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얼굴은 바뀌고 있다 - 세계적인 법정신의학자가 밝혀낸 악의 근원
라인하르트 할러 지음, 신혜원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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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있으면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를 하게 됩니다.

12년 전 등교하던 8살 어린이를 납치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그.

하지만 그는 사건 당시 음주 상태였다는 심신미약이 참작돼 저지른 범죄보다 훨씬 적은 형량을 받았다는 점은 뭐라고 해야 할지...


정말 인간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요즘 범죄의 형태는 날로 잔혹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범죄의 잔혹함과는 달리 범인이 치르는 댓가는 미약하기만 하고...

특히나 요즘 범인들이 왜 이리도 심신미약, 정신질환 환자들이 많은지...


범죄자들의 심리가 궁금하였습니다.

도대체 왜!


인간을 지배하는 악의 다양한 얼굴!

악은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 안에도 숨어 있다!


악의 얼굴은 바뀌고 있다

 


'악'이란 무엇인가...

악의 개념을 쉽게 정의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악이라는 표현을 살펴보면 증오, 복수심, 시기, 질투, 간계, 악의, 음험함, 교활 등과 같은 특성들이 '사악함'이라는 큰 건물 안에 들어 있고, 이런 특성들이 파괴, 질병, 파국, 황폐 그리고 범죄와 관련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즉, 악이란 부정적인 것, 나쁜 것, 파괴적인 것을 총괄한 개념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악의 뿌리는...?

 


모든 인간이 지니고 있었습니다.

악한 생각과 사고를 지니고 있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자기 안에 있는 공격적인 충동과 욕구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행동'이라는 것.

생각, 사고 그리고 계획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겼는지, 경계선이 내부에서 외부로 넘어가 실현을 위한, 악한 행동을 위한 걸음을 내디뎠는 지로 '범죄자'가 되느냐 마느냐였습니다.


평범한 사람도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성폭행범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는 저자 라인하르트 할러 박사는 살인 범죄자들을 분석하여 악의 근원을 찾는 과정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병적인 기질과 힘겨운 생활 환경의 영향 속에, 악몽이 된 어린 시절의 경험과 사회적인 비극 속에, 나쁜 본보기와 잘못된 친구로 인한 정신적 각인 속에, 과열된 감정과 범죄 집단의 강압 속에, 전체주의적인 체계의 지배권과 나치들의 자기우월주의 속에, 알코올 중독과 마약으로 인한 혼돈 속에, 무엇보다도 상처받은 경험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범죄 사건과 범죄자를 통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요즘 '아동 학대' 사건들이 종종 보도되곤 하는데 그 범인은 '엄마'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자신의 자식에게 어째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전통적인 영아 살해, 즉 출산 직후의 살인은 대부분 미성숙한 범인이 갑작스러운 출산 때문에 놀라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을 의식에서 떨쳐버리기 위한 행동인 반면, 어떤 산모들은 나름대로 좋은 의도에서 그런 행동을 하기도 한다. 소위 '사랑의 살인'을 통해 그들은 희망이 없다고 여긴 세상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고, 비극적 운명으로부터 아기를 지키며 더 좋은 저 세상으로 보내려고 하는 것이다.

...

아이를 살해한 부모가 스스로도 목숨을 끊었을 때 우리는 '확대된 자살'이라는 말이 아닌 더욱 정확한 표현으로 '확대된 살인'이라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 당사자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복이 아닌 복수에 대한 자신의 욕구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은 우울증에 걸린 산모들이 자기 아이들을 살해하는 행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런 산모들은 우울함을 체험한 상태에서 자신의 사랑스러운 존재, 즉 아이를 나쁜 세상으로부터 보호하고 더 좋은 저 세상으로 데려가려고 한다. 이러한 확대된 자살의 형태는 현대 정신의학과 심리 치료 덕분에 감소하였다. 반면에 확대된 살인은 이혼의 시대라고 불리는 최근에 두려움이 생길 정도로 증가하였다. 악은 늘 자신의 얼굴을 바꾸고, 병적인 동기로부터 새로이 태어난다. - page 271 ~ 272


'사랑'이란 명목하에 '사랑의 살인'이라니...

 참으로 무서운 말이었습니다.


악은 약해지지 않은 강도로, 다양한 잔인함으로, 결코 끝나지 않을 것처럼 반복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다양한 얼굴로 나타나는 악...

그렇다면 우리가 악에 대항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일까...?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말로 책은 마지막을 장식하였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가능한 기적이며, 악은 언제나 존재하는 사실이다."


마냥 '악'이라 하면 외면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체를 보고 나니 불편하지만 인지하고 있어야 할 진실들이 보였습니다.


아마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가 영국의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한 말과 같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이 보이는 최악의 모습에도 아주 많은 선이 숨겨져 있고

최상의 모습에도 아주 많은 악이 숨겨져 있다.

그러므로 아무도 판단을 내리거나 판결을 내릴 자격이 없다."


선과 악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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