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모멘트 - 우주 감각을 깨우는 천문학 공부
일본과학정보 지음, 류두진 옮김, 와타나베 준이치 외 감수 / 로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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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자 기술 누리호 발사', '뉴 스페이스 시대 본격 개막'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독자적인 기술로 만든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면서 우리도 우주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간기업들도 우주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시대인 만큼 우주개발의 중요성과 화제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발맞춰 우주에 대해 알아야 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저에게 딱 맞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수식 없이 친절한 설명으로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천문학 이야기

이제 저도 우주에 발을 내디뎌볼까 합니다.

무한한 우주의 수수께끼와 낭만을 한 권으로 압축하다

우주 모멘트



여러분은 지금 우주를 여행하고 있습니다

우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우주에 서 있습니다.

갑자기 이런 말을 들으면 의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주'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대기권 밖에 있는 새카맣고 아무것도 없는 진공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라고 부정할 것인데...

그럼 애초에 '우주'란 무엇일까?

이 질문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지구에서 보는 우주는 어둡고 추운 진공의 공간이다.'

물리학의 관점에서는 우주를 시공간 연속체의 집합으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현대물리학에서는 우주를 생성·팽창·수축·소멸하는 '물리계 중 하나'로 여깁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현대물리학이 통용되는 범위는 '우리가 사는 우주'에만 국한되어 있습니다.

(만약 다른 물리 법칙을 가진 '무언가'가 있다면 다른 우주가 존재하는 셈이 됩니다.)

따라서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우주는 '우리 우주'가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광활한 우주'라는 말은 단순히 우주의 거시 세계만을 뜻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시적 시선을 돌려보면 원자, 소립자 등의 세계도 우주라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우주의 시작과 끝은 어떤 모습인지, 지구와 인류는 어떻게 탄생했는지, 우주 전체에 에너지는 얼마나 있는지, 블랙홀과 암흑물질에 관한 연구가 왜 필요한지, 태양이 사라지기 전에 인류는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인류를 뛰어넘는 외계 문명이 존재하는지 등 우주를 거시적 시선과 미시적 시선으로 바라보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답으로 우주에 관한 거의 모든 기본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점 하나로부터 갑자기 공간이 탄생하고 불과 1초 사이에 안정된 쿼크로부터 양성자와 중성자가 만들어지면서 우주가 채워지고 1분 후, 우주는 1광년 크기까지 팽창하게 됩니다.

계속해서 더욱 팽창하고, 원자와 분자의 가스가 퍼져나가면서 중력에 의해 별과 은하가 탄생하고 현재의 우주가 만들어졌는데...

그런 우주를 이해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연구로 다양한 이론과 기술이 진보하게 되었고 지속적인 발전으로

우주는 꾸준히 작아지다가 결국 우리에게 친숙한 존재로 다가오게 될 것

이었습니다.

사실 우주를 이해한다는 건 어려운 단어가 죽 나열되어 있고 우리 생활과는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론들로 마냥 어렵고도 나와는 동떨어진 현상이라 여겼었는데 이 이론들이 우리의 생활을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에 앞서 무관심했던 제 태도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이 아니었다면 현재 위치를 표시하는 기술이 없었을 테고 우리 주위에 넘쳐나는 빛의 정체를 밝혀준 광양자 가설까지...

그래서

우주와 우리 생활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아니, 우리가 우주에 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우주의 수수께끼를 밝혀내는 일이 우리 생활에 변화를 가져다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page 16 ~ 17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전체의 단 5%에 불과하다고 하였습니다.

특히나 우주와 은하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규명해야 하는 미지의 에너지, '암흑물질'.

미지 에너지의 정체를 인류가 밝혀내는 날, 우주를 향해 품게 될 우리의 호기심은 우주에 존재하는 암흑물질의 비율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날을 저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며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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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8가지 법칙 - 너와 나, 우리를 사랑하는 이유
제이 셰티 지음, 이지연 옮김 / 다산초당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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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참 어렵기만 합니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아무것도 모르겠고...

그래서 그 '사랑'에 대해 좀 알고 싶었습니다.

저자 '제이 셰티'가 우리 삶에서 절대로 떼어놓을 수 없는, 누구나 꿈꾸고 갈망하지만 수없이 실패하는 바로 그 '사랑'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사랑의 기술들을 알려준다고 하였습니다.

세상 만물에 사랑을 나누는 수도자의 통찰력으로 빚어낸 다양한 관계 지침들.

저도 한 번 만나볼까 합니다.

"삶을 사랑으로 완성된다!"

5000년 전 『베다』에서 찾아낸

소유와 집착, 불안과 통제 없는 사랑으로

삶을 긍정하고 변화시키는 수도자의 지혜

사랑의 8가지 법칙



어느 날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그러자 스승이 답했습니다.

"꽃을 좋아하면 꺾게 되지. 하지만 꽃을 사랑하면 매일 물을 준다네."

우리는 아름다운 것에 끌리고 그것을 갈망하며 소유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꽃을 꺾어 곁에 두고 즐기지만 결국 시들고, 시든 꽃은 버려지고 맙니다.

하지만 끌림에서 발전해 사랑이 되려면 정성 어린 돌봄이 필요합니다.

질 좋은 토양에 심고 물을 주며 해를 보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싱그러움과 빛깔, 향기 활짝 핀 꽃송이를 보고 느낄 수 있고 그러다 새싹이 돋으면 어느 때보다 기쁘고 뿌듯함을 느끼게 됩니다.

사랑도 마찬가지라 하였습니다.

사랑이 시들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꾸준히 돌보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랑의 습관을 기르는 법을 알려주고자 하였습니다.

고대 경전 『베다』의 지혜로부터 '사랑의 법칙' 8가지를 설명하면서 진정한 사랑을 찾고, 지키고 성장시키는 법을 일러주었습니다.

『베다』는 삶에 네 가지 단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나의 아슈람에서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해 개발해야 할 자질들, 즉 배워야 할 법칙들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총 여덟 가지.

사랑을 준비하기 위한 두 가지 법칙과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세 가지 법칙, 사랑을 지키기 위한 두 가지 법칙, 마지막으로 완전한 사랑에 이르는 한 가지 법칙이 바로 그것이었는데...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바로 사랑의 시작이라고 이야기한다. 상대방의 목적보다 당신의 목적을 우선하라고 말하며 상대방은 곧 당신의 '구루'라고 설명한ㄷ. 이런 이야기들은 사랑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지만 사랑을 찾을 확률을 높여줄 것이다. - page 19 ~ 20

그래서 조금은 낯설었던, 하지만 결국은 '나'라는 테두리부터의 사랑이 존재함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간략하게 8가지 사랑의 법칙을 살펴보면

제1법칙 홀로 지내며 나를 관찰하라

'나'는 어떤 사람이고 누구와 함께해야 할까

제2법칙 내 과거를 먼저 돌아보라

왜 매번 비슷한 사람과 만나 똑같이 상처받을까

제3법칙 함께 사랑을 정의하라

그 사람은 왜 나와 다른 사랑을 말할까

제4법칙 거울처럼 보고 배우고 가르쳐라

함께 성장하는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제5법칙 서로의 삶의 목적을 헤아려라

의존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꾸려갈 수 없을까

제6법칙 충돌을 두려워하지 마라

갈등과 다툼은 관계에 독이 될까

제7법칙 보내줄 때를 놓치지 마라

함께일 때 더 아픈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제8법칙 스치는 모든 것을 사랑하라

사랑은 무엇으로 완성되고 지속될까

이렇게 단계를 지나다 보면 어느새 깨달을 수 있는데...

사랑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표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사랑을 경험하는 방법은 사랑을 받는 것뿐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베다』에서는 당신 안에 늘 존재하는 사랑과 연결되기만 해도 원할 때면 언제든지 사랑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베다』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사랑을 찾거나 쌓거나 창조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처음부터 사랑하고 사랑받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 page 374

우리의 본질은 결국 사랑이라는 것을.

그래서 저자는 마지막에 이런 제안을 건네주었습니다.

어느 장소에 들어설 때 스스로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 '어떻게 하면 오늘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이렇게 말해보라. '나는 그냥 사랑을 줄 거야.' 하루를 이렇게 시작한다는 건, 남은 하루를 그렇게 살아낸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만약 누군가 부정적이거나 퉁명스러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면 다가가서 걱정이 있는지 물어보라.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사랑을 나눠주어라. - page 398

이 책의 매력은 간간이 <성숙한 사랑을 위한 팁> <나에게 혹은 너에게 쓰는 러브레터> <명상>이 있어 보다 단단하고도 성숙한 사랑을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중국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한 시간 동안 행복하고 싶으면 낮잠을 자라.

하루 동안 행복하고 싶으면 낚시를 가라.

1년 동안 행복하고 싶으면 유산을 물려받아라.

평생 동안 행복하고 싶으면 남을 도와라."

어떤 사랑을 할 것인가...

각자가 그 답을 찾아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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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국민영어법 Booster - 전 국민 영어 말하기 혁명 New 국민영어법
이민호 지음 / 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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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영어 공부는 새해 목표로 설정하였고 그때마다 새 마음가짐으로 공부하겠다며 책을 사곤 했는데...

분기마다 반성의 시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어 공부는 뒷전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그만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아이가 영어학원을 다니면서 저에게 조언을 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답을 해 줄 수 있었는데...

......

슬슬 압박이 느껴지는 요즘.

이번에야말로 마음잡고 펜을 잡아보려 합니다.

10대 학생부터 60대 할머니까지 영어가 술술 나오는

세상 명쾌한 영어 소통법

이 문구에 끌렸습니다.

더 이상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효율적이면서 최상의 결과를 위해!

이 책으로 공부하려 합니다.

국민영어법영어 말하기혁명입니다.

New 국민영어법 Booster



알고 보니 '이민호' 강사는 현재 클래스유에서 3만 명이 넘는 수강생들의 지지를 받으며 영어회화 분야 누적 수강생 수 1위를 달리고 있으며(2023년 10월 31일 기준),

이 책은 수만 명의 선택으로 검증된 <국민영어법>의 정수를 담은 최고의 영어 학습서라 하였습니다.

와우!

이번에야말로 희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책을 펼치면 '학습 로드맵'이 제시되어 있었습니다.



한 예로 '안경[] 고양이' '귀걸이 [] 소녀' '총 [] 남자'에서 [낀, 한, 든]을 영어로 바꾸면?

바로 with 입니다.

지금까지 우린 [with = 함께]라고만 배웠는데 어떻게 [낀, 한, 든]이 되는 걸까?

하지만 국민영어법에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with = 딱 붙은 그림

그렇기에

'안경이 얼굴에 딱 붙은 고양이', '귀걸이가 귀에 딱 붙은 여자', '총이 손에 딱 붙은 남자'니까 [낀, 한, 든 = with]가 되는 것입니다.

[딱 붙은] 그림 하나로 정리되는 명쾌함!

이토록 쉬우면서도 핵심을 꿰뚫는 획기적인 영어 학습법이 바로 '국민영어법'이었습니다.

(이 내용은 Starter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본격적인 Booster에서는 문법책에서 [what] = [관계대명사], [~ing] = [현재분사], [~en/ed] = [과거분사]와 같이 어려운 용어로 설명한 것을

[what] = [~것]이라는 뜻의 [만능 레고 블록], [~ing] = [계속 굴러가는 바퀴], [~en/ed] = [끝난 느낌]

로 어려운 용어 대신 이미지로 연상하고 각인하는 학습법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 표현별로 대표 문장 10개를 영작하고 응용 문장 20개까지 영작하며 표현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게 연습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면 총 500개 문장들을 영작하게 되는데 이 문장을 토대로

실제 원어민이 녹음한 MP3를 듣고 '발음'에 집중해서 5번 → '억양'에 집중해서 5번내 것처럼 매끄럽게 5번

을 따라 말하며 영어 입근육 훈련까지.

그리고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을 오픈채팅방에서 만나 서로 응원해 주고, 모르는 것도 질문하면 미호우쌤과 동료들이 도와준다는 사실까지.

그야말로 Best of Best였습니다.

영어가 이렇게 쉽고도 재미있었나!

웬만하면 책을 펼치면 딱 정한 분량만 하는데 이 책은 계속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공부가 재밌다는 느낌을 정말 간만에 느끼면서 자신감이 생겼었습니다.

이 책은 'Starter & Booster' 총 2권으로 된 시리즈 도서입니다.

Booster는 21강~40강(중고급 표현 및 어법 마스터)에 해당되며 보다 처음부터 제대로 하고자 한다면 Starter 1강~20강(기초 표현 및 어법 마스터)부터 차근히 해 나가면 될 것 같았습니다.

저도 조만간 Starter도 구입해서 공부해야겠습니다.

그동안 마냥 어려웠던 영문법.

아이와 함께 공부해도 좋을 책이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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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에서 봉기하라 -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저항법
다카시마 린 지음, 이지수 옮김 / 생각정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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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집에서 숨을 때 쓰이는데...

어?!

이불 속에서 봉기한다고?

의아했기에 궁금했던 이 책.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 책장을 열어보았습니다.

"살아가는 것이 곧 저항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능력주의, 젠더 차별, 가부장제가 남긴

비인간적인 경쟁과 차별, 그리고 배제...

숨 막히는 현실을 피해 이불 속으로 피신한

모두를 위한 최소한의 저항법

이불 속에서 봉기하라



살아 있는 것이 괴로운가? 이 세상이 미운가? 이 세상이 변하기를 바라지만 그 징조조차 보이지 않는 현재의 상황에 실망하고 있는가? 이부자리 위에서 꼼짝도 못 하는 채로, 딱히 보고 싶지도 않은 SNS나 천장, 이불 안쪽을 끝도 없이 바라보며 스스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을 견디고 있는가? - page 7

신자유주의 , 능력주의, 젠더 차별, 가부장제...

삶을 옥죄어오는 사회 권력과 부조리 앞에 청년들이 이불 속으로 숨어들고 있습니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쉬는 2030 청년이 63만 명, 고립 청년이 54만 명으로 집계된다고 하니 쉬이 넘어갈 일이 아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바닥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청년층을 '탕핑족'이란 말이 유행하고,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라 하니...

저자 다카시마 린은 이불 속에 웅크린 한 명으로 놀라운 제안을 건네었습니다.

일단은 살아갈 것. 살아남음으로써 저항운동 또한 궤멸하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 뒤집어 말하자면 저항의 의지를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삶 자체가 이미 혁명에 가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혁명'이라는 단어에 놀라서 '그런 과격한 행동은 따를 수 없어'하고 생각한 사람도 걱정할 필요 없다. 나는 손가락 하나, 시선 하나 움직이지 않고서 권력에 저항할 수 있다고 약속한다. - page 10

신자유주의, 능력주의, 가부장제, 의례와 통념 등 보이지 않는 권력이 우리 일상의 생활 습관과 가치관에 어떻게 교묘히 숨어 있는지 밝히면서

'당신은 잘못이 없다'

고,

'그러니 용기를 내자'

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불 속 혁명을 위해 자신을 '아나카 페미니스트'라 하였습니다.

그냥 페미니스트이기만 해서는, 혹은 그냥 아나키스트가 되기만 해서는 약자의 입장에 놓인 삶을 광범위하게 끌어들이는 혁명을 일으킬 수 없기에 동시에 아나키즘과 페미니즘이 양쪽 바퀴를 하나씩 맡아야 한다는 점을 가시화하며 일상 속 최소한의 저항법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사회는 통속 도덕이 뚜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 사람이 사고방식을 바꿔봤자 날마다 부딪치는 가치관은 언제나 버겁기만 합니다.

가 욕실 타일 모양을 까먹는 날이 언젠가 올까? 그런 날을 한시라도 빨리 맞이할 수 있도록, 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말하고 다닌다. 그건 당신 탓이 아니야. - page 165

위로받지 않나요!

저자로부터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소리 지르지 못하는 존재들을 위해: 애도와 기도>의 이야기였습니다.

이미 세상에 없는 이들.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이 이 세상이라고 부르는 장소에 물질적 신체를 두고 있지 않기에 그들의 존재를 시인하기가 불가능하기에 이미 이 세상에서 사라진 사람의 존재는 대체로 무시되는데...

그래도 괜찮은 걸까?

저자는 이야기하였습니다.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혀.

말하자면 우리는 전부 인간 엠프가 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시즈에가 상자에 넣은 물건들이 박물관에 진열될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록에서 누락될 법한 작은 목소리야말로, 그 목소리를 들은 산 사람이 채집해 모으고 때로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이어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채집할 수 있는 사람이 적은 목소리일수록, 채집한 사람이 앰프가 되지 않으면 그 목소리는 사회에서 간과되고 만다. 인생에서 언젠가 스쳐 지나는 죽은 이. 그것은 가까운 사람일 때도 있고 한없이 먼 사람일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죽은 이의 흔적과 마주쳤다면(목소리를 들었다면), 그 목소리를 자신의 힘으로 진지하게 다시 서술할 책임이 있다. - page 299 ~ 300

보이지 않는 타자의 의지를 존중하는 것.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외쳤습니다.

기왕 태어났으니 다른 사람을 위해, 조금이라도 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자. 자기 자신에게 살의를 내뿜지 말자. 목을 감싼 손을 풀고, 천천히 사회를 향해 주먹을 고쳐 쥐자. 온갖 것들로 인해 궁지에 몰려 이부자리 위에 드러누운 채 꼼짝하지 못하는 몸은, 당신의 의지 하나로 봉기에 참여시킬 수 있다. 나는 당신과 함께 그런 투쟁을 해보고 싶다. - page 15

힘겨운 세상 살이 속에서 저자가 내민 손이 참으로 따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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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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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기억에서도 가물가물하였습니다.

꽤 재미나게 읽었었던 소설인데...

음...

생각이 났습니다.

바로 '피터 스완슨'의 『죽여 마땅한 사람들』.

"솔직히 난 살인이 사람들 만처럼 그렇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은 누구나 죽어요. 썩은 사과 몇 개를 신의 의도보다 조금 일찍 추려낸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뭔가요? 게다가 당신 부인은 죽여 마땅한 사람 같은데요." -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푸른숲, page 48

죽여도 마땅한 존재들은 죽여도 된다고 여기는 '릴리'.

하지만 그런 릴리를 마냥 비난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면서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던 이 소설.

후속을 기다리고 기다렸었는데...

이제야 만나게 되었습니다.

'착한 죽음'을 선사할 릴리의 귀환!

더욱 지독해진 악을 이기는 악에 대한 탐구라니...

또다시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가 죽어서 기쁜가요?"

살인자를 잡기 위해 또 다른 살인자와 손을 잡은 탐정

선악의 기준에 관한 마스터피스 스릴러

살려 마땅한 사람들



"저 기억하시겠어요?" 그녀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더니 물었다.

"당연하지." 대답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녀가 누구인지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낯이 익었다. - page 9

사립탐정 헨리 킴볼의 사무실에 그의 옛 제자 조앤이 찾아오면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과거에 이 애가 자신을 킴볼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무슨 약점이라도 잡힌 것처럼 막연히 불편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런 느낌이 다시 만난 지금도 드는데...

그녀는 왜 찾아온 것일까...

"남편 때문이에요." 그녀가 마침내 말을 이었다.

"흠."

"말씀드렸다시피 아마 자주 들어보신 사연일 텐데, 남편이 바람을 피워요. 거의 그럴 거라고 생각...... 아니, 알고 있어요. 사실 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제가 아는 한 그 사람은 뭐든 원하는 대로 행동하니까요. 하지만 그 사람이 그런 짓을 하고 다니는 걸 아는데도 아직 증거를 잡지 못했어요. 그러니 진짜로 알고 있는 건 아니죠." - page 12 ~ 13

남편의 외도를 조사해달라는 조앤.

킴볼은 돈이 들어오는 일을 맡아 기분이 들떴지만 다시 조앤을 보니 다소 불길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수사를 시작한 킴볼,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함정에 빠졌음을 직감하게 됩니다.

외도 현장을 급습하기 직전 갑자기 들려온 두 차례 날카로운 소리.

그 소리가 총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잠시 동안 얼어붙어 있는 와중에 또다시 들려온 세 번째 소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남편 리처드 웨일런과 그의 외도 상대 팸 오닐이 싸늘한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후 조앤 웨일런이 보낸 수표가 동봉된 우편물이 도착하게 됩니다.

청구서를 보내지 않았고 그 수표에 적힌 액수는 원래 지불하기로 한 수임료를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었는데...

그리고 첨부된 짧은 메모 한 장.

킴볼 선생님, 제게 수임료를 청구지는 않으셨지만 저는 선생님이 쓰신 시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싶어요. 시체를 발견하신 것은 유감이지만 적어도 경찰에게 목격하신 것을 진술하실 수 있었으니까요. 저는 리처드가 그런 짓을 할 수 있었을 거라고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만약 그런 생각을 했더라면 절대 선생님을 찾아뵙지 않았을 텐데요. 부디 잘 지내시길 바라요. 조앤 그리브 웨일런.

과거의 조앤의 기록을 되짚으며 그녀의 행적을 추적하는 킴볼.

15년 전 장래 예측 과제에 쓴 글이 떠오르게 되는데...

"킴볼 선생님, 10년 후에 저는 엄청난 부자가 될 거예요. 제 첫 번째 남편은 나터켓에서 보트를 타던 중 의문스러운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에요. 물론 경찰은 트로피 와이프인 저를 의심하지만 리처드 기어가 사건이 일어난 시각에 저는 그의 요트에 타고 있었다고 알리바이를 제공해줄 거예요." - page 206

그 당시에는 그 내용이 유머러스하다고 생각했지만 뭔가 석연찮은...

그리고 <테이스트 오브 홍콩>에서 팸을 처음으로 만난 날 밤 그녀가 해준 이야기가 자꾸만 신경 쓰이는데...

그녀는 자신의 관계가 둘만의 관계가 아니라 세 사람 사이의 관계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그녀는 분명 그렇게 말했고, 그 말에서 느껴지는 의미가 육체적인 '스리섬' 관계를 뜻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들렸다. 그렇다면 세 번째 인물은 누구를 지칭하는 걸까? - page 208

결국 킴볼은 사건을 같이 해결해 줄 조력자를 찾아가게 됩니다.

'릴리 킨트너'

"나는 계략에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증인이 되도록 말이죠."

"누가 당신을 함정에 빠뜨렸다는 거죠?"

"조앤 웨일런이라고 하는 여자가 있어요. 결혼 전 이름은 조앤 그리브라고 하고요. 나는 조앤이 자신의 남편과 남편의 애인을 살해했다고 나름 확신하는 편인데 당신 의견이 듣고 싶군요."

"알겠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 page 209 ~ 210

사연을 들은 릴리는 단숨에 조앤이 사건의 숨은 배후임을 알아차리고 형사 킴볼과 살인자 릴리는 이번 사건을 함께 해결하기로 합니다.

의심할 만한 단서는 모두 심증뿐.

살인범마저 자신을 잡을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표하는 가운데 '착한 살인자' 릴리는 결단을 내리고자 합니다.

과연 극악의 상황에서 '악을 이기는 악'은 용납될 수 있을까?

일단 그런 짓을 하고도 빠져나가는 일을 경험하게 되면 인생의 다른 모든 것들이 조금 색이 바래게 된다. 이제 그녀는 나를, 정확히는 내가 아니라 에디 로건을 찾아냈으니, 인생이 다시 흥미진진해진 것이었다. 그녀가 쫓는 것은 삶의 의미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면서 얻는 스릴이었다. - page 442

이번 소설 역시도 제 마음의 갈피를 종잡을 수 없었습니다.

살인자를 잡기 위해 또 다른 살인자를 응원하게 되는 모순된 감정...

나는 비록 살인을 저질렀지만 인생에는 전혀 후회가 없었다. 내게는 언제나 그래야 할 이유가, 그래야 할 마땅한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만약 그 언덕 위의 공동묘지에서 죽었다면 내가 저지른 일을 후회했을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이 그저 내 기분을 좀 나아지게 하려는 거짓말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또 누가 알겠는가? - page 466

역시나 살인의 정당성을 부여했던 릴리.

그런 그녀를 또다시 응원하는 나...

도대체 '악'이란 무엇인 걸까......

역시나 그의 작품은 엄청났습니다.

믿고 읽을 수 있는 피터 스완슨.

또다시 전작을 꺼내 그가 그려낸 이야기 속에 빠져들고자 합니다.

그리고 질문을 건네봅니다.

"당신은

살려 마땅한 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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