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랬던 게 아냐
멍작가(강지명) 지음 / 북스토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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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이면 예전의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일까...'

연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쳐만 가는 요즘.

누군가로부터 행복한 일상을 엿보며 나에게도 그런 일상을 꿈꾸고 싶었습니다.


이 책의 작가 '멍작가'가 전하였습니다.


"오늘 하루치 행복을 찾아가세요."


오늘을 버틸 힘을 전해줄 멍작가의 이야기를 엿보려 합니다.


독일에서 노릇하게 달달 볶아 담아낸 행복한 일상

"맛있게 기억되는 건 다 괜찮다. 괜찮다"


나만 그랬던 게 아냐

 


바다 건너 독일에서의 일상.

그곳에서의 일상도 우리와 별반 차이는 없지만 더 행복하게 보이는 것은 아마도 소소한 것으로부터 오는 '즐거움'을 찾아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소한 빵 냄새와 달콤한 버터향에 이끌려 들어간 카페에서 와플을 먹으면서 어린 시절 엄마표 팬케이크 맛을 떠올리는 달콤한 추억이.

평생토록 간직했던 손때 묻은 골동품들을 내놓는 벼룩시장에서 기억 언저리에 자리하고 있던 낡은 나무 보석함을 떠올리는 다정한 추억이.

카레를 해 먹으면서 엄마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 "달그락달그락"을 떠올리며 정성과 기다림의 순간이.

참으로 소소하지만 마음 따듯해지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위로를 선사해주고 있었습니다.


영화 <산의 톰씨>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한적하고 평화롭기만 한 시골 마을에 엄마와 어린 딸, 그리고 책을 쓰는 한 중년 여성과 그녀의 사춘기 조카가 함께 살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영화의 마지막 즈음 동네 문방구 할머니가 우연히 길에서 만난 토무네 집 조카와 함께 오니기리를 먹으면서 전한 이 한 마디.

 


이 말 한 마디가 전한 '행복'이 고스란히 저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좋다...'

이 영화와 함께 삼각김밥을 먹으며 저도 같이 외치고 싶었습니다.

"기분이 좋아."


이 이야기를 읽으며 제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였습니다.

<#나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언젠가 엄마가 저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넌 엄마가 어떤 거 좋아하는지 알아?"

"응?"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도통 몰랐습니다.

그러자 이어서 또 물어보십니다.

"그럼 넌 애들이 좋아하는 게 뭔지 알아?"

"그야 당연히 ~~~~"

순간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를 낳고 길러주신 엄마인데...

무한한 사랑만을 주셨던 분인데...


부끄럽지만 나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가장 가깝다고 느꼈던 엄마란 사람의 취향에 대해서. - page 221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다짐합니다.


올해 한국에 가면 다시금 엄마 곁에 다정하게 자리 잡고 함께 식빵도 뜯고 콩나물도 다듬고 억센 시래기 줄기도 벗겨야지! 그러다 보면 혼자 사부작사부작 밥을 하던 엄마의 묵직한 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지 않을까. - page 223


저도 살며시 엄마의 곁에서 엄마와 따뜻하고도 정겨운 추억을 쌓아야겠습니다.


멍작가가 전해준 행복의 의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요즘 나에게 행복은 이렇게 사사로운 것들이다.

굳이 행복하다고 표현하지 않아도

참 편하다, 따뜻하다, 맛있다 하고 생각이 드는 모든 순간들. - page 182


그러고 보니 저의 오늘 하루도 참 행복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엄마 일어나라고 아이가 해 준 볼 뽀뽀.

향긋한 커피향과 함께 한 아침이.

집안에 있을 수밖에 없음에도 칭얼거리지 않고 잘 놀고 있는 아이들이.

그리고 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진정 행복한 사람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12월.

이번 한 해는 유난히 힘겨웠을 우리에게 다시금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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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탐정 이상 5 - 거울방 환시기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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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와 추리에 능한 천재 시인 '이상'.

그리고 그의 곁에 뗄레야 뗄 수 없는 생계형 소설가 '구보'.


저와 ​이들과의 만남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경성 탐정 이상 시리즈'는 8년간의 대장정을 이끌고 이번에 그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아쉬움을 잠시 뒤로하고 그들과 사건을 해결하러 가보겠습니다.


끝! 끝에 부딪혔다네

내게 총을 겨눈 거울 속 나로 인해


경성 탐정 이상 5

 


전편들에서 만났던 이들이 하나 둘 등장하게 되어서 우선은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는 건 결국 엄청난 사건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란 불안함마저 들었습니다.


경성역 새벽 5시.

간만에 구보는 상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농도 치면서 헤프지 않게 미소도 잘 보이던 상이 오늘은 일절 진지한 모습입니다.

아니, 사건의 위중함을 보여주는 듯 긴장이 서려있습니다.


머리가 묵직한 상은 카페인 가득한 커피 한 잔이 절실했습니다.

식당차에서 안내를 받아 커피를 시키고 창밖을 내다보던 중 한 젊은 남자가 상에게 인사를 합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하동민이라고 합니다. 건설사 직원인데 인천 현장으로 가는 중입니다. 소설과 시를 끼적였던지라 문인들 작품과 얼굴을 관심 깊게 봅니다."

"나도 건축기사로 근무했던 적 있소이다."

"압니다, 선배님. 아, 선배님이라 부르기에는 제가 너무 모자라서. 저 사실 조선공학회 회원입니다. 선생님께서 표지 도안 공모전 입상하신 것도 압니다." - page 17


자신과 너무나도 비슷한 듯한 '하동민'.

그렇게 그는 상에게 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뜹니다.


구보 역시도 기차 안에서 누군가와 만나게 됩니다.

교동도의 슈하트 학교 상급 전문과정에 입학하는 '주안나' 아가씨와 그녀를 경호하는 '소유미'.

마침 상과 구보가 가는 곳 역시도 교동도의 '슈하트 학교'였기에 이들과의 만남 역시도 쉬이 지나칠 순 없었습니다.


교동도에 위치한 독일계 '슈하트 학교'.

한강오 변호사의 딸 '한영미'라는 슈하트 학교의 학생이 실종된 지 일주일이 된 것이었습니다.

의뢰인 말로는 학교에서 가출로 보고 안일하게 대처해 경찰도 형식적 조사만 한 것 같아 상과 구보에게 사건을 의뢰하게 되는데...


이 학교의 철학이 독특합니다.


"요가는 명상과 호흡, 이완을 결합한 수련이고, 슈하트는 자연생태를 중시하죠. 슈하트와 요가는 본질적인 사상이 같아요. 내 몸을 자연과 동일시하고 정결하고 순수한 음식으로 몸을 정화하며 깨어 있음을 갈구하는 겁니다." - page 44


그리고 학교 이념이나 생활 태도가 맞지 않으면 '자아성찰의 방'이란 곳에 며칠 가두고는 벌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학교 이념에 따라서 명상방들을 만들고 마지막 방에는 거울을 사면에 두어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했어요. 거울로 자신을 장시간 들여다보게 해서 내면의 순수를 이끌어내요. 자아를 성찰하며 반성하게 한다구요." - page 79


학교에 감금과 벌이 이루어지는 방이 있다니...

그리고 그곳을 조사하고자 하지만 자꾸만 감추려는 교장 선생님.

학교에선 끊임없이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상과 구보는 몰래 탐문을 벌이다 상의 행방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다시 만나게 된 상.

그런데 그는 정신을 잃고 오른손에 단도를 쥐고 있었습니다.

그 옆엔 금색 레이스가 겹겹이 달린 흰 드레스를 입은 한 여성의 가슴팍에 빨갛게 물든 피가 보이게 됩니다.


"구보......, 이제야 기억이 나네. 이 방에서 거울로 보이는 남자가 한영미를 죽였어. 칼을 들고 단번에 심장을 찔렀어." - page 183


"구보, 이제야 기억났어."

"말해봐, 그자가 누구야?"

"나야."

"뭐라고?"

기억 속 거울의 남자는 자신이었다! - page 184


아무리 상이 망상과 환청에 시달린다 하더라도 살인이라니...

도대체 상에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리고 이 슈하트 학교가 감추고자 한 진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이들의 활약이 손에 땀을 쥘만큼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거울방'은 마치 이상의 시 <거울>과도 닮아있었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

그 시선의 주인 역시도 '자신'이라는 점이 소름 끼치도록 무서웠습니다.

분리된 자아를 마주하게 된다는 거...


인상적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구보, 나 또한 고립된 후 망상에 갇혀서 무너졌던 걸 자네가 끄집어내 주었지. 그만큼 인간은 환경이나 교육에 영향을 받네. 교동도의 폐쇄된 환경 속에서 잘못된 사상을 주입받고 살면서 억눌리다 보니 공포와 불안감에 무력해진 게야. 인간의 존엄성을 강제로 빼앗기고 체제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포로수용소를 생각해봐." - page 301


나치가 그러했고...

일제강점기 시 일본이 그러했기에 참으로 씁쓸히 가슴에 새겨진 이야기였습니다.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 <암살>이, <군함도>가 떠오르곤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이, 그 속에 담긴 우리의 이야기가 닮아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도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분명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진한 울림으로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큰 사건이 지나고...

구보는 상의 커피 마시는 얼굴을 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됩니다.

홈즈와 왓슨과 같은 이 콤비의 활약...

그동안 이들의 활약을 볼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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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를 써야 작가가 되지
정명섭 지음 / 깊은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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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눈길이 가는 작가입니다.

'정명섭' 작가!


그의 이력이 대단하였습니다.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전업 작가가 된 그.

신춘문예나 계간지를 통해 데뷔하지 않고, 게다가 국어국문학과나 문창과를 나오지 않았으며 투고를 통해 데뷔해 15년 동안 100편의 책을 낸 그.

너무나 대단한 그가 자신의 노하우를 담아 최초의 자전적 작법 에세이를 출간하였습니다.


정명섭 작가가 '작가의 길', '작가의 자세'를 이야기해줍니다.


계약서를 써야 작가가 되지

 


현재, 대한민국 출판계에는 아주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매년 출판계가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을 겪으면서 어려워지고 있는 사이, 작가 지망생은 계속,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서점을 가더라도 '글쓰기'와 관련된 책, '작가'가 되는 책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 책들 속에서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아니, 작가가 되는 법을 알려준다면서 왜 계약서 보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 거야?" - page 12


글 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출판사와 만나 계약서를 쓰는 것을 알려주는 책은 찾기 어려웠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펜을 들었습니다.


"계약서를 주제로 써 볼까?" - page 12


우선 투고 원고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글을 써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문장 이외의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출판사와 친구가 되는 방법, 불치병-설정 병, 본전 병, 자랑 병-에 걸리지 않도록 꾸준히 글 쓰는 태도, 자료조사, 계약서를 작성하기까지의 과정과 검토하는 방법에 대해 솔직 대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작법서가 아니라고 누누이 말했기 때문에 글을 잘 쓰는 법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지만...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내가 '문장'이 지문과 같다고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글쓰기에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인격과 사고방식, 사상과 신념은 물론,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영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따라서 성인이 된 후 몇 년간 교육을 받더라도 바뀔 수 없다. 따라서 문장을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은 출발점이 다르고, 결승점도 다를 수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다. - page 47 ~ 48


그는 희망고문은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문장을 못 쓰면 작가가 되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는 반증도 바로 나다.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빈말로라도 문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들은 적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대신 캐릭터 구성과 줄거리의 반전, 창작해낸 사건을 실제 역사에 교묘하게 끼워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작가가 되기 위한 또 하나의 필수 요소인 '문장 이외의 것'에서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선천적인 요소가 아니라 '훈련'과 '반복'으로 갖출 수 있다. - page 48


계약서를 쓰기까지의 단계.

서명하기까지 어느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출판사는 날개 달린 천사가 아닌 이상 최대한 손해를 안 보는 방향으로 계약서를 만들고 그 무엇보다 어느 누구도 서명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

그렇기에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함을 조언해 주었습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기에 서로 '존중'하는 태도를 지녀야 함을, 이는 출판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도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였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중요하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말하지 않았던, 어쩌면 민감할 수도 있었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준 정명섭 작가.

굳이 작가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재미있게, 그리고 조언을 얻을 수 있을 에세이였습니다.


참고로 유튜브 <쏠쏠라이프TV>에서 정명섭 작가의 "작가가 되는 길" 강의를 무료로 볼 수 있다고 하니 한번 찾아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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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얼굴은 바뀌고 있다 - 세계적인 법정신의학자가 밝혀낸 악의 근원
라인하르트 할러 지음, 신혜원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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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있으면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를 하게 됩니다.

12년 전 등교하던 8살 어린이를 납치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그.

하지만 그는 사건 당시 음주 상태였다는 심신미약이 참작돼 저지른 범죄보다 훨씬 적은 형량을 받았다는 점은 뭐라고 해야 할지...


정말 인간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요즘 범죄의 형태는 날로 잔혹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범죄의 잔혹함과는 달리 범인이 치르는 댓가는 미약하기만 하고...

특히나 요즘 범인들이 왜 이리도 심신미약, 정신질환 환자들이 많은지...


범죄자들의 심리가 궁금하였습니다.

도대체 왜!


인간을 지배하는 악의 다양한 얼굴!

악은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 안에도 숨어 있다!


악의 얼굴은 바뀌고 있다

 


'악'이란 무엇인가...

악의 개념을 쉽게 정의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악이라는 표현을 살펴보면 증오, 복수심, 시기, 질투, 간계, 악의, 음험함, 교활 등과 같은 특성들이 '사악함'이라는 큰 건물 안에 들어 있고, 이런 특성들이 파괴, 질병, 파국, 황폐 그리고 범죄와 관련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즉, 악이란 부정적인 것, 나쁜 것, 파괴적인 것을 총괄한 개념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악의 뿌리는...?

 


모든 인간이 지니고 있었습니다.

악한 생각과 사고를 지니고 있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자기 안에 있는 공격적인 충동과 욕구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행동'이라는 것.

생각, 사고 그리고 계획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겼는지, 경계선이 내부에서 외부로 넘어가 실현을 위한, 악한 행동을 위한 걸음을 내디뎠는 지로 '범죄자'가 되느냐 마느냐였습니다.


평범한 사람도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성폭행범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는 저자 라인하르트 할러 박사는 살인 범죄자들을 분석하여 악의 근원을 찾는 과정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병적인 기질과 힘겨운 생활 환경의 영향 속에, 악몽이 된 어린 시절의 경험과 사회적인 비극 속에, 나쁜 본보기와 잘못된 친구로 인한 정신적 각인 속에, 과열된 감정과 범죄 집단의 강압 속에, 전체주의적인 체계의 지배권과 나치들의 자기우월주의 속에, 알코올 중독과 마약으로 인한 혼돈 속에, 무엇보다도 상처받은 경험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범죄 사건과 범죄자를 통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요즘 '아동 학대' 사건들이 종종 보도되곤 하는데 그 범인은 '엄마'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자신의 자식에게 어째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전통적인 영아 살해, 즉 출산 직후의 살인은 대부분 미성숙한 범인이 갑작스러운 출산 때문에 놀라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을 의식에서 떨쳐버리기 위한 행동인 반면, 어떤 산모들은 나름대로 좋은 의도에서 그런 행동을 하기도 한다. 소위 '사랑의 살인'을 통해 그들은 희망이 없다고 여긴 세상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고, 비극적 운명으로부터 아기를 지키며 더 좋은 저 세상으로 보내려고 하는 것이다.

...

아이를 살해한 부모가 스스로도 목숨을 끊었을 때 우리는 '확대된 자살'이라는 말이 아닌 더욱 정확한 표현으로 '확대된 살인'이라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 당사자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복이 아닌 복수에 대한 자신의 욕구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은 우울증에 걸린 산모들이 자기 아이들을 살해하는 행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런 산모들은 우울함을 체험한 상태에서 자신의 사랑스러운 존재, 즉 아이를 나쁜 세상으로부터 보호하고 더 좋은 저 세상으로 데려가려고 한다. 이러한 확대된 자살의 형태는 현대 정신의학과 심리 치료 덕분에 감소하였다. 반면에 확대된 살인은 이혼의 시대라고 불리는 최근에 두려움이 생길 정도로 증가하였다. 악은 늘 자신의 얼굴을 바꾸고, 병적인 동기로부터 새로이 태어난다. - page 271 ~ 272


'사랑'이란 명목하에 '사랑의 살인'이라니...

 참으로 무서운 말이었습니다.


악은 약해지지 않은 강도로, 다양한 잔인함으로, 결코 끝나지 않을 것처럼 반복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다양한 얼굴로 나타나는 악...

그렇다면 우리가 악에 대항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일까...?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말로 책은 마지막을 장식하였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가능한 기적이며, 악은 언제나 존재하는 사실이다."


마냥 '악'이라 하면 외면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체를 보고 나니 불편하지만 인지하고 있어야 할 진실들이 보였습니다.


아마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가 영국의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한 말과 같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이 보이는 최악의 모습에도 아주 많은 선이 숨겨져 있고

최상의 모습에도 아주 많은 악이 숨겨져 있다.

그러므로 아무도 판단을 내리거나 판결을 내릴 자격이 없다."


선과 악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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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드 수잔
줄리아 히벌린 지음, 유소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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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지친 요즘.

뭔가 신선한 자극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찾아 읽게 된 '스릴러 소설'.


"다시는 너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네가 입을 열면, 리디아도 수잔으로 만들 수밖에."


벌써부터 소름이 돋기 시작하였는데...

과연 이 연쇄살인범의 정체는...?!


블랙 아이드 수잔


카트라이트 집의 소녀, 오래전 10번 고속도로 젠킨스네 근처 공터에서 목 졸린 여대생과 한 무더기 사람 뼈와 함께 버러져 있던 그 소녀.

타블로이드 신문 일면에 대문짝만 하게 실렸던 스타이자 캠프파이어 때 등장하는 공포 괴담의 주인공.

나는 블랙 아이드 수잔 네 명 중 운이 좋았던 단 한 명, '테사 카트라이트'.


16세 테사 카트라이트는 주위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자들의 유골이 흩어져 있는 곳에 산 채로 묻힌 채 발견됩니다.

피해자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

하지만 그녀는 실종된 15시간 동안의 기억을 전혀 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 사건이 '블랙 아이드 수잔'으로 불리게 된 이유.

테사가 발견된 공동묘지에 마치 카펫처럼 블랙 아이드 수잔 꽃들이 피어져 있었기에 희생자들에게 '블랙 아이드 수잔'이라 불리게 된 것이었습니다.

유일한 생존자였기에 테사는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증언을 하였고 이로 인해 범인을 잡게 되었지만...


"당신이 여기 앉아 계시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테사. 제게 말씀하지 않으시는 이유, 전 그 이유를 정말로 알아야 합니다. 그 대답에 따라 당신이 아직도 테렐 다시 굿윈을 범인이라고 믿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에요."

바로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를 생각하느라 간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가 증인석에서... 테렐을 해쳤다는 기분이 들어요." 천천히 나 자신에게 말했다.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조종당했다고요. 오랜 세월 동안. 결국 그를 범인으로 입증하는 결정적인 물리적 증거가 없다는 사실을 앤젤라 때문에 확신하게 됐어요. 그리고 창문 밑에 심어진 블랙 아이드 수잔도 보셨지요." 아직도 누군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 - page 53 ~ 54


18년 전 자신의 증언 때문에 무고한 사람이 텍사스 사형수 감옥에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테사.

그런 그녀의 집 창밖에 블랙 아이드 수잔이 피어난 것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게 됩니다.


그런데 그가 아니라면, 과연 누구일까? - page 63


다시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자신으로 인해 무고한 이가 감옥에 갇혀 있고 사형 집행일은 점점 다가오는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기에 유명한 법과학자와 사형수 전문 변호사와 함께 진실을 찾으러 뛰어들게 됩니다.


마침내 괴물은 얼굴에서 진흙을 닦아냈다.

내 괴물. 블랙 아이드 수잔 살인범.

깔끔하게 면도한 얼굴. 미소 짓는 표정.

수잔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 사람이야, 이 사람이야, 이 사람이야!

그의 팔이 내 어깨를 감싸는 것이 느껴졌다. 정장 코트에서 향수 냄새가 났다.

느릿하고 믿음직스러운 말투가 들렸다.

네게 세 가지 소원이 있다면, 뭘까? - page 409


피해자를 사건명으로 불리는 것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불릴 때마다 자신을 보는 것이 아닌 사건의 '희생자'로만 생각하게 되는 것이 또 하나의 '주홍글씨'마냥 느껴지기에 계속해서 고통을 전하는 것에 안타까웠습니다.


사건의 진실보다 누군가의 희생을 원했던 그들.

우리 역시도 이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범인'이라 정한 사람을 몰고 가는 수사 방식...

그래도 진실이 밝혀졌기에 무고한 또 한 명의 희생자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보다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달려갔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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