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세계 - 지금 여기, 인류 문명의 10년 생존 전략을 말하다
안희경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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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앞으로의 미래를 예측하는 책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데...

1년이 지나고...

2년이 되어가는 요즘.

막연한 두려움이라고 할까...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상이 '뉴 노멀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지만 나는 이 시대에 맞춰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미지수였습니다.

그래서 그 해답을 찾고자 책으로 손을 뻗어보았습니다.

 

오늘 우리의 선택이 '내일의 세계'를 만든다

위기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저널리스트 안희경, 세계의 지성 7인에게

당신과 나, 우리의 내일에 대해 질문하다

 

『내일의 세계』

 

 

우리 문명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벼랑 끝인지, 아니면 이미 추락을 시작했는지 안녕과 번영의 시간을 가늠하고자 한다. 정치 경제 사회 환경, 그리고 삶의 결을 이루는 문화 의제에 관해 세계 석학들과 인터뷰함으로써 인류 문명의 생존을 위한 전략을 논하고자 한다. 당장 개선해야 할 과제, 장기적으로 변화를 꾀해야 할 방향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생각을 모아 각자 발딛고 있는 곳에서 인류 문명 생존 전략이 생동하도록 도모하고자 한다. - page 9

 

그렇게 문명의 미래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안희경'씨가 과거에 능통한 이들, 미래를 위해 곳곳에서 조언 요청을 받는 이들-재러드 다이아몬드, 케이트 레이워스, 다니엘 코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대니얼 마코비츠, 조한혜정, 사티시 쿠마르-에게 우리 삶의 조언자가 되어달라고 부탁하며 우리 앞에 놓인 미래의 선택지를 해석해달라고 합니다.

 

첫 문을 열어준 이는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였습니다.

​

 

 

그에게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코로나19 위기는 우리가 온 세계로 번지는 지구적인 문제와 공존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점을 가르쳐준 수업이라고 했습니다.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지구적인 문제란 바로

핵무기 위험, 기후변화 위기, 자원 고갈 문제, 그리고 불평등

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그의 비관적인 전망이...

 

30년입니다. 30년이라고 답하겠어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하고 있어요. 상황이 나빠지는 속도, 세계 인구가 증가하는 속도, 숲이 잘려 나가는 속도, 물고기가 고갈하는 속도, 그리고 기후변화 진행 단계까지... 약 30년 후에는 모든 것이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 됩니다. 30년 안에 바로잡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어요. 제가 코로나19보다 더 크게 우리를 엄습하는 지구적 위기를 해결하자고 호소하는 이유입니다. 30년 안에 풀어야 해요. 만약 2050년까지 이 문제들을 풀지 못한다면, 죄송합니다. 우리는 너무 늦을 겁니다. - page 50

 

기후 위기, 불평등에 대해 '지금 여기'를 진단하고 앞으로 인류 생존을 위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모두가 비관적이지 않을까... 란 우려도 있었지만 낙관적인 전망도 있어서 조금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프랑스는 그동안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운 분야에 많이 지원했습니다. 국가가 보증하는 대출을 지원했고, 재정 신용을 보장하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위기에 몰린 분야들이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는 끝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돌아갈 곳을 지켜내야 합니다. 저는 모든 레스토랑이 문 닫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호텔이 영업 종료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문화계가 고사할까 불안합니다. 위험에 처한 분야, 어려움에 놓인 지역에 있는 낙오된 이들이 안전선 안에 도달하도록 정책을 강화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자신감이 있는지, 모두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는지 확인합시다. - page 100 ~ 101

 

코로나19 위기는 끝이 있기에 우리는 곳곳에 수많은 안전 규제들을 갖췄기에 분명 헤쳐나갈 것임을 '다니엘 코엔'이 외쳤었고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역시도 희망을 엿보았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다시 부엌에서 빵을 굽기 시작했어요. 한 번도 뭔가를 재배해보지 않았거나 관심조차 없던 사람들이 먹거리를 기르는 기쁨을 발견하고, 땅을 통해 자연과 연결되고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있어요. 갑자기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부모와 함께 살기 시작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하게 된 동거인데 다들 좋아합니다. 그들 중 일부는 이제 땅을 사서 함께 살 생각까지 하더군요.

그리고 봉쇄(락다운) 상태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려고 동네에서 단체를 만드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사람들이 서로를 배려한다는 사실이 저를 행복하게 했어요.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을 겁니다. - page 135

 

마지막 장이 내가 이 책을 읽는 이유였기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그럼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으로 '사티시 쿠마르'는 '사랑'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사랑입니다. 당신의 삶을 사랑할 때, 당신이  이 행성 지구를 사랑할 때, 당신은 자연을 사랑합니다. 당신은 인류를 사랑합니다. 당신은 시를 사랑합니다. 당신은 예술을 사랑합니다. 음악을 사랑하고, 선을 사랑하며, 그렇게 당신이 사랑할 때 당신은 보호받습니다. 우리의 가슴속에 사랑이 있다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사랑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겁니다.

...

사랑은 책에 있지 않습니다. 교회에 있지도 않고, 절에 있지도 않아요. 사랑은 당신의 가슴에 있습니다. 그러니 그저 당신의 가슴속을 보고 거기 있는 사랑의 힘을 사용하세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입니다. 부처님도 그렇게 하셨습니다. 마틴 루터 킹도 사랑의 힘을 사용했어요. 많은 사람이 사랑의 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page 212 ~ 213

 

그들이 아는 것, 우리가 안다고 여기는 것, 이 모두가 어쩌면 부분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살아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내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당신의 선택, 나의 선택이 모여 '내일의 세계'가 되기에 보다 안녕한 내일을 위해 우리는 흔들리고, 다지며, 치열히 모색하며 나은 선택을 하길, 그리고 무엇보다 '나'라는 존재가 전체와 연결된 존재이기에 나를'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들을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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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1 17: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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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이상하든
김희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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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게 된 건 우리 모두는 '어딘가 하나쯤 이상한' 사람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혹시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이야기이기에 그 속에서 공감하고 위로를 얻지 않을까란 생각을 가지고 읽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상하게

살아도 괜찮을까?

 

어제가 괴로워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꾸는,

쉼 없이 생동하는 삶의 이야기

 

『얼마나 이상하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바닐라에게 뽀뽀부터 해야 하루가 시작되는 일종의 규칙이자 주문.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자신이 정한 어떤 질서 안에서 안정과 안도를 느끼는 '정해진'.

여느 때처럼 정해진 규칙과 순서에 따라 외출 준비를 끝내고 '불면증'이라는 편의점으로 향하게 됩니다.

 

편의점 '불면증'은 24시간 깨어 있다는 뜻으로 붙인 상호이지만 또 다른 의미도 지니고 있었습니다.

바로 불면증의 사장님.

늘 그렇듯 퀭한 두 눈에는 다크서클이 내려와 있는, 극심한 불면증 환자인 그는 네 곳의 '불면증'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쉬지 않고 일하면서도 편의점을 세 개 더 늘리려는 그.

그의 속사정도 참 딱하기만 합니다.

 

불면의 시간을 몽땅 일로 채우려는 그만의 발버둥인 셈인데, 그 속사정을 알 리 없는 몇몇 사람들은 사장을 돈독 오른 작자로 오해했다. 하지만 나는 안다. 누가 뭐래도 그의 목적은 '일'이지 '돈'이 아니라는 것을. 불면증 때문에 '불면증'을 늘려야 하는 사장의 남모를 사정은 그래서 더욱 짠하게 느껴졌다. - page 19

 

이 편의점을 찾는 이들도 어딘가 하나쯤 이상한(?) 사람들입니다.

코앞에 편의점이 있음에도 나오는 게 귀찮고 게을러서 꼭 배달 시키는 극작가 '백수진'.

친구들과 배낭여행 중 한국에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려던 그때 태어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가슴 두근거림과 호흡곤란으로 7년이란 세월을 한국에서 살아야만 했던 단골 영국 남자 '마크'.

우체통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같이 편지를 넣는 초등학생 '김다름'.

빚쟁이에 쫓기다가 우연찮게 수녀복을 입고 해진과 만나 급속도로 친구가 된 '안승리'.

누군가에게는 조금 특별하게 보이겠지만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해진에게 특별한 이가 등장하게 됩니다.

 

"심심하고 쓸쓸해서 그러는데, 저랑 놀아줄래요?" - page 69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았지만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고....

환청인가 하며 괜한 걱정이 들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겨보지만 자꾸 뭔가 뒤에서 따라오는 느낌이 듭니다.

 

"누구야, 너!" - page 69

 

까만 실루엣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무슨 용무라도 있는 것처럼 해진을 빤히 쳐다봅니다.

마치 자기를 좀 봐달라는 듯이.

호기심에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건넨 해진.

 

"아, 그림자!" 그가 자신의 엄지와 중지를 마찰시켜 딱, 소리를 냈다. "그 말이 더 적확하겠네요. 맞아요. 저는 저거랑 비슷한 거예요." 그러면서 그가 내 몸으로 길게 뻗어 있는 내 그림자를 가리켰다.

나는 계속해서 물었다. "그쪽이 그림자라면 당신의 주인이 되는 누군가가 있나요?"

"그런 거 없어요. 저는 오로지 그냥 저예요. 저는 귀찮게 누굴 달고 다니지 않아요. 왜냐하면 내가 나의 주인이니까요." 그가 호기롭게 웃었다. - page 87 ~ 88

 

그에게 이름을 묻자 오히려 해진에게 부탁을 합니다.

​

 

뭔가 이상해야 하는 이 상황이 이상하지 않다는 게...

도대체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여튼 해진은 이 이상하고도 특별한 존재를 알게 되면서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열게 되고 변화와 용기를 가지게 되면서 한 발짝 세상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상해도 불안해도 괜찮은, 이들이 전하는 부드러운 위로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지.

 

'평범'이란 무엇일까...

 

그의 말대로 그는 정말 나한테만 보이고 들리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건 그렇고 아이들 눈에는 그가 다르게 보이는 모양이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정체였다. 다른 사람에게도 그가 보이고, 그래서 누군가에게 그를 소개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생각을 하자 잠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하지만 나는 그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딱히 미사여구를 쓰지 않더라도 그가 다른사람에게 그냥 자연스러웠으면 좋겠다. 방금 저 아이의 경우처럼. 특별해지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흔한 성씨를 원하던 그였다. 하지만 무슨 수로 그를 평범하게 받아들여지게끔 한단 말인가. 그런데 따지고 보면 보통이라는 건 남들 시선에 달린 문제일 뿐 그의 문제는 아니었다. 세상의 모든 이상한 것이 그러하듯 이상하고 이상하지 않고는 어디까지나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몫이다. 그러니까 어쩌면 그는 누구에게나 그냥 김만초 씨가 될 수도 있었다. 나에게 그랬듯이. - page 152 ~ 153

 

결국 우리 모두는 '평범'이란 가면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그럼에도 '평범'하게 살아가는 건 아마도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기'에 안아줄 수 있어서 가능한 것이라는 걸 이들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하였습니다.

 

어떤 이는 당신이 있기에 살아간다.

당신은 또 다른 누군가가 있기에 살아가고, 어쩌면 그 또 다른 누군가는 내가 있기에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모두 다 그 자리에 오래오래 있어주시길. 나를 위해, 그리고 당신과 당신의 누군가를 위해 그래주시길.

그래서 아무도 외롭지 않게 되기를. - page 286 ~ 287

 

가슴 묵직한 울림이었습니다.

저도 나를 위해, 다른 누군가를 위해 귀를 열고 이 자리에서 기다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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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여행입니다 - 나를 일으켜 세워준 예술가들의 숨결과 하나 된 여정
유지안 지음 / 라온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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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혀있던 하늘길도 조금씩 열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여행'에 대한 기대감과 설레임을 가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기에 또다시 하늘의 길은 문을 하나둘씩 닫게 되었고 '여행'이란 두 글자만이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잠시나마 설레었던 마음을 달래고자 '여행 에세이'를 찾아보던 중 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순의 나이에 혼자 전 세계를 여행했다는 그녀.

그녀의 여행이 빛나 보였던 건 바람이 되고 싶다던 남편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고 싶은 마음에서부터 였다는데...

그렇게 시작된 여행은 그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지금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슴에 귀를 대고 들어봐"

예술을 느끼며 자유롭게 떠나는 삶의 안내서

 

『오늘이 여행입니다』 

 

 

그동안 자신을 지탱해주었던 이들과의 영원한 이별로 인한 상실감과 육체적 고통으로 그녀는무너지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케어하기 위해,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간절하게 바람이 되고 싶어 했던 남편을 위해 홀연히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우선 애피타이저로 13박 14일 몽골 고비로의 여행.

그곳에서 남편의 숨결을 품고 몽골의 초원을 달렸다는 그녀.

 

바가 가즈링 촐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서 남편의 숨결 한 움큼을 초원에 놓았다.

'그대, 그토록 간절하게 바라던 바람이 되기를!'

남편의 영혼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순간 나의 심장은 바람이 되었다. - page 5

 

그리고 비로소 그녀는 '여행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아들과 함께 시작하였는데 자신이 아들에게 기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순간.

그녀는 깨닫게 됩니다.

이 여행의 목적은 방향을 잃고 휘청거리고 있음을...

그래서 길 위에서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기 시작합니다.

 

'지금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슴에 귀를 대고 들어봐.'

 

옹이가 되어 박힌 두려움을 가슴팍에서 뽑아내는 일

어느 길에서든 주저앉아 감각을 줍는 일

생의 의미를 되찾는 일

 

이를 찾기 위해 수 세기 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일으켰던 예술가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그들을 통해 조금씩 상처를 치유하며 희망을 품게 됩니다.

 

배낭 하나를 둘러매고 떠난 여행.

900일간 31개의 나라와 160개 도시, 33명의 예술가들을 만나게 됩니다. 

​

 

 

책은 친절하게도 여행을 시간 순서가 아닌 '출발, 치유, 열정, 용기, 미래'라는 주제별로 이야기해서 저에겐 더 의미 있게 다가왔었습니다.

 

유명 작가의 집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한다는 어느 저널리스트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작가와 그 작품을 보다 생생하게 이해하는 데는 자서전 수천 페이지를 읽는 것보다 작가가 살던 집에서 1시간 머무는 게 더 낫다"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나는 그 저널리스트의 말을 오늘도 실감한다. - page 76 ~ 77

 

그래서였을까.

그녀가 예술가들의 생가와 작업실 등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작품과 인생,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치유되는 모습이 책 속에서도 여실히 보여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제 상처도 보듬는 법을 배웠다고 할까.

언젠간 나도 그 길 위에 서 있고 싶다는 열망도 생겼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도 이렇게 예술가들의 생가와 작업실을 잘 보존했더라면...

그나마 '비석'으로 그 흔적을 남겼지만...

굳이 우리가 외국을 떠나지 않고도 위로를 받을 수 있었을 텐데... 란 아쉬움도 남곤 하였습니다.

 

작가의 책상 바로 앞 작은 탁자 위에 작가가 사망한 날짜와 운명 시간, 오후 8시 36분에 멈춘 시계가 있다. 작가의 영혼이 낳은 작품들은 불멸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간이다.

책상 뒤편 소파 위에는 작가가 좋아했다는 라파엘로가 그린 <시스티나 성모>가 걸려 있다. 잔혹하리만치 엄격했던 아버지와 달리 푸시킨, 고골, 찰스 디킨스, 빅토르 위고 등 러시아와 유럽 작가들이 쓴 작품들을 읽어주던 자상하고 사랑이 넘쳤다는 도스토옙스키. 아버지로서의 따뜻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그림이다.

작가의 삶의 과정이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가는 여정 속에서 작가의 진실한 모습을 발견하는 것, 독자에게는 행복한 일이리라. 나는 작가가 태어나 삶을 시작한 생가를 시작으로 죽음을 맞은 공간에 서서 생과 사는 맞닿아 있음을 깨닫는다. - page 187

 

타지에서 우리의 소설가 '박경리'를 만나게 되니 저 역시도 반가웠습니다.

러시아 최고 대학 교정에 우뚝 서 있는 박경리 선생님.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슬픔조차 찬란했을 소설가의 강한 정신이 담긴 글귀와 왜소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경이로움에 압도되는 느낌은 가슴을 울렁거리게 했다. - page 230

 

나를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는 여정이었던 이 여행길.

혼자가 아니었으면 결코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고 예술가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희망을 다시 소환하지 못했을 길이기에 참으로 뜻깊었습니다.

비록 이 여행은 끝이 났지만 글로 남았기에 다시금 곱씹으며 그 길을 밟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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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12-1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가 여행을 마치고 글로 남긴 것도 고맙지만 페넬로페님이 후기를 남긴 것이 또한 고맙습니다. 페이퍼를 읽고나니 책을 읽어 보고 싶어집니다! ^^
 
음식을 공부합니다 -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9+3’첩 인문학 밥상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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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하는 것만 빼곤 관심이 많은 나.

그래서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읽곤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진! 심!으로 '음식 공부'를 하였습니다.

35년간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며 상식을 깨는 질문과 음식의 역사를 찾아가는, 그래서 '먹는' 즐거움 못지않은 음식을 '아는' 기쁨을 선사한다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 '9+3'첩 인문학 밥상

 

『음식을 공부합니다』

 

 

저자는 음식의 역사와 관련해 오류가 많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음식 공부법'

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나의 음식에 담긴 역사를 아는 것 못지않게 그러한 역사를 탐구하도록 인도하는 '음식 공부법'이 중요하기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음식 공부법'을 쉽고도 맛깔나게 전하고 있었습니다.

 

12가지의 음식이 등장하게 됩니다.

​

 

 

목차를 보면서 '어?'하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이 축산물?

전주비빔밥의 유행이 서울에서부터라고?

이제껏 당연시 여겼던 '음식'이 낯설어지는 느낌이란...

그래서 더 이 책이 궁금했습니다.

 

언제든 제 빈속을 채워주었던 '라면'.

그 라면의 기원지로 알려진 '란저우'에서는...

 

다음 날 란저우 사람들을 붙들고 물어보았더니, '라몐'이란 음식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들에게 '라몐'은 특정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국수를 만드는 방법을 뜻했습니다. 잘 반죽된 밀가루 덩어리를 길쭉한 나무토막처럼 만든 후 양손으로 잡아 길게 늘였다가 양쪽을 합치고, 이 같은 동작을 수 차례 반복함으로써 가는 국숫발을 만드는 행위를 '라몐'이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라몐' 말고 '쇼우라몐'이라는 말도 있다고 했습니다. '쇼우라몐'의 '쇼우'는 '손'을 가리킵니다. 곧,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늘이는 모습을 묘사한 말입니다. '라몐'은 국수를 손으로 직접 늘이는 '수타면'과 같은 말입니다. - page 18

 

이렇듯 음식 이름에는 '다의성(多義性)', 곧 한 단어에 두 개 이상의 어휘적 의미가 있기에 음식 이름의 내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친숙했던 '라면'에서 배웠습니다.

 

그리고  '두부'에 대한 이야기는 '고문헌도 의심하라'는 그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두부를 처음 만든 사람이 '유안'이었다는 기록이 《본초강목》에 처음 나온다고 하였고 최근 중국의 언론과 지방정부, 그리고 일부 학자들이 '중화민족주의'를 내세워 주장을 하였지만 이는 신빙성이 없는 허구의 역사였다는 사실.

유안의 두부를 발명하지 않았다고 해서 중국이란 국가와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일도 아닌데 왜 그들은 아직도 대부분의 책이나 웹사이트에서 유안이 두부를 최초로 발명했음을 강조하는 것일까...

 

사실 주로 한문으로 쓰인 동아시아의 사료에서 음식과 관련된 내용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음식은 너무나 일상적인 것이어서 정치 경제 사회적 의미를 덜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생각지도 않았던 사료에서 음식과 관련된 내용을 발견하면 마치 횡재라도 한 듯 기쁩니다. 그 기쁨에 취해 음식 역사와 관련된 사료에 대한 비판적인 검토를 놓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 page 93

 

이맘때쯤이면 '김장' 준비를 하기 때문에 이 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관심이 갔습니다.

​

 

 

16세기 말 한반도 남부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여 18세기에 들어와서 여러 가지 음식과 배추김치에 들어가게 된 '고추'.

그리고 젓갈과 마늘, 생강 등을 혼합하여 김치 양념을 개발하게 되고 배추의 종자가 '반결구배추'를 '결구배추'로, 화학비료와 농약만 있으면 재배도 수월하고 무게도 많이 나가는 '호배추'로 김장김치를 담그는 변화하는 모습은 하나의 음식을 공부할 때 여러 가지를 살펴보아야 함을 일러주었습니다.

 

 

역시나 알고 나니 그 음식에 한발 다가간 느낌과 함께 맛이 더 풍부해졌다고 할까.

무엇보다 '음식'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저자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역사적인 요리법'이란 말이 있습니다. 모든 문화가 시대에 따라 변형되듯이, 같은 이름의 음식이라도 시대에 따라 요리법이 조금 달라지거나 아예 다른 음식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음식에 관한 역사학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그렇다고 제가 주창하는 음식 인문학이 단지 역사학, 문화인류학, 민속학의 시선에서만 음식을 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음식은 형체가 있는 물질입니다. 자연과학과 인문 사회과학의 이분법으로만 보자면, 음식이란 물질은 자연과학의 몫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자연 속의 물질이든 사람이 만들어낸 물질이든 그 속에는 자연과학과 인문 사회과학이 모두 존재합니다. 저의 음식 인문학은 자연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이론과 방법론을 적용해야 실현될 수 있습니다. - page 251 ~ 252

 

'총체적인 관점'.

저자는 우리에게 일러주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음식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조금은 넓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이해하는 자세를 가져보는 것의 필요성을 한수 배우게 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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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29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이 책 읽고싶었는데 리뷰 보니 반가워요 *^^*
 
마담 타로 ㅣ 한국추리문학선 11
이수아 지음 / 책과나무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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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주나 점은 믿지 않지만 '타로'만큼은 왠지 신뢰가 가곤 합니다.

명확한 이유는 없지만...

그래서 '타로 카드'에 대해 공부도 해 볼까? 란 생각도 들었다가 생각만으로 그쳤던...

 

그러다 이 소설을 보자마자 읽고 싶었습니다.

관심이 있던 '타로'였기에.

무엇보다 '타로'를 소재로 한 '추리 소설'이라는 점은 제 관심을 끌기엔 너무나도 충분하였습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10년 전 말소된

여동생의 주민등록등본이 살아났다

 

『마담 타로』

 

 

십년 전 엄마는 살해되었습니다.

식칼, 과도 할 것 없이 무자비하게 등에 10개의 칼이 꽂힌 상태로...

마치 소드 10 타로 카드의 모습과도 같았습니다.

엄마의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아버지'가 붙잡혔지만...

 

그런데 아버지가 이토록 창의적인 인물이었나? 아니면 우연의 일치였을까. - page 17

 

그리고 시간이 흘러 동생이 동일한 수법으로 살해당했습니다.

강력한 용의자인 아버지는 감옥에 있는데.

그리고 이 수법은 그만 알고 있는 방식이기에 모방 살인이 일어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타로 카드와 같은 모습으로 엎드린 채 죽어 있는 동생의 뒷모습.

병원 침대에 반듯이 누워 있는 동생의 모습을 본 순간,

 

"이 사람은 제 동생이 아닙니다." - page 19

 

동생이 아닌, 동생의 신분으로 살고 있던 전직 텐프로 '최아영'이 죽은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엄마는 누가 죽였을까?

여동생을 죽였다고 믿고 있는 살인마가 다시 자신의 동생 '조서희'를 찾아가기 전에 반드시 찾아내야 했습니다.

 

그녀는 전직 경찰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마담 타로'가 될 수밖에 없었던 건...

 

"설마 대한민국 경찰이 시민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그것도 미신 아니야? 근거 없는 믿음이니까 미신이잖아?" - page 65 ~ 66

 

자신이 경찰이었지만 마음대로 수사할 수 없었던 현실에, 가족도 못 지킨 경찰이 국민이 지키는 건 말도 안 된다 생각했기에 경찰을 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내가 피해자 가족이 돼 보니까 알겠더라. 그 절차가 가족들에게는 얼마나 높은 벽인지. 얼마나 완고한지도. 그래도 경찰을 믿고 기다렸는데 엉뚱한 놈을 범인으로 지목하거나, 사건으로 처리 안 해 주면 그 기분이 어떨까?" - page 68

 

자신이 직접 서희를 찾기 위해 타로 카드를 들고 밤마다 유흥가 아가씨들을 만나며 그렇게 '마담 타로'가 되었습니다.

 

이제서야 동생을 안다는 텐프로 마담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는 잇따라 룸살롱 아가씨들이 살해되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시작이 나로 인해, 이 작은 타로 카드로 인해 벌어진 것만 같다. 애초에 내가 집을 나가지 않았다면, 서희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안나가 성훈이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 살인들은 일어나지 않았겠지.

각자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알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 page 235

 

이 사건들의 끝엔 동생의 실마리가 있을 듯한데...

과연 그녀는 동생을 찾을 수 있을지 '마담 타로'의 신비한 타로 카드로의 추적 스릴러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무엇보다 '타로'를 믿는 이유를 그녀로부터 알게 되었습니다.

​

 

"질문을 찾고 나면 우연들이 일어나요. 답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타로 카드의 힌트랍니다. 그게 칼융의 동시성의 원리죠. 우연히 사건이 해결되는 게 아니라, 답을 구하고 싶은 사람이 그 질문을 생각했기 때문에 그 답이 보이는 겁니다." - page 30

 

역시 타로 카드를 배워봐야 하는 건가...

너무나 매력적인 '타로' 이야기에 사건 추적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소설 속에서는 '이별범죄'에 대해 언급하였습니다.

이 시대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안전이별'.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이제는 '안전'까지 생각해야 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고 해야 할까...

어쩌다 이 사회가 이렇게 된 것일까...

 

가장 은밀하고 사적인 관계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가족도 알아차리기 힘들다. 게다가 경찰도, 국가도 손 놓고 있는 어둠의 세계인 화류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심지어 그 폭력이 사랑인 줄 아는 어린 아가씨들을 보면 화가 난다. 날 사랑하니까요, 내가 좋으니까요, 그 최면에 빠져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그들은 구원의 손길조차 뻗지 않는다. - page 244

 

그리고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는... 쉬이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은 '피해자' '피해자 가족'.

경찰 역시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고군분투하겠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가끔은... 쫌 그렇다고 밖에...

 

이 소설은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손색이 없을 만큼 흥미롭고 재밌었습니다.

(언젠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마담 타로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찾았다! 이제 언니가 술래야. 나는 그 괴물과 술래잡기할 테니까. 걱정 마. 내가 잡을 거야. 먼저 잡히지 않아.」 - page 291

 

다시 술래잡기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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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29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 타로카드 책있어요. 책 사니 카드도 주던데요 *^^*타로와 범죄라 뭔가 어울릴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