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국가 햇살어린이 29
장광균 지음 / 현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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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기계와 친하지 않은 제가 그래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게 휴대폰과 컴퓨터네요..

그런데 정말 전 제가 늘 사용하는 것 말고 다른 것은 만지지도 않는데..

어느 날은 갑자기 컴퓨터가 멈추기도 하고, 휴대폰도 꿈쩍 안하고 가만히 있을 때가 있더라고요..

당황스러움..

그런 날 남편은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하지만..

결국, 그들이 제 몫을 못하는 것은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더라고요..

그래도 전 기계치인 저를 탓 할 수 밖에 없지만요..


현북스 출판사 햇살어린이 동화 29 <바이러스 국가>에요.

요즘 메르스 때문에 바이러스 하면 더 민감해지는 거 같아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생각보다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니 말이죠..

어찌 보면 지금 우리 나라가 바이러스 국가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참 이상하죠??

처음 바이러스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공포스러웠는데..

이 주 지나고 나니, 이제 좀 잠잠해져야 하는 거 아닌가?

나와는 상관없는 일 아닌가??

그래도 조금은 조심해야지...

하면서 극도의 불안했던 상황이 조금 진정이 되더라고요..

장광균님의 <바이러스 국가>는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을까요??

 

뇌파 게임, 5.18...

컴퓨터가 보편화 되면서 그 만큼 우리가 누리는 것들도 많아지지만, 잃고 있는 것들도 많아지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5. 18하면 떠오르는 곳은 광주...

5.18을 소재로 다뤘던 영화를 봤던 기억도 나네요..그런데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고..

강풀 만화가 원작이라고 했던가? 그리고 가수 이승환이 투자를 하고, 국민 성금으로 만들어진 영화였다고..

그런데 왜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을까요?? -.-

 

오프라인 서바이벌 게임과 온라인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 합쳐진 것이다. 게다가 4D 영화관 시스템과 결합한 게임 대전이었다. 무엇보다 집중과 선택이 필요한 게임이었다.

...

"추억의 7080 축제 구경 오세요! 걸 그룹 총 출동입니다."

p. 8-9

바이러스 국가라는 제목만 들었을 때는 한 시대의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바이러스 하면 떠오르는 것이 긍정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인가 문제가 있을 것 같은 이야기를 다룰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첨단을 달리는 4D와 7080의 두 소재가 이색적이었다.

그러면서도 첨단과 향수가 조화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내 왼쪽 눈이 어떤 이유로 앞을 못 보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억이었다. 그렇게 기억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나는 외롭게 미쳐 가고 있었다. 이런 고민과 고통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할수록 나는 더욱더 철처히 외면 당하고 있었다.

p.15

어떤 이유로 인해 기억을 잃었다는 것..

그만큼 무엇인가 충격적인 일이있었다는 것이겠죠??


뇌파 게임을 하던 두리는 왼쪽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게임을 하던 중 왼쪽 눈에 총알이 날아 오는 것 같고, 머리가 아파 게임을 할 수 없을 거 같아 그만 두려고 하자 검은별이라는 뇌파 게임 운영자는 두리에가 폭행을 가하네요.

넌 지금 미쳐 가고 있는 게 아니야. 치료가 시작되고 있는 거지.

보이지 않는 왼쪽 눈에 뜨는 메시지...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위험 상황이고, 주인공은 그 위험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고, 그를 도와 주는 조력자가 있다.

그리고, 벗어나려고 하는 그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큰 힘을 가진 자가 있고..

그 동안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진실이 아니라는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게 되는 거 같네요.

 

차원 이동도 되고, 공간 이동도 되고..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기억장치와 왼쪽 눈이 고장 나서 그런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처럼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게 아니었고, 스스로 백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두리..

두리는 자신의 기억을 찾기 위해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검은별로 부터 도망을 치고, 과거의 기억들을 찾아 갑니다.

 

 

2015년의 기억들이 1980년대에 살아났다.

그 곳에서 아빠를 만났고, 아빠와 함께 있었던 이들을 하나 하나 만나가는 두리..

2015년 두리가 1980년에 만난 것은 5.18이에요..

지금은 민주화 운동이라고 하지만, 그 당시는 광주시민들의 폭동이라고 표현이 되었죠..

군인들이 투입이 됐고, 힘 없는 이들이 죽어갔던 시절..

두리가 잊고 있었던 기억은 바로 5.18이었네요..

 

1980년 5월에 일어난 5.18 광주 민중항쟁이 바로 그렇다. 일부 군인들이 대한민국에 침투해 국가를 고장 낸 사건이다. 국가의 바이러스가 된 것이다.

국민들은 저항했고, 군인들은 저항하는 국민을 향해 총과 칼, 탱크로 공격했다. 그 때 많은 시민들이 죽거나 다쳤다. 뭄뿐만 아니라 기억과 마음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그날 다친 기억과 마음은 35년이 지난 오늘까지 그들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이 책은 국가에 침투한 바이러스와 그것과 맞서 싸운 이들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장광균님은 5.18을 국가의 바이러스라고 보고 있네요.

한 도시가 거짓 속에 파묻혀 있었던 슬픈 역사..

그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동화를 쓰신 거 같아요..


테우리 할아버지도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씌여진 동화였죠..

참 슬픈 사건들이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일들..

그런 일들을 우리에게 재조명해서 들려 주는 거 같아요..



눈과 마음을 환히 밝혀주는 현북스의 어린이 책 햇살 어린이..

앞으로는 또 어떤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런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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