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중독자 봉호 씨
이봉호 지음 / 왼쪽주머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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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중독자'라 불리는 남자.

이렇게 불릴 정도면...

그가 전하는 이야기가 어떨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눈에 보이는 문화와 보이지 않는 문화

소설, 영화, 음악, 그림, 사람이

하나의 글로써 모이는 놀라운 순간


문화중독자 봉호 씨

 


책을 읽다 보니 왜 그를 '문화중독자'라 불리는지, 아니 불릴 수밖에 없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학, 작가, 영화, 연극, 음악, 미술, 인물을 비롯해 시대와 사회를 하나의 글로 표현해 우리에게 다채로운 문화의 면모를 선사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으면서 다양한 빛깔에 취해 단숨에 읽어내려갔었습니다.


첫 문을 열어준 <존 레넌의 겨울>.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을 얻었다고 표현한 존 레넌의 <이매진>.

이 노래를 통해 종교와 내세, 국가와 민족주의와 자본주의에 맞섰다는 존 레넌.

50주기를 맞이하는 전태일 열사의 정신과 함께 잠시 이 노래를 찾아들었습니다.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 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 John Lennon의 <Imagine> 중


가을의 문턱에 있는 요즘.

흩날리는 낙엽과 어울릴 음악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영국 그룹인 스트롭스의 <어텀Autumn>.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격정적인 가을을 묘사한다는데 이 음악과 함께 따뜻한 차 한 잔 준비해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지...


역시... '신해철'의 이야기...

갑작스런 의료사고로 우리의 곁을 떠나게 된 그.

그가 또다시 그리워졌습니다.


노래 <나에게 쓰는 편지>와 함께 그의 찬란했던 시간을 되새겨 본다.


돈, 큰 집, 빠른 차,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신해철의 결연했던 미소가 다시 그리운 계절이다.

안녕, 내 젊은 날의 비트겐슈타인. 그렇게 굿바이, 신해철. - page 100


유색인종, 사상아, 마약중독자, 성폭행 피해자라는 차별의 굴레 속에서 당당히 일어선 그녀, 오프라 윈프리.

그녀에 대한 또다른 면모를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었던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의 꿈은 산티아고의 일상보다 비좁은 공간에 위치한다.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미국제일주의와 정치라는 함수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일상을 반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미국 시민이자 언론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녀의 지향점은 트럼프와는 다르지만, 승리방정식에 충실한 유명인으로 남을 것이다. - page 105


<오래된 소설>에서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책장에 존재할 오래된 소설.

그 소설의 의미가 절실한 요즘...

 

 

'문화'를 대하는 태도는 지극히 '개인적'일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글을 읽고나니 개인의 취향이나 타인의 취향도 결국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 난 뒤 문득 떠오른 노래가 하나 있었습니다.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그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그대>


봉호 씨 덕분에 새로운 꿈을 꿈꿔볼 수 있었음에 감사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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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감옥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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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기다려온 쓰네카와 고타로의 숨은 걸작!


독자들에 의해 다시 소환되었다는 이 소설!

그 매력이 무엇일지 직접 읽어봐야겠습니다.


"우린 모두 여기에 갇혀버렸어"


가을의 감옥

 


소설은 세 편의 각기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시간, 공간, 환상

일상의 감옥에 갇힌 이들의 이야기.


우선 '시간'에 갇힌 이의 이야기가 등장하게 됩니다.


이 글은 11월 7일 수요일에 관한 이야기다. - page 9


여느 때처럼 학교로 걸음을 옮긴 그.

오전 내내 강의를 듣고 점심은 늘 갇이 먹는 유리에와 함께 학생식당에서 먹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텔레비전을 보는데 문득 써늘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몸통 둘레가 1미터는 됨직한 거대한 뱀이 내 등 뒤로 소리없이 스르륵 지나가는 것 같다.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방이 이상하리만치 정적에 싸여 있다. 방 안에 큰 뱀이 있다. - page 10


그렇게 11월 7일 수요일은 막을 내렸습니다.


이튿날 사회심리학 강의를 들으러 강의실로 들어갔는데 낯설고 나이 든 교수가 경제학을 강의합니다.

교수의 착각이겠지... 생각한 그는 점심에 유리에와 함께 밥을 먹게 됩니다.

그런데... 어제 했던 이야기를 또다시 하는 유리에.


"넌 수요일인 어제 카레를 먹으면서 똑같은 얘기를 했어."

"어젠 화요일이잖아."

"무슨 소리야. 어제는 수요일이었어. 오늘은 목요일이고."

"오늘이 수요일이라니까." - page 12


11월 7일에 갇힌 그는 11월 8일로 갈 수 있을까...?


낙엽이 춤추고 바람이 다가온다. 문이 열리고 눈부신 빛에 휩싸인다.

안녕, 11월 7일. - page 75


두번째는 '공간'에 갇힌 이가 등장합니다.

친구 집에서 기분 좋게 취한 그.

집에 곧장 들어가기가 아쉬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샛길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잠시 걸어가자 무언가가 보입니다.


달빛이 집 한 채를 비추고 있었다. 초가지붕과 툇마루가 보였다. 이 근방하고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집이었다. - page 80


오키나 가면을 쓴 남자가 이리 오라며 손짓을 합니다.

주저주저 집 안으로 들어섰더니 그 남자가 가는 손으로 내 손목을 잡더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나는 아주, 아주 오랫동안 여기에 있었어요. 당신을 기다리면서 말이오." - page 83


"나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소. 누구든 여기 들어온 사람에게 집을 떠넘기면 되니까. 반듯한 후계자가 오지 않는다면 아무나 좋으니 집을 떠넘기면 되는 거요. 이 운명을 대신 짊어질 사람을 내세우면 되는 거였소. 하지만 나는 자유가 무서웠다오. 대대로 내려온 집을 버리고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바깥으로 나가 달랑 혼자 산다는 게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소. 아무튼 지금은 아는 벗도 없고, 이 집을 아는 사람들도 거의 다 세상을 떠났을 거요. 나는 그만 때를 놓친 것이지." - page 85


그리고는 툇마루에 앉은 가면 남자가 흐릿하게 사라지고 그 집에 갇히게 된 그.

그는 집에서 나올 수 있을까...?


마지막엔 '환상'에 갇힌 이가 등장합니다.

어린 시절 자신을 공주님이라 불러주던 할머니.

그리고 언제였던가, 할머니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누구나 꿈꾸지만 결코 가져본 적이 없는 힘을, 넌 가지고 있단다.

나와 할머니 단둘뿐이었다.

다른 사람은 알지 못했다.

숨이 막힐 만큼 푸르른 미궁에 우리는 있었다. - page 147 ~ 148


사실 할머니는 친할머니가 아닌 환술사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의 환술을 몰래 연습하면서 점점 자신도 환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로 인해 점점 불행해지는데...

앞으로 펼쳐질 미오의 인생은 어찌 될까...?


감옥의 자물쇠는 벗겨져 있다. 앞으로 이곳은 감옥이 아니고 산사도 아니다.

남자의 절규 소리를 들었는지 누군가 급하게 복도를 뛰어온다.

나는 그 소리를 고스란히 듣고 있다.

나는 격렬한 환희에 몸을 떨며 웃기 시작한다. - page 217 ~ 218


처음에 이 소설을 접했을 땐 조금 의아했습니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곱씹을수록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평범했던 일상의 것들이 나를 가두게 되었을 때 느끼게 되는 불안과 공포로 비로소 깨닫게 되는 인간의 내면의 모습을...


소설들을 읽으면서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생에서 만나는 문제라는 것...

문제라고 단정 짓는 것도 문제이겠지만 무심코 지나치는 것 역시도 문제라는 것을, 그래서 나를 둘러싼 것들의 되돌아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 그의 소설.

만약 내가 갇히게 된다면...

나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질지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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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종교노트 : 기독교 편 -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기독교 역사 이야기
곽영직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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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

사실 이 둘의 관계는 상반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과거 '지동설'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기존 기독교 교회가 지지하고 있던 천동설을 부정하고 코페르니쿠스의 태양 중심설인 지동설에 대해 기독교의 교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 금지령을 내리고 종교 재판으로 탄압하였던 사건.

명백한 과학적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종교를 바라보면 과학을 방해하는 것과도 같은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궁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객관적이고 이론적인 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종교'는 어떨지...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기독교 역사 이야기


과학자의 종교노트 : 기독교편

 


방대하고 난해할 수 있는 기독교의 역사를 정리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었다고 합니다.


기독교의 역사를 만들어 온 사람들은 기독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서로 다른 모습의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이다.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달랐던 것처럼 그들이 만난 하나님의 모습도 달랐다. 그러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만난 하나님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잣대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고, 그들의 신을 평가한다. - page 5


그렇기 때문에 종교와 관련된 대부분의 글들은 특정 교파의 입장에서 쓴 글들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기독교 역사'를 정리하고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과학자의 눈'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과학자의 객관적인 태도가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쓰는 데 익숙하였기에 기존의 기독교 역사책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고 여기에 직관적인 도표가 더해져 여러 사건의 연대를 한눈에 파악하면서 기독교의 본질과 핵심을 자연스레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의 역사는 오순절에 있었던 성령 강림 사건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성령 강림이 있은 직후 제자들이 열다섯 가지 다른 언어로 복음을 전하기 시작하면서 신자의 수가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교세가 확장되자 유대교 제사장들이 위협을 느끼고 이들에 대한 박해의 수위를 높여가지만 그 후에도 기독교 신자의 수는 빠르게 늘어나 예루살렘교회와 안디옥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할 정도로 교세를 확장하게 됩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되고 예수의 부활 소식을 듣고 사방으로 흩어졌던 제자들이 다시 모인 지 불과 30년 만에 기독교가 로마에까지 교세를 확장하고 새로운 세계종교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성령이나 천사들이 직접 사도들의 선교 활동을 도와 이적이나 기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종교.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에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적이나 계시, 또는 신적인 체험은 그 종교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어떤 면에서 종교가 유지되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나 합리적인 교리 때문이 아니라 계시나 이적과 같은 신비 체험 때문일지도 모른다. 상식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교리를 주장하는 신흥종교들이 많은 신자를 확보할 수 있는 것 역시 병 고침이나 계시와 같은 이적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각 경험과 이성적 판단을 바탕으로 하는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 page 21


기독교가 세계종교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던 '바울'.

혈통이나 율법보다 믿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바울의 전도는 기독교의 핵심 사상이 됩니다.

 


기독교에 대한 박해는 오랫동안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박해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순교를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종교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박해의 시기에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 중에는 죽음을 담대하게 받아들이는 순교자들을 보고 감동을 받아 개종한 사람들이 많았다. 로마 시민권을 가지고 있던 로마 시민들은 로마법의 보호를 받으며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하층민들은 인간 이하의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고통이었던 사람들은 죽음 앞에서도 천국에 대한 소망으로 행복한 눈물을 흘리는 순교자들에게서 감동과 힘을 느꼈고, 기독교도가 제시하는 천국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다. - page 54 ~ 55


종교의 힘이 죽음마저도 막아낼 수 없다는 점에서 놀라웠습니다.


책 속엔 부활절과 크리스마스의 유래에 대해, 일요일 예배 전통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크리스마스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로마 전통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350년 로마 주교 율리우스 1세가 태양신의 축제일인 12월 25일을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선포하여 태양신 축제일이 크리스마스로 바뀌었고 그것이 기독교의 전통으로 굳어지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 page 137


기독교하면 '십자군 전쟁'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11세기 말부터 13세기 사이에 교황의 제안에 의해 서유럽의 가톨릭 국가들이 이슬람 세력이 점령하고 있는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8회에 걸쳐 감행한 원정.

기독교와 이슬람교 세력 사이의 전쟁은 오늘날까지도 서로 극단적인 적대적 감정이 남아 국제 문제를 가지고 있음에 참으로 씁쓸하였습니다.


역시나 말미엔 우리나라에 미국의 감리교 선교사인 헨리 아펜젤러에 의해 감리교회가 들어온 이야기가 짧게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배재학당을 설립해 기독교 전파와 교육에 공헌했고 그의 딸도 이화학당을 세워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사실.

 


기나긴 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저자도 이야기했듯이 '교회와 과학의 대립과 타협'에 대한 이야기가 다루어지지 않아서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종교'의 모습이 엿보이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종교'라는 편견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하나의 학문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종교를 제외하고는 세계사를 이해할 수 없기에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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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편성준 지음 / 몽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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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는

'설마 이게 가능한 일일까...?'

라는 걱정 반 근심 반이었습니다.


아이 둘에 외벌이인 저희 가족을 돌아보았을 때 매달 들어가는 돈은 마이너스가 아니면 다행이라 여기게 되고 미안한 이야기지만 남편이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면...

눈앞이 깜깜할 것 같은 게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하! 지! 만!!

이 부부의 모습이 마냥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이 부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좀 논다고 굶어 죽을까?"

우리의 모험은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카피라이터 편성준의 농담 같은 진짜 인생 이야기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그는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카피라이터로 일했고 지금까지 계속 광고 회사에만 다녔습니다.

유발 하라리의 말을 인용한 그의 이야기.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지적한 대로 자본주의는 '그만하면 충분히 벌었으니 이제 그만하라'라고 말하는 법이 없다. - page 27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야 하는 스트레스, 촉박한 스케줄, 원래 의도대로 나오지 않는 결과물 등.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점점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들이 켜켜이 쌓이게 되면서 마음속엔 그대로 상처가 되고 점차 자존감을 잃어가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꿈꾸던 삶이나 가치관과는 거리가 멀었고 이젠 광고 카피라이터보단 쓰고 싶은 글을 쓰며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나 아무래도 회사를 그만둬야겠어."

"그래. 잘 생각했어. 결심하느라 애썼겠네." - page 15


아내의 진심 어린 축하.

저라도 감동받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우연인 듯 인연인 듯 아내 역시도 출판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직접 출판 기획을 준비하게 되면서 이 둘은 새로운 도약 앞에 서 있게 됩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꼭 열리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 page 29


이 말처럼 그들에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일상의 행복이 열리게 되었고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세상에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왜 그동안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바라보면서 아둥바둥거리며 살아왔는지...

지난날의 내 인생이 참으로 불쌍해 보였습니다.


그의 이야기 중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위에 열거한 짓거리들 중 돈이 되는 모임은 하나도 없다. 요즘 인스타그램에 쓰고 있는 '공처가의 캘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어떠랴. 언제나 그랬듯이 인생에서 돈보다 중요한 게 바로 이런 '즐거움' 아니던가. 그러니 쓸데없는 짓을 두려워하지 말자. 장담하건대 가끔 딴짓을 하면 할수록 인생은 즐거워진다. - page 216


딴짓이 주는 미학.

저도 딴짓을 많이 해보아야겠습니다.

그래야 진정 내가 원하던 것이 무엇인지, 내가 바라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기에...


이 부부가 멋진 이유.

쉬는 것이 아닌 '노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놀면서도 잘 사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다. 다행히 이제는 일 잘하는 사람보다 잘 노는 사람이 더 인정받는 세상이 되었다. - page 128


그래서 노래도 있지 않은가.

싸이의 <챔피언>.

인생 즐기는 네가 챔피언~♬


아마 그가 전하고자 한 이야기는 이 이야기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화장실에 앉아 잠시 했던 생각이었지만 큰 울림을 선사한 <천천히 사랑하고 천천히 죽읍시다>.

 

 

 

그가 마지막에 독자에게 전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은 독자 중 몇 명이라도 앞만 쳐다보고 달려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가끔 곁눈질도 하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에리히 프롬이 쓴 글을 하나 소개한다. 진짜 삶을 사는 것에 대한 얘기다.


"진짜 삶을 산다는 것은 매일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태어날 준비는 용기와 믿음을 필요로 한다. 안전을 포기할 용기, 타인과 달라지겠다는 용기, 고립을 참고 견디겠다는 용기다."

-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중에서


내가 사는 이유가 무엇일까...

저에게도 물어보았지만 결국 답은 정해져있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그동안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쓰고 있던 가리개를 잠시 내려두고 딴짓을 해보려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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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어스 라이프
맥스 루가비어 지음, 정지현 옮김, 정가영 감수 / 니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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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건강'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주어진 대로 먹고 자고...

큰 불편을 못 느끼고 살던 저에게...


이번에 큰 깨달음을 준, 지금도 어느 순간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있을 바이러스 '코로나19'.

제 일상도 흔들리면서 '건강'은 의사가 지켜주기 전에 '내가 지켜야!'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맥스 루가비어'는 건강하시던 어머니가 병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병을 피할 방법이 없었을까? 지극히 건강해 보였던 어머니가 병으로 무너진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오래 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 page 12


가족에게 닥친 위기로 인한 절박함에서 시작된 그의 탐구.

그렇게 이 책은 시작되었습니다.


다행히 우리를 아프게 만드는 환경 요인은 대부분 통제 가능하다. 현대인의 습관과 생활 환경을 인류가 진화를 통해 번영해온 환경과 똑같이 바꾸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지니어스 라이프'라고 부른다. 누구에게나 가능한 삶이다. - page  14


지니어스 라이프

 


현대인에겐 너무도 흔한 컨디션이 되어버린 불안이나 피로, 브레인 포그 등.

이는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한 기관, 뇌가 본연의 기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찌뿌둥함과 불안감, 우울증이 줄어들고 활력과 기억력이 좋아지며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는 병에 걸릴 위험도 줄어들 여섯 가지 수칙을 일러주었습니다.


하나 음식, 제대로 알고 먹어라

우리가 흔히 '맛있다'하는 음식들이 알고 보니 중독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으며 몸과 뇌를 아프게 했다는 사실.


물론 예상했던 결과지만 강력한 사실을 말해준다. 특정한 맛과 질감의 조합이 초감칠맛과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식욕으로 이어진다는 것. 이 사실을 기억하면 슈퍼마켓이나 주방에서 건강과 체중에 바람직한 선택을 할 수 있다. - page 30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자연식품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가능하면 유기농으로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무엇보다 식사할 때 단백질을 가장 먼저 먹고 그다음은 섬유질 풍부한 채소, 탄수화물은 맨 마지막에 먹어야 제지방 체중이 늘어나고 유지되어 여러모로 건강에 이롭고 노화도 방지해 준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둘 낮에 일하고 밤에는 쉬어라

우리 몸의 생체 시계를 지켜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특히 아침에 일어나 1 ~ 2시간 동안(또는 3시간), 자기 전에 2 ~ 3시간 동안은 먹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야식의 유혹에 흔들리는 저에게 따끔히 충고해 주었습니다.


셋 몸속 숨은 에너지를 찾아라

비타민 D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자연이 주는, 햇빛이 주는 약 같은 효과, 비타민 D 생성.

물론 미세먼지가 최악이거나 요즘같이 코로나로 외출에 제한을 두기에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도 좋지만 그럼에도 자연을 중요하게 여기고 자연이 주는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넷 일어나라, 그 자체가 운동이다

이 말을 기억하면 될 것 같습니다.


생각이 행동을 지시하지만 움직임은 생각을 바꿀 수 있다. - page 21


기본적인 움직임만으로도 폐기물을 순환시키는 체액을 씻어 내리고 관절에 윤활유를 치고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장기에 산소를 공급하고 신선한 혈류와 영양소를 뇌로 보내 준다는데 괴로워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여 건강하고 뇌의 컨디션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건 어떨지.


다섯 주변의 독소를 치워라

이 장에서는 우리 생활 주변을 되돌아보게 하였습니다.

그릇과 가구, 치실 등 온갖 제품에 들어 있는 독소들에 대한 이야기.

이 문제는 환경을 위해서도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여섯 이너피스를 유지하라

요즘 현대인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 사실입니다.

건강한 뇌와 행복한 마음을 위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특히나 내 삶의 목표를 가져야 함을, 그리고 목표를 향해 완벽함이 아니라 진전의 중요함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여섯 가지 수칙으로 건강한 루틴을 설명하고 난 뒤 마지막에 초보자들을 위한 지니어스 라이프를 위한 4주 플랜이 제시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한 저자의 당부의 이야기.

 


정말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였던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내 건강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사실'

을 읽으면서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나만의 루틴을 짤 시간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자신은 없지만 차근히 하나씩 지니어스 라이프에 다가가도록 노력해보려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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