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닌 날
구오징 글.그림 / 미디어창비 / 201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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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에 기대 잠든 아이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 그림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보고 싶었던 <혼자가 아닌 날>은 뉴욕 타임스 올해의 베스트 그림책으로 선정된 구오징의 작품이다.

그림책이라는 생각으로 분량이 적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생각외로 두툼한 책의 두께에 놀라웠다.

또한 글자가 없는 그림책..

글자가 없는 그림책을 볼 때는 참 어렵다. 아이들에게 텍스트를 읽어 주던 게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그림을 연결 지으며 이야기 하는 게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럼에도 글자 없는 그림책은 읽어 줄 때마다 조금씩 다른 텍스트를 넣을 수 있어 재미있기도 하다.

어떤 날은 그저 그림의 흐름만을 읽어 주고, 어떤 날은 의성어, 의태어를 넣어 주며 읽어 주기도 하고..

글자 없는 그림책의 매력을 알게 되면, 그림만으로도 충분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흑백 느낌이 나는 그림책이다. 많은 색채가 들어가지 않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느껴지는 겨울 분위기를 비롯한 작가만의 따스한 감성을 만날 수 있는 그림책이었던 것 같다.

 면지를 넘기면서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듯 보여 포근했다. 요즘 넘 더운데, 책의 배경이 겨울이라 더위를 잊기에 안성맞춤인 듯 여겨지기도 했다.

 

7시에 일어난 아이는 출근하는 엄마를 보내고, 혼자 집에 남겨졌다. 텔레비젼을 보기도 하고, 장난감을 갖고 놀기도 하고, 가족 앨범을 보기도 했다.

그리고,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다 편지를 쓰고, 외출 준비를 하고 혼자 밖으로 나간다.

눈이 내리는 풍경을 담은 그림들을 한 컷 한 컷 보고, 아이는 버스를 타고, 혼자 내리게 된다. 그리고, 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찾기 시작한다.

숲에 혼자 남은 아이는 울음을 터뜨린다. 그 때 사슴 한 마리가 눈에 띄이고, 아이는 사슴을 따라 간다.

아이 방에 있던 사슴의 모습과 꼭 닮은 사슴을...

 

사슴과 함께 신기한 모험을 하는 아이는 모험을 하면서 행복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여러 감정들을 만나게 된다.

아이와 사슴과의 만남을 통해 아이는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럼에도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이에게 있어 사슴은 어떤 의미일까? 아이를 혼자 두고 출근해야 하는 부모의 마음도 편치 않겠지만, 어린 나이에 혼자가 익숙해진 아이의 모습이 참 안쓰럽게 보인다.

사슴을 통해 아이는 혼자가 아닌 시간들을 보냈고, 홀로 남겨지는 시간을 다시 경험하게 되기도 한다.

기다림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의 모습에 마음 한 켠이 아려온다.

 

아마, 아이를 키우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엄마들이라면, 더 공감이 갈 법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지은이는 이 글 없는 그림책 안에 한 아이의 외로움, 기다림, 기대, 사랑, 기쁨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아름답게 담아 내고 있다.

-출판사 책 소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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