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니아의 소중한 것과 오래도록 함께하는 생활
가도쿠라 타니아 지음, 김정연 옮김 / 테이크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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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난 뒤 집안 꾸미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비록 내 집 장만은 못하였지만 남편과 아기와의 공간을 꾸미는 것은 제 몫인 것처럼 도배나 가구 등을 직접 발품을 팔거나 인터넷의 정보바다에 빠져서 헤엄치기도 하였습니다.

이 책의 뒷표지를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습니다.

집이란 궁극적인 '물건'이 아닐까요?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고, 요리하고. 집도 사용하는 것에 따라, 생활하는 것에 따라, 조금씩 자신의 것이 되어간다는 것을 느낍니다.

'집'이라는 공간!

어디를 가더라도 결국은 내 집이 편하다고 하듯이 나만의 공간인 '집'

그 공간에 대해 누구에게나 애착이 있을 것입니다.

책을 읽어보면 작가가 좋아하는 물건에 대해 짧은 글들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저도 집을 꾸밀 때 거실 공간에는 제가 그린 '그림'으로 장식을 하였습니다.

그림이 주는 의미 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이미지도 하나의 인테리어가 되고 때론 위안도 되는 듯하여 장식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 역시도 '양귀비 그림'을 장식했다고 하는데 이 그림에는 시누이와 저자의 사연이 담겨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게 그 공간을 꾸며주었습니다.

핸드백을 지갑으로 하였다는 부분에서는 크게 공감하였습니다.

여자들의 지갑이라는 것은 최소한으로 넣는다고 해도 지갑이 미어터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지갑을 수시로 열고 닫기 때문에 금방 헤지기가 쉬운데 저자의 말처럼 핸드백을 지갑으로 사용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많은 이들이 얘기할 것입니다.

화장실은 그 집안의 얼굴이 된다는 것을......

어떻게 꾸며도 크게 티가 나지 않는 공간이 화장실이고 은근히 수납해야 할 것도 많은 곳이 화장실입니다.

저자는 '화장실'에 대한 팁을 많이 주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불편했던 점을 바꾼다면 -예를 든다면, 수건의 색깔이 굳이 흰 색일 필요도 없고 많이 사용하기에 색이 바래질 수 있기에 짙은 색의 수건을 활용하면 보다 깔끔하게 보인다는 것- 화장실이라는 공간도 멋진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보다 많은 내용으로 많은 생활의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도 의미가 있는 물건들, 또한 생활하면서 불편함을 느꼈던 부분들에 대해 생각의 전환 등을 통해서 나만의 공간을 다시 재정비 해 보고자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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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和! 일본 - 응집하는 일본인의 의식구조 해부
성호철 지음 / 나남출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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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관련된 서적은 많습니다.

저 역시도 간간히 읽어보았지만 대략적으로만 이해를 하고 있었고 읽은 책들 역시도 저자들의 감정이 조금은 베어있었기에 객관적으로 일본을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 『와! 일본』이라는 책을 통해서는 일본인에 대해 조금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 역시도 서문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 책을 쓰면서 한국인의 시각에서 일본, 일본인을 무작정 펌하하는 오류를 피하려 노력했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역사적 감정으로 인해 일본에 대한 감정을 배제할 수 없었을텐데 참고문헌이나 신문자료, 방송매체(드라마) 등을 통해서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습니다.

일본이라함은 '와'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바다로부터 고립된 섬나라이기에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서 '와의 세계'에서 배제된 삶을 그렸다고 합니다.

"다섯 명은 모두 대도시 교외의 '중상류'가정에서 자랐다. 부모는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로, 아버지는 전문직이거나 대기업 사원이었다. 자식 교육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계층이었다. 가정 또한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평온하고 이혼한 부모도 없었으며 어머니는 거의 집에 있었다. 학교는 대학 진학률이 높은 명문고에 성적 수준도 꽤 높았다. 생활환경으로 볼 때 그들 다섯은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았다"(p. 13)

배제는 죽음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을 불러왔다.

이 소설은 고등학교 친구 그룹에서의 배제 경험을 극복하지 못한 채 독신으로 사는 30대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가 '배제된 원인'을 찾아 4명의 친구들(실제론 한 명이 사망해 3명의 친구를 만난다) 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면 '와의 세계'는 이상적일 수 있습니다.

좀더 그들간의 유대감을 형성하여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그것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단점들 - 혁신을 막아 조직의 노쇠화를 불러 일으킴, 외부 배척과 갈라파고스의 함정 등- 이 있기에 이를 보다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책을 읽다보면 왜 일본인이 한국을 미워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양심적 일본 지식인조차도 "수백만 명이 희생된 한국전쟁을 겪은 한국인에게 왜 공산주의에 대한 적개심보다 더 오래된 과거인 식민지를 떠올리는 반일이 더 큰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양국의 엇갈린 인식의 골은 이만큼 크다. -page 248-249

라고 서술하고 그에 대한 조사자료를 근거로 이야기를 서술하였습니다.

패전세대는 의도적으로 한국을 '밖의 3세계'에 놓았으며 '안의 세계' 일원인 재일한국인에겐 말을 걸지 않는 무시라는 이지메를 행했다. 그사이 일본의 험한은 점차 수그러들었다. 한국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기보다는 무시하다보니 존재 자레가 점차 희미해졌고, 싫고 좋고의 문제를 떠나 무관심에 다다른 것이다. -page 252

무관심이야말로 더 무서운 말인 것임을 깨닫게 하였습니다.

가깝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일본.

아무래도 그것은 그 나라의 환경적, 문화적 차이로 인해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부족하기에 일어나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에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신숙주의 유언은 전후 70년 만에 등장한 '밖의 2세계'에 동요하는 일본 '와의 세계'와 애국론자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기도 하다.

한국과의 '화'를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page 352

아직은 해결되지 않은 일본과의 문제들이 신속하게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책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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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보스 Girlboss - 훔친 책을 팔던 소녀, 5년 만에 1000억대 CEO가 되다
소피아 아모루소 지음, 노지양 옮김 / 이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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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꼈습니다.

책 표지에는 당당한 젊은 여성이 존재하고 그 위로는 '걸보스(GIRL BOSS)'라고 하니 더더욱 그녀에게 눈길이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요즘 많이들 쓴다는 '해시태그(#)'이 보이는 것으로도 알 것 같았습니다.

매우 핫하다는 것과 인터넷 상에서 유명하다는 것!

말 그대로 그녀는 온라인 패션 쇼핑몰에서 가장 섹시하면서도 영향력 있는 CEO였습니다.

'소피아 아모루소'

그녀는 어렸을 적부터 남달랐습니다.

4학년 때는 주의력 결핍증과 투렛 증후군의 후보에 오르고 4차원적인 유머감각을 지닌 그녀는 어머니도 이해하지 못할 패션을 유지하곤 하였습니다.

그 이름하여 '빈티지'

그녀의 어머니도 "돈 아깝다"는 소리로 한탕할만큼 중고 옷을 사 모으고 그것들을 다시 팔기 시작한 그녀!

처음에는 많은 이윤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것이 이윤인 줄도 모르고 팔 만큼 그렇게 CEO같은 자질을 보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점차 '이베이'라는 곳에서의 파벌과 텃세로 인해 그녀는 염증을 느껴 오프라인 매장을 설립하였고 지금까지도 그때의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는 일을 하면서도 절대로 부자가 되고야 말겠다고 결심한 적은 없다고 합니다.

내스티 갤이 이렇게까지 성공할 수 있었던 부분적인 이유는 나의 목표가 결코 돈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믿었고 다행히 다른 사람들도 믿어주었다. 나는 결과만큼이나 과정에 신경을 썼다. 대충 넘어가도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page125

이 말이 참으로 와 닿았습니다.

요즘 살기가 빠듯하다고만 생각해 돈을 목표로 쫓아갔던 나의 모습.

그래서 일을 하면서도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하루하루가 다람쥐 쳇바퀴처럼만 돌아간다고 한탄했던 내 모습이 왠지 초라해보였습니다.

또한 이 말도 와 닿았습니다.

나는 운이라는 개념을 참 싫어한다. 특히 사람들이 나에게 그 단어를 적용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싫다. 그래, 확실히 수백수천 개의 사업이 망한다. 내 사업은 성공했다. 이 모든 게 그저 나에게 "운이 따라서"였을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운이란 말이 특히 싫은 건, 본인에겐 책임이 없다는 식의 뉘앙스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운은 당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성공으로 가는 계단에 올라섰다는 뜻을 은연중에 암시한다. 마치 길가에 떨어진 개똥을 밟은 것처럼 말이다. -page 145

잘 된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은 능력보다 운이 좋았을꺼야."

라고 단정해버렸습니다.

그의 노력의 땀방울은 가려지고 결과만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운'에 대해서 일침을 가해주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녀의 모습이 간간히 보이고 우리시대의 #걸보스들이 소개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시대의 걸보스들을 보면서 한결같이 공통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남들과 같지 않음, 그것은 그녀들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그에 대한 땀방울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또한, 책의 중간중간에는 그녀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책장을 덮으면서 그동안 나는 왜 환경 탓으로 나의 책임을 방관하였는지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였습니다.

그리고 남들과 다르다면 그것이 마치 틀린 것처럼 여겼던 사고방식, 나만의 꿈 없이 살아간 지난 날들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반성을 하고 앞으로라도 그녀의 마지막 책장에서 했던 말처럼 나 자신에게 모든 것을 걸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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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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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라는 소설책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제가 중학교 때 였습니다.

그때는 청소년 권장소설이라는 명분아래 독후감을 위해서 읽었기에 사실 소설의 감동은 뒷전이었고 오로지 독후감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세월이 어느덧 10년 이상 넘었습니다.

이번에 다시 재출간된 『앵무새 죽이기』!

제목이 친숙하고 예전에 읽었다는 자부심으로 소설의 내용을 유추하려고 하였지만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역시 진정 읽고자하는 마음이 없어서 그렇구나...'

라는 깨달음을 가지고 다시금 읽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이 책을 어렸을 적에 알고 있었기에 유명한 소설임은 알고 있었지만 서양에서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문학작품이라는 말에 책장을 덮었을 땐 격한 공감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다들 읽어봤기에 알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낀 바로 이야기하자면 우리의 주인공은 어린 여자 백인인 '스카웃'의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스카웃 아버지 '애티커 핀치' 변호사가 억울한 강간범으로 몰려 사형위기에 직면한 흑인 톰 로빈슨을 위해 변호하는 과정부터 이야기의 전개가 이어지게 됩니다.

이 사건으로부터 우리는 책의 제목인 『앵무새 죽이기』를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이 책은 '앵무새'가 아닌 '지빠귀'였을 것입니다.

mockingbird는 실제로는 지빠귀종류의 새인데 다른 새의 울음소리를 곧잘 흉내 낸다 하여 <흉내쟁이지빠귀>라고 하는데 독자들을 위해서 '앵무새'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책 속 애티커스가 아들 젬에게 새총 같은 것을 선물로 주면서 사냥은 하되 앵무새는 잡지 말라고 합니다.

이 새는 우리에게 해는 주지 않고 오히려 노래를 불러주는 이로운 새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앵무새'는 결국 '톰 로빈슨'을 의미할 것입니다.

실제로 인종차별이라는 이유로 그에게 사형을 선포하고 그런 그를 탈출시키고자 했지만 결국은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이하는 그의 모습에서 변호사인 '애티커 핀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주인공인 '스카웃'과 오빠 '젬' 또한 이웰의 복수에 노출되어 위험에 처하게 되었지만 오히려 그들을 헤치려다가 목숨을 잃은 이웰......

오빠가 다치는 일 등 자꾸만 일어나는 사건들 속에서 그동안 미스터리처럼 집에만 있던 부 래들리씨의 등장으로 이 소설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더 있었다면 크게 공감을 하고 더 많은 것을 깨닫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직도 존재하는 인종차별,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간간히 나타나는 '갑질'현상, 약자에 대한 강자들의 무분별한 행동 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우리가 대처해야 할 방안에 대해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책이 요즘 다시금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것은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변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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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2년만 살고 싶었습니다
손명주 지음 / 큰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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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책들은 제주에서의 '여행'과 관련된 것이었기에 낭만만이 가득하였습니다.

또한 유명 연예인들이 제주에서의 행복한 삶에 대해서만 비추어지고 있어서 왠지 서울에만 살고 있는 저에게도 '제주'라는 이미지는 외국같은 우리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서두에서 작가는 말을 합니다.

이 책은 제주 게스트하우스 창업기도, 제주 정착기도 아니며 친절한 여행 안내서는 더더욱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제주로망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지만, 환상제주를 설파하느라 위선과 가식을 떨고 싶지는 않다. 자연의 품이라고 해서 안 먹어도 배부를 리 없고, 못 벌어도 쪼들리지 않을 리 없다. 그리고 가장의 경제적 무능력이 합리화될 수는 더더욱 없는 것이다. -page 7

그래서 더욱 호기심이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고 자란 곳이 시골이었던 저자는 그 생활이 지긋지긋하여 도시로 향했지만 현대인의 축 쳐진 어깨와 함께 일하는 로봇으로만 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에서 다시금 찾은 곳이 제주였기에 공감이 갈 것 같았습니다.


책의 저자 부인은 저와 같은 마인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천상 도시녀, 제주에선 절대로 살고 싶어 하지 않는 부인!

고심 끝에 내놓은 타협안은 제주에서 2년만 살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제주에서 2년만 살고 싶었습니다』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주에서의 생활 시작은 처음부터 순조롭지는 않았습니다.

집값도 많이 올라 오죽하면 '개념 없고 정신 나간 육지것'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로망이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저자는 정남향의 농가주택을 구하였고 점차 게스트하우스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일치고 작은 상처 하나 없기도 불가능한 것 같다. 무언가의 결핍이 가져다주는 분노, 공포, 시기, 질투, 원망 등에 대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한다 해도 그건 인간에 대한 일차원적인 이해에 불과할 뿐이었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복잡한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만큼 아직 성숙하지 못한 나는 사소한 일에도 쉽게 상처받았다. -page 87

이 문장을 읽으면서 그건 모든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흘러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지 2년 째가 되었을 때 우울증과 염증으로 휴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참에 저자도 부인이 다시 도시로 가자고 하면 갈 태세까지 보였는데 부인은 2년 새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있잖아. 내가 살던 곳이 맞을까 싶게 도시가 어색하더라. 사람들은 바쁘게 갈 길을 가고, 나만 혼자 나무에 몽우리가 올라오는지 하늘에 해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면서 느릿느릿 가고 있더라. 버스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는데 빌딩만 있는 게 어색하고, 눈이 미친 것도 아닌데 빌딩 사이로 매일 보던 당근밭이나 삼나무 숲이 겹쳐 보이는 거야. 그러다 문득 겁이 났어. 도시가 내가 돌아올 곳이 아니게 되면 어쩌지? 도시가 낯설어지면 나는 어디에 마음을 둬야 해?" -page 259-260


이렇게 이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제주에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안정을 찾은 이유로 그들은 제주에서의 삶을 지속하였습니다.


저 역시도 부인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평범하게 도시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이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이것이 점차 커지게 된다면 저도 이 저자처럼 할 수 있을지 제 자신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제주생활에 작은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책장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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