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 대형 서점 부럽지 않은 경주의 동네 책방 ‘어서어서’ 이야기
양상규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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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기에 '책방'과 관련된 이야기에도 관심이 가곤 합니다.

특히나 동네 책방 이야기는 그 존재만으로도 한 권의 책이 되기에 더없이 궁금하면서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서점은 신화를 만들어냈다고 하였습니다.


"책이 없어서 못 팔아요!"


서점 최초 책 완판 신화를 만들어가는 이 서점.

그 매력이 궁금하였습니다.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그가 책방 주인이 되게 된 이유는 사진의 매력에 빠져들면서였습니다.

단순함 속에 압축된 폭발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찰나의 예술인 '사진'.

이에 홀린 듯 끌려 들어가는 마음은 '시'로 이어지게 되고 차츰 시를 포함한 다양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막연하지만 책방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언젠가 나만의 작은 서재를 갖게 될까? 어쩌면 사람들이 찾아오는 책방을 차릴 수도 있을까? 이런 생각들은 그때까지만 해도 그저 뜬구름 잡는 몽상일 뿐이었다. - page 18


그도 책방에 대해선 꿈이었을 뿐 현실에선 남들과 다르지 않은 직장을 다니는 청년이었습니다.

사진 기사, 새마을금고 직원, 댄스 강사 그리고 현대차 협력 업체 직원까지.

다양한 직업을 했음에도 그에겐 갈증이 있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일을 해보면서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 가졌던 막연한 꿈들이 정제되었다. 꿈이나 혹은 다른 것으로 남겨둘 것들 그리고 해볼 만한 일과 해야 할 일이 조금씩 분명해졌다. 서점은 후자였다. 수십 년 뒤의 먼 미래로 미뤄둘 이유가 하등 없었다. 조금이라도 젊고 자신감이 있을 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잘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 page 26


하지만 동네 서점은 말처럼 장밋빛이 아님을 알고 있었습니다.

불안정한 수입.

서점을 운영하려면 어느 정도의 자본을 갖추어야 했기에 '은하수 식당'을 하면서 틈나는 대로 이곳저곳을 다니며 서점에 대한 꿈을 현실로 자리 잡아갑니다.


"호호호호, 책방을 한다고? 내도 여기서 종이 장사해가 재미 마이 봤어요. 총각도 잘될끼라." - page 39


운명처럼 만화방, 액세서리 가게를 거쳐 창고로 사용하던 곳이 꿈에 그리던 서점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철거부터 페인트칠, 인테리어까지 그의 손이 안 거쳐간 곳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서어서'는 '그 자신'이었습니다.


내가 없는 어서어서는 어서어서가 아니다. 직원도 두지 않고 혼자서 운영하며 틈틈이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가고, 커피를 사 오는 이유는 어서어서가 곧 나이기 때문이다. - page 190


그리고 아날로그 감성에 충실한 이 책방은 자리 잡은 경주 황리단길과도 닮아 있기에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처럼 틀은 오래되었으나 지금의 생각이 살아 숨 쉬는 것, 오래된 가구와 소품처럼 틀은 바랬으나 지금의 쓰임으로 또 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곳을 꿈꾸었다. 어디에나 있는 곳들이 범람하는 때에 어디에도 없는 곳이, 오직 여기 경주여야만 하는 곳이 되길 바랐다. - page 56


이 서점만의 특징 중 하나인 책 봉투.

그 의미가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아, 이건 저희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의 콘셉트인데요, 우리가 몸이 아프면 몸을 낫게 하는 약을 처방받아서 먹잖아요. 그것처럼 어서어서에서 만난 책이 읽는 분의 마음을 낫게 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책 봉투예요. 우리는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하고 더 배우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자주 책을 통해 공감이나 위로나 연대 같은 것들을 얻잖아요. 그게 따듯함이 되고 위안이 되어 우리가 또 세상을 살아갈 기운을 내게 하고요. 그게 바로 책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요."

물론 바쁠 때는 간단하게 압축되기도 한다.

"저희 어서어서의 콘셉트입니다. 약 봉투에 책을 담아드려요. 여기서 만난 책이 읽는 사람의 마음을 더 건강하게 해주길 바라는 뜻을 담아 만들었답니다." - page 95 ~ 96

 


이 책 봉투를 건네받는 순간 마음이 치유될 것 같았습니다.


이 서점만의 매력은 아마 책방 주인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책 자체에 집중하고자 하는 그의 마음.

 


그래서 저 역시도 이 책방에 전하고 싶은 한 마디.

"오래 있어주세요."


왠지 경주에 가면 이곳이 떠오를 것 같았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 책 한 권의 처방을 받고 나올 수 있는 곳, '어서어서'.

책 읽는 이와 책과 경주를 이어주는 이곳에서 멋진 추억 하나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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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살아간다
리즈 마빈 지음, 애니 데이비드슨 그림, 김현수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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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나무들은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과 함께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마음마저도 알록달록한 색으로 가득 채워지곤 합니다.


'나무'와 관련된 책 한 권과 함께 나름의 가을을 즐기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본' 도서를 좋아하기에!

무엇보다 나무들이 일러스트로 정겹게 다가왔기에!

커피 한 잔과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4억 년 동안 깊은 지혜를 쌓아온

나무처럼 삶을 키우는 법


나무처럼 살아간다

 


4억 년 전부터 이 땅에 존재해온 '나무'.

그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나무들은 나이테에 그만의 지혜를 쌓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전하는 지혜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책 속엔 59종의 나무들이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각 페이지마다 잠시 나무가 전하는 이야기를 곱씹으며 읽어야 했기에 긴 호흡이 필요하였습니다.


첫 장을 장식한 나무는 지금 한창 예쁨을 자랑하는 '단풍나무'였습니다.

단풍나무는 그 눈부신 붉은빛을 낼 수 있었던 이유가 '인내'였음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인내는 기다림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피어나는 법이라고. 이 진리를 몸소 체득한 것이 단풍나무다. 이 작은 나무는 산에서 자란다. 산속은 삶의 속도가 느리고, 겨울이 혹독하며, 섣불리 마음껏 가지를 뻗지 않는 편이 현명한 곳이다. - page 10


그리고 자신이 곤경에 처했을 때 손을 내미는 나무도 있었습니다.

'느릅나무'

이 나무는 애벌레가 공격 해오면 페로몬이라는 유인물질을 분비해 기생 말벌을 유인한다고 합니다.

이 말벌은 애벌레 속에 알을 낳아 애벌레들을 무력화시킨다는데 이렇게 느릅나무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전부 혼자 해내려고 애쓸 필요가 없음을 전해주었습니다.

손을 내밀어도 괜찮다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책에선 '사과나무'가 소년과 함께 성장하면서 자신의 열매를, 가지를, 줄기를, 마지막엔 그루터기를 내어주었는데 이 책에선 '올리브나무'가 등장하였습니다.

 

올리브나무는 건조하고 뜨거운 기후와 척박한 토양에서 거의 1000살이 되도록 열매를 생산해 사람들에게 먹거리와 약과 기름을 제공하는 나무.

이 관대한 나무가 신석기 시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었다는 사실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나무, '미루나무'.

사실 나이가 드는 것에 불안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에 이 나무가 전한 나이 듦의 미학에 귀를 기울이며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라일락'도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선사해주었습니다.

'행복은 선택하는 것'임을... ​


 


나무들이 처한 환경은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척박한 땅이라든지 건조하고 뜨거운 기후라든지...

하지만 이들은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환경에서 살아남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있었습니다.

인내와 베풂.


나무들을 보고 나니 내 인생을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혼자 살아남기 위해 급급했던 나 자신을...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이제라도 나무가 전한 지혜를 저도 나이테처럼 하나씩 새겨두려 합니다.

그렇게 나무 같은 존재가 되어보려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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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달동 미술관
피지영.이양훈 지음 / 행복한작업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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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일러준 이 책.


명화를 감상하면서

깊은 감동에 빠져드는 이유는

수백 년의 시간에 걸쳐 화가들이

그림 속에 새겨 넣은 인물들이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여기 오늘도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는 당신에게만 희미한 불빛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화가는 그림 속에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다.

그림은 자신과 눈을 맞추는 이에게 말을 건다. - page 8


영달동 미술관

 


2000년대 초반까지마나 해도 일제 강점기에 지은 적산 가옥과 근대 건물의 멋에 이끌린 사람들이 찾던 명소였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동쪽 바닷가에 신시가지가 조성된 뒤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며 이제는 갈 곳 없는 늙은이와 저렴한 월세에 발목이 잡힌 날품팔이 노동자들, 앞날이 막막한 청춘들이 이 동네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여기는 남도의 소도시, 영달동입니다.


다른 도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도현'.

2년 동안 공무원 시험에 매달렸지만 이루지못하고 고향 집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으로 더 이상 서울에서 버틸 수 없어 고향 집으로 돌아옵니다.

돌아온 영달동은 더욱 퇴락해 있었고 6개월 가까이 밤늦은 시각에 일을 마치고 동네 거리에 들어설 때면 불규칙적으로 깜빡거리는 보안등만이 그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보안등 불빛이 깜빡거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보안등 맞은편 건물 1층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내부를 싹 고치려면 제법 시간이 걸렸을 텐데, 왜 내 눈에는 안 띄었지?' - page 8


유리문으로 바짝 다가가니 안쪽에 서 있는 가림막에 적힌 문구.


'영달동 미술관'


다음 날 용기를 내 미술관에 들어가본 도현.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그림 몇 점이 빈약하게 걸려 있었기에 잠시 의자에 앉아 마주 보이는 그림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특히 좋아한 그림, 고흐의 <아를의 침실>.

갑작스레 그의 곁에 다가와 명화에 대해, 화가에 대해 설명하는 한 남자.

어딘지 모르게 낯이 익은 얼굴인데...


그렇게 그는 간간이 미술관이 문이 열릴 때 들어가 도슨트 남자의 설명을 들으며 조금씩 자신이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어릴 적부터 이곳에서 살고있는 초등학교 동창이자 주민 센터 직원인 '정현'에게 미술관에 대해 말을 건네지만 돌아오는 답은..


"여도현, 나는 이 동네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 무엇이 있는지, 누가 사는지 훤해. 네가 말하는 미술관은 적어도 내가 주민 센터에서 일한 지난 사 년 동안은 없었어." - page 102


너무나도 생생한데...

착각일리 없는데...

영달동 미술관은 지치고 외로운 이들이 만들어 낸 환상인걸까?


책 속엔 11명의 위대한 화가와 21편의 명작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술 전시회에 간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현처럼, 인철처럼 저도 명화를 보며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위로를 얻었습니다.


도현이 영달동 미술관에서 처음 접했던, 자신의 어머니가 그토록 좋아했던 작품인 <아를의 침실>.

 

이 그림은 여러 가지 버전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구분하는 방법이 침대 위 벽면에 있는 초상화의 차이였습니다.

고흐가 그림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

이 메시지는 나중에 도현에게도 비슷한 메시지로 전해지게 되는데...


영달동 미술관엔 도현 말고도 인철에게 열려 있었습니다.

그가 본 작품 중 하나인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그리고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펼치는 인철의 모습은 우리가 왜 명화를 마주하려 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말을 하면서도 인철은 자신의 행동이 낯설었다. 하지만 한 번 말문이 터지자 좀처럼 멈출 수가 없었다. 말을 마친 뒤 그는 왜 잘 알지도 못하고, 사람인지 아닌지도 불분명한 존재 앞에서 고백성사를 하듯 자신의 속을 털어놓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내내 자신을 괴롭혀 온 마음의 짐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 page 137 ~ 138


나에게도 이런 미술관이 있다면...

어떤 명화들이 나와 마주할 것인지 궁금하였습니다.

내 안의 상처를 마주할 수 있는 명화.

그리고 나를 치유해 줄 명화.

그 화가가 건네는 이야기에 마냥 기대고 싶었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 치유되었던 『영달동 미술관』.

지친 이에게 살며시 이 책을 건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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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뇌과학자 - 괴물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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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사고들을 살펴보면 날이 갈수록 너무나도 잔혹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범인들이 자신의 범행에 대해 당당히 밝히는 모습은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런 범죄자에게 사회는 외치곤 합니다.

'사이코패스'


언제부터인가 '사이코패스'란 단어가 낯설지 않았습니다.

아니, 굵직한 사건들의 범죄자는 대개 '사이코패스'와도 연관짓는 것 같았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사이코패스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그들을 괴물로 만들었는지...

 

그러다 흥미로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살인마의 뇌를 연구하는 세계적인 과학자

자신의 머릿속에서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다


너무나도 놀라웠습니다.

사이코패스와 일반인의 차이는 정말 한끗차이란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사이코패스 뇌과학자

 


연쇄살인범을 포함한 난폭한 살인자들의 PET 스캔 사진을 분석하던 그.

그에게 충격(?)적인, 아니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2005년 10월의 어느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뇌 스캔 사진을 연구하다 자신의 뇌 스캔 사진을 보게 됩니다.

그 사진엔 공감과 윤리를 담당하는 영역들의 활동이 저조함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나는 정말로 내가 찾은 규칙의 예외일까? 내가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면, 그럼 뭐지? 게다가 모든 생각과 행동을 책임지는 바로 그 뇌에 관한 연구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면, 어떻게 우리가 진정 누구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까? - page 33


다시 돌아가서 '사이코패스'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고자 하였습니다.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사실 사이코패스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사이코패스라는 정신의학적 진단명은 없어" - page 18


정신의학자 파비오 마치아르디는 이렇게 이야기한 뒤 덧붙여 설명합니다.


"편람에서 사이코패스와 가장 가까운 건 인격장애, 그러니까 반사회적인격장애야. 하지만 그것도 딱히 자네가 찾는 대상은 아니지." - page 19


순간 놀라웠습니다.

당연히 정의가 있으리라 여겼었는데...


그동안 그가 사이코패스의 뇌에 대해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분명 차이가 있긴 하였습니다.

 


전두엽, 특히 전전두피질의 아래쪽(복측)과 안쪽(내측)부분의 작용을 살펴보면 보통 뜨거운 인지에 작용하는 복측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지만 배측계가 너무나 잘 작동하여 양심과 공감으로 괴로워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번연피질, 전전두피질, 측두피질의 복합체 전체에 걸쳐 기능이 저하되는 패턴은 사이코패스의 뇌가 유일하지 않음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이코패스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해서 그는 '세 다리 의자 이론'이 탄생하게 됩니다.


세 개의 다리란, 안와전두피질과 편도체를 포함한 전측두엽의 유별난 저기능, 전사유전자로 대표되는 고위험 변이 유전자 여러개, 어린 시절 초기의 감정적 신체적 성적 학대였다. - page 143


그가 사이코패스가 되지 않았던 결정적 이유는 바로 '유년 시절의 학대'라는 다리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따라 '사이코패스' (소위 괴물이라 할 수 있는 이)가 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저자는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유전자와 환경 중 무엇이 인간을 결정하는가?


유전적 요인은 타고난 것이기에 바꿀 수 없지만 환경적 요인은 충분히 바꿀 수 있기에 무엇보다 '환경'의 영향이 그를 괴물로 만드느냐 한 사회의 일원으로 만드느냐를 결정한다고 전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문화권에 사이코패시가 약 2퍼센트의 비율로 존재한다고 하였습니다.

사이코패시는 유전자 자체나 유전자와 연관된 사이코패스적 특성이 진화 역사상 계속 되어왔음에는 틀림없는 사실이기에 이를 무조건적으로 부정적 시선을 가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서로가 윈윈하면서 살아갈 방법을 찾는다면 극악무도한 '사이코패스'의 행동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기에 큰 깨우침이 있었습니다.

바로 올바른 '양육' 필요성을.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올바른 세상을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 어른들의 몫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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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찬란한 자전거 여행 - 중국에서 태국까지 5개월 동안의 버라이어티 휴먼코미디
문지용 지음 / 피그말리온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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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이 버라이어티 휴먼 코미디

때때로 액션 스릴러에 로맨스까지~


나의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에 그의 이야기가 재미를 선사해 줄 것 같았습니다.

중국에서 태국까지 '자전거'로 여행을 했다는 그.

나라면 못했을, 아니 안 할 도전을 한 그의 여행기가 궁금하였습니다.


내 인생의 찬란한 자전거 여행

 


그에게 있어서 '자전거'란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준 수단이었습니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약골이었지만 자전거를 타는 순간만은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자전거 여행이 유일한 치료약인 듯 열심히 달렸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그가 자전거 여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벽에 걸린 '세계지도'였습니다.

20년동안이나 벽에 걸려있었지만 어느 순간 눈길을 사로잡은 지도.

그 지도 위를 자전거로 누비는 상상만으로도 온몸에 전율을 느끼면서 떠나야함을 느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디를 가볼까...'

고민 끝에 결정된 곳이 바로 광활한 중국 대륙과 그 아래로 이어지는 동남아로의 여행.


2년이란 준비기간이 있었습니다.

체력을 키우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행 시 필요한 물품 준비까지.

첫 설렘은 점차 비장함으로 바뀌게 되면서 첫 발을 떼게 됩니다.


배를 타고 도착한 중국.

그리 호락하진 않았습니다.


"너무 무모하다는 생각 안 드세요?"

"네?"

뭐야, 왜 갑자기 대놓고 시비지?

"지금까지 제 주변에도 중국 자전거 일주한다고 많이 떠났는데, 계획대로 완주해낸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체력적으로도 힘들지만, 대부분 교통사고 때문에 어느 한 군데가 망가져서 돌아왔지요. 자전거도 잠깐만 신경 놓으면 없어져요. 중국인들이 얼마나 뻔뻔한지 알아요? 그냥 태연하게 자기 자전거인 것처럼 스윽 끌고 가다가, 발각되면 '왜 사람을 도둑으로 모느냐'고 오히려 더 큰소리친다니까요." - page 18 ~ 19


기우였을까.

그래도 나름 손을 내밀어주는 중국인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레이 형'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버릇처럼 되뇌는 좌우명 'Nothing'.

 


'Nothing'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주문이었습니다.


'자전거 여행'의 의미를 일러주었습니다.


자전거 여행은 '선'의 여행이다. 비행기나 기차로 도시와 도시 사이를 생략하는 '점'의 여행이 아니다. '선'의 여행은 도시 사이의 허허벌판과 시골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절대적이다. 특히 중국은 '선'의 중량감이 굉장히 묵직하다. 한 도시를 떠나 다시 도시다운 도시를 만나기까지 적어도 이틀, 많으면 닷새가 걸린다. 분명한 건 며칠 동안 고생하며 만나는 도시는 몇 시간 만에 뚝딱 도착하는 도시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자전거 여행에서 감당해야 할 가자아 큰 부분이지만, 결국 가장 깊은 감동이 되어 돌아온다. - page 61 ~ 62


이 말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선'의 여행이라는 말이...

불편하고 힘들지만 자전거 여행을 하는 이유를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인 중 또 한 명 '짜오 용'.

결국 중국에서 자전거를 도둑맞게 된 그.

이 여행을 포기하려고 하던 찰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이가 바로 용이였습니다.


"지용, 날 봐. 포기하지 말라고." - page 76


그 덕분에 자전거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다시 재정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그의 소신있는 이야기.


"공산당 정부에 반하는 보도를 하면 바로 체포되거나 마녀사냥을 당하기 때문이지. 난 이래서 정부가 싫고, 이런 정부의 부조리에 들고 일어나 자유를 쟁취할 생각은커녕 줄곧 당하고만 있는 중국인이 더 싫어. 나중에 꼭 용감한 저널리스트가 되어서 이 현실을 바꾸고 말 거야."

가장 큰 잘못은 잘못을 외면하는 삶이다. 의문을 갖지 않는 삶. 순응만 하는 사회는 발전이 없다. 가슴이 뜨거운 이 친구 같은 사람들 덕택에 역사는 책 속에서 죽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해온 것이다.

그는 촛불을 닮았다. 생일 케이크 위의 1분짜리 초가 아닌, 투박하고 굳센 심지의 촛불. 이런 촛불이 많아진다면 중국은 영원히 밝게 빛날 수 있을 것이다. - page 81 ~ 82


그가 밝힐 촛불이 환하게 밝혀질 수 있길 빌어봅니다.


자전거 여행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를 그에게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넘어지지 않게 뒤쳐지지 않게 맞잡은 손들.

그렇게 '동행'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역시나 각 나라마다 저마다의 특징이 있었습니다.

중국은 큰 대륙이니만큼 웅장함이,

베트남은 사람들의 친절만큼이나 그에겐 로맨스의 주인공이 될 뻔했던 짜릿함이,

라오스는 자연의 매력이 무엇인지 일러준,

캄보디아는 상처와 치유가 공존한,

태국은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아련함이 묻어있었습니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여행하는 재미가 쏠쏠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의 의미를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여행을 시간과 장소로 말한다. 언제 어디에 얼마나 다녀왔는지로 말이다. 하지만 여행이란 건 '세상'이라는 제목의 책 읽기가 아닐까. 세상이란 책의 조각조각을 읽어내는 건 여행자의 마음으로 싱싱하게 하루하루를 살지 않으면 절대 이뤄낼 수 없는 일. 일상을 영혼 없이 밀어내며 살면 결코 얻을 수 없다. 그의 말처럼, 그는 여행자였다. 얼마나 오래 얼마나 멀리 여행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다 마음먹기 나름인 것이다. 마음먹기 나름. - page 136


아마 모두가 '여행자'일 것입니다.

'세상'이란 곳으로의 여행.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여행자가 되겠습니까...


그의 웃기면서도 황당하고, 짠하면서도 감동적인 자전거 여행기.

덕분에 '여행'의 의미를,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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