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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위대한 해적 ㅣ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42
다비드 칼리 글, 마우리치오 A. C. 콰렐로 그림, 박우숙 옮김 / 현북스 / 2016년 5월
평점 :
바쁜 아빠를 둔 아이들을 위해 가끔 아빠의 사랑이 듬뿍 담긴 책들을 의식적으로 읽어 줘야지 싶을 때가 있어요.
아빠가 아이들 있는 시간에 집에 있을 때는 아이들과 조금 더 친해지라고 일부러 아빠한테 가서 책 읽어 달라고 하라고 시키기도 하고,
아빠랑 놀아달라고 하라고 하기도 하거든요.
물론, 그렇게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아빠를 좋아하지만,
부쩍부쩍 크는 아이들의 모습을 저만 보기 미안할 때가 있더라고요.
아마 그런 마음을 남편도 알겠죠??
현북스 출판사에서 만나게 된 <우리 아빠는 위대한 해적>이랍니다.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들에겐 아빠가 우상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아마 이 책도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몇 해전에 만났던 <우리 아빠는 멋진 악당>처럼요~
<우리 아빠는 위대한 해적>의 저자는 '다비드 칼리'에요.
이름이 익숙치 않다는 생각을 했는데..
스위스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린이 책 작가라고 하네요.
전에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었던 '신사의 품격'에서 나왔던
<나는 기다립니다>를 쓴 작가네요. 이 책 집에 있는데도 작가 이름에 신경을 안 쓰고 봤나봐요..
<피아노 치기는 지겨워>는 대전의 명소 계룡문고 사장님 추천 도서 중 한 권이라 전에 읽어 봤었던 책인데 말이죠..
우리집에 책이 한 권 또 있더라고요. <이 집이 좋을까, 저 집이 좋을까?>
제가 만난 책이 세 권인데..
보통 한 작가 작품이라면 작가만의 특색을 그림책에서 만날 수 있는 책들이 있는데..
'다비드 칼리'작가의 작품은 소재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다 달랐던 거 같아요.
작품 하나 하나 특색이 있었다고 해야할까요??
그래서 <우리 아빠는 위대한 해적>이 더 기대가 되더라고요.
그림만 봐도 늠름한 아빠 모습이에요.
'해적'처럼 보이나요??
제가 어렸을 때 아빠는 멀리 떠나 계셨어요.
일 년에 한 번 집에 오셨는데, 항상 여름에 오셔서 2주 정도 머무셨어요.
아빠한테서는 바다 냄새가 났어요. 해적이기 때문이지요.
위대한 해적 말이에요.
일 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아빠라..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정말 컸을 거 같아요.
여름에 오셔서 머무는 2주가 아이에겐 가장 큰 선물이었겠죠?
바다냄새가 나는 아빠..
아이는 아빠가 해적이라는 걸 자랑스러워 한다는 게 느껴지네요.
자주 만나지 못해도 아빠를 자랑스러워 하는 아이가 참 기특하네요.
아빠는 지도를 펼쳐 보여 주면서 다녀 오신 곳을 보여주고, 보물을 빼앗기 위해 배를 공격했던 곳들을 가리키며, 선원들의 목숨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했던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 해 주셨지만, 집에 보물을 가져 오신 적이 없대요.
보물을 안전한 곳에 숨겨 놓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정말 아빠는 보물을 안전한 곳에 숨겨 두었을까요??
아빠가 말하는 보물은 무엇일까요??
아빠는 아빠와 함께 일하느 해적들의 이름을 알려 주셨어요.
몸에 문신이 많은 타투아토, 앵무새 첸테시모, 요리 잘하는 타바코, 어렸을 때부터 수염이 있었던 바르부토, 키가 아기만한 피콜레토,
이발사였던 피가로, 힘이 센 투르코, 휘바람 부는 리베치오, 창고 냄새가 나는 살시차...
아빠가 오실 때마다 듣는 해적 이야기...
아빠의 배는 '희망'이래요.
"집에 돌아간다는 희망이지."
라는 아빠 말 속에서 아빠가 집을 얼마나 그리워 하고, 오고 싶어 하는지 느껴져 마음이 뭉클하더라고요.
여전히 아빠들의 어깨가 무겁잖아요.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감, 부담감을 갖고 있으니 말이죠.
저희 남편도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아이들이 있으니까 더 책임감도 생기고, 의무감도 생긴다고..
그럴 땐 좀 안쓰럽더라고요.
어쩌면 대부분의 아빠들도 직장에서 이런 희망들을 품고 있지 않을까요?
아빠가 집에 오시지 않은 아홉 살 여름,
기차를 타고 아빠를 보러 갔어요.
분명, 아빠는 해적이라고 했는데, 바다는 나오지 않아 의문을 갖게 되었죠.
그리고 병원에서 마주한 아빠.
충격적인 것은 아빠가 해적이 아니었다는 사실이에요.
아빠는 광산에서 석탄을 캐는 일을 하셨던 거에요.
아빠는 해적이 아니었어요. '희망호'는 없었어요.
숨겨둔 보물도, 상어와의 싸움도 없었지요.
해적 아빠는 정말 돌아가신 거예요.
...
아빠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아이.
아이는 영웅이었던 해적 아빠를 떠나보냈어요.
그리고, 석탄을 캐는 용감한 아빠를 만나게 되었어요.
그리고 알게 된 아빠의 꿈.
아빠가 왜 상상 속 여행을 했었는지를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다시 찾은 광산에서 만나게 된 '희망'이라는 이름의 배는
아빠가 살았던 오두막집이었어요.
아빠와 함께 일을 했던,
타투아토, 타바코, 바르부토, 피콜레토, 피가로, 투르코, 리베치오, 살시차.
아빠의 해적 동료들의 모습을 보았어요.
처음엔 가볍게 아빠를 우상으로 생각하는 아이의 이야기일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장을 넘기면서 내용의 묵직함에 놀랐어요.
다루기 쉬운 소재가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었던 이들의 '희망'이 먹먹하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