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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곰인형 이야기
강전희 글.그림 / 진선아이 / 2014년 12월
평점 :
어렸을 적부터 전 인형을 참 좋아했어요. 직접 구입할 수 있을 정도의 인형이어서 작은 인형들이 대부분이었고, 나중엔 그 인형들을 사촌 동생에게 다 주었다죠..
그런데 결혼하고 첫 크리스마스 남편에게 받은 선물이 커다란 하얀 곰인형이었어요.
그 당시 한참 인기 많았던 곰인형이었는데..
늘 제 옆을 지켜 주던 그 인형이..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혹여나 털이 아이의 입에 들어갈까? 먼지 뒤집어 쓴 인형이 아이들에게 해롭지 않을까 싶어 한쪽 구석에 쳐박아 두었거든요..

표지를 보더니 딸이
"엄마, 우리집에도 커다란 곰인형 있죠?"
라고 묻더랍니다.
책 표지의 곰 인형이 집에 있는 인형만큼이나 커보였나봐요..
셋째가 태어나기 전 두 아이들이 곰인형을 갖고 놀고 싶어해 빨래방에 가서 곰인형을 세탁해 오기도 했었는데..
어렴풋이 그걸 아이가 기억한 걸까? 하는 생각도 살짝 해 봅니다.
그러기엔 너무 어렸네요..

이삿짐을 쌓고 있어요..
이사를 할 때면 늘 짐정리 하느라 정신 없죠..
짐 싸다 보면 버릴 물건들이 왜그리 눈에 많이 들어 오던지..
신기하더라고요..
사용하지 않고 고이 모셔두었던 것들도,
묵은 때처럼 정리하게 되니 말이에요..

버려지는 짐들 속에
덩그라니 남은 곰인형이에요..
자신이 버려졌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자신을 주인이 다시 찾으러 오지 않을까 기다리는 것처럼..
아무 말이 없지만,
왠지 맘 한 구석이 짠해오네요..

비가 와도 곰인형은 그자리에 있어요..
지나가던 아이들이 우산을 쓰고 곰인형 주위에 몰려 들기도 하고..
괜한 심술을 부리는 아이도 있어요.
그래도 묵묵히 같은 자리를 지키는 곰인형..
한 자리에 계속 있으면서 아픈 상처들만 하나하나 쌓고 있는 곰인형이 안쓰러워졌어요.

까만 밤하늘에 별들이 참 많아요..
그 많은 별들을 보며 곰인형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자신을 버린 주인을 원망할까요??
아님, 다시 그 주인에게 돌아가길 바라는 걸까요?
그도 아니면 자신을 사랑해 줄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걸까요??

늘 같은 자리에 있던 곰인형이 어느날부터인가 보이지 않아요.
곰인형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곰인형을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주인을 만났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