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파는 가게 있나요? - 어디를 가야 엄마를 살 수 있나요?
이영란 지음, 김장원 그림 / 시선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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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은 비단 나 뿐일까?

어느날 갑자기 의식불명이 되었다는 믿을 수 없는 말이 현실로 다가왔던 날...

그래도 깨어날거라고,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인사할 시간은 있어야 하지 않겟냐고 그렇게 기도를 했지만..

결국, 아무런 인사도 하지 못한채..

고맙다는 말도 미안하다는 말도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도 한마디 못한 채

그렇게 엄마를 떠나 보내고..

멍하니 하루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냥,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나고..

엄마가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든든한 버팀목이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

어버이날 카네이션 화분을 사 엄마 산소를 찾았다.

엄마 산소 앞에 카네이션을 심고, 마음 속으로 엄마를 불러 보았다.

여전히 눈가에 마르지 않는 눈물..

 

<엄마 파는 가게 있나요?>는 전 세계 어머니와 딸의 마음을 담은 책으로

100명의 엄마와 딸을 인터뷰 하고, 그 마음 그대로 담아 쓴 책이다.

 

엄마의 시장바구니

 

내 나이 여섯 살 때

왜, 어떻게, 무슨 이유로

엄마에게 무서운 병이 찾아왔는지 그때는 몰랐어요.

몸이 아파 먼 곳으로 요양 간 엄마는

마른 낙엽처럼 가벼워져 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저는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만큼 슬프지는 않았어요.

엄마가 다시 돌아온다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여름 지나 가을이 와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엄마랑 같이 갔던 불고기 식당도

엄마가 참기름을 팔던 그 시장도 더 이상 갈 수 없었ㅇ요.

 

저는 엄마의 시장바구니를 들고 계속 기다렸어요.

 

"엄마 언제 와?"

-본문 중에서-

 

나에게 있어서 엄마는

서글픔이다.

 

스무살 꽃다운 나이에 시집을 와 가난한 시댁에서의 힘든 시집살이와 육아..

이제 좀 편해지나 싶었던 땐 몸에 이상이 왔고..

그렇게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았던 엄마..

너무 힘들어 하는 엄마를 보면서 속상하기도 했고, 안쓰럽기도 했는데..

난 참 모질게도 엄마에게 화를 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제일 후회 했던 게..

엄마의 아픔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

어쩌면 엄마는 몸이 아팠던 것보다 마음이 더 아프셨을런지도 모른다.

 

첫째, 둘째를 낳을 땐

엄마를 찾지 않았는데..

엄마 돌아가시고 난 후 얻은 셋째를 낳던 날은..

나도 모르ㅔ 엄마를 목놓아 불렀던 것 같다.

엄마를 마지막 보내드리던 날 이후로 처음..

지금도 가끔..

엄마를 목청껏 부르고 싶고,

보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럴 땐 정말

엄마 파는 가게가 있었으면 싶다.

 

엄마 나이 스물 여섯에 막내 동생을 낳았다고 했는데..

난 서른 하나에 큰아이를 낳았다.

엄마는 여전이 쉰 여섯 젊은 할머니의 모습으로 나에게 남아 있다.

평생 난 엄마가 머리 하얗고 주름 가득한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딸을 볼 때마다

난 우리 엄마처럼 그렇게 말없이 곁을 떠나지 않으리라 다짐을 한다.

늘 내 편이었던 엄마..

문득 문득 엄마가 떠오를 땐

엄마가 먹고 싶어 하셨던 김치를 먹는다.

엄마가 너무 그리운 날은 엄마가 불러 주던 자장가를 혼자 읊조리듯 불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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