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는 일기를 이렇게 쓴다
최철호 지음 / 지식공방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제일 힘들어 했던 게 일기쓰기였다. 하루를 돌아보면서 무엇을 했는지 이야기도 나눠보고, 그 중 기억 남는 것도 찾아주기도 했는데, 아이는 일기장만 펼쳐 놓고 아무것도 쓰지 않고 있었다. 왜 안 쓰냐고 물었더니,

한 일과 느낀 점을 써야 하는데, 느낀 점을 쓸 수가 없다는 말과 함께 서럽게 울었다.

그래서 함께 했던 일 중 일기 쓰면 좋을 것 같은 내용을 이야기 해 주면, 그 내용으로는 일기 쓰기 싫다고...

그렇게 일 년을 보내면서 일기쓰기라면 아이도 좋아하지 않지만, 옆에서 보고 있어야 하는 나도 달갑지 않았다.

주말이면 일부러 밖으로 나가 체험도 하고, 이것저것 볼거리도 찾아 주지만,

정작 아이가 일기장에 쓰는 것은 텔레비전 본 내용이니, 허탈하기도 했다.

지금도 아이는 일기 쓰기를 어려워 한다.

조금 컸다고 일기 쓰면서 우는 일은 없지만, 일기 쓰는 날은 아이 방에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 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일기쓰기를 어려워 하지 않을까?


<영재는 일기를 이렇게 쓴다>는

'내 아이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일기 쓰기 비법'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가 읽고 아이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일기 쓰기 비법이라는 말에, 큰 아이가 생각이 났다.


일기 쓰기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책읽기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일기가 유치원 어린이들이 배우는 기초적인 글이지만 결코 쉬운 글은 아닙니다. 글의 기초이기 때문에 배울 것이 오히려 더 많아요. 예를 들어 날씨 표현을 '맑음', '흐림'으로 쓴다면 이건 고전적 표현입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날씨를 잘 관찰하여 그 변화무쌍한 기후를 정확하고 재미있게 표현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제목을 쓰는 방법, 주제를 잡는 방법, 주제를 강조하는 방법 등 별 거 아닌 것 같은 일기 쓰기에도 고차원적인 쓰기 방법을 적용해야 일기다운 일기가 됩니다.

- <머리글> 중에서 -

아이가 일기쓰기를 어려워 할 때, 하루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 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함께 생각해 본 다음 그 내용을 쓰면 된다는 말을 많이 했다.

일기는 나만의 역사이기 때문에,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글이고, 개인적인 글이라는 말과 함께 솔직하게 쓰면 된다고 했는데..

'머리글'부터 일기쓰기를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재는 일기를 이렇게 쓴다>는

일기는 왜 쓸까요?

'글감'은 어떻게 찾나요?

글감은 하루에 '한 가지'만 선택하세요

'날씨 표현'으로 표현력(관찰력+어휘력)키우기

'제목'은 일기의 얼굴

'주제'는 어떻게 잡나요?

주제는 '자세히 쓰기'로 강조해요(장면의 확대)

'생각. 앞으로의 계획'은 이렇게 표현해요

일기의 '표현방법'은 다양해요

아이가 '일기를 제대로 썼나' 이렇게 확인하세요

'참삭'의 실제

개요짜기

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보면서 좀 혼란스러웠다.

책 내용을 보면, 참삭한 예시가 많이 제시되어 있고, 일기를 참삭할 때 짚어야 할 점도 잘 정리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일기쓰기 참삭이 낯설게 다가왔다.

지금껏 아이들 일기는 참삭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려면 참삭이 들어가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참삭을 하기 시작하면, 아이가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는 것이지,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쓰지 못하게 된다고 그래서 가급적이면 지금도 아이가 쓴 일기를 보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엄마가 무슨 책을 보는지 궁금해 하던 아이가 책장을 몇 장 넘겨 보더니 책을 덮었다.

일기쓰기가 기본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일기마저 형식을 강조하고, 틀을 만들어 주게 된다면,

우리 아이는 더욱 일기쓰기를 멀리 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일기쓰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연습이 되지 않아 그럴 수도 있다.

일기 쓰기를 처음 시작할 무렵부터 <영재는 일기를 이렇게 쓴다>에 나와 있는 내용대로 지도를 한다면 아이들은 그대로 받아 들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글쓰기는 아이도 어른도 어렵다.

나부터도 어떤 형식을 주며 그에 맞게 쓰라고 하면 부담스럽다.

글감을 잘 찾아, 주제를 잡고, 다양한 표현을 활용해 일기를 쓴다면,

일기 내용은 풍성해 질 것 같다.

그러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아이도, 나도...

그럼에도 한번쯤은 아이에게 일기쓰기에 대해 짚어 줄 필요는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은 든다.

물론, 선택은 아이의 몫이 되겠지만...

내가 아이에게 일기 쓰는 법을 잘 알려 줄 수 있을까?

엄마의 말을 듣고, 아이는 알려주는 방법대로 일기를 쓸 수 있을까?

그래도 무조건 일기 쓰라고 하는 것보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 주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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