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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잘재잘 제발 입 다물어!
피에르 델리 글, 마갈리 르 위슈 그림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이 재잘재잘 이야기 하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게 대부분인 거 같아요. 그런데 몸도 맘도 힘든 날은 아이들의 그 재잘거림도 좀 쉬어 주었으면 싶더라고요.
큰아이는 워낙 말이 없는 아이여서 아이가 무엇인가 이야기 하는 자체가 감격스러웠고, 기뻤었어요.
그런데 둘째는 여자아이여서 그런지 정말 재잘재잘 말을 잘해요.
어쩜 쉼없이 그리 재잘재잘 거리는지..
가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 절로 미소가 지어지거든요.
그런데, 제가 좀 힘든날은 늘 똑같은 재잘거림임에도, 아이가 좀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아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더 기쁘고 행복하겠지만, 아이 하나하나에 대한 신경은 아무래도 덜 쓰게 되는거 같아요. 그래서 놓치는 부분도 있고..
밥 먹는 자리에서 세 아이들이 서로 자기 이야기를 할 때는 조금 머리도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 있는 사람이 손 들고 이야기 하기라는 규칙을 만들었어요..
이제 14개월 된 막내도 형, 누나가 손을 들고 이야기 하니까, 따라 손을 들며 이야기하려고 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며 한참을 웃었는데..
피에르 델리작가의 <재잘재잘 제발 입 다물어!>는
제목만으로도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상상이 되더라고요..
제가 하는 상상이 맞는지 모르지만요..
때론, 저도 아이들에게 똑같은 말을 해 주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엄마 달이 알을 낳았어요.
와, 아홉이라니!
와우, 아홉이라니!
가끔 텔레비전에서 삼둥이의 귀여움에 미소를 짓다가도, 세 아이들을 동시에 돌볼 자신은 없더라고요.
우리 세 꼬마들도 제가 놓치는 부분이 많을 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보면 저희 부모님 세대들은 대부분 많은 형제 속에서 자랐는데 말이죠..
엄마 닭이 소리를 빽 질렀어요.
"안돼!
그만해!
네 말은 너무 많이 들었어.
제발 입 다물어!"
엄마 닭이 제 모습인 것만 같네요.
수다쟁이 병아리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어요.
병아리는 고개를 갸웃했어요.
"다들 나를
'입 다물어'라고 부르네.
이상한 이름이야."
어느 정도의 재잘거림이어여지 수다쟁이가 되고,
입을 다물어야 하는 수준일까요??
엄마 닭이 처음으로 병아리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어요.
"그런데 아빠,
아빠가 울면 해가 뜨는 거예요?
아니면 해가 뜨면 아빠가 우는 거예요?"
엄마 닭과 여덟 마리 병아리와
아빠 닭이 함께 소리쳤어요.
"입 다물어!
수다는
그만하면 됐어!"
그림을 보면 열 마리의 닭들이 한 마리에게 소리친는 모습과 난감해 하는 병아리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아홉번째 병아리의 물음이 과연 수다일까요??
"그런데 소 아주머니,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지 아세요?
아주머니 엉덩이 말고요."
"그런데 진흙투성이 돼지 아저씨,
꼬리는 일부러 그렇게 돌돌 말고 있나요?"
"그런데 거위 할머니,
거위들은 항상 그렇게
거만해요?"
궁금한게 너무 많은데..
모두들 입 다물라는 말 밖에 안해요..
어쩌면 우리가 아이들에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자화상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뜨끔하더라고요.
"그만해요! 그렇게 부르는 것 싫어요!
맨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도 싫어요!
계속 그러면 멀리 도망갈 거예요!"
하지만 모두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소리쳤어요.
"정말이지, 제발 입 다물어!"
엄마의 입장에서 수다스러운 아홉째의 질문에 답할 여력이 없는 엄마 닭의 심정도..
궁금한게 많은데 아무도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아 속상한 아홉째의 마음도 이해하겠어요.
요즘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이야기에 경청하자는 말을 해요.
집에서의 습관이 밖에 나가서도 그대로 들어날 거 같아서요..
저도 되도록이면 아이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들으려고 노력하고, 아이들에게도
자기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잘 들어주어야 한다고 말은 하고 있는데..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림책을 보면서 내 아이의 모습과 내 모습이 떠오르네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언제 끝날런지 모르지만, 그 재잘거림을 기쁨 마음으로 들어 주자고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