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물거품 - 위대한 정신 칼릴 지브란과의 만남
칼릴 지브란 지음, 정은하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이 오면, 그 동안 눈도 돌리지 않았던 시집 코너에 눈이 간다.

십대에 만났던 시들을 생각하며 딱히 마음에 두고 집는 책은 아님에도, 시집 한 권을 꺼내 넘겨 보게 된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 오기 시작하고 있는 지금, 나를 위로 해 줄 책을 찾아 그 동안 찾지 않던 '시집'에 손을 건내본다.


몇 해 전, 복고 열풍으로 만났던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후 잊고 있던 '칼릴 지브란'.

그의 또 다른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모래. 물거품>


'모래'도 '물거품'도 왠지 금방 허물어질 것만 같은 위태로움이 들게 하는 단어들이다.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와는 많이 다른 책이란 생각을 하고 보게 되긴 했지만,

약간의 당혹스러움이 들 정도로 내가 생각했던 내용은 아니었다.

'모든 고독과 불안은 내 안에서 나온다'

철학적인 내용을 가득 담고 있을 것 같다고 해야할까? 


<모래. 물거품>은 폭넓은 철학의 세계를 지닌

시인 칼릴 지브란의 깊은 정신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

자아와 세계, 神 그리고 아름다움과 죄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간들이 세상 속에서 만나게 되는

숱한 삶의 모습들을

깊은 성찰과 사랑의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 <영원성, 그 무한의 세계> 중에서 -

옮긴이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아, 세계, 신, 아름다움과 죄 등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 속에서 만나게 되는 삶의 모습들을

'칼릴 지브란'만의 시선으로 담담히 내뱉는 독백 같은 글들이

철학적인 내용을 담뿍 담고 있다.


짧은 문장 몇 줄로..

칼릴 지브란의 생각을 녹여내고,

그 녹여낸 생각들로 글을 보는 이들의 공감을 만나게 하는 책.


감성을 풍부하게 해 주는 책은 아니지만,

깊은 생각과 사고를 통해,

나를 한 번 돌아보고,

내 주변을 돌아보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짧은 문장도, 긴 문장도

결코 허투로 넘길 수 없었기에,

책 장 한 장을 넘기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기에, 더 많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의 의미는

그가 성취한 것에 있지 않고

오히려 그가 그토록

성취하고자 하는 열망 속에 있습니다.

- p. 26 중에서 -
아이들에게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도고 이야기하면서도

난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무엇인가 이루고자 노력했던 시간들.

보잘 것 없는 결과를 두고 눈물을 흘렸던 시간들도 있었다.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그 과정도 잊고자 했던 시간들이었는데..

그 시간들이 나를 만들었다.


<모래. 물거품>은 펼쳐지는 페이지마다 담고 있는 내용들이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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