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당신의 작은 공항
안바다 지음 / 푸른숲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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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맞이했을 땐 미처 몰랐었습니다.

지금의 사태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타났을 땐 그전의 바이러스처럼 날이 따스해지면 그 기승이 약해지면서 사라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떠돌며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기 시작하였고 이젠 집 밖은 위험한 상황까지 처해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해외로의 여행은 물론이고 제한된 자가 격리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떠남'이 절실한 요즘입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디로도 떠날 수 없는 지금,

아직 제대로 가본 적 없는 그곳,

우리의 집.


다른 곳도 아닌 '우리의 집'으로의 여행이라...

익숙한 듯하지만 알고 보면 잘 모르는 그곳, 우리 집으로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나와 당신의 작은 공항

 


<프롤로그>에서 우리의 집으로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가 나와 있었습니다.


사물에 대한 태도는 곧 세상에 대한 태도다. 집 안의 사물들을 천천히 다시 보고 만져보고 사용하면서 그들에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 그들과 우리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때, 비천한 공간이라도 행복한 공간일 수 있고, 낡고 조잡한 상품이라도 더없이 아름다운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닐까. 만약 내게 권한이 주어진다면 항로를 바꿔 우리의 집과 우리의 사물에게로 '제대로' 떠나보고 싶었다. - page 19


언제나 나를 기다려주는 곳.

당연시 여겼기에 제대로 알지 못했던 그곳으로 저 역시도 여행을 시작해봅니다.


띠띠띡~♬

번호키를 누르고 들어서는 곳, 현관.

이곳이 첫 여행지였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맞이하는 신발장, 타일, 신발들.

사실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다른 곳보다 공간도 작고 딱히 관심이 가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가장 짧게 머무르지만 언제나

"다녀올게!"

라며 나의 종착지였던 곳이었음에 만감이 교차하곤 하였습니다.


우리의 여행이 시작되고 끝나는 작은 공간. 다양한 상상이 가능하고 풍부한 감정을 환기할 수 있는 우리의 작은 공항. 현관이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 page 38


그렇게 현관에서 들어와 거실부터 각기 서로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방들과 사물로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저자로부터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었던 '침대' 이야기.

사실 안방의 주인으로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던 '침대'.

그런 침대를 보며 저자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체 공간의 비율로 볼 때, 거실은 침대가 놓인 큰방보다 좁았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거실에서 보내고 있었다. 공간의 크기와 점유 시간의 크기가 조화롭지 않았다. '왜 (물리적으로) 가장 큰 공간을 (시간적으로) 가장 적게 사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사용가치가 사용 시간만으로 평가받는 건 아닐 테지만 이 공간의 평당 가격을 생각하면 왠지 큰 낭비 같았다. - page 81 ~ 82


너무나 당연히 침대는 모든 방들 중 안방에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기에 저자의 의견에 솔깃하였습니다.

그래서 작은방으로 침대를 옮겼다는 그.

그러면서 전한 '침대'에 대한 메시지는 저에게 생각의 전환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침대가 아무리 커져도 항공기나 유조선처럼 커질 수는 없다. 침대는 침대로 정의되는 크기를 넘어서지 않는다. 낮에 어떤 대단한 일을 성취하든, 혹은 어떤 사소한 일에 절망하든 우리는 결국 이 반 평 크기의 사물에 몸을 누이고 잠이 든다. 그리고 결국 침대보다 더 작은 다른 사물에서 영원히 잠들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세상으로 떠난다. - page 85


집에서 많이 사용하는 공간 중 하나인 '화장실'.


 


오롯이 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기에 그 어떤 곳으로의 여행보다 더 정감이 갔습니다.


'냉장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곤 하였습니다.


사물들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막상 잘못한 것은 인간들인데 무언가 좋지 않은 현상이 벌어질 때마다 '인간화'가 아닌 '사물화'라고 비난하곤 한다. '기계적'이라는 말도 처지가 다르지 않다. 인간의 필요를 위해 존재해온 사물과 기계는 이런 대접을 받으며 파괴되고 버려져도 아무 불평 할 수 없다. 그들은 일하며 조용히 늙어가고 버려진다. 억울한 누명을 쓴 채, 그들은 너무 오래 말없이 살아왔다. 사물들에게 입이 있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도 당신들과 다르지 않다고, 그간 무심한 표정으로 버텨왔지만 실은 우리도 당신들처럼 때론 힘들고 때론 슬프고 때론 아프다고. 그래서 우리 집 냉장고도 그날 밤 '차게 울었던' 게 아닐까. - page 183 ~ 184


그들을 무심히 대했던 내 태도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 어느 여행보다도 진한 여운이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잘 안다고 생각했던 곳이 알고 보니 그들의 '진짜 모습'을 모르고 안다고만 여기며 자만했던 내 태도가 부끄러웠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서 있는 이 공간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공간마다, 물건마다 하나씩 눈여겨보며 우리 집으로의 여행을 시작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마무리는 현관에서!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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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이미화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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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도 특별한 영화들이 있습니다.

12월이 되면 꼭 보게 되는 <나 홀로 집에> 시리즈.

마음 기대고 싶을 땐 <맘마미아>.

그리고 독특하였기에 더 인상적인, 요즘도 찾아보는 영화 <그 남자의 사랑법>.

이렇게 저만의 영화목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그 순간만큼은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기에 저는 되도록이면 혼자서 영화를 보곤 합니다.

그 순간 몰입하여 마치 내가 영화 주인공마냥...


만약 내 삶이 영화같다면...

<러브 액츄얼리>같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로맨틱한 고백도 꿈꾸었지만... 이젠 정말 꿈으로만 꾸어야하는 현실...)


이 책에서 작가의 인생 영화들이 소개되었다고 했습니다.

<마담 푸르스트의 비밀정원>, <벌새>, <마녀 배달부 키키> 등.

과연 저자에겐 이 영화들이 어떻게 다가왔을지가 궁금하였습니다.


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26편의 저자의 인생 영화들이 있었습니다.

각 영화들이 책 제목처럼 어느 순간 저자의 삶과도 닮아있었기에 거기에서 마음 기대어 위로를 받았나봅니다.


하지만...

제가 소개된 영화들을 보았다면 공감할 수 있었을테지만 거의 보지 못했던 영화들이었기에 영화 속 대사들이 나온 그 순간의 그 느낌을 공감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저자의 이야기가 영화 속 또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냈기에 그 이야기에 저는 기대어 읽으며 공감을 하였습니다.


처음에 등장했던 영화 <걷기왕>.

걷는 일 외에 딱히 잘하는 것이 없었던 만복이에게 담임 선생님은 육상부에 들어가기를 권합니다.

종목은 경보.

그런 만복이가 어느날 전국체전에 나가야 했는데 멀미가 심해 버스를 타고는 도저히 갈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육상부 선배들의 비난과 스파르타식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게 된 만복.


"정신 차려. 니가 왜 안 되는 줄 알아? 이거 목숨 걸고 해도 제자리도 지키기 힘들어. 근데 넌 맨날 장난처럼 하잖아. 너처럼 하면 아무것도 안 돼. 다들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너만 빼고." - page 23


무조건 노력과 열정만을 강요하는 세상.

죽기 살기로 덤벼야 제대로 된 삶을 사는 것일까...

 


힘들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자신만의 페이스로 살아가는 것이, 토끼와 거북이에서 거북이와 같은 삶을 지향하는 저에게도 만복이는 참으로 인상 남았던 아이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영화가 있습니다.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요즘들어 '죽음'과 관련된 책을 읽어서일까...

죽음 후 남겨지는 것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지...

영화 속 해리엇에게 조언을 구해보고 싶었습니다.


"실수를 하게 될까봐 두려워요."

"네가 실수를 만드는 게 아니야. 실수가 널 만들지. 실수는 널 더 똑똑하게 하고 더 강하게 하고 더 자립적으로 만들어."

"난 당신과 달라요, 해리엇. 당신처럼 담력이 세지 못하다고요."

"실패해. 어마어마하게 실패해. 실패해야 배울 수 있어. 실패해야 사는 거야. 네 인생은 시작도 안 했어." - page 53


"해리엇은 잊혀지지 않을 거예요. 해리엇 롤러는 자신만의 삶을 살았고 저도 그 뜻을 기려 저만의 삶을 찾을 것입니다." - page 55


이 영화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최악의 하루>.

배우지망생인 은희도, 소설가 료헤이도 종종 거짓말을 합니다.

서로가 '진짜'란 무엇인지, '진짜' 모습을 향해 가는 그들의 모습.


"진짜라는 게 뭘까요. 사실 전 다 솔직했는걸요. 커피 좋아해요? 전 커피 좋아해요. 진하게. 진한 각성.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하거든요. 당신들을 믿게 하기 위해선." - page 146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거짓이 아닌 진짜라는 것, 그리고 그 속에 살아가는 나도 진실만 이야기한다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해피엔딩이 오길 바라는 건 욕심인걸까...


이 책의 느낌은 뭐랄까...

<인사이드 아웃>에서 밝혔던 모습과도 같았습니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글을 쓰기에 나는 무심하고 무뚝뚝한 사람이다. 무조건적인 긍정이나 근거 없는 무책임한 응원의 말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으니까.

다만 나는 잠자코 들어주는 편을 택한다. 참견도, 조언도, 섣부른 위로도 없는, 하지만 부르면 들릴 정도의 적당한 거리에서 무심히 있어 주려 한다.


글도 마찬가지다. 나는 꼭 그만큼의 온도를 지닌 글을 쓰고 싶다. 고온에서 펄펄 끓여낸 사골 같은 글은 아닐지라도,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우러나는 냉침 밀크티 같은 글을. 앞으로도, 쭉. - page 80 ~ 81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았기에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제 마음 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가 꼽은 인생 영화들을 한 편씩 찾아보아야겠습니다.

그녀가 느꼈던 것처럼...

나도 영화를 통해 위안을 나누며 마음 기댈 곳을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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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
김영숙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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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과 관련된 이야기는 정말 끝도 없는 것 같습니다.

파헤칠수록 무궁무진하게 나오는 이야기들...

그것이 '명화'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요즘 개인적으로 '1일 1교양'을 쌓는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부담없이 나의 교양을 쌓을 수 있기에, 또 요즘은 '1일 1페이지'와 관련된 책들도 시중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잠들기 전 읽으면서 하루의 마무리를 하곤 합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이 책!

고민할 여지없이 무조건 읽어야할 책이었습니다.

좋아하는 '미술' 분야인 동시에 '1일 1페이지'로 짧지만 깊은 정보 제공!

이보다 더한 매력이 있을까!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

 


책을 받자맞자 뿌듯함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

벌써부터 설레이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1페이지 미술 정리 노트'는 책을 읽으면서 나름 인상적이었던 구절이나 더 알고 싶은 점을 기록하여 단순히 한 권의 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확장할 수 있기에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각 요일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명작, 미술사, 화가, 장르·기법, 세계사, 스캔들, 신화·종교.

이 방대한 정보가 1권으로 요약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우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책을 활용하는 법 중 하나인 <365일 체크리스트>.

 

다 읽은 페이지를 체크하다보면 어느새 저 빈칸들이 까맣게 채워져있을 모습을 상상하면 뿌듯함이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첫 주의 이야기들은 잘 알려진 반 고흐가, 햄릿의 작품을 그린 <오필리아>가, 신화를 표현한 <자식을 잡아먹는 크로노스>가 등장함으로써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하나 빠짐없이 너무나도 흥미롭게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어야하는데 자꾸만 넘기게 되는 페이지 앞에 자제력을 잃곤 하였습니다.

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되어있었습니다.

하나의 명화.

그리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

이렇게 장식한 한 페이지는 마치 내가 미술관에서 작품을 접하면서 옆에 도슨트가 설명하는 듯한 착각마저 들곤 하였습니다.

너무나 많이 사랑해서 사후에 그녀를 그리워하며 그렸다는 이 작품, <정원의 벤치>.

화가 '제임스 티소'​의 죽음마저도 갈라놓지 못하는 사랑에 '캐슬린 뉴턴'의 저 미소가 아련한 그리움으로 다가와 잠시 제 가슴에 아련히 남곤 하였습니다.


역시나 이 주제도 흥미로웠습니다.

<7만 원에서 5천억 원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구세주>라는 작품에 관한 이야기.


 


워낙 덧칠이 많이 되어 있고 훼손 정도가 심해 다빈치가 아닌 제자 중 누군가가 그린 모사화 정도로 생각했었다는 이 작품.

알고보니 다빈치 본인의 것으로 인정을 받게 되면서 그림이 무려 5천억 원의 값어치로 바뀐 것을 보면 조금은 아이러니함이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읽으면 읽으수록 더 몰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마 이 책을 표현하기엔 반 고흐가 남긴 말이 적확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이 그림 앞에 앉아 머물 수 있었기 때문에 인생의 10년은 행복할 것이다."


이 책 앞에 머물 수 있어서 하루가, 한 달이, 일 년이 행복할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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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읽었습니다 -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독서 습관
이윤희 지음 / SISO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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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제목이 참으로 절실하게 다가왔습니다.

예전의 내 모습을, 아니 지금도 그렇겠지만...

저 역시도 '나'를 붙잡기 위해 책을 읽었기에 왠지 공감하면서 읽을 것 같았습니다.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독서 습관


살기 위해 읽었습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가감 없이 드러낸 그녀.

사실 그녀의 모습이 저와도 닮았었습니다.

어린 시절 얼평을 당한 경험이라든지 큰딸인 나에게 큰 기대와 희망을 가지셨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했던 경험이라든지...

그래서 그녀의 심정을 더없이 공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

아니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는 게 솔직한 제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떠오르게 되니 조금은 불편하면서도 참 불쌍했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저자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렇게 주눅 들어있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과거로 돌아간다면 오랜 시간을 한껏 움츠리며 살았던 나를 안아주고 싶다.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들이 나쁜 거라고, 그러니 슬퍼하고 아파할 필요가 없다고, 기분은 나쁘겠지만 그게 나를 부끄럽게 여기는 일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이다.

내 속으로 꽁꽁 숨어 들어간 그때는 몰랐다. 좀 더 넓은 세상에는 나를 움츠리게 만드는 사람보다 크고 귀하게 만들어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 page 40


뒤늦게 곪은 상처가 터지듯 찾아온 사춘기.

하지만 이것이 그녀의 진정한 삶의 시작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마치 『데미안』에서 일러준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인생책'을 만나게 됩니다.

이지성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

이 책을 통해 내 안의 가능성이 있음을 믿기 시작하게 되고 자신의 꿈을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그렇게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한 권의 책을 읽었고, 꿈을 시각화했다. 단지 그렇게 했을 뿐인데 나를 짓누르던 불안은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자신감이 생겼으며, 나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생겼다. 게다가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던 나의 시각도 달라졌다. 점차 세상은 살만한 곳이, 나의 의지대로 살 수 있는 곳이 되어갔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 page 79


마침내 그녀는 자신이 꿈꾸던 아이들 앞 교단에 서서 가르치는 교사가 되었고 자신을 보다 사랑하며 남편과 한 아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됩니다.

책 한 권이 만들어낸 기적!


나는 책을 읽으며 꿈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고, 결국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전에 단절된 삶을 살았던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세상을 즐기게 되었다. 나는 나의 세계와 외부의 세계에 조금씩 섞여 들어갔다.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에 또다시 발걸음을 멈추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럴 때마다 내 마음속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것이다.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세상을 향해 문을 열고 나가 내 길을 걷는다. - page 91 ~ 92


그렇게 세상 앞에 당당해진 그녀는 우리에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독서를 하는 방법을 일러주었습니다.

특히나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중 저 역시도 책을 읽는 이유와 닮았던 이야기.


그럼에도 여전히 한 번씩은 못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러면 어김없이 책을 펼친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내가 그 자체로도 멋지고 사랑스러운 사람임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어떤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이 들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주면 된다는 걸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그렇게 나는 내가 한없이 부족한, 뜯어고쳐야 할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난다. 그럼으로써 나의 과거와 한 번 더 화해를 한다. - page 255 ~ 256


나 역시도 책을 읽게 된 계기가 직장을 그만두고 첫아이를 키우면서 자존감이 한없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 붙잡았던 것이 '책'이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도 책을 꾸준히(?) 읽고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그녀만큼의 변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저도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잃지 않게 되어서 책의 기적을 맛보았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과 위로를 얻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무엇보다 저에겐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매 순간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

그렇게 내 삶의 주체가 되기 위해 도전을 주저하지 않고, 꿈의 목록을 가지며 책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저자를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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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1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1
송정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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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고전'이라 하면 고리타분하면서도 어려운 문학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저에게 '고전'에 입문을 하게 해 준 온라인 독서 카페.

그 후로 결심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권은 고전 문학 읽기!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흐름이 끊기기는 일쑤!

그럼에도 고전을 읽고 나면 나 자신에 대한 뿌듯함은 물론이고 고전이 전하는 진한 감동에 빠져들어 끊을래야 끊을 수가 없음을 깨닫곤 합니다.


그래도...

고전을 접하기 전 '맛보기'라도 있다면 보다 접근이 쉽기에 기웃거리다 발견하게 된 이 책!


잠들기 전 10분 독서로 완벽 마스터하는 세계고전문학!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1』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고전 속 인물들은 바로 우리 모습이다. 그들도 우리처럼 삶의 고비마다 사랑하고 웃고 울고 고뇌하며 흔들렸다. 우리는 그들의 인생을 커닝할 수 있다. 철학서가 직접적인 안내서라면, 명작 소설은 친구 같은 조언자다.


고전을 읽지 않으면 인생 고전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고전을 통해 슬픔을 위안받는 감성 근육을 키워나가고 고전을 통해 고난을 헤치는 내공을 쌓아간다. - page 5 ~ 6


그랬습니다.

『페스트』를 통해 오늘의 코로나를 극복하는 법을 생각할 수 있었고 『데미안』을 통해 성장하는 법을 깨달았었습니다.

고전은 이렇게 어려울 땐 손을 내밀어 주고 같이 공감하며 위로를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알았기에 이젠 내가 먼저 다가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1』에서는 38권의 세계고전문학이 담겨 있었습니다.

단순히 문학의 줄거리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탄생 배경이라든지 비하인드스토리도 담겨있기에 전반적으로 작품을 '안다'는 것에서 벗어나 '이해했다'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첫 문을 열었던 건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한 소설, 스콧 피츠제럴드『위대한 개츠비』였습니다.

이미 영화로도 유명세를 이었기에 '두말하면 잔소리'인 이 작품.

오롯이 사랑을 위해 달려온 그의 최후는 참으로 비참하게 끝나게 됩니다.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고 사랑 때문에 꼭 성공하고 싶었던 순수했던 한 남자는, 사랑으로 파멸하고 사랑이라는 이름에 학살당한다. - page 19 ~ 20


그런 그에게 붙은 '위대한'이란 수식어의 의미를 이번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최근에 고전을 읽기 시작했기에 책 속에 소개된 고전을 다시금 짚어보면서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읽어보지 못한 고전에 대한 호기심이 싹트면서 자연스레 다음에 읽을 책을 정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저에겐 한 권으로 끝나지 않을 책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키다리 아저씨』도 소개되어서 반가웠습니다.

어릴 땐 나에게도 키다리 아저씨같은 사람이 있다면... 바랬던 적도 있었는데 다시 만나니 또다시 설레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책장에 꽂혀있는 나의 『키다리 아저씨』책도 다시금 꺼내 읽게 되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몬테크리스토 백작』.


"인간의 본질은 죄를 싫어한다. 그러나 문명은 우리들에게 욕망을 갖게 하며, 우리의 선량한 본질을 깔아뭉개고 우리를 나쁜 쪽으로 인도한다"


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는 이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잠들기 전 10분.

한 권의 고전이 전하는 메시지를 들었다면 이제는 그 고전을 몸소 만나보려 합니다.

읽으면서 고전 속 등장인물과 함께 울고 웃으며 대화하면서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려 합니다.


고전의 매력을 알고 싶다면...

우선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1』을 먼저 만나보기를 조심스레 권해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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