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같은 외출 미래의 고전 59
양인자 지음 / 푸른책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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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 출판사에서 출간된 양인자 작가의 <가출 같은 외출>은 초등 고학년 이상 함께 보면 좋을 단편동화집이다.

<가출 같은 외출>에는 '진짜는 나쁘지 않았다', '쑥:', '그날, 우리는', '가출 같은 외출', '망월동 삼거리', '날 좀 내버려 둬'의 단편을 만날 수 있다.

<가출 같은 외출>을 통해 만난 단편들에는 요즘 우리 사회의 문제들도, 5.18광주 민주 항쟁도 있었다.

큰 아들에게 보여 줘도 될까 싶어 먼저 보게 된 책.

아이가 좀 더 크면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

'진짜는 나쁘지 않았다'는 아빠의 외도로 이혼한 엄마와 둘이 사는 딸에 관한 이야기다.

아빠로 인해 충격을 받은 엄마는 하루종일 집에만 있고, 그런 엄마로 인해 남들에게 거짓된 모습을 보이는 영주가 장은이라는 아이를 만나고, 그 아이의 삶을 보게 된 후 변화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쑥:'은 할머니와 함께 사는 상진이와 미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돈을 모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상진이는 친구 종현이의 숙제를 대신 해 준다. 숙제를 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마음이 편치 않은 상진이. 어려운 형편에 할머니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상진이의 삶은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바른 길을 찾아가는 상진이를 응원한다.

'그날 우리는'은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갑자기 겪게 되는 시민의 눈으로 보게 되는 악몽이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시간, 공포의 시간들을 보며 그 힘든 시간을 보냈을 광주 시민들의 우직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해야할까?

교과서를 통해서만 접했던 5.18을 아이들이 공감하며 볼 수 있는 단편이 아닐까 싶다.

'가출 같은 외출'은 등산로 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 부모님을 도우는 착한 주령이 이야기다.

동생과도 놀아주고,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식당일을 거두는 주령이는 '케이팝 스타 총출동 콘서트'에 가기 위한 가출 같은 외출을 하기로 결심한다.

부모님 일을 도우면서 가출 같은 외출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던 손님이 주령이에게 가방을 달라고 한다.

주령이는 가방을 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손님은 막무가내로 우긴다.

혼 날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주령이 편이 되어 주는 아빠.

결국 주령이의 가출 같은 외출은 실행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푸근한 가족간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망월도 삼거리'는 5.18이후 망월동을 떠나지 못하는 아빠와 그런 아빠를 이해 하지 못하는 해광이가 광주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데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되는 아빠의 삶과 화해 과정을 그리고 있다.

큰 폭풍우 같은 시간이 지나고 난 후 그 시간을 잊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고,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 시작이 좋아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그런 시간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서일 것이다.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가 만나는 역사는 현재 시선에서 보는 과거다.

그 과거는 그 시대를 포장했던 사람들에 의해 왜곡되기도 했다.

우리의 역사는 대부분이 권력을 쥐고 있는 이들에 의해 씌여졌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 한다.

현재 우리는 그 권력자들이 정당화 했던 것들에 의문을 품고, 피해를 입은 이들의 시선에서 다시 보게 된다.

내가 학교 다닐 적만 하더라도 5.18은 '혁명'이라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민주화 항쟁'으로 불리고 있다.

이처럼 사건을 보는 이들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이 역사가 아닐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역사는 미래에 어떻게 해석할까?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 미래 세대들에게 지금 시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날 좀 내버려 둬'는 집 나간 엄마로 인해 탈선을 하게 되는 재민이의 이야기다.

어른들을 믿지 않는 재민이가 담임선생님으로 인해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해야할까?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선생님'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게 된다.

우연히 나왔던 이야기 중 하나가

'요즘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 이유가 엄마들이 너무 간섭을 해서 그러는 것인가 아니면 엄마들이 너무 간섭을 하게 되니까 선생님이 아이에게 관심을 두지 않게 된 것인가'였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같은 질문이지만,

정말 아이들을 믿고 사랑을 주는 선생님이 그리운 건 우리는 그런 사랑을 받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을 해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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