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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4 -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완결 ㅣ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3월
평점 :
처음 만나게 된 시점이 어느 덧 1년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은행원이자 탐정과도 같았던 그, 한자와 나오키.
이젠 그의 활약의 끝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철저히 바꾸고 싶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야!"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는 우리의 은행원 한자와의 마지막 활약극.
『한자와 나오키 4 :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아침부터 내리던 차가운 비가 그치고, 녹이 슨 것처럼 보이는 늦가을의 저녁놀이 비구름 사이로 빌딩 숲을 붉게 물들이는 10월의 어느 날, 오후 5시.
영업 2부장인 나이토 히로시의 호출을 받게 됩니다.
"조금 전 임원회의에서 정해졌는데, 영업 2부에서 새로 한 회사를 맡기로 했어. 그래서 자네에게 부탁하려고. 우리 부서는 지금도 포화 상태라서 안 된다고 했는데, 은행장님이 특별히 지시하셔서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어." - page 13
흔치않은 은행장님의 특별 지시.
"실은 TK항공이야." - page 14
사실 상사가 TK항공과의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했었고 구체적인 이야기는 따로 없었습니다.
더욱이 상사와 은행은 업무 내용에 따라 가끔 경쟁 상대가 되기도 하는데......
"자네도 알다시피 현재 TK항공의 실적은 심각할 정도야. 올 8월에 새로운 재건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미 계획을 달성하기 힘들 것 같더군. 조만간 자금 사정이 악화될 우려도 있고." - page 15
지난 몇 년 사이에 두 번이나 재건계획을 냈다가 하향 수정을 했다는 TK항공.
TK항공의 실적이 나빠지면서 자금 사정에 문제가 있다는 소식이 매스컴을 장식하는 한편, 직원들에 대한 대우도 나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차갑게 돌아서 버렸습니다.
그리고 혈세를 투입해 구제하자는 방안은 국민들로 하여금 밑바닥을 헤매고 있는 헌민당 정권의 지지율이 추락하게 될 것이기에, 결국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는 TK항공이 도산이라도 하면 자신의 은행의 추락을 의미하고 있었습니다.
정부의 도움이나 은행의 희생 없이 항공사를 회생시키기 위한 한자와 나오키의 고군분투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행장님은 이 난국을 자네에게 맡겼어. 물론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는 건 잘 알아. 하지만 그걸 일일이 따지면 한도 끝도 없어. 중요한 건 단 한 가지. 지금 상황을 확실하게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한자와, 자네밖에 없다는 거야." - page 19 ~ 20
이번에도 우리의 한자와의 활약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통쾌함과 짜릿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활약을 보면서 '맞아!', '역시!'라는 감탄이 절로 일어났습니다.
한자와 같은 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뱉을 수 있다면 보다 이 세상은 청렴해졌을까......
있지도 않은 사실을 날조해 사건을 무마하려했던 '소네자키'에게 건넨 한자와의 일격.
"미, 미안해......"
"웃기지 마! 설마 그 한마디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사과하려면 제대로 사과해!"
한자와의 분노 어린 목소리를 듣고 소네자키는 압도당한 것처럼 비틀거리더니, 두 손으로 책상을 집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발작처럼 내뱉은 사죄의 말에 대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멸과 분노의 눈길로 그 모습을 바라본 행원들이 각자 자리로 돌아가는 가운데, 소네자키의 입에서 오열이 새어 나왔다.
"너 같은 놈이 은행을, 이 조직을 썩게 만드는 거야. 똑똑히 기억해둬!"
한자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네자키는 도망치듯 종종걸음으로 영업 1부를 벗어났다. 한자와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혀를 한 번 차더니,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책상에 펼쳐진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 - page 216 ~ 217
이런 일은 사회에서 비일비재할텐데......
그렇다고 소네자키에게 직접 돌을 던질 수 있는 이는 얼마나 있을지......
역시나 우리가 한자와를 보면서 대리만족하는 이유.
아직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대의가 따르기보다 거역하는 편이 훨씬 어려운 법이지. 하지만 여신 소관부서의 일은 합리적이고 올바른 결론을 이끌어내는 거야. 만약 임원회의에 의도적으로 잘못된 결론을 올린다면, 그건 우리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지. 위쪽에 잘 보이기 위해 결론을 왜곡할 수는 없어." - page 228
결국 정치에, 정부에, 사회에 맞섰던 우리의 한자와.
그 앞에서 하나 둘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서 앞으로의 정의로운 비행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은행장의 모습.
자신의 위치에서 거대한 별이었지만 결국은 한낱 천체였음에 조금은 씁쓸하였습니다.
이렇게 또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라지고 남아있는 이들.
그들에겐 그것을 이어받아야 하는 것이 사명이기에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을 것입니다.
한자와는 세상의 부조리를 향해!
대장정의 한자와와의 고군분투가 끝나고나니 갑자기 몰려오는 공허함을 어찌 달래야할지......
한자와같은 이가 세상을 이끌어간다면......
이와 같은 이를 뽑기위해 우리는 다가오는 선거에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함을 깨닫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