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멜리 노통브'

그녀의 작품은 잔인함과 유머가 탁월하게 어우러져 매년 문학계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다고 하였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저와는 그다지 인연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만나게 된 그녀의 작품.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모녀'와 관련된 한국소설을 읽은 터라 엄마를 '친애하게' 되었는데(다름아닌 읽은 소설인 『친애하고, 친애하는』입니다...) 이 소설에서의 엄마는, 딸은, 그래서 이 모녀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궁금하였습니다.

 

나는 엄마를 견뎌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변했어요.

 

너의 심장을 쳐라

 

 

큰 키, 잘빠진 몸매, 금발의 광채로 환하게 빛나는 얼굴.

어딜 가나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그녀 '마리'.

 

<이제 중요한 건 나야. 이 이야기는 내 거라고. 내 부모나 언니가 아니라!>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좋은 마리에게 그 도시에서 가장 잘생긴 약사 청년 '올리비에'가 그녀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그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여자아이들의 눈길 속에 고통에 찬 시샘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증오의 눈길이 쾌감으로 전해져 그와 사귀게 되고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됩니다.

 

「자기, 정말 잘됐다! 나랑 결혼해 줘!」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싫어?」

「아니.」 그녀가 훌쩍이며 말했다. 「하지만 난 이런 식으로 서둘러 결혼하고 싶진 않았어.」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는데?」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그가 그녀를 안으며 대답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만큼 아이가 빨리 온 건 당연한 거야. 뭐 하러 기다리겠어?」

「사람들이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랐는데.」 - page 11

 

그렇게 '디안'이 태어나게 되지만...

 

「도대체 아기한테 뭘 질투할 수가 있다는 거요?.」

「아기가 천사처럼 예뻐서 주변의 관심을 끌잖아요. 그걸로 충분하지.」

「마리가 아기를 학대한다고 생각해요?」

「아니, 마리는 못되지도 미치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딸에게 조금도 애정을 드러내지 않아요. 불쌍한 디안은 아마 감당하기 어려울 거예요.」 - page 27

 

엄마로부터의 사랑이 받고싶었던 디안.

하지만 디안은 오히려 엄마를 이해(?)하며 사랑 대신에 학업에 더 매진을 하게 됩니다.

심장내과 의사의 길을 선택한 그녀는 엄마와 비슷한 나이인 '올리비아' 교수에게 끌리게 되고 그녀를 '정교수' 만들어주고자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게 됩니다.

 

마침내 정교수가 된 올리비아.

기쁜 마음에 디안을 집으로 초대하게 되고 그녀의 딸 '마리엘'로부터 교수가 자신의 친딸을 무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결국 자신의 엄마와 닮은 듯 닮지 않은, 오히려 더한 올리비아의 모습에 치를 떨며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하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디안의 나이가 서른다섯 살이 되었을 때.

느닷없이 형사 둘이 그녀에게 찾아옵니다.

그리고 전한 소식은...

 

「올리비아 오뷔송이 15일과 16일 사이의 밤에 살해당했습니다. 몇 가지 여쭤볼 게 있는데 답변해 주시겠습니까?」 

 

칼로 심장을 스무 번이나 찔렸다는 올리비아.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질투'하는 엄마.

'경멸'하는 엄마.

 

 

그 무엇보다 더 나쁜 '경멸'하는 엄마.

어떻게 자신의 자식에게 '사랑'을 주기에도 모자랄 판에 매정함과 증오, 경멸을 줄 수 있는 것일까...

 

그래서 저자는 '심장'에 의미를 두었다고 하였습니다.

 

「천만에요. 정말 멋져요. 그렇게 놀라운 시구도, 지원 동기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너의 심장을 쳐라, 천재성이 거기 있으니.> 알프레드 드 뮈세라고 했죠?」

「예.」

「대단한 인물이네요! 놀라운 직관력이에요! 그의 말이 맞았다는 거 알아요? 심장은 어떤 기관과도 달라요. 옛사람들은 생각, 영혼...... 뭐 이런 것의 본산으로 봤는데 그럴 만해요. 나도 20년 넘게 연구하고 있는데 들여다보면 볼수록 더 신비롭고 기발하거든요.」 - page 102 ~ 103

 

인체의 장기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마음이나 사랑, 본능을 상징하는 이 키워드로 인해 더욱 진하게 남았던 이 이야기...

 

스무 살의 마리엘은 기껏해야 열여섯 살 정도밖에 안되어 보였다. 작고 비쩍 마른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에서 끝없는 허기를 읽을 수 있었다.

디안은 그녀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갈 데가 없어서 왔어요」 마리엘이 말했다.

「넌 네 집에 온 거야.」 - page 189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내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엄마인지...

잔인했지만 그만큼 깨우침을 주었던 이 소설.

내 모습을 재정비해서 다시 이 소설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1-08-23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녀관계는 참 어려운거 같아요. 모자관계는 ㅠㅠ 주변도 그렇고 대강 고기 구워주면 해결되는데 ㅎㅎ 나는 어떤 엄마인지 ㅠㅠ 비 오는 오후 갑자기 큰 화두가 던져진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