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편성준 지음 / 몽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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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는

'설마 이게 가능한 일일까...?'

라는 걱정 반 근심 반이었습니다.


아이 둘에 외벌이인 저희 가족을 돌아보았을 때 매달 들어가는 돈은 마이너스가 아니면 다행이라 여기게 되고 미안한 이야기지만 남편이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면...

눈앞이 깜깜할 것 같은 게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하! 지! 만!!

이 부부의 모습이 마냥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이 부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좀 논다고 굶어 죽을까?"

우리의 모험은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카피라이터 편성준의 농담 같은 진짜 인생 이야기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그는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카피라이터로 일했고 지금까지 계속 광고 회사에만 다녔습니다.

유발 하라리의 말을 인용한 그의 이야기.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지적한 대로 자본주의는 '그만하면 충분히 벌었으니 이제 그만하라'라고 말하는 법이 없다. - page 27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야 하는 스트레스, 촉박한 스케줄, 원래 의도대로 나오지 않는 결과물 등.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점점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들이 켜켜이 쌓이게 되면서 마음속엔 그대로 상처가 되고 점차 자존감을 잃어가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꿈꾸던 삶이나 가치관과는 거리가 멀었고 이젠 광고 카피라이터보단 쓰고 싶은 글을 쓰며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나 아무래도 회사를 그만둬야겠어."

"그래. 잘 생각했어. 결심하느라 애썼겠네." - page 15


아내의 진심 어린 축하.

저라도 감동받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우연인 듯 인연인 듯 아내 역시도 출판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직접 출판 기획을 준비하게 되면서 이 둘은 새로운 도약 앞에 서 있게 됩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꼭 열리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 page 29


이 말처럼 그들에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일상의 행복이 열리게 되었고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세상에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왜 그동안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바라보면서 아둥바둥거리며 살아왔는지...

지난날의 내 인생이 참으로 불쌍해 보였습니다.


그의 이야기 중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위에 열거한 짓거리들 중 돈이 되는 모임은 하나도 없다. 요즘 인스타그램에 쓰고 있는 '공처가의 캘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어떠랴. 언제나 그랬듯이 인생에서 돈보다 중요한 게 바로 이런 '즐거움' 아니던가. 그러니 쓸데없는 짓을 두려워하지 말자. 장담하건대 가끔 딴짓을 하면 할수록 인생은 즐거워진다. - page 216


딴짓이 주는 미학.

저도 딴짓을 많이 해보아야겠습니다.

그래야 진정 내가 원하던 것이 무엇인지, 내가 바라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기에...


이 부부가 멋진 이유.

쉬는 것이 아닌 '노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놀면서도 잘 사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다. 다행히 이제는 일 잘하는 사람보다 잘 노는 사람이 더 인정받는 세상이 되었다. - page 128


그래서 노래도 있지 않은가.

싸이의 <챔피언>.

인생 즐기는 네가 챔피언~♬


아마 그가 전하고자 한 이야기는 이 이야기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화장실에 앉아 잠시 했던 생각이었지만 큰 울림을 선사한 <천천히 사랑하고 천천히 죽읍시다>.

 

 

 

그가 마지막에 독자에게 전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은 독자 중 몇 명이라도 앞만 쳐다보고 달려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가끔 곁눈질도 하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에리히 프롬이 쓴 글을 하나 소개한다. 진짜 삶을 사는 것에 대한 얘기다.


"진짜 삶을 산다는 것은 매일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태어날 준비는 용기와 믿음을 필요로 한다. 안전을 포기할 용기, 타인과 달라지겠다는 용기, 고립을 참고 견디겠다는 용기다."

-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중에서


내가 사는 이유가 무엇일까...

저에게도 물어보았지만 결국 답은 정해져있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그동안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쓰고 있던 가리개를 잠시 내려두고 딴짓을 해보려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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