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읽자 아이들을 읽자 - 마음을 여는 그림책 읽기
최은희 지음 / 에듀니티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몇 해 전 도서관에서 얼핏 만났던 <그림책을 읽자 아이들을 읽자>가 개정판으로 나왔다. 책을 읽을 땐 많은 것들을 느꼈던 것 같은데, 시간이 흐르고 난 후 책 내용을 생각하려니 기억나는 게 많지 않다. 아이들과 그림책을 보기 시작한지 7년이 넘었다. 함께 본 그림책이 적지 않다 생각함에도 여전히 못 본 그림책이 훨씬 더 많다. 전엔 아이들과 그림책을 보며 웃고, 떠들기만 했는데, 어느 순간 아이들의 마음을 담은 그림책을 생각하게 되었다.

큰아이가 어렸을 적엔 그림책을 보고 난 후 어떤 독후놀이를 할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세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보며, 그림을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책을 보고 난 느낌 또는 그림을 보고 난 느낌에 더 중점을 두려고 노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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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이 닿게 마주 앉아서 그림책을 보며

나는 아이들 속으로 아이들은 내 속으로 걸어 들어온다."

이 말은 읽으면 읽을수록 좋다.

그림책을 통해 나와 아이들도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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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고운 봄바람이 되고 싶어

이슬 덜 마른 숲을 걸으며

모두 다 다른 빛깔이라 아름답다

겨울나무처럼 살고 싶다

로 나뉘어진 장엔 '가앙지똥'을 비롯한 17권의 그림책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본 책들도 있고, 아직 보지 못한 책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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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가장 생각나는 책이 '돼지책'이다.

늘 바쁜 남편, 그리고 아직은 어린 아이들..

방학을 하고 난 후 더 정신 없어진 엄마의 생활은 엉망이 되어가고...

아이들과 이 책을 보면서 집 안의 배경들이 돼지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찾는 재미가 있었던 책.

그리고, 엄마를 조금 이해하고 싶어지는 책이 '돼지책'이지 않을까?

어쩌면 나를 도와 달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어서 이 책이 더 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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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서 아이들이 내뱉는 말을 보면 '저 녀석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구나! 무엇이 절실하구나!' 하고 알아차리게 된다. 내가 그림책을 보여 주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을 읽고 아이들과 느낌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 보는 활동을 하는 것 역시 드러내 놓지 않은 마음을 읽기 위해서이다.

- p.93 <이슬 덜 마른 숲을 걸으며_ 마음의 벽을 허무는 향기(아기늑대 삼 형제와 못된 돼지)> 중에서 -

난 아직 그림책을 보며 아이들 말에 귀를 기울여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채지 못한다. 어떻게 해야 아이들 마음을 알아차릴 수있을까? 하는 고민도 많이 해 봤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이들 마음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난 느낌을 쓰거나 그리는 활동 또한 익숙치 않기에 어렵다. 그럼에도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게 하려면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표현해 보는 활동들을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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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볼 그림책을 고르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때론 내가 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아이에게 권하기도 하고, 아이 스스로 골라온 책을 함께 보기도 한다.

 

좋은 그림책이나 그렇지 않느냐의 일차적인 잣대는 전적으로 그림책을 만나는 사람의 흥미와 정서에 달려 있다.

-p. 197 <모두 다 다른 빛깔이라 아름답다 _ 외롭고 심심할 땐 휘파람을 불어요(휘파람을 불어요)> 중에서 -

<그림책을 읽자 아이들을 읽자>는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본 선생님이 아이들 상황에 맞춰 함께 본 그림책과 아이들 반응을 담아 엮은 책이다. 같은 그림책을 봐도 아이들은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그럼에도, 함께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은 서로 본 내용들을 나누면서 그림책 이야기에 푹 빠져 있다. 때론 그림책을 재미로 보지만, 그 안에서 위로를 받을 수도 있고, 가르침을 받을 수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기 좋은 것 중 하나가 '그림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전에는 그림책을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어른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그림책도 종종 눈에 띈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다면, 그에 맞는 그림책 한 권을 잘 선정해 보면 어떨까 싶다.

 

아이들과 그림책을 보며 그림책을 통한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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