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종교노트 : 기독교 편 -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기독교 역사 이야기
곽영직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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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

사실 이 둘의 관계는 상반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과거 '지동설'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기존 기독교 교회가 지지하고 있던 천동설을 부정하고 코페르니쿠스의 태양 중심설인 지동설에 대해 기독교의 교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 금지령을 내리고 종교 재판으로 탄압하였던 사건.

명백한 과학적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종교를 바라보면 과학을 방해하는 것과도 같은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궁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객관적이고 이론적인 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종교'는 어떨지...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기독교 역사 이야기


과학자의 종교노트 : 기독교편

 


방대하고 난해할 수 있는 기독교의 역사를 정리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었다고 합니다.


기독교의 역사를 만들어 온 사람들은 기독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서로 다른 모습의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이다.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달랐던 것처럼 그들이 만난 하나님의 모습도 달랐다. 그러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만난 하나님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잣대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고, 그들의 신을 평가한다. - page 5


그렇기 때문에 종교와 관련된 대부분의 글들은 특정 교파의 입장에서 쓴 글들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기독교 역사'를 정리하고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과학자의 눈'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과학자의 객관적인 태도가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쓰는 데 익숙하였기에 기존의 기독교 역사책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고 여기에 직관적인 도표가 더해져 여러 사건의 연대를 한눈에 파악하면서 기독교의 본질과 핵심을 자연스레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의 역사는 오순절에 있었던 성령 강림 사건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성령 강림이 있은 직후 제자들이 열다섯 가지 다른 언어로 복음을 전하기 시작하면서 신자의 수가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교세가 확장되자 유대교 제사장들이 위협을 느끼고 이들에 대한 박해의 수위를 높여가지만 그 후에도 기독교 신자의 수는 빠르게 늘어나 예루살렘교회와 안디옥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할 정도로 교세를 확장하게 됩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되고 예수의 부활 소식을 듣고 사방으로 흩어졌던 제자들이 다시 모인 지 불과 30년 만에 기독교가 로마에까지 교세를 확장하고 새로운 세계종교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성령이나 천사들이 직접 사도들의 선교 활동을 도와 이적이나 기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종교.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에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적이나 계시, 또는 신적인 체험은 그 종교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어떤 면에서 종교가 유지되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나 합리적인 교리 때문이 아니라 계시나 이적과 같은 신비 체험 때문일지도 모른다. 상식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교리를 주장하는 신흥종교들이 많은 신자를 확보할 수 있는 것 역시 병 고침이나 계시와 같은 이적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각 경험과 이성적 판단을 바탕으로 하는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 page 21


기독교가 세계종교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던 '바울'.

혈통이나 율법보다 믿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바울의 전도는 기독교의 핵심 사상이 됩니다.

 


기독교에 대한 박해는 오랫동안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박해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순교를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종교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박해의 시기에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 중에는 죽음을 담대하게 받아들이는 순교자들을 보고 감동을 받아 개종한 사람들이 많았다. 로마 시민권을 가지고 있던 로마 시민들은 로마법의 보호를 받으며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하층민들은 인간 이하의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고통이었던 사람들은 죽음 앞에서도 천국에 대한 소망으로 행복한 눈물을 흘리는 순교자들에게서 감동과 힘을 느꼈고, 기독교도가 제시하는 천국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다. - page 54 ~ 55


종교의 힘이 죽음마저도 막아낼 수 없다는 점에서 놀라웠습니다.


책 속엔 부활절과 크리스마스의 유래에 대해, 일요일 예배 전통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크리스마스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로마 전통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350년 로마 주교 율리우스 1세가 태양신의 축제일인 12월 25일을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선포하여 태양신 축제일이 크리스마스로 바뀌었고 그것이 기독교의 전통으로 굳어지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 page 137


기독교하면 '십자군 전쟁'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11세기 말부터 13세기 사이에 교황의 제안에 의해 서유럽의 가톨릭 국가들이 이슬람 세력이 점령하고 있는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8회에 걸쳐 감행한 원정.

기독교와 이슬람교 세력 사이의 전쟁은 오늘날까지도 서로 극단적인 적대적 감정이 남아 국제 문제를 가지고 있음에 참으로 씁쓸하였습니다.


역시나 말미엔 우리나라에 미국의 감리교 선교사인 헨리 아펜젤러에 의해 감리교회가 들어온 이야기가 짧게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배재학당을 설립해 기독교 전파와 교육에 공헌했고 그의 딸도 이화학당을 세워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사실.

 


기나긴 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저자도 이야기했듯이 '교회와 과학의 대립과 타협'에 대한 이야기가 다루어지지 않아서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종교'의 모습이 엿보이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종교'라는 편견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하나의 학문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종교를 제외하고는 세계사를 이해할 수 없기에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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