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를 써야 작가가 되지
정명섭 지음 / 깊은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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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눈길이 가는 작가입니다.

'정명섭' 작가!


그의 이력이 대단하였습니다.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전업 작가가 된 그.

신춘문예나 계간지를 통해 데뷔하지 않고, 게다가 국어국문학과나 문창과를 나오지 않았으며 투고를 통해 데뷔해 15년 동안 100편의 책을 낸 그.

너무나 대단한 그가 자신의 노하우를 담아 최초의 자전적 작법 에세이를 출간하였습니다.


정명섭 작가가 '작가의 길', '작가의 자세'를 이야기해줍니다.


계약서를 써야 작가가 되지

 


현재, 대한민국 출판계에는 아주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매년 출판계가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을 겪으면서 어려워지고 있는 사이, 작가 지망생은 계속,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서점을 가더라도 '글쓰기'와 관련된 책, '작가'가 되는 책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 책들 속에서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아니, 작가가 되는 법을 알려준다면서 왜 계약서 보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 거야?" - page 12


글 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출판사와 만나 계약서를 쓰는 것을 알려주는 책은 찾기 어려웠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펜을 들었습니다.


"계약서를 주제로 써 볼까?" - page 12


우선 투고 원고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글을 써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문장 이외의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출판사와 친구가 되는 방법, 불치병-설정 병, 본전 병, 자랑 병-에 걸리지 않도록 꾸준히 글 쓰는 태도, 자료조사, 계약서를 작성하기까지의 과정과 검토하는 방법에 대해 솔직 대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작법서가 아니라고 누누이 말했기 때문에 글을 잘 쓰는 법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지만...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내가 '문장'이 지문과 같다고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글쓰기에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인격과 사고방식, 사상과 신념은 물론,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영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따라서 성인이 된 후 몇 년간 교육을 받더라도 바뀔 수 없다. 따라서 문장을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은 출발점이 다르고, 결승점도 다를 수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다. - page 47 ~ 48


그는 희망고문은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문장을 못 쓰면 작가가 되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는 반증도 바로 나다.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빈말로라도 문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들은 적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대신 캐릭터 구성과 줄거리의 반전, 창작해낸 사건을 실제 역사에 교묘하게 끼워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작가가 되기 위한 또 하나의 필수 요소인 '문장 이외의 것'에서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선천적인 요소가 아니라 '훈련'과 '반복'으로 갖출 수 있다. - page 48


계약서를 쓰기까지의 단계.

서명하기까지 어느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출판사는 날개 달린 천사가 아닌 이상 최대한 손해를 안 보는 방향으로 계약서를 만들고 그 무엇보다 어느 누구도 서명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

그렇기에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함을 조언해 주었습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기에 서로 '존중'하는 태도를 지녀야 함을, 이는 출판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도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였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중요하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말하지 않았던, 어쩌면 민감할 수도 있었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준 정명섭 작가.

굳이 작가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재미있게, 그리고 조언을 얻을 수 있을 에세이였습니다.


참고로 유튜브 <쏠쏠라이프TV>에서 정명섭 작가의 "작가가 되는 길" 강의를 무료로 볼 수 있다고 하니 한번 찾아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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