장한 중요한 처벌은 미래를 위한 것이다.


 이른바 “회복적 정의”에 관한 논의들[하워드 제어의 <우리 시대에 회복적 정의(대장간, 2019), 주디스 루이스 허먼<진실과 회복>(북하우스, 2024)] 범죄자를 적정한 처벌로 그에게 괴로움을 주는 게 아니라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치유할 수는 없지만 발생한 범죄의 진실을 밝히고, 제대로 처벌하는 것이 치유의 출발점이다. 지은이는 채상병 사건을 짚는다. 책임져야 할 지휘관에게 죄와 벌을 면해준다면, 장래에 그런 일이 다시 생길 수 있다. 군인들의 안전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출세만을 위한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셈이 된다. 책임질 것은 꼼꼼히 따져서 책임지게 하는 것이 이성이고, 법의 원리다. 


법의 주인은 누구인가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민주주의자가 필요하다. 시민의 힘이 권력자의 독점 시도를 통제할 수 있다면 국가의 장래는 밝다. 이런 국가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장치가 “헌법”이다. 헌법이 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가장 탁월한 장치는 “권력 분립의 원리”다. 권력에 대한 견제가 잘 규정됐다 하더라도 헌법을 실현할 수 있는 권력의 기초는 약하다. 그 예로 선거법 문제를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헌법은 최고의 법이지만 자체를 보호할 확실한 힘을 갖지 못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2020년 대통령선거에 불복, 조 바이든에게 현직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해 권력 이양을 막고자 했다.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을 막은 것은 다행히도 여러 국가 기관이 헌법 수호에 힘을 모은 덕분이다. 헌법보호를 위해 국가 기관들이 협력하기보다는 현재의 권력에 충성하는 경우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게 사실이다. 


세상에서 헌법을 제대로 잘 지키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헌법을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한 최후의 보장 장치는 시민이다. 시민이 가진 강력한 무기는 “질문”이다. 질문은 개인의 삶이라는 울타리에서 한 걸음 밖으로 나와 다른 사람의 자유와 공적인 사안에 관심을 기울이고 질문해야 한다. 


법은 만드는 것은 공동체의 희망과 미래를 함께 만드는 일


법은 한 번 만들어지면 오랫동안 사람들의 삶과 생활을 규정하게 된다. 그 여과가 사회를 황폐하게 할 수도 있다.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좋은 법을 만들기 위한 시민들의 참여, 나쁜 법과 법 해석을 발견하고 걸러내는 시민들의 논의 속에서 법치주의 원칙의 진정한 역할이 놓여있다. 


이 책에는 헌법, 민법, 형법, 상법 등의 기본법과 특별법 등의 원칙과 내용을 다루고 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법의 주인은 시민이고, 법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단지 시민이라는 지위만으로는 안 된다. 끊임없는 질문과 토론을 통해, 개인의 삶을 넘어, 공동체의 이익,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한 부단한 노력만이. 그저 주인자격만으로는 주인이 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지은이가 제안한 헌법 개정의 여섯 가지를 보자, 대통령의 중임, 대통령선거의 결선투표제 도입,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임기 및 정년연장, 법원의 재판에 관한 헌법소원 허용, 갑사원의 독립성보장, 방송통신위원회 독립성보장이다. 이미, 수차례 제안된 내용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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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기보다 차라리 두려운 존재가 되라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인생철학 《군주론》
이남훈 지음 / 더스퀘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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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의미로 해석한 마키아벨리<군주론>, 자기개발을 위한 생각들을 다시 읽는 군주론에서 찾아보자. 이와 함께 읽어 볼 책으로는 맹자다. 왕도정치와 군주론의 배경과 세계관과 인간의 가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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