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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윈 - 찰나의 영광을 넘어 오래 지속되는 승리로
캐스 비숍 지음, 정성재 옮김 / 클랩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승리라는 문화와 언어에 둘러싸여, ‘승자’, 만들어진 환상에 젖어
이 책<롱윈>의 지은이 캐스 비숍은 올림픽 조정 은메달리스트이며, 영국의 외교관을 거쳐 기업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문제의식은 모두 최고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1등 이외에는 기억하지 않는 사회가 바람직한가?, 우리가 떠올리는 승자는 모두 영웅적이며 때로는 초인적인데 이는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본능적인 인식은 승리가 곧 성공이고, 성공이 곧 승리다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승리라고, 하지만, 나 자신을 극복하는 건 성공이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망가진 인간을 만드는 승리 지상주의에서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는가? 1등 만이 존재 이유가 있다면 나머지는 존재 이유는 없다는 말인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로 학교가 지덕체의 건강한 상식 있는 사회인을 기르는 곳이 아닌 1등과 그 밖이라는 패배감을 먼저 배우는 곳이 학교가 돼버린 현실에 대한 지은이의 날카로운 지적이 돋보인다.
자, 그렇다면 승리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스포츠 선수의 삶에서 승리와 패배는 무엇을 뜻할까?, 기업의 성공은 먼 훗날 어떤 모습일까?,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것이 미래 그 학생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정치인이 선거에서 당선되어 권력을 쥐었을 때, 어떻게 해야 이 결과가 우리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성공이 일시적이라면 그다음에는 무엇이 뒤따를까?
이런 의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승리를 재정의해야 할 때”라는 그의 생각에 따라 3부로 이뤄졌다. 1부에서는 왜 우리는 승리에 집착하는지를 언어, 과학, 역사적 관점에서 톺아본다. 2부는 교육, 스포츠, 비즈니스, 정치에서 승리에 관한 열망이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를 들여다본다. 자신의 사례를 비롯하여 성공담 속에 감춰진 어두운 면을 탐구한다. 이 책의 본편인 ‘롱 윈’성공을 새롭게 정의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이를 실현에 옮길 때 부닥치는 현실의 벽과 여기서 생기는 문제를 극복할 전략도 함께 담았다.
왜 승리에 집착하는가?
승리란 무엇인가, 우리 일상생활 속에 스며든 승리의 언어, 어렸을 때부터 루저(실패자, 낙오자)가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을 주변으로부터 셀 수 없을 만큼 듣고 살아온 사람들, 승자가 되고 싶은가 패자가 되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답은 당연히 승자다. 패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문제는 이 질문이 잘못됐음을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데 있다. 이 사회는 왜 승자와 패자만이 존재하는가, 이런 이분법이 맞는가?, 타당하면서도 합리적인가?,
원시시대 돌도끼 들고 인간보다 더 날쌔고 힘센 동물을 사냥해야만 목숨을 보전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무리를 지어 함께 도모하는 게 생존 가능성이 훨씬 컸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른 무리와의 경쟁 또한 살아남기 위한 본능적인 활동(갈등을 넘어 전쟁까지 포함하는)이었다. 그랬던 사회가 점차로 남은 생산물이 생기고, 계급분화가 되면서, 지배와 피지배로 나뉘고, 죽느냐 사느냐가 달린 사냥과 경쟁은 점차로 경기나 스포츠 등으로 그 모습을 달리하였지만, 여전히 밑바탕에 깔린 사고는 생과 사의 선택이다. 승리는 곧 살아남음이요, 패배는 죽음이다.
무의식 속에 자리한 강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사고는 당연히 학교에서는 친구들을 제치고 1등을 해야 한다고 배우게 되면서 더 굳건해진다. 기업인이든 정치인이든 ‘승리’를 남용한다. 어떤 의미의 승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무의식적으로 나 홀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들이 말하는 승리에는 더불어 우리라는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말이다.
승리의 어원, Win의 왜곡, 언제까지 이겨야 할까?
승리 Win은 중세 게르만어 일하다, 노동한다. 애쓰다의 의미인 게빈(gewinn)과 기쁨, 즐거움, 환희, 행복이라는 의미인 부니아(wunnia)에서 비롯됐다. 윈이란 지속적인 활동과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지, 특정 순간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후, 승리는 전쟁과 전투, 역사와 세계를 보는 태도의 변화로 점차 확장됐다. 수 세기 동안은 군사적 맥락에서 사용됐다. 경쟁자 또한 함께 노력한다는 의미에서 바뀐 것이니.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겨야 할까?,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아니 죽을 때까지 평생 경쟁하는 삶을 살라고 강요하는 사회, 숨 쉬듯 경쟁하는 사회 권력투쟁에서 밀리는 아이디어, 실익보다는 제 세력을 확장을 위해 손해도 감수하겠다는 것인데, 손익계산을 하는 기업인 또한 이런 맥락에서는 정치적이다. 하지만, 틀린 계산법도 아니니, 다만, 그 안에서 움직이는 이들은 어떻게 될까, 승리욕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 또한 놓칠 수 없다. “이 반에서 누가 제일 공부를 잘합니다?”라는 질문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다면 이미 우리는 이 고정된 관념의 지배를 받고 있다. 승자가 되기를 부추기는 학교, 정작 아이들은 승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꼬집는 심리학자 매드린 러바인 말처럼,
롱 윈 사고(3C): 명확성(clarity), 꾸준한 배움(constant learning), 연결(connection), 성공의 재정의
명확성은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숫자와 눈앞의 결과에서 벗어나 원하는 성공의 모습과 기준을 세우라, 우리 삶에 존재 이유를 폭넓게 이해하라, 나는 주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싶은지 목적의식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꾸준한 배움, 배움의 자세를 유지하고 지금의 결과가 어떻든 당신의 성장을 성공으로 정의할 때 비로소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다. 무엇을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는지에 집중하라는 말이다.
세 번째 연결, 주변 사람과 능동적으로 관계 맺는 것을 뜻하는데, 당신의 삶을 누구와 함께할지에 초점을 맞춰라, 이 책의 13장에서 사례를 소개한다. 결국에는 성공을 다시 정의하고, 배우고, 연결하라는 것이다. 한 번 실수로 모든 것이 결정돼버린 사회에서 꾸준히 배우고 노력하면서 자신의 성장을 성공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제대로 된 승리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사고법은 쇼트 윈 사고법이다. 이의 반대가 롱 윈이 아니라 이를 극복하는 것이 롱 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