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정욱 작가의 책을 몇 권 만났다.
아이들을 위한 책은 어떻게 씌셨을까 궁금했던 차에 만나게 된 책이
<책 읽어 주는 아이>다.
방 한 켠을 빼곡히 책으로 채우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된 게 몇 해 전이었던 것 같다.
그 꿈은 여전히 꾸고 있는 꿈이다.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책은 물론이거니와
내 관심 분야의 책들도 책꽂이에 당당하게 꽂아 두고 싶다.
책 표지를 보는 순간부터, 빼곡히 꽂혀 있는 책들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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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고정욱 작가님의 책들을 만나왔지만,
소아마비를 앓아 1급 지체 장애인이 되어 휠체어를 타고 다니시는 것은 몰랐다.
그저,
그 분이 쓰셨던 책들이 아이들 권장도서 목록에서 보았던 책들이라는 생각만 했을 뿐...
어쩌면 <책 읽어주는 아이>는 본인의 이야기를 더 많이 보여 준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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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진식이는 아무 희망이 없고, 가정도 행복하지 않은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게 되면서 생각을 바꾸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거듭났습니다.
책의 주인공은 '진식'이지만,
진식이를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변하게 한 사람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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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뿐인 도서관..
빈 책꽂이..
삼 년 째 도서관 지킴이로 봉사를 하고 있는 마을 도서관이 떠올랐다.
지금은 서고에 많은 책들이 있지만, 처음 문을 열었다고 해서 가 봤을 때만해도,
아이들이 볼만한 책들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책이 없어서 그랬다기 보단 정리가 되지 않아 있던 책도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해 그랬던 것 같다.
도서관에 기증도 하고,
여러 해를 보내는 동안,
책도 정리가 되고,
전산화도 되고,
아이들이 볼만한 책들도 제법 늘어,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도 종종 있다.
책장이 빈 도서관을 보면서..
도서관지기 봉사를 시작했던 때가 떠올랐다.
도서관에서라도 아이들을 보살펴 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책을 보며 또 한 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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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식이에게 책 읽어 주는 아르바이트를 부탁하신 이 분..
아마 작가님의 모습이 투영되지 않았을까 싶다.
가끔 우리 아이들이 나에게 책을 읽어 준다.
아직은 책을 제대로 읽는 게 서툴지만,
나름 열심히 읽으려는 아이들을 보면 참 대견스럽다.
소리내어 읽는 것, 특히 다른 사람에게 책을 읽어 준다는 것은 부담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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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라는 말의 뜻을 알고 있니? 사물이 막힘없이 잘 통하는 것을 소통이라고 하지. 사람 사이에도 바로 그 소통이 필요해. 그리고 그 소통은 대화로부터 시작된단다."
소통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서로 소통하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거 같다.
아이들과도 마찬가지고..
대화를 해보자 마음먹지만,
아이들에겐 잔소리를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고..
올해는 대화를 통한 소통으로
아이들과 조금 멀어져 가고 있는 거리를
좁혀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