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부 vs. 가짜 공부 - 억지 공부에서 자발적 공부로 나아가는 힘
정승익 지음 / 마인드셋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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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느새 고학년으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교육비도 나름 지출하고 있었지만 점점 아이는 공부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줄이고 있었지만...

부모로서는 뭔가 더 해 주고 싶은 마음에 복잡하기만 합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공부시켜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해 썼다고 하니 믿을만하지 않나요!

'진짜 공부'에 대해 한 수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사교육 참여율 무려 80%

하지만 인서울 명문대 입학은 불과 7%

'진짜 공부'를 하는 학생만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

"정책은 바뀌어도 공부의 '본질'은 바뀌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학생과 학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공부의 본질

진짜 공부 vs. 가짜 공부



대한민국의 초중고 평균 사교육 참여율이 78.3%에 달한다고 하였습니다.

문제는 대다수의 가정이 사교육비 경쟁에 참여하지만 입시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 가정은 상위 7%에 불과하다는 사실.

이것이 현실적인 한계라 하였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치열하게 공부를 해야 입시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기에 최근엔 남들보다 더 빠른 시기에 공부를 시작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미취학에서부터 분수를 공부하고, 영어 유치원을 다니면서 영어를 누구보다 빨리 익히며 초등에서의 선행학습은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여기게 되었습니다.

선행의 힘을 인정한다고 해도 원하는 입시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사실 우리는 사교육비로 승부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고, 아이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것입니다.

학원이라도 보내지 않으면 집에서 공부에 집중하는 않는 이아의 모습 때문에...

그런데 잠시 멈추어 생각해 봅시다.

집에서 공부에 전혀 집중을 못 하던 우리 아이는 학원에 가서 공부를 잘하고 있을까요?

이렇게 아이들이 억지로 하는 공부를 '가짜 공부'라 칭하였습니다.

"가짜 공부 끝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원하는 성적을 얻는 것만이 공부의 목적인지

본질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한 후에

'진짜 공부'

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럼 진짜 공부로 나아가는 7단계

1단계 진짜 변화를 위한 생각 전환하기 :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생각이 변해야 한다.

2단계 공부의 목적 정하기 : 진로를 기본으로 나만의 공부의 목적을 정해야 한다.

3단계 공부 환경 만들기 : 공부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4단계 GRIT으로 공부하기 : 실패를 겁내지 말고 GRIT의 정신으로 공부해야 한다.

GRIT은 미국의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 박사가 개발한 개념으로, 열정, 끈기, 끈질긴 노력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재능 x 노력 = 기술

기술 x 노력 = 성취

이를 공부에 적용해 보면

첫째, 세상에 호기심을 갖고 공부에 관심을 갖기

둘째, 환경을 갖추고 습관처럼 열심히 공부하기

셋째, 공부의 목적을 찾고 의미 부여하기

넷째, 언제나 긍정적인 태도를 갖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열정과 노력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스스로 갖는 것이었습니다.

5단계 습관으로 정착시키기 : 좋은 습관을 만들고, 나쁜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 노력한다.

습관을 만들고자 한다면 최대 9개월까지를 잡고 계획을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9개월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재능을 탓하고 싶다면 9개월 이후에 탓해야 합니다. 그전까지 일어나는 모든 일은 원래 그런 겁니다. 이미 2010년에 연구를 통해서 습관 형성은 오래 걸리고, 매우 어렵고, 만든 다음에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습관을 만들다가 힘들 때는 기억합시다. 내가 힘들어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은 이 습관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요. - page 184

6단계 몰입력 기르기 : 하나에 집중하고 몰입해서 공부한다.

7단계 진짜 인생으로 나아가기 : 내가 원하는 것을 추구하면서 진짜 인생을 살아야 한다.

였습니다.

저에겐 이보다는 부모의 역할에 더 집중하며 읽었습니다.

특히나 아이가 초등학생이라 초등 공부의 본질에 대해

첫 번째, 관심

진짜 공부는 자녀의 진로 탐색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자녀의 관심사를 찾기 위한 경험, 독서, 대화가 필요합니다.

자녀의 관심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두 번째, 공부 정서

공부를 좋아해야 오래도록 할 수 있습니다.

공부하는 부모는 자녀의 긍정적인 공부 정서로 이어집니다.

공부를 힘들어하는 자녀가 공부를 좋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세요.

세 번째, 자존감

자존감은 진짜 공부의 필수 요소입니다.

부모가 스스로 자존감을 가져야 합니다.

가정에는 규칙이 있어야 합니다.

자녀들의 생각과 감정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가족 전체가 최선을 다해 도전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네 번째, 공부 습관

거실 공부를 시작해 보세요.

거실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거실에서는 독서, 공부를 합니다.

매일 저녁에 모여서 공부하는 습관을 만듭니다.

다섯 번째, 근성

근성은 진짜 공부의 필수 요소입니다.

근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매일 습관처럼 공부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노력을 격려하고 지켜봐야 합니다.

노력의 성과를 경험할 때 근성은 자리 잡게 됩니다.

공부에 답이 없듯이 그동안의 저는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해서 원하는 성적을 받을까?'에만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본질을 놓친 채...

열심히 공부를 시키는 건 결국 '행복'을 위함이었음에 이제는 아이의 행복한 인생을 위해 질문을 바꾸어야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행복할까?"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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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이는가 - 선화공주의 사랑에서 윤심덕의 사랑까지
권경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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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지극히 가장 은밀한 개인사라 여겼는데 여기 사랑 때문에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 역사들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과연 어떤 사랑이 역사를 움직이였는지 한 번 읽어보려 합니다.

사랑이 역사가 되고,

역사가 사랑이 되었다!

"역사를 움직이는 진정한 원동력은 오직 사랑이다"

사랑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이는가



요즘 지인들을 만나서도 그랬고 주변에서 다들 <나는 솔로>라는 프로그램을 참 많이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랑은 가장 은밀한 남녀의 일 같지만, 알고 보면 가장 궁금한 세상의 일이지요."

용화산 사자사의 지명 법사가 화두를 던지자 부여장(백제 무왕)과 선화공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page 15

그런데 한국사에서 남녀의 사랑이 갖는 가치는 단순한 관심사를 뛰어넘는 무게감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근대 이전에는 당사자가 자유롭게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남녀의 만남은 어른들이 정해주는 집안일이었으며, 성과 혈통은 신분 질서를 떠받치는 사회적 자원이었다. 사랑은 또한 권력의 한 축을 이루며 역사를 움직이는 톱니바퀴로 작동했다. - page 5

그리하여 고대의 소서노와 주몽의 사랑 이야기부터 근현대의 윤심덕과 김우진의 사랑 이야기까지, 가장 아름답지만 가장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15편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백제 시조는 소서노 여대왕이며, 한양 하북위례성에 도읍을 정했다. 재위 13년에 죽으니 조선 역사상 유일한 여성 창업자요,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를 건설한 사람이다."

기원전 37년까지 이토록 위대한 여정이 펼쳐졌던 그녀, 소서노.

졸본 부여 출신의 공주이자, 연타발의 딸이었던 그녀는 아직 젊은데다 집안의 재물이 막대해 구혼하는 자들이 끊이지 않았지만 아들 형제를 키우는 어머니가 함부로 남편을 맞이할 수 없었던 그녀.

"내가 하늘의 명을 받아 이곳에 나라를 열고자 한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나라를 열겠다고 큰소리치는 청년 주몽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를 도와 고구려를 세우게 됩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예씨 부인과 아들 유리가 찾아오게 되고 제2왕비로 밀린 그녀와 자식들의 미래가 캄캄해지자 소서노는 자신을 따르던 졸본 사람들과 함께 백제를 세우게 됩니다.

사랑의 배신마저 꾸역꾸역 삼키고 어머니의 강인한 힘으로 새 역사를 써 내려간 소서노.

그런가 하면 영조가 맏아들 효장세자(진종)를 잃고 나이 마흔에 다시 얻은 사도세자.

영조는 사도세자가 성군의 재목이 되기를 바라지만 학문에 관심이 없었던 그에게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직성이 풀릴 때까지 야단을 쳤던 영조.

영조의 닦달과 편벽으로 사도세자의 마음은 알게 모르게 병들어갔고 그런 남편이 말도 못 하고 가슴 앓이 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혜경궁 홍씨.

결국 정성왕후의 혼전에서 세자를 폐하고 뒤주에 가두어 2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영조는 총명하고 효심이 지극한 세손(정조)을 효장세자의 양자로 올리고 '역적 죄인의 자식'이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도록 해서 왕통을 지키게 되는데...

남편의 죽음을 묵인하고, 자식을 품에서 놓아준 끝에 이들 부자가 국왕 반열에 올라서는데 일조하게 된 혜경궁 홍씨.

버림의 미학이요, 애틋한 모정이다. - page 188

무엇보다 저에게 인상적인 이야기는 <인습에 희생되다 윤심덕과 김우진>의 이야기였습니다.

"대단히 미안하나 이 유언서를 본적지에 부쳐주시오."

1926년 8월 4일 새벽 4시, 일본 시보노세키항을 출발해 현해탄을 건너 부산으로 향하는 부관연락선 도쿠주마루 3호실 선객이 남겨놓은 메모.

바다에 몸을 던진 것 같은데 몇 시에, 어느 지점에 그랬는지 알 수 없었고 결국 종적을 찾을 수 없었던 이들.

남자는 목포 대부호 김성규의 맏아들이며 극작가·연극평론가로 알려진 '김우진'이었고

여자는 평양 출신으로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 사범과를 나온 조선 최고의 소프라노 '윤심덕'이었습니다.

김우진과 윤심덕의 현해탄 정사 사건은 세상에 알려지게 되는데 언론에서는 윤심덕과 김우진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남자가 처자식 딸린 유부남이었기에 비관해 동반 자살을 택한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이들이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죽음으로 이끈 것은 예술적 동병상련이었다는 것을...

예술과 사랑은 단비가 되어 메말라가던 그들의 삶을 해갈해주었다. 하지만 인습에 사로잡힌 조선, 이방인에게 척박한 세상을 적셔주지는 못했다. 휘둘리지 않으려고 몸부림칠수록 점점 더 얽매이는 불가항력의 현실이 사방에서 근대 예술의 선구자들을 조여왔다. - page 263 ~ 264

살아 있을 때는 죽고 싶을 만큼 욕하다가 죽고 나면 되살리기라도 할 듯이 숭배하는 게 세상인심이었던가.

현해탄 정사 사건에도 이런 심리가 깔리게 됩니다.

윤심덕을 비난해 죽음으로 몰고 간 것도, 노래에 눈시울 붉히며 그녀를 부활시킨 것도 '대중'이었음에.

유서를 남기는 심정으로 불렀던 <사의 찬미>가 오늘의 우리에게도 경종을 울리고 있었습니다.

"광막한 황야를 달리는 인생아 / 너는 무엇을 찾으려 왔느냐 /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평생 /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사랑'.

이보다 잔인한 것은 없었고

이보다 더 슬픈 것도 없었으며

그 힘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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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리커버 에디션)
마이클 샌델 지음, 김명철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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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책장 어딘가엔 존재할...

저 역시 어김없이 책장에 존재하던 벽돌책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그리고 이 책.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읽지 않고 있었던...

그냥 내 책장에 놓여있는 것만으로도 지적 수준을 높여주는 것 같아 심적 안정을 위한 책들이었던 이 책들을.

'가치 독서'로 벽돌 깨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조금씩 좁혀오는 범위...

과연 읽을 수 있을까 고민을 했던 이 책.

읽으면서는 진도가 너~무 안 나갔던 이 책.

읽고 난 뒤 그래서? 뭘까? 란 의문만 남았던 이 책.

그래서 지금 이렇게 글을 남기는 순간에도 주저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읽었다는 흔적은 남겨보고자 기억에 남는 것들의 조각들을 모아봅니다.

하버드 대학교 최고 명강의 'JUSTICE'를

책으로 만난다

세계적인 정의 열풍 "시민으로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생각하라"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이성과 논리의 향연

정의란 무엇인가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한국의 독자들에게>에서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불평등이 심화되고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가 확대되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할까?

건강 보험료는 지불 능력에 따라 부담해야 할까?

정부는 소비자들에게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대형 업체들로부터 지역 상권을 보호하는 노력을 해야 할까?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 무엇일까?

북한의 위협적인 언사와 행동에 남한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최근에 있었던 가슴 아픈 세월호의 비극에 대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등등.

이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하기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질문들은 극심한 이견과 격렬한 논쟁을 촉발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견들은 흔히 정의와 좋은 사회란 무엇인가에 관해 서로 이견을 보이는 원칙 및 개념에 각각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의견 충돌의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심오한 도덕적 신념을 공적인 담론의 장으로 가져오길 주저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실수'라고 하였습니다.

정의에 관해 경쟁하는 원칙들을 두고 공개적으로, 그리고 공적으로 다투는 것은 나약함의 징표가 아니라, 성숙되고 자신감 넘치는 민주주의의 징표다. - page

그리하여 그는 이 책에서 구제 금융, 대리 출산, 동성 결혼, 과거사 공개 사과 등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흔히 부딪히는 문제를 통해

'무엇이 정의로운가'

에 대해 정치 철학사 속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상가들의 이야기로부터 '정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비판적으로 살펴보고는 우리 각자에게 정의에 대한 견해를 잡도록 해 주었습니다.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이견을 기꺼이 수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 page 380

도덕과 정의에 대해 저자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하였습니다.

'복지'를 중시하는 공리주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지상주의

'미덕'을 중시하는 공동체주

제레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에 따르면 다수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릴 땐 좋겠지만 개인의 권리는 존중되지 않는, 고문이나 대리 출산과 같은 인간의 존엄성 문제에는 도덕적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오늘날 보편적 인권이라 부르는 개념의 토대가 된 이마누엘 칸트가 말하는 자유와 도덕의 개념은 설득력이 강하지만, 친구를 위해 살인자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사례처럼 정언 명령에 부합하는 행동은 딜레마에 빠질 수 없음도 시사하고 있었습니다.

특정한 이해관계가 사라진 무지의 장막 뒤에서 정의의 원칙을 합의해야 한다는 존 롤스의 주장도 완벽해 보이지만 이 역시도 아무리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사유하려 해도 결국 공동체의 이익이나 관습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정의'란 무엇이란 말일까...

명백한 답이 없기에 지금도 우리는 이 물음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비판적 시선, 논의를 통해 한 발씩 나아가야 함을 일러주었습니다.

대체로 '○○는 무엇인가'란 책들을 읽어보면 확고한 답이 없었습니다.

대신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사색할 수 있게 좋은 재료들을 선사해 주며 스스로의 사고를 다듬어 나아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책들을 읽고 나면 더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책은 읽었으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어찌압니까

어떻게 할까요

감히 제가 감히 정의를 정의합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계속 고민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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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로컬, 브랜드 -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곽효정 지음 / 지금이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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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서,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여기 잡지사 기자, 출판사 편집자, 프리랜서 작가를 거쳐 우즈베키스탄에서 국제협력단 활동가로도 살았던 저자가 다양한 일을 도모했으나 쉽사리 정착하지 못하는 마음의 이유를 찾다가 우연한 기회로 제주에 오게 되었고, "어디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오랜 시간 풀지 못했던 의문의 해답을 찾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스스로 '브랜드'가 되어 자신의 삶을 자기답게 '브랜딩' 해나가는 이들의 이야기.

지금 이 책에서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정말, 제주에서

먹고살 수 있을까?"

좋아하는 곳에서 반짝이며 일하는

열여섯 로컬브랜드에 물어본 '가장 궁금한 것!'

제주, 로컬, 브랜드



제주로 오기 전 다른 일을 하던 그들.

제주로 이주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찾아 나섰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자신에게 맞는 일을 선택하게 된 그들.

그들로부터 '브랜딩'이란 '나'라는 사람이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고민하여 나답게 살아가는 방식을 터득해나가는 것이라는 것을 일러주었고 덕분에 스스로 '브랜드'가 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책에는 열여섯 브랜드 대표들의 인터뷰가 담겨있었습니다.

토박이 삼대가 함께 일하는 떡집, 소임을 다한 밀랍으로 양초를 만드는 부부, 도심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연필을 파는 가게, 저녁 8시면 모든 불빛이 사라지는 제주 끝자락에서 연주하고 노래하는 펍, 한 시간에 오직 한 팀만 받는 예약제 책방...

'제주'라는 공간으로부터 자신만의 브랜드를 꾸려나가면서 '경쟁'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상생'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하윤이네농원>으로부터 '농산물'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었습니다.

정말 세상은 농업을 산업으로 치고, 자본주의 논리에 빗대어 보는데 사실 농업은 자본주의적 합의가 이뤄질 수 없음에.

특히나 수입 농산물로 인해 국내 농가가 위태로워짐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어려운 농사를 하는 그의 모습.

우리가 사는 세상이 계속 나빠지기만 하는 게 아니듯 농사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다가 벽에 부딪히면 다시 서너 걸음 후퇴해요. 하지만 그 다음에는 또 한 발 나가려고 하잖아요? 그러면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에요. 그런 마음이 내게 있어요. 사실은 얼마 전에 저희 밭이 해걸이를 한데다 태풍이 세 번 오면서 감귤 출하를 거의 못 했어요. 밭에서 나온 걸 모두 가공으로 보냈어요.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다음 해 목표가 '너무 열심히 살지 말자'예요. 근데 그것도 쉽지가 않아요. 지금 상황이 경제적으로 나아지지 않았지만, 우선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고요. - page 45

그가 있기에 우리의 농산물이 꿋꿋이 자리하고 있음에 멀리서나마 응원을 건네봅니다.

그리고 <목리>.

목리의 의미가 참 멋졌습니다.

뿌리를 지닌 나무로서의 생기는 없지만, 사람의 온기와 손길이 계속 지나간 나무는 그 나뭇결이 짙어지고 은은한 빛과 부드러움을 지니게 되죠. 관계의 시간과 변화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공간 사이에도 존재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를 나타낼 표현을 찾고 있었는데, 가구를 만드는 목수에게서 자재를 고를 때 나뭇결을 '목리'라고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한자로 뜻이 '나무에 새겨진 이치'라고 느껴져서 이 이름을 주저 없이 선택하게 되었어요. - page 235



그래서 길고 넓은 테이블로 직원들에게 커피와 와인에 대해 묻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어느 때는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렇게 여러 가지 추억이 펼쳐지고 새겨지며 서로의 나이테를 새기는 이곳.

언젠가 제주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들러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그들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각자도생이 아닌 '함께'라는 것을.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버겁기만 하였는데 그들을 통해 숨통이 조금은 트였다고 할까.

한 줄기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할까.

가슴이 훈훈해졌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가장 좋아하는 곳에서 오래 하는 것'

그것이 가능할 수 있음을 알려준 그들의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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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로컬, 브랜드 -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곽효정 지음 / 지금이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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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가장 좋아하는 곳에서 오래 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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