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마녀 밀드레드 2 - 시끌벅적 운동회 대소동 ㅣ 책 읽는 샤미 5
질 머피 지음, 민지현 옮김 / 이지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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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새로웠습니다.

이런 양장본의 책을.

귀여운 삽화가 있는 '어린이 판타지 동화'를 읽게 된 건.

 

원래는 무심코 지나칠 뻔했던 저를 붙잡아준 건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 J.K. 롤링이 해리 포터의 영감을 받은 책이라고 하였기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영국의 초대형 베스트셀러이자 넥플릭스 인기 드라마 <꼴찌 마녀 밀드레드> 원작인 이 소설.

저도 한 번 빠져들어볼까 합니다.

 

"새 친구와 단짝 친구... 너무 미묘해!"

사고뭉치 밀드레드와

장난꾸러기 전학생의 불꽃 튀는 만남

 

『꼴찌 마녀 밀드레드 2』

 

 

여름 학기가 시작된 캐클 마법학교.

겨울 교복보다 더 우중충한-검은색과 회색의 체크무늬로 된 반소매 원피스, 쫌 밝은색이 들어간 벨트, 발목까지 올라오는 회색 양말과 끈으로 묶는 검은색 부츠-여름 교복은 학생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것 같지만 여자아이들만의 재잘거림과 웃음소리로 교실은 왁자지껄합니다.

단, 우리의 주인공 밀드레드는 수심이 가득합니다.

사실 지난 학기에 '1학년 전체에서 꼴찌'라는 처참한 성적이었기에 이번에는 기필코 좋은 성적을 내야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모두 안녕!"

​

​하드브룸 선생님께서 앙상한 손가락으로 새 학생을 가리키며 말씀하십니다.

​

"자, 이 학생은 에닏드 나이트쉐이드다."​

​

 

그리고 덧붙여 말씀하시기를

 

"밀드레드, 네가 에니드를 도와주기 바란다. 이건 내 생각은 아니야. 다만 캐클 교장 선생님께서 너에게 그런 임무를 주면, 네가 좀 더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 믿고 계시기 때문이지. 나는 개인적으로, 에니드를 너처럼 소문난 말썽꾼에게 맡기는 것이 썩 맘에 들지 않는다. 에셀 같은 학생이 이끌어 주면 우리 모두가 훨씬 더 편안하게 한 학기를 보내게 될 텐데 말이지."

 

그런데...

전학생 에니드도 만만치 않은 아이였습니다.

운동회 날 에니드 덕분에(?) 대소동이 일어나게 되고 과연 우리의 밀드레드는 무사히 이번 학기를 마칠 수 있을지...

시끌벅적 사고뭉치 밀드레드와 장난꾸러기 에니드의 '운동회 대소동'이 펼쳐졌습니다.

 

읽으면서 '호그와트'가 떠올랐고 해리 포터와 그의 친구들이 떠올랐습니다.

정말 <해리 포터 시리즈>의 영감이라는 말을 몸소 느낄 수 있었던 이 소설.

 

'밀드레드' 소녀의 모습이 저에겐 '삐삐'가 떠올랐었습니다.

용감하면서도 말썽꾸러기의 모습.

이런 아이랑 친구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린이들이 읽게 된다면 흥미로운 마법학교의 재미난 이야기에 금방이라도 흠뻑 빠져들 것이라 여겨집니다.

어른인 저 역시도 벌써부터 밀드레드에게 빠졌으니...

다음엔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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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8-27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이랑 비슷해서 혹시 표절의혹에 휘말릴까 출판사들이 거절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롤링이 영향을 받았다고 했군요. 영국엔 워낙 마법이야기가 많으니, 멀린보유국 아닙니까 ㅎㅎㅎ 마법학교의 꼴찌라니 재미있겠어요 *^^*
 
레 미제라블 - 인간의 잔혹함으로 지옥을 만든 소설
빅토르 위고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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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영화뿐만 아니라 뮤지컬로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

하지만 정작 소설로는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아니, 그 두께감에 감히 접근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다 요즘 고전을 하나둘 읽다보니 이번에야 이 소설을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가장 큰 비극은 한 번의 실수를 전부인 것처럼 낙인을 찍는 것이고

심한 고통이란 가련한 사람을 변모시키는 신성하고도 가공할 빛을 지닌다."

 

『레 미제라블』

 

​

​1815년 10월 초순.

해가 하늘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저물어 갈 즈음, 한 사나이가 작은 도시 디뉴로 들어오게 됩니다.

중키에 건강한 체구를 가진 중년의 남자.

​땀, 더위 도보 여행 그리고 먼지 때문에 이보다 더 초라한 꼴을 한 이를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그가 이 소설의 주인공 '장 발장'이었습니다.

​

배고픈 조카들을 위해 빵 한 덩이를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장 발장.

​

​

​

​석방이 되어 나왔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엔, 그의 이름 뒤엔

19년간 복역

주거침입과 절도로 5년

탈옥 미수 4회에 14년

극히 위험한 인물

이란 타이틀이 붙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를 어느 누구도 받아주지 않던 찰나 그의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줄 은인과 만나게 됩니다.

'미리엘 주교'

​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꼭 말할 필요는 없었어요. 여기는 내 집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집이지요. 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에게 이름은 묻지 않습니다. 당신은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주리고 목말라 있어요. 잘 오셨습니다. 나에게는 감사할 필요가 없어요. 내가 당신을 맞아들였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요. 피난처를 원하는 사람 이외에는 아무도 이 집을 사용하지 못해요. 나그네에 불과한 당신에게 말합니다. 이 집은 내 집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당신의 집입니다. 여기 있는 것은 무엇이나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의 이름을 알 필요가 어디 있겠소? 그리고 당신이 이름을 말하기 전부터 나는 알고 있는 이름이 하나 있어요."

...

"그렇고. 당신의 이름은 '나의 형제'라는 것이오." - page 40

​

이런 친절을 베풀었음에도 장 발장은 그에게로부터 은 식기를 훔쳐 달아나게 됩니다.

다시 붙잡혀 미리엘 주교 앞에 서게 되지만 그는 오히려 그의 죄를 용서(?) 해주며 이로써 장 발장은 지난날을 참회하며 새로운 인생으로 도약하게 됩니다. ​

​

"잊지 말아요.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당신은 올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 이 은식기를 사용하겠다고 내게 약속했어요."

아무 약속도 한 기억이 없는 장 발장은 어리둥절했다. 주교는 힘주어 그 말을 했다. 그는 정중한 어조로 거듭 말했다.

"장 발장, 나의 형제여. 당신은 이미 악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오. 선한 사람입니다. 당신의 영혼에 대해 내가 값을 치렀어요. 나는 당신의 영혼을 어두운 생각과 절망에서 구출하여 하느님께 바치려 합니다." - page 61​

​

장 발장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새 삶을, 가난한 자들을 도우며 살아가는 그를 끝까지 괴롭히는 자가 있습니다.

​'자베르' 경감.

왜 그토록 장 발장을 미워하는 것인지 그의 인간 됨을 살펴보면...

​

세상에는 극단적인 정신을 가진 사람이 있다. 그들은 영구한 죄인을 제조 또는 증명하여 낙인을 찍는 절대적 권력을 인간의 법률에 부여하여 사회의 밑바닥에 지옥을 만들어 놓으려 한다. 자베르는 이런 사람들과 완전히 일치된 견해를 갖고 있었다. 그는 금욕적이고 정직하며 엄격했다. 음험한 몽상가이기도 했다. 광신자처럼 겸손하면서도 오만했다. 그의 시선은 송곳과도 같이 차고도 예리했다. 그의 모든 생활은 경계와 감시라는 두 마디로 표현될 수 있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구부러진 곳에 직선을 가져다 놓았다. 그는 자신의 유용성을 자각하고 직무를 숭배했으며 성직자와 같은 태도로 밀정의 직무를 수행했다. 그의 손에 잡히는 자는 불행한 자였다. 탈옥하는 자는 아버지라도 체포할 것이며 법을 어기면 자기 어머니라도 고발했을 것이다. 더구나 선행을 하는 듯한 자기만족을 느끼며 그런 일을 거침없이 해냈을 것이다. 또한 그는 청빈한 생활을 신조로 삼았다. 그는 문자 그대로 의무의 화신이었다. - page 89

​

결국 마지막까지 끈질긴 악연은...

처음엔 ​그로 인해 불행한 장 발장이 불쌍하다는 생각이었지만 정작 불쌍한 자는 '자베르'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장 발장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또 한 사람.

바로 ​'코제트'

이 아이의 행복을 위해 장 발장은 위기의 순간들을 겪게 되고...

​결국 그는 자신이 희망하던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행복한 모습을 바라보며 눈을 감게 됩니다.

​

​

​

장 발장의 기구했던 운명.

​세상의 따가운 눈총.

그럼에도 그는 쉬이 무릎 꿇지 않고 한순간도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랬기에 마지막 순간 희망의 꽃을 바라보며 눈을 감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소설을 읽고나서 뭉클함에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하였습니다.

장 발장.

이 이름이 '구원' '선행' '희망'으로 불리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기에, 더없이 그가 ​그리워졌습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 '주기도문'을 읊어보았습니다.

저를 위해, 그리고 모두를 위해...​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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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8-27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선뜻 손이 안가는 ㅠㅠ 어릴 적 동화로 좀 커선 영화로 봐서인지 손이 잘 안가요. ㅎㅎ 어릴 적엔 막연히 뭐 바케트 하나 훔쳤나 프랑스니까 이랬는데 나중에 훔친빵이 깜빠뉴인걸 알고 보니 빵이 좀 크다라고요.많이 ㅎㅎㅎㅎ문장들이 참 좋아요. 저도 읽어야 하는데 두껍군요 ㅠㅠ
 
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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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멜리 노통브'

그녀의 작품은 잔인함과 유머가 탁월하게 어우러져 매년 문학계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다고 하였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저와는 그다지 인연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만나게 된 그녀의 작품.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모녀'와 관련된 한국소설을 읽은 터라 엄마를 '친애하게' 되었는데(다름아닌 읽은 소설인 『친애하고, 친애하는』입니다...) 이 소설에서의 엄마는, 딸은, 그래서 이 모녀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궁금하였습니다.

 

나는 엄마를 견뎌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변했어요.

 

『너의 심장을 쳐라』

 

 

큰 키, 잘빠진 몸매, 금발의 광채로 환하게 빛나는 얼굴.

어딜 가나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그녀 '마리'.

 

<이제 중요한 건 나야. 이 이야기는 내 거라고. 내 부모나 언니가 아니라!>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좋은 마리에게 그 도시에서 가장 잘생긴 약사 청년 '올리비에'가 그녀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그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여자아이들의 눈길 속에 고통에 찬 시샘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증오의 눈길이 쾌감으로 전해져 그와 사귀게 되고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됩니다.

 

「자기, 정말 잘됐다! 나랑 결혼해 줘!」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싫어?」

「아니.」 그녀가 훌쩍이며 말했다. 「하지만 난 이런 식으로 서둘러 결혼하고 싶진 않았어.」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는데?」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그가 그녀를 안으며 대답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만큼 아이가 빨리 온 건 당연한 거야. 뭐 하러 기다리겠어?」

「사람들이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랐는데.」 - page 11

 

그렇게 '디안'이 태어나게 되지만...

 

「도대체 아기한테 뭘 질투할 수가 있다는 거요?.」

「아기가 천사처럼 예뻐서 주변의 관심을 끌잖아요. 그걸로 충분하지.」

「마리가 아기를 학대한다고 생각해요?」

「아니, 마리는 못되지도 미치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딸에게 조금도 애정을 드러내지 않아요. 불쌍한 디안은 아마 감당하기 어려울 거예요.」 - page 27

 

엄마로부터의 사랑이 받고싶었던 디안.

하지만 디안은 오히려 엄마를 이해(?)하며 사랑 대신에 학업에 더 매진을 하게 됩니다.

심장내과 의사의 길을 선택한 그녀는 엄마와 비슷한 나이인 '올리비아' 교수에게 끌리게 되고 그녀를 '정교수' 만들어주고자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게 됩니다.

 

마침내 정교수가 된 올리비아.

기쁜 마음에 디안을 집으로 초대하게 되고 그녀의 딸 '마리엘'로부터 교수가 자신의 친딸을 무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결국 자신의 엄마와 닮은 듯 닮지 않은, 오히려 더한 올리비아의 모습에 치를 떨며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하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디안의 나이가 서른다섯 살이 되었을 때.

느닷없이 형사 둘이 그녀에게 찾아옵니다.

그리고 전한 소식은...

 

「올리비아 오뷔송이 15일과 16일 사이의 밤에 살해당했습니다. 몇 가지 여쭤볼 게 있는데 답변해 주시겠습니까?」 

 

칼로 심장을 스무 번이나 찔렸다는 올리비아.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질투'하는 엄마.

'경멸'하는 엄마.

 

 

그 무엇보다 더 나쁜 '경멸'하는 엄마.

어떻게 자신의 자식에게 '사랑'을 주기에도 모자랄 판에 매정함과 증오, 경멸을 줄 수 있는 것일까...

 

그래서 저자는 '심장'에 의미를 두었다고 하였습니다.

 

「천만에요. 정말 멋져요. 그렇게 놀라운 시구도, 지원 동기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너의 심장을 쳐라, 천재성이 거기 있으니.> 알프레드 드 뮈세라고 했죠?」

「예.」

「대단한 인물이네요! 놀라운 직관력이에요! 그의 말이 맞았다는 거 알아요? 심장은 어떤 기관과도 달라요. 옛사람들은 생각, 영혼...... 뭐 이런 것의 본산으로 봤는데 그럴 만해요. 나도 20년 넘게 연구하고 있는데 들여다보면 볼수록 더 신비롭고 기발하거든요.」 - page 102 ~ 103

 

인체의 장기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마음이나 사랑, 본능을 상징하는 이 키워드로 인해 더욱 진하게 남았던 이 이야기...

 

스무 살의 마리엘은 기껏해야 열여섯 살 정도밖에 안되어 보였다. 작고 비쩍 마른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에서 끝없는 허기를 읽을 수 있었다.

디안은 그녀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갈 데가 없어서 왔어요」 마리엘이 말했다.

「넌 네 집에 온 거야.」 - page 189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내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엄마인지...

잔인했지만 그만큼 깨우침을 주었던 이 소설.

내 모습을 재정비해서 다시 이 소설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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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8-23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녀관계는 참 어려운거 같아요. 모자관계는 ㅠㅠ 주변도 그렇고 대강 고기 구워주면 해결되는데 ㅎㅎ 나는 어떤 엄마인지 ㅠㅠ 비 오는 오후 갑자기 큰 화두가 던져진듯 합니다. ~
 
위대한 개츠비 - 인간의 욕망이 갖는 부의 양면성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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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 하면 벽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도 손꼽히게 좋아하는 고전이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인 이 소설.

특히나 이미 영화로도 많이 이들의 사랑을 받았기에(볼거리도 화려했고 무엇보다 디카프리오가 멋졌다는...) 두고두고 인상적인 이 소설.

다시금 만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욕망이 갖는 양면성과 물질주의에 대한 통찰

작가의 솔직한 정열에서 오는 거부할 수 없는 작품의 매력

 

『위대한 개츠비』

 

 

내가 더 어리고 마음의 상처를 입기 쉬웠던 시절, 아버지는 나에게 한 가지 충고를 해 주셨다. 그 후 나는 살면서 그 말씀을 마음 깊숙이 간직해 오고 있다.

"네가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엔 언제나,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네가 누리고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걸 떠올리거라." - page 9

 

소설은 이렇게 시작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이끌어갈 '닉'.

그의 시선으로 그의 옆집에 사는, 그가 경멸한 모든 것을 지닌 '개츠비'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됩니다.

 

여름 내내 매일 밤 음악이 흘러나오고 속삭이는 남녀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그야말로 파티의 연속인 그의 집.

어느 날 닉은 그에게로 정식 초대를 받게 됩니다.

'조촐한 파티'에 참석해 준다면 자기에게 다시없는 영광이 될 것이라며...

참석하지만 개츠비라는 이는 만나 보지 못했는데...

 

"나는 당신이 알고 계신 줄 알았습니다, 친구분. 내가 훌륭한 주인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었군요."

그는 나를 이해한다는 듯이, 아니 이해 이상의 깊은 뜻이 담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것은 일생에서 몇 번 경험하기 어려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안도감을 상대방에게 느끼게 하는 보기 드문 미소였다. 그것은 한순간에 영원한 세계를 대면하는 혹은 대면하는 것 같은 미소였고 또한 그것은 이쪽을 좋아하는 데 있어서 불가항력적인 편애를 가지고 있다는, 다시 말해 당신을 무조건 좋아하며 당신 편이라고 말하는 듯이 상대에게 집중하고 있는 미소였다. 당신이 이해받고 싶은 만큼 당신을 이해하고 있고 당신이 믿어 주기를 바라는 만큼 당신을 믿고 있으며, 당신이 최선의 상태에서 전달하고 싶어 하는 당신의 인상을 정확하게 파악했음을 암시하는 미소였다. - page 83

 

이것을 계기로 점점 가까워진 닉과 개츠비.

하지만 개츠비의 진짜 속셈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옛 애인인 '데이지'와의 재회.

​

 

 

닉을 통해 개츠비와 데이지는 재회를 하고 그때 그 시절처럼 애틋한 감정을 주고받게 됩니다.

 

"그거 참 이상한 일입니다, 친구분."

그는 경쾌하게 말했다.

"나는 저렇게 되지 않거든요. 아무리 애를 써도 말이에요."

그는 분명히 두 개의 상태를 지나서 세 번째 상태로 접어들고 있음이 분명했다. 당황스러움과 어쩔 줄 모르는 환희를 거쳐, 이제 그는 데이지가 눈앞에 있는 현실로 존재한다는 놀라움에 빠져 있었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그 생각만 해 왔고, 끝끝내 그 일만을 꿈꾸어 왔다. 말하자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집중력으로 이를 악물고 기다려왔던 것이다. 이제 그 반동으로, 그는 너무 감은 시계의 태엽이 풀어져버린 듯했다. - page 154 ~ 155

 

그러면서 개츠비는 데이지에게 톰에게로 가서 '당신을 사랑한 일이라고는 없었어요'라고 말해 주기를 바라게 됩니다.

꼭 5년 전으로 되돌아가 그때 못다 한 결혼을 꿈꾸며...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음을...

​

 

그러다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사실 톰은 자동차 수리공 윌슨의 아내와 외도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아내의 불륜을 눈치챈 윌슨은 말다툼 끝에 아내는 집 밖을 지나던 차를 향해 뛰쳐나가게 되고 결국 차에 치여 즉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데이지가 개츠비로 인해 예전과는 달라짐을 느끼게 된 톰.

톰은 윌슨에게 그녀를 친 차를 몬 사람이 개츠비라고 일러주고 윌슨은 아내의 외도 상대이자 그녀를 죽인 범인을 향해 총을 쏜 뒤 자살을 하게 됩니다.

 

개츠비의 장례식.

살아생전 화려했던 것과는 달리 어느 누구도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고 데이지는 조문 전보조차 보내지 않습니다.

결국 닉과 개츠비의 아버지 개츠만이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는 거기 앉아 오랜 미지의 세계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개츠비가 데이지의 집 부둣가 끝에서 최초로 녹색 불빛을 찾아냈을 때의 그가 느낀 놀라움이 어떠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그는 이 푸른 잔디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온 것이었고,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있는 나머지 그 꿈을 붙잡는 데 실패하는 일은 없을 것처럼 여겨졌으리라. 그는 그 꿈이 자신을 저버리고 어두운 벌판이 있는 밤하늘 아래 꿈틀거리고 있는 도시 저편의 망막한 어둠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 버린 것을 알지 못했다.

개츠비는 그 푸른 불빛, 해마다 우리들 앞에서 뒷걸음질 치며 물러가는 황홀한 미래를 믿고 있었다. 그것은 그때 우리를 피해 갔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뛸 것이고, 우리의 팔을 더 멀리 뻗칠 것이다. 그리고 어떤 맑은 날 아침에...... 그렇게 우리는 흐름을 거슬러 배를 저으면서 끊임없이 과거로 불려가는 것이다. - page 307

 

위대했던 개츠비.

아니 위대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개츠비.

'불나방'이 되었던 그의 모습이 안쓰럽고도 애처롭게 느껴졌습니다.

그에게 은지원의 <불나방>의 노래를 바쳐봅니다.

 

나는 불나방

언제나 고독해 킬리만자로

걸어가는 듯해 뙤약볕 쬐러

활활 타오르는 그대의 외로움

내가 달래 주고파 옆에서 Uh

닭똥 같은 눈물 내 손등으로 슥슥 닦아 주리다

그대가 선인장이더라도 얼마든지 안아주리다

Oh oh, I'm so dangerous

너의 맘에 불을 지피고 난 뛰어들어 Say

Oh oh, She's so dangerous

그 속으로 몸을 던지고

I'm on fire

오르락내리락해

We're going higher

나는 불나방

I'm on fire

너에게 날아갈래

We're going higher

​

- 은지원의 <불나방> 중​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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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8-23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영희님 에세이에서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는 그 순수한 사랑. 상대는 순수하지 않았지만 ㅎㅎ 때문이라고 한 글 기억나요. 미국에서 최악의 여성주인공 뽑을때마다 앞순위에 오른다는 데이지 ㅠㅠ
 
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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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몽테크리스토 백작』

우리에겐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의 작가인 '알렉상드르 뒤마'.

그렇기에 이 책을 보자마자 믿고 읽게 되었습니다.

 

"2019년 한국에도 천생 이야기꾼, 알렉상드르 뒤마가 왔다!"

유해처럼 남겨진 자전적 픽션

 

『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몽테크리스토성'

소설과 연극으로 성공해 명성을 떨치는 그가 왜 '몽테크리스토성'이란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것일까?

 

"뒤마 씨 댁으로 가주세요!"

"뒤마 씨 댁이라니요?"

"마를리 거리에 있는 뒤마 씨 댁이요."

"마를리 거리는 두 군데 있는데요. 아래쪽이요, 위쪽이요?"

"뭐라고요?"

"어느 쪽 마를리냐고요?"

"모르겠는데요."

"그렇다면 뒤마 씨의 거주지 이름이라도 주세요."

"그러죠 뭐. 몽테크리스토성이에요." - page 15 ~ 16

 

 

멜랑그 부인이 펙에서 마차를 잡아타서 그의 집에 가던 길에서의 헤프닝이 '몽테크리스토성'의 탄생을 야기하게 됩니다.

음...

그의 작품과는 달리 너무 뜬금없다고나 할까...

아무튼 몽테크리스토라는 이름의 집에 살면서 같이 거주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펼치게 됩니다.

 

동거를 하는 동물들의 명단을 읊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섯 마리의 개들 '프리차드', '파노르', '튀르크', '카로', '탐보'

한 마리 독수리 '디오게네스'

세 마리 원숭이들 '포티쉬', '최후의 레마누아', '데가르상 아가씨'

파랗고 빨간 커다란 앵무새 '뷔바'

초록과 노랑이 섞인 앵무새 '파파 에브라르'

한 마리 고양이 '미주프'

금빛의 꿩 한 마리 '뤼퀼뤼스'

한 마리 수탉 '세자르'

이들이 이야기를 통해 뒤마가 전하고자하는 '인간상'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우선 그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는 고독을 아주 좋아한다.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에게 고독은 안주인이 아니라 애인이다. 일을 하는 사람, 특히 일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고독이다. 사회는 육체를 달래주고, 사랑은 마음을 채워주고, 고독은 영혼의 종교이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고독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지상천국의 고독, 다시 말해 동물로 가득 차 있는 고독을 좋아한다. - page 16

 

동물로 가득 차 있는 고독을 좋아한다는 그.

왠지 모를 그의 모습이 씁쓸하게 다가오는 건 기분 탓일까......

 

재미난 일화도 있습니다.

새장의 새들을 잡아먹은 고양이 '미주프'를 변호하는 발언.

 

"동물은 인간에게 가까워지면서 나쁜 영향을 받았지요. 미주프 스스로 그런 나쁜 범죄를 저지를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자고 있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떠보니 바로 눈앞에 그런 장면이 펼쳐져 있었지, 그런 범죄를 미리 계획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반쯤 잠이 깬 채 다리를 뻗치고 그르렁대면서 깃발 속에 묘사되는 사자의 혀를 닮은 자신의 혀로 잠이 덜 깨서 여전히 분홍빛으로 달아오른 얼굴을 이리저리 핥았겠지요. 그러고는 귀를 흔들며 주위에 귀를 기울였겠지요. 미주프는 자신 앞에 펼쳐진 유혹을 우선은 거절-변호사에 따르면 자신의 고객이 우선은 거절했다고 하니-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리고 철이 없는 데다 그동안 요리사가 응석을 받아주는 바람에 입맛이 우유나 국물보다는 자연스럽게 고기 맛을 알게 됐던 것입니다. 원래 잔인하거나 포식가라서가 아니라 훈련이 안 돼 있어 막무가내다보니까요. 게다가 범죄가 일어날 당시는 잠이 완전히 깨지 않은 몽롱한 상태였음을 참작해야 합니다. 반면 진짜 범인은 원숭이들입니다." - page 166

 

"미주프, 가여운 미주프가 방금 언급한 뷔퐁 씨의 내용을 반박하려고 다른 유명한 동물학자의 도장이 찍힌 가짜 증명서라도 가지고 이곳에 왔습니까? 물론 아닙니다. 요리사 아주머니가 자청해서 아쿠아예 씨 댁에서 데려온 것입니다. 창고에 수많은 물건 사이에 숨어 있던 고양이를 주인을 즐겁게 하자는 의도로 그냥 창고에서 발견했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게 작은 새나 잡아먹으라는 의도를 억지로 심어준 행동이었겠습니까? 게다가 메추리는 결국 인간이 먹는데, 그런 참변을 당했으니 이젠 요리사가 메추리에게 접근만 해도 피하려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라고 요리사가 미주프를 사주했겠습니까? 자기 일을 어렵게 만들자고 고의로? 자, 여러분. 여러분의 공정함에 호소합니다. 인간이 지은 죄에 대한 핑계를 댈 때는 새로운 단어를 만듭니다. 그러니까 두 발을 가지고 털이 없는 동물에게는 자유의지를 높이 사며 광기라는 변명을 합니다. 바로 그런 새로운 표현으로 둘도 없이 끔찍한 죄인을 구해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이 흥미로운 미주프에게 닥친 불행은 왜 본능의 이름이나 이방인의 제안에 이끌렸다는 상황을 참작하지 않는 것입니까? 배심원 여러분! 제 고객이 마지못한 상황 때문에 저지른 불가피한 행동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주시길 부디 요청하는 바입니다." - page 168 ~ 169

 

이 대목을 읽으면서 『동물농장』이 떠오르곤 하였습니다.

 

뒤마의 주변엔 많은 동물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프리차드'에 애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다리 하나를 잃고 눈 한쪽을 잃어도 뒤마의 곁자리를 놓지 않았던 프리차드.

본능에 따르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던, 그렇기에 당당하고 떳떳했던 프리차드의 모습은 뒤마 자신과도 닮아있었는지 프리차드의 죽음 앞에 그는 말 잘 듣는 하인은 아니었지만 친구 하나를 잃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묘비명으로 이런 글을 남깁니다.

 

기억에 영원히 남을 위대한 란초[30년전쟁에서 눈, 다리 등을 잃은 장군]처럼 전투에서 지고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지만

영원한 승자로서 전신의 반은 영광의 전쟁터에 남겨둔 채 온전한 것 하나도 없지만

화성은 그에게 온전한 가슴을 남겨두었다네!

 

그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그가 이 작품에 대해 어떻게 서술해나갈지에 이야기했던 부분과도 연관이 있었는데...

 

뭔가 지루한 것에서 출발할 게 아니라 흥미로운 것에서 출발하고, 단순한 준비 과정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어떤 액션으로 시작할 것. 인물에 대해 잔뜩 언급하고 나서 인물을 등장시킬 게 아니라 우선은 등장시키고 뒤에 인물을 설명할 것. 이쯤에서 여러분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특별히 문제될 게 없는 것 같은데요? - page 11 ~ 12

 

특별한 문제는 아니지만...

몰입도 그렇고 지루함이 없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어서, 그리고 동물들을 통해 인간 사회 풍자를 유쾌하게 바라볼 수 있었기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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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8-2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완벽한 고양이 변호사인데요. 제가 배심원단이라면 미주프는 무죄 ㅎㅎㅎ 동물들 이야기 참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