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놀 때 즐거워요

아빠와 놀 때 즐거워요 ㅣ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23
이다 예센 글, 한나 바르톨린 그림, 앤서니 브라운 영역, 하빈영 옮김 / 현북스 / 2013년 4월

저질체력의 엄마 덕에 우리집 아이들은 아빠랑 노는 시간이 주변의 다른 아이들보단 많은 거 같았어요. 그럼에도 지칠 줄 모르는 우리 아이들도 아빠와 놀 때 즐겁다는 것을 알고 있는 거 같더랍니다.

이젠 오빠 책 볼 때 늘 옆에 함께 앉아 책을 보려고 하는 송이랍니다. 책은 그저 장난감에 불과했던 송이가 언제부터인지 책을 책으로 봐 주네요..ㅎㅎ

[현북스]출판사에서 펴낸 이다 예센과 한나 바르톨린 그림책이 벌써 네 번째네요..

<할머니 집에 갔어요>, <장화가 사라졌어요>, <친구가 놀러 왔어요> 그리고 <아빠와 놀 때 즐거워요.

기존 세 작품 중 <장화가 사라졌어요>를 제일 좋아했던 율이, 이번 이야기는 얼마나 좋아해 줄까요?

형과 동생은 엄마와 함께 할머니 집에 가고, 아빠와 단 둘이 지내게 된 코비.

아빠가 일어 나고, 코비는 아빠의 일 때문에 발표하러 가는 강단에 함께 갔어요. 아빠가 발표하는 동안에 모두 조용히 했지만, 코비는 아빠가 서 있는 데로 기어가 벽을 탕탕 두드려 시끄러운 소리가 크게 울렸어요. 조용히 하라는 아주머니의 말에 코비는 "아빠 바보!"라고 소리를 치다가 다른 방으로 옮기게 되었죠. 코비는 벽으로 달려가 다시 쿵쾅거렸어요. 아빠의 발표가 끝나고, 아빠는 다음부터 그러면 안된다고 코비를 타일렀어요.

"아빠, 우리 이제 재미있게 놀아요!"

하지만 아빠는 신문을 읽다가 잠이 들었어요. 한참 뒤 아빠랑 놀러 가기로 하고, 코비가 먼저 차에 탔어요. 아빠는 엄마한테 전화 하느라 꽤 오랜 시간이 흘러 나와 장을 보러 갔어요. 그리고, 아빠는 회사에서 전화를 했어요. 그리고, 주유소에 들러 주유를 하고, 코비에게 어디에 가고 싶은지를 물었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

코비는 기운이 다 빠졌어요. 아빠는 할 일을 모두 마쳤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코비와 아빠는 만들기 놀이를 하고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복잡해졌어요.

어쩌면 코비 아빠가 하는 행동들을 제가 하고 있는 거 같았거든요.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집에 있으면 놀아달라고 하는데, 전 우선 청소를 하고, 설겆이를 하고, 간식을 만들고, 밥을 하고..

그러다 보면 아이들은 지쳐 자기들끼리 놀거나, 심심함에 몸부림을 치더랍니다.

코비처럼 말이죠..

어쩌면 아이들이 심리를 코비가 제대로 표현하고 있었는지 몰라요..

우리가 아이들을 기다려줘야 하는데, 거꾸로 아이들이 우리들을 기다려주고 있으니 말이죠..

하루쯤 날 잡아, 조금 있다가 아니라,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우선으로 하면서 보내는 날을 만들어 봐야 할 거 같아요.

늘 그래야겠지만, 아직은 시작도 하지 않은 단계라 조심스럽게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먼저 해 주는 연습을 해봐야겠어요.