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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례식 - 스웨덴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88
울프 닐슨 지음, 임정희 옮김, 에바 에릭손 그림 / 시공주니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세살, 다섯살인 아이들이 장례식을 알까?
삼년전에 친정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그 때 큰 아이가 16개월 정도였을까? 아이를 워낙 이뻐하셨었는데, 임신중이라는 이유로, 할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집에서 제를 지내는데 우리 아이가 할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닦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할아버지라는 것을 알아서였는지는 의문이지만, 절을 하는 데도 다소곳이 잘했다.
한 두달 정도 전에 아이들 친증조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할아버지의 장례식장을 찾은 두 아이들, 그리고 장례식장에서의 풍경은 낯설기만했고, 성스러움은 없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할아버지는 화장을 하고, 절에 모셨는데, 아이들은 할아버지 보내드리는 것도 제대로 볼 수 없을만큼 힘든 이동을 해 잠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은 장례식을 어떻게 받아들였을런지 모르겠다.
두 아이들에겐 어쩌면 낯설고 어려울 장례식..
아이들은 무료함을 달래려고 죽은 벌의 장례식을 해 준다. 그리고, 장례회사를 치루고 장례식 비용까지 받으며 장례식을 치뤄준다. 무덤을 만들고, 추모시를 짓고, 울어주고...
처음엔 무료함을 달래고자 시작했던 장례식을 통해 아이들은 죽음의 의미를 깨달아간다. 죽은 동물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삶과 죽음의 의미 그리고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아이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장례식을 놀이로 시작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렇지만, 무덤을 만들어 주고, 시를 지어주고, 울어주면서 죽음의 의미를 아이들 스스로 깨달아 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죽음은 두려운 대상이 아니며 삶의 일부라는 것을 장례식을 통해 배우고, 점점 죽음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아이들..
그들이 놀이를 통해 배운 것은 생명의 소중함이었던 것 같다.
장례식이 아이들의 놀이에서 경건한 의식이 되고 난 후 아이들은 다른 놀이를 찾았다.
장례식장엘 가보면 제각기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럼에도 공통된 한가지는 죽음 또한 삶과 마찬가지로 성스럽고 경건하다는 것이 아닐까?
새 생명이 태어나 듯 생을 마감하는 이를 기억하고, 마감하는 생을 함께 보내주는 일...
시작보다 더 힘든 것이 어쩌면 끝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